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4 – S/T (Ny V?g, 2009)

AC4 – S/T (Ny V?g, 2009)

혁신적인 사운드와 진보적인 사상으로 세계 하드코어씬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는 Ume? 하드코어도 옛말이 되어버린 2000년대다. AC4 는 그러한 시기에 매우 조용하게 결성 된 밴드이기는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화들짝 놀라게 될 수 밖에 없는 커리어를 자랑하는 밴드다. 이들은 Ume? 하드코어의 최고봉 Refused 의 보컬리스트 Dennis Lyxz?n 과 드러머 David Sandstr?m (밴드에선 베이시스트로 활약) 를 중심으로 Step Forward 출신의 Jens Nord?n, The Vectors 의 Karl Backman 의 추가 모집으로 2008년에 결성된 스웨디시 하드코어 슈퍼팀이며, David 의 일신상의 탈퇴로 인한 공백에는 DS-13 의 Christoffer R?stlund Jonsson 이 채워지는등, 알고보면 꽤나 요란한 백그라운드를 자랑하고 있다.

밴드는 1년만인 2009년에 스플릿이나 EP 없이 바로 풀렝스 앨범을 내 놓는데, 이 앨범이 바로 그 앨범이다. 그리고 매우 자연스럽게 화려한 밴드 경력 만큼이나 확실한 뭔가를 제대로 보여주며 “역시 Ume? 하드코어!” 하는 감탄사를 이끌어 내고야 만다. 하지만 AC4 는 Ume? 하드코어 하면 생각나는 색다른 형태의 90 하드코어와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헤비한 저음 기타톤, 역동적이며 혁신적인 그루브, 복잡한 내면성찰에 어울리는 감정선이 확실하게 표현되는 사운드적 특징과 그에 합당한 철학적인 가사… Ume? 하드코어 하면 생각나는 그러한 것들이 전혀 없다. 이들이 추구하는 사운드는 순수한 80 하드코어 펑크 그 자체다. 짧은 시간에 격렬하고 빠르게 타오르는 올드스쿨한 하드코어 펑크 말이다. 아주 시원시원 하다. 하지만 그러한 레트로한 파괴의 쾌감과 에너지의 발산만을 포커스로 두면 안된다. AC4 는 단순무식한 미학을 철두철미하게 지켜 나가고 있지만, “80 하드코어 펑크 재탕” 이 아닌 “80 하드코어 펑크의 또 한번의 진화” 를 보여주는 밴드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Ume? 하드코어의 혁신성 뒤에 숨겨진 뛰어난 연주력, 작곡 센스를 80 하드코어 펑크에 쉴 새 없이 접목하고 있다. 연주가 심플하지만 모든 파트가 매우 강력한 연주력과 개성을 표출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며, 80 하드코에는 없던 유연한 보컬 파트의 흐름과 후렴부에서의 무시무시한 훅을 연신 작렬 해 댄다는 점은 너무나도 놀라웁다. Bad Brains, Minor Threat 와 같은 밴드들이 쉴 새 없이 격렬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연주력/연주센스 및 보컬의 흐름을 만드는데 매우 뛰어난 재능을 보인 뮤지션쉽적인 존재들임을 안다면, AC4 가 어떠한 밴드인지 바로 감이 올 것이다. 게다가 AC4 는 그러한 위대함의 텍스쳐를 바탕으로 “진화” 라는 말이 어울리는 혁신감을 쉴 새 없이 표현하고 있다. 괜히 “진화” 란 말을 쓴 것이 아니다. 이 정도면 레트로 하드코어 펑크의 종착역이라 불릴 정도로 격렬한 사운드의 진화의 끝을 보여준다. 그리고 현재 하드코어 펑크 리바이블이 지독할 정도의 80년대이거나 (=OFF!), 80년대의 정신만을 물려받은 초강경 급진파 돌연변이 (=Trash Talk) 였는데, 그 두가지를 모두 해치워 버린점, 그로 인한 강한 자신들만의 캐릭터 완성은 특히나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80 하드코어 리바이블 중 최고라고 평하고 싶다.

여담으로 AC4 는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세계적인 하드코어 언더그라운드 세계에서 굉장한 반응을 얻는데 성공 했지만, 마침 Refused 의 대망의 위대한 컴백과 투어가 있었기에 활동을 부득이하게 중지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조용해져 버린 2012년에 이들은 조용히 새 앨범 소식을 알렸다. 기대 해 보자.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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