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hite Mandingos – The Ghetto Is Tryna Kill Me (Fat Beats, 2013)

The White Mandingos – The Ghetto Is Tryna Kill Me (Fat Beats, 2013)

The White Mandingos 는 Bad Brains 의 베이시스트 Darryl Jenifer, 뮤지션 중심의 혁신적인 힙합 매거진이자 펑크/하드코어, 스케이드보드 컬쳐까지 커버하던 Ego Trip 의 창립자이자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Sacha Jenkins SHR, 그리고 네임벨류는 크지 않지만 굉장한 임팩트의 스트릿 애티투드를 지니고 있는 젊은 래퍼 Murs 로 구성 된 프로젝트 밴드다. 이 프로젝트의 역사는 길지 않다. 두세달전에 “이 세명이 밴드 합니다. 그리고 Fat Beat Records 라는 곳에서 판이 6월에 나와요” 라고 메탈 & 펑크/하드코어 뉴스 사이트에 툭 던져지듯 올라온게 전부. 이들의 데뷔작 The Ghetto Is Tryna Kill Me 는 그렇게 발매 되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음악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그에 합당하는 애티투드의 근본을 뒤흔드는 영악하지만 기분 좋은 발칙함으로 중무장 한 문제작이다.

겉모양새로는 별거 없는듯 보인다. Darryl Jenifer 가 리드하는 하드코어 펑크위에 얹혀진 Murs 의 래핑, 그리고 Bad Brains 의 연장선에 있는 빈티지한 레게/덥의 적절한 난입과 그러한 사운드의 현대적인 어레인지, 뭐 일단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3명 모두가 백인 음악과 흑인 음악에 대해 가리지 않으며, 오히려 흑인은 락 음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둥, 백인 음악과의 교류와 믹스를 통해서 더욱 더 멋진 사운드를 발명해야 한다는 둥, 뭐 그러한 것들을 피력하며 진정한 의미의 흑/백 음악의 믹스쳐와 혁신화를 추구하려는 마인드로 똘똘 뭉쳐있기에 각 트랙의 결과물들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기발함, 깊은 탐구심, 높은 음악적 결과물로 꽉 차 있다. 심플하게 말해서 Run-DMC, Beastie Boys, Limp Bizkit 의 계보를 이어가는 통시에, 전혀 새로운 개념을 제공하며 랩/락의 공식을 새로이 정의하는, 오히려 개념파괴 & 재정의 집단이었던 Sly And The Family Stone, Living Colour, Fishbone, Body Count 의 계보를 혁신적인 이어가는 존재들인 것이다. 후자의 의미가 바로 이 밴드 The White Mandingo 의 전부이자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he Ghetto Is Tryna Kill Me 는 일단 Darryl Jenifer 와 Sacha Jenkins SHR 이 리드하는 펑크/하드코어 사운드를 베이스로 하여 Murs 가 랩 스킬과 자신이 말하고픈 메시지를 맘껏 발휘하는 형태다. 공식은 지금까지의 랩/락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 최종적으로 출력되는 사운드는 지금까지의 랩/락과는 A 부터 Z 까지 다른 인상이다. Darryl Jenifer 가 Bad Brains 출신이라는 점을 빠르게 캐치한다면 이야기는 빠르다. Bad Brains 가 하드코어 펑크를 구사 했지만 레게/덥 역시 만만찮은 레벨로 구사 해 왔고 하드코어 펑크라는 이질적인 장르와 절묘하게 조화 되도록 만만찮은 노력과 결실을 맺었다는 점, 그리고 90년대 들어와서 모던 헤비니스/뉴메탈적인 사운드와 이어지는, 혹은 그러한 사운드의 탄생에 도움이 되는 모던 헤비니스로 변화를 해 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The White Mandingos 가 추구하려는 음악이 무엇인지 그림이 대충 그려 질 것이다. 랩과 락의 믹스가 아닌, 흑인 음악과 백인 음악의 믹스쳐, 사운드적인 퓨전만이 아닌 문화/라이프스타일의 믹스쳐 까지도 나아간 문화 혁명적인 물건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저질 바운스나 타면서 랩이나 대충 얹던 과거와는 달리, 하드코어 펑크의 로우함을 얼마만큼 제대로 유지 하면서 랩/힙합이라는 이질적 장르를 얼마나 그럴싸하게, 그리고 매우 새롭게 만들어 내느냐에 매진함이 꽤나 귀에 긍정적으로 걸리고 있다는것이 첫번째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리고 그 안에 혁신적 사운드 제조방식과 비타협적 마인드의 긍정적 요소들의 멋진 융합-폭발-상승 효과를 제대로 가져오고 있는것이 두번째 특징이자, 가장 돋보이는 이 앨범의 장점이자 필살기이다. “음악적으로 스펙트럼이 넒고, 마인드적으로나 기량적으로나 장르 소화력이 굉장한 Bad Brains 라는 밴드에 래퍼가 들어오면 이런 사운드가 만들어짐” 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운드가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나 할까? 펑크의 스트레이트함을 추구 하면서도, 래핑 할 때의 플로우를 탈 수 있게 만들어주는 리듬라인 깔아주기라던지, 펑크 외에도 힙합적인 비트/사운드 메이킹-샘플링-레게/덥과 같이 The White Mandingo 의 음악적인 교집합 장소적 장르의 적절한 난입은 더욱 더 이 프로젝트가 굉장히 깊은것을 추구하는 존재들임을 알 수 있다.

