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n Townsend Project ? Epicloud (Hevydevy/Inside Out, 2012)
소리의 벽이라는 사운드를 트레이드마크로 소리만큼이나 정신나간 음악, 보컬에 뛰어난 멜로디, 곡 구성과 예술성까지 더했다 ? 는 한 줄로 Devin Townsend의 음악을 설명할 수 있다. 파괴적인면을 주로 강조하던 Strapping Young Lad (이하 SYL) 시대를 벗어나 그가 해온, 그리고 할 수 있는 음악 세계를 4개의 앨범 (KI (2009), Addicted! (2009), Deconstruction (2011), Ghost (2011))으로 묶은 이후 1년만에 새 앨범 Epicloud를 들고 Devin은 다시 찾아왔다.?Addicted! 때와 거의 동일한 라인업(여성 보컬리스트 Anneke van Giersbergen 포함!)이라는 점에서 Epicloud의 성격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Devin Townsend가 누구인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좀 다른 성격의 앨범을 들고 나왔다. Addicted의 팝적인 사운드의 Ghost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얹고, 수많은 코러스 보컬의 배치로 웅장한 송가의 느낌마저 들게 하는 곡들로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다. Anneke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에 (Addicted 때와는 달리 앨범 자켓에 얼굴도 안 나온다) 최대한 적재적소에 쓰려고 노력하여 후렴구에서 Devin과 나머지 코러스의 거칠고 여린 부분의 보컬 대비를 강하게 주었고, 이는 후렴구가 더 쉽게 각인되는 효과가 되었다.
선공개된 Lucky Animals나 True North를 보면 Addicted때와 비슷한 재기 발랄한 사운드를 기대할 법 하지만 Ghost의 영향이 잦아든 때문인지 다소 진중하고 깊은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True North를 듣고 뭔가 좋은 느낌을 이 곡에서 찾았다면 앨범 전체를 기대해도 좋다. 의외의 곡이라면 Devin Townsend가 SYL과의 경계(음악으로 보나 라인업으로 보나)가 가장 적었던 Physicist (1998)앨범의 Kingdom이 재수록 되어있는데, 풍성해진 사운드 못지 않게 앨범 녹음 당시의 26살에서 40살로 변화를 겪는 동안 풍성해진 Devin Townsend의 보컬을 듣는 것도 묘미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그는 파괴와 아름다움을 넘나들어오며 새로운 길을 걸어왔으며, 또 다른 길이 기대가 된다. 만약 2CD 버전으로 이 앨범을 구입했다면 곡의 성격상 Epicloud에 실리지 못한 데모곡들 (Epiclouder라는 CD명으로 들어있다)에서 Ki와 Addicted, 혹은 Ki와 Ghost의 결합 같은 곡들을 보고 그의 아이디어에 다시 한 번 감탄할 것이다.
- Matt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