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13] MellowHype – Numbers (Odd Future, 2012)
Tyler, The Creator 와 Frank Ocean 의 음악 언론의 호들갑과 예상외의 강력한 상업적 힛트로 말이암아 이제는 “새로운 힙합 흐름의 대표주자” 가 되어버린 OFWGKTA. 예상외로 수많은 실력파 래퍼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료 인터넷 공개 or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의 형태로나마 풀렝스 앨범 1-2장은 다들 가지고 있고, 꽤나 놀랄만큼 혁신어린 완성도를 자랑하며, 무엇보다 니꺼 내꺼 친구꺼 남꺼 할거 없이 쉴 새 없이 앨범작업을 하는 녀석들이라 가희 무서운 녀석들이라 부를 수 있겠다. OFWGKTA 중에서 음악적으로 무르 익었다고 생각하는 녀석들은 바로바로 CD/LP 포맷의 정규작을 내 놓으며 본격적으로 필드에 뛰어들고 있는데 Tyler 와 Frank 가 일단 그런 놈들이었고, 그 뒤를 잇는 3탄은 바로 그리고 그 크루의 소속이자 래퍼 Hodgy Beats 와 프로듀서/DJ 인 Left Brain 의 듀오인 MellowHype 이다. 첫 프로(?) 데뷔라지만 창단 멤버로써 활동한 점, 이미 두장의 앨범을 낸 바 있다는 점, Tyler 의 본격적 활동에 가장 많은 서포트 활약을 한 친구들이라는 점, OFWGKTA 의 모든 라이브 활동 및 밴드 크루 전체의 믹스테입/컴필레이션/콜라보 앨범 제작 활동에 있어서 단 한번도 빠진 바 없다는 점에서 MellowHype 는 절대로 우습게 보면 안되는 친구들임에 틀림이 없다.
3번째 풀렝스 앨범인 Numbers 는 OFWGKTA 하면 생각나는 것들을 그대로 들려준다. 음습한 분위기, 공포스러운 코드의 일렉트로닉스한 비트, 공격적인 래핑, 부모세대에 대한 비아냥과 분노, 갱스타나 허슬과는 거리가 멀고 확실히 선을 긋는 그들만의 새로운 “분노가 가득차 있고 잠재력 있는 정신과 실력의 비행 청소년” 캐릭터의 확고한 고수와 같은것들 말이다. OFWGKTA 의 사운드를 절반 이상 담당하고 있는 자들이라 그들을 어느정도 경험 해 보았다면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짜증과 분노를 쥐어 짜 내며 흥분 되어있는 OFWGKTA 의 평균과는 달리, 묵직하게 가라 앉혀 놓고서 음습하고 진지하게 차근차근 분노를 풀어 나가는 비트 전개, 적절한 멜로디어스한 구성의 구비, 차분하게 내뱉는 래핑에서 비롯되는 독창적인 체계성으로 인해 그들만의 캐릭터 메이킹은 확실하게 차별화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한 개성은 듣는 재미를 돋게 하지만 뭔가 좀 아니지 않은가 하는 인상이다. 래핑에서 나타나는 캐릭터적인 개성과 사운드적인 혁신성은 OFWGKTA 의 평균보다 약간 못 미치는것도 사실이기 때문. 개성은 존재하되, 퀄리티가 약간 모자른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는 대수롭지 않은 범위 안에서의 개인차일 뿐이기도 하다. OFWGKTA 라는 브랜드파워 만큼 해 주는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이러한 아리까리함은 예견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Hodgy Beats 는 2012년초에 솔로 EP 를 냈고, Left Brain 역시 쉴 새 없이 OFWGKTA 의 이런저런 녀석들의 비트를 찍고, 라이브 투어에 빠지지 않고 다니고 그랬으니까. 다구리에 장사없듯, 다작에도 장사없다. 그러한 어드밴티지를 감안 해 준다면, Numbers 는 OFWGKTA 라는 브랜드 딱지가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아쉬워도 분명 기분 좋은 한장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첫 싱글 선택은 좀 많이 아닌듯. 매력적인 곡이지만, 명백히 사이드디쉬 잖아…
- Mike Villain
La Bon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