Bloodthirsty Butchers – ギタリストを殺さないで (391tone, 2007)

Bloodthirsty Butchers – ギタリストを殺さないで (391tone, 2007)

일본의 펑크를 조금만 유심히 살펴 본다면 섬뜩한 레벨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펑크라는 지극히 서양 장르를 구사하면서도 “자국만의 음악 장르” 로써 재창조를 해 내는 밴드들이 태반이라는 점이다. (이는 비단 펑크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펑크안에 수많은 서브 장르/스타일이 있으며, 그 수많은 스타일을 구사하는 수많은 밴드가 존재하는데도, 그 모든 밴드들이 그러한 노선을 걷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놀라움을 우리들에게 선사한다.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몇몇 밴드들은 언어의 장벽, 발매 및 배급의 단점을 극복하고 본토인 서양 펑크씬에 교묘하게 침투하여 호평을 쥐어 짜 내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80년대 부터 그랬고, 2012년인 지금까지도 그래오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모범답안적인 아티스트들과 앨범들이 너무도 많아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막막 하기도 하다. 음… 여하간 어기지로 결론을 낸다면 “개인취향에 맏김” 이 정답이 될지도…? 누군가 나의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아티스트와 앨범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Bloodythirsty Butchers 라는 밴드와 그들의 앨범 중 한장인 ギタリストを殺さないで 을 거론하고 싶다.

Bloodythirsty Butchers 는 Hi-Standard, Husking Bee 와 더불어서 90년대의 일본 펑크를 대표하는 밴드다. 그와 동시에 Eastern Youth, Naht 와 더불어서 일본식 이모코어를 대표하는 밴드이며, 펑크라는 카데고리에서 벗어나도 뛰어난 일본적 감성을 가진 기타팝 밴드로의 명성도 굉장한 밴드이기도 하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 할 수 있다. 1987년에 훗카이도에서 결성한 이들은 1991년에 Fugazi 의 오프닝을 담당하면서 활동지를 도쿄로 옳기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이들을 본 Fugazi 의 리더이자 펑크/하드코어씬에 있어서 하나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Ian Mackaye 가 이들에게 호평을 날렸고, 이 시점을 기점으로 이들은 서서히 자신들만의 전설을 써 내려갔다. 이들이 지금까지 해 낸 음악적 업적 중에서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앞서서 말 한 것처럼 서양의 음악 장르의 참맛을 제대로 내는 가운데, 매우 일본적인 개성을 덧대고 섞고 조화 해 내며 새로운 브랜드를 완벽하게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Bloodythirsty Butchers 는 일본 내에서 Fugazi 로 대표되는 사운드 (포스트락/크라우트락/프록 사운드를 하드코어 펑크에 덧댄 감성적인 하드코어) 를 시도하며 일본의 이모코어 파이오니어로의 음악적 업적을 남겼고, 그와 동시에 Mudhoey, Sonic Youth, Dinosaur Jr., The Flameing Lips 와 같은 퍼즈/노이즈 스타일의 얼터너티브쪽 사운드의 방법론 역시 시도하고 갈고 닦으면서 그쪽 방면에도 큰 획을 그었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의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매우 미국적인 사운드들을 일본적인 감성/문학/기타팝 전통을 잇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로컬라이징 하는데 있어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새로운 펑크의 방법론, 아방가르드 얼터너티브의 실험성, 일본적인 감성의 조화는 현재 수많은 일본 펑크 밴드들 뿐만 아니라 펑크 외적인 밴드들인 Number Girls, Zazen Boys, くるり (Quruli) 같은 밴드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고, 그러한 밴드들 입에서 존경과 찬사의 코멘트가 나왔다. 이들은 일본 펑크씬에서도, 그밖의 일본 기타팝 세계에서도 굉장한 의미를 지니는 보기 드문 인플런스 창고형 밴드인 것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12장의 앨범을 냈는데, 방대한 디스코그라피에 걸맞게 다양한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에는 일본식 기타팝에 뿌리를 확실히 둔 인디팝/슈게이징/얼터너티브 스타일이었고, 중반기에 들어와 이모코어의 방법론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후반기에는 기타팝적인 노선과 엑스페리멘탈리즘적인 노선의 동시 추구/조화를 통해 자신들이 벌려 둔 다양한 스타일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모든 앨범들이 각기 다른 명반의 의미를 지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 가장 괜찮다고 느껴지는 앨범은 11번째 앨범인 ギタリストを殺さないで (기타리스트를 죽이지 말아줘요) 가 아닌가 생각된다. 후반기 앨범답게 Bloodythirsty Butchers 가 지금까지 시도한 다양한 장르/스타일적인 공식의 집대성을 행하고 있으며, 가장 역동감 넘치는 파워와 에너지, 그에 걸맞는 러프함과 로우함, 그와 반대되는 세련된 감수성을 꽤나 를 자랑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간결하고 러프하지만, 장르의 한계를 넘나드는 일본적 감성을 기반으로 한 기타팝은 12장의 앨범동안 변함이 없으며, 이 앨범에서도 변함이 없다. 그와 동시에 11번째 앨범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커리어 다운 좀 더 멋지고 섬세하게 구사하는 노하우가 발휘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러한 노하우가 피크를 치고 있는것이 이 앨범이다. 또한 Bloodythirsty Butchers 는 매우 일본적인 기타팝을 구사하는 밴드지만, 80년대 중반-90년대 초반의 얼터너티브/인디락/컬리지락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제대로 된 본토 음악을 구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쪽 장르의 관점으로 봐도 뛰어난 것을 보여 주기도 하는 밴드이기도 한데, 중반기 앨범부터 서서히 시도한 그러한 노선 역시 이 앨범에서 최고의 피크를 맞이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한 얼터너티브 사운드로의 밴드로의 시도와 음악적 결론의 임팩트도 강하지만, 그와 동시에 시도 해 온 이모코어적 노선도 빠트릴 수 없다. Fugazi 로 부터 제대로 결실을 맺은 펑크적 에너지 폭발의 섬세하고 계산적인 흐름 역시 Bloodythirsty Butchers 의 탐구 대상이었고, 그러한 코드 역시 역시 이 앨범에서 피크를 맞이한다. 특히 앞서 설명한 일본적 감성과 서양적인 본토 사운드와의 공존이 바로 이러한 이모코어적 사운드 시도에 얹여지며 이 밴드만의, 그 어디에서도 없는 최고의 개성을 창조 해 낸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일전의 앨범에서도 대단했지만, 이 앨범에서는 가희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레벨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들의 디스코그라피 중에서 가장 섬세하면서, 가장 다양한 스타일로, 가장 에너지 넘치게 표현 했다는 것이다. 다소 객기를 부리는듯한 역동감은 이 앨범의 다양한 음악 스타일의 시도와 공존을 더욱 더 빛나게 해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 부분 역시 간과 해서는 아니되는 분명한 장점임에 틀림이 없다.

