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sun ? Time I (Nuclear Blast, 2012)
Amorphis와 Fintroll 이후 Folk Metal과 Melodic Death Metal의 결합은 꽤나 많이 나왔다. Turisas나 Korpiklanni같은 밴드들이 성공을 거두는 가운데 이들과 함께 Ensiferum이 있었고, Wintersun 또한 그 시기에 있었다. Ensiferum이나 Turisas가 철저하게 자신들의 뿌리를 찬양할 때, Wintersun은 Amorphis가 완성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좀 더 넓은 주제의 Folk Metal을 하고자 했고 데뷔 앨범 Wintersun (2004)는 성공적인 시도였다. 웅장하고 화려한 가운데 무언가 ‘우주적’인 시도를 하고 싶었던 기타 겸 보컬 Jari M?enp??의 작곡력은 빛났고, 곡들의 길이에 비해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었다. Jari는 이에 그치지 않고 2~300개의 트랙을 사용하여 오케스트라를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한 앨범 Time을 기획하나,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컴퓨터의 램이 수많은 트랙을 버티지 못하고 뻗어버렸고, 2006년에 나왔어야 할 앨범은 창작욕이 수그러든 Jari가 결국 2012년 내놓게 된다. (CD 한 장에 담을 수 없어 Time I과 Time II로 나누어 발매하게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Time I의 기본은 2006년에 이미 다 완성 및 녹음이 되어 있었으니, 2012년에만 존재할 새로운 ‘무엇’을 기대하기 힘들다. 리프, 구성, 멜로디 모두 데뷔 앨범에서 완성된 상태로 그 요소들의 활용에 주목한 앨범이며, 결과물? 적어도 데뷔 앨범만 듣게 만들 똥은 아니다. EP로 혼동할 만한 분량 (44분)에 일부 곡들은 이어져 있고. 앨범의 중심이 되는 Sons of Winter and Stars가 짧은 4개의 소곡으로 이루어져 있다고는 해도 사실상 곡은 3곡뿐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대곡들을 이번에는 방대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해결했다. 앨범 전체적으로 깔린 오케스트레이션은 압도적이라 할 수 있으며 Jari 스스로 일본풍이 가미되어 있다 밝힌 멜로디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컴퓨터의 말썽은 Jari로 하여금 창작의 정체를 가져왔던 고로, 듣는 중 보다 듣고 나서 그 단점들이 눈에 띈다. 오케스트레이션을 너무 살린 나머지 기타리프의 비중이 줄어 박력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키보드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리프가 죽어버린 Equilibrium의 앨범들도 마찬가지다) 각 소곡들간의 이음매도 곳곳에서 아예 다른 곡으로 인식될 정도로 툭툭 끊어진다. Time II에서도 이런 현상은 계속 있을 테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Sons of Winter and Stars에서의 절묘한 멜로디의 앞 뒤 반복과 Time에서 단일 멜로디로 12분을 쉼 없이 이어가는 감각을 보면, 적어도 Time 시리즈의 완결편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든다.
- Matt Villain
Sons Of Winter And St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