그러한 깊은 장르-문화적 탐구를 더욱 더 깊게 해 주는 Murs 의 메시지는 이 앨범 및 이 프로젝트의 격을 높여준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은 Bad Brains, Prince, Living Colour, TV On The Radio 와 같은 흑인 락 밴드들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사랑, 심지어 흑인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락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랩/락의 믹스에 대해 좀 더 과감 해 질 필요가 있다 좋은 음악이 나올 것이다 라고 힘차게 주장하는, 한마디로 “Bad Brains Kid” 그 자체다. 그는 이 앨범에서 The White Mandingos 에 어울리는 다양한 주제를 마음껏 펼쳐 놓는다. The White Mandingos 를 소개하며 흑인 젊은이들과 백인 젊은이들간의 음악적 교류를 따끔한 어조로 장려 한다던지 (=Black-N-White), 음악계에서 과하게 배제되고 있는 흑백 인종간의 교제 (불륜/외도라던지, 교제를 통한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이라던지) 와 그로 인한 문제 제기와 충고와 해결방안 모색 제의 (=Wifey, My First White Girl), 인종간의 갈등으로 인한 총기사고나 의식주적인 기본 문화권과의 충돌 언쟁 (=What You Waitin’ On?) 등을 다루며 사운드 만큼이나 임팩트한 뭔가를 제대로 남긴다. 여기에 별 의미없이 재미로 툭툭 던져 대지만 음악적으로나 사상적으로 흑백 문화-예술계의 상승효과 및 고정관념 파괴 & 더욱 더 새롭게 발전되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주장이 함축 된 랩 구절들은 더욱 더 이 프로젝트의 의미와 Murs 라는 래퍼의 깊이를 더해간다. Dimebag Darrell Rest In Peace Bro 라던지, Fuck The Rolling Stones 라던지, Fuck John Mayer With A Dick Full Of Cocaine 같은 구절들이 바로 그러한 좋은 예이다.

뮤직비디오들의 존재감도 The White Mandingo 의 오리지널리티의 강도를 높혀가기에 필견이라고 할 수 있다. 가죽 재킷을 입은 펑크락커로 분한 Murs 의 락앤롤러적 허세를 잡는 Ghetto Is Tryna Kill Me, 백인 중년 여성을 꼬드겨 잠자리를 가지는 3류 흑인가수이자 젊은 백인과 흑인이 발레를 하는 모습을 아니꼬운 모습으로 바라보는 Murs 의 연기가 돋보이는 My First White Girl, 흑인 하드코어 래퍼-아프리카 원류 주의자-KKK 당원으로 차례대로 옷을 갈아 입으며 자신의 철학을 거리에서 펼친다는 (다소 이상, 매우 미만의 논란거리를 지닌) Mandingo Rally 의 비디오들은 The White Mandingos 라는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적-사상적 기발함과 기괴함을 더욱 더 강하게 증폭 시키는데 엄청난 파워를 발휘한다. 아, 그것도 있다. Minor Threat 의 명곡이자, 이들이 불러 더욱 더 의미 심장한 Guilty Of Being White 의 커버 넘버도 빼 놓을수가 없다. 철두철미하게, 그리고 다양한 방법론으로 자신들만의 음악적-사상적 고집을 추구하고 최고조로 증폭 시킨다. 이는 음악적인 레벨을 떠나, 이 앨범의 장점으로 밖에 이야기가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꽤나 깊은 음악적, 사상적인 재미의 제공과 함께 강렬한 도발을 시전하는 멋지고도 발칙한 앨범이다. 특히나 음악적-사상적 컴비네이션이 기가 막히다는 점은 이 앨범의 최고의 매력이다. 흑인 락 음악의 전통, 랩/락의 전통을 한방에 부활 시켰으며, 매우 기발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음악적-애티투드적 사상으로 한단계 발전하다 못해서 새로운 시대 or 제네레이션이 탄생 되었다고도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단 한장의 앨범으로 발전을 해냈다. 프로젝트라서 길게 갈 지 아닐지는 모른다는 점은 다소 걸린다. 길게 이어가지 못한다면 이들의 바램과 달리 일전에 있었던 흑인이 주도하는 락 음악의 혁신성,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애티투드의 혁신성의 계보가 또 다시 끊어지게 되지 않던가? 허나 이 시점에서는 이정표 그 자체다. Murs 는 인터뷰에서 흑인이나 백인이나 자신들이 행하는 흑인/백인 음악의 퓨전에 대해 너무 관심이 없다, 10년마다 거물이 있었는데 말이다, 60년대에는 Jimi Hendrix, 70년대는 Bad Brains, 80년대에는 Living Colour, 90년대에는 잘 모르겠지만 2000년대에는 TV On The Radio 가 있었는데 말이다 라며 아쉬움에 대한 열변을 토했었다. 그의 말을 조금 인용해서 리뷰를 마무리 짓겠다. “2010년대에는 The White Mandingos 가 있다” 라고 말이다.

- Mike Villain


The Ghetto Is Tryna Kill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