한마디로 본작은 Bloodythirsty Butchers 의 최고의 앨범인 동시에, 왜 그들이 다양한 씬에서 추앙 받는지 알 수 있는 증거물과도 같은 앨범이다. 이 앨범은 동양과 서양의 감성이 모두 실려 있다. 기타팝, 이모코어, 얼터너티브 산하의 다양한 서브 장르의 스타일과 장점 역시 버라이어티하게 표현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러한 다양한 것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들의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섬세하고 파워풀하게 표현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앨범은 Bloodythirsty Butchers 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것을 집대성 하는 앨범이다. “일본 펑크 밴드” 인 이 밴드는 지금까지 자국 및 수많은 나라의 아티스트, 그리고 펑크와 펑크 외의 수많은 장르의 아티스트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인플런스의 원동력으로써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그러한 있을 수 없는 호평과 존경을 얻는지에 대한 의문감, 그 의문감을 단번에 해소 시켜 줄 앨범이 본작 ギタリストを殺さないで 인 것이다. 장르의 한계를 넘어버린 놀라움, 어떤 지역/국가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적 시선의 붕괴, 그 어디에도 없는 색다른 개성의 음악, 그로 인해서 탄생 된 새로운 일본 음악의 위대한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명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을 상상하던지 간에 그 이상을 들을 수 있다? 그런 문구는 개나소나 쓰지만, 실제적으로는 매우 희귀하다. 허나 ギタリストを殺さないで 는 바로 그 희귀반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도 극상의 희귀반이다.

- Mike Villain


yea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