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Shikari – A Flash Flood Of Colour (Ambush Reality/Hopeless, 2012)
Enter Shikari 는 Lostprophets, Hundred Reasons, Biffy Clyro, Raging Speedhorn, SikTh, Bullet For My Valentine 에 이은 현재의 영국 헤비니스를 대표하는 밴드인 동시에, Attack Attack!, Asking Alexandria, Emmure 와 같이 “뭔가 많이 잘못 된 요즘 하드코어” 를 대표로써 10-20대를 중심으로 한 호평과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한 악평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나름 화제의(?) 밴드다. 메이저 스타일의 이모/포스트 하드코어 모두에서 발견되는 그저 그런 멜로디와 소름 쫙 돋게 만드는 스크리밍의 병신같음, 뉴메탈 특유의 그저 그렇고 그런 츄리닝 그루브, 음악적 깊이와는 상관이 절대 없이 쾌감만을 자극하는 그렇고 그런 테크노/신디사이저/샘플링 기법 등 심히 음악적 한심스러움으로 가득찬 밴드지만, 높은 인기와 10-20대 위주의 락 언론들의 다소 과도한 음악적 립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음악적인 잘난척이나 분수에 맞지 않는 음악적 도전을 절대로 하지 않고서 꿋꿋히 딸리는 음악성에 딱 맞는 저질 B급 헤비니스의 제작에 힘쓰며 자신들의 진정한 정체성 찾기에 매우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만만찮음도 보여주는 괜찮은 밴드이기도 하다.
여전히 저질 노선을 걷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에 발표 된 3번째 앨범 A Flash Flood Of Colour 는 적어도 자신들의 음악 행보에 있어서 “발전” 을 제대로 보여주는 만만치 않은 앨범이다. 메이저/10대 성향의 이모-포스트 하드코어 특유의 뻔한 전개, 닭살과 웃음 모두를 돋게 만드는 자극적인(?) 멜로디와 스크리밍, 흥겨움을 돋구는 전형적인 뉴메탈 츄리닝 그루브, 다락방에 짱박혀 있던 신디사이저로 30분 연구 해 보고 찍은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동시에 전체적 프로덕션과 절대로 매치가 안되는 한심한 기계 음악 기법 총출동 등으로 설명 가능한 음악적 자살행위는 더 이상 없다. 그렇다면…!? Attack Attack! 과 The Devil Wears Prada 로 설명 할 수 있는 음악적 갱생!? 아니다. 이들은 그저 병신같은 조크에서 병신같지만 “멋있는” 조크로 업그레이드를 한 것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노력을 감행한 느낌을 전해주며, 매력이라는 두 글자에 어울리는 음악적 결론을 짓고 있다.
이모를 시원하게 걷어 냈지만 포스트 하드코어/뉴메탈적인 헤비 그루브는 그대로 살려 놓았다. 그 그루브는 Deftones 나 Sevendust 와 같은 제대로 된 모던 헤비니스 밴드에서 느껴지는 튼실함이다. 그런 제대로 된 헤비 그루브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 가 매쓰코어/케이오틱 스타일의 다소 변칙적인 리듬웍을 시도하며 다소 지루한 분위기를 환기 시키기도 하고, 그 구성에 걸맞게 자신들의 연주 패턴 개선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한심한 신디사이저 미스매치 퍼레이드는 하우스, 드럼 앤 베이스, 하드코어 테크노와 같은 다양 하고도 본격적인 테크노 기법으로 체인지 된 데다가 헤비 그루브와 딱 맞아 떨어지게 접목 및 조율을 해 내기도 했다. 심지어 장안의 화제 덥스텝 까지 꾸역꾸역 시도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 까지도 좋은 편이다. (두번째 싱글 Sssnakepit 이 바로 그 괜찮은 결과물이다.) 얼핏 들으면 꽤나 본격적 음악적 무리수를 던진것 처럼 같이 보이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다. 본격적인 다중 입체적 하이브리드를 시도하지만, 위대한 개성을 만들어 내려는 우를 범하기 보다는 누구나 병신같은 몸치 액션을 펼치면서 정신 쏙 빠지게 놀게 만드는, 쾌감만이 중요한 저질 헤비니스 파티를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적 평가를 내려보자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마저 의미가 없게끔 만든다. 어떻게 접근하건 간에 순식간에 청자를 한방에 어안이 벙벙한 저질 헤비니스-테크노 슬램 댄스파티의 한복판에 던져 버리며,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저질댄스와 봉산탈춤을 추게 만들기 때문이다. (슬램댄스/모쉬핏과 같은 근사한게 아니라는 점도 말하고 싶다.)
꽤나 평가 내리기 까다로운 음반이 나온 인상이다. 음악적으로 따지면 이보다 황당한 저질 사운드가 있나 싶을 정도로 깊이가 없고 철저하게 B급 노선으로 나가고 있으면서도 부끄러움이 없이 뻥뻥 괴상망측한 것들을 한없이 쏟아낸다. 게다가 이 앨범은 “뭔가 잘못 된 하드코어” 의 평균보다 한 술 더 뜨는 자기식대로의 개성표출이 너무나도 심하다. 이런점들 때문에 이 앨범에 악평을 던질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펼치는 저질 헤비니스 댄스 파티는 꽤나 매력적이다. 모두 다 얼간이로 만들어서 괴상한 몸짓을 해 대게 만드는 주술적인 카리스마는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무서운 매력을 지니고 있는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적 하드코어/뉴메탈과의 믹스의 레벨이 꽤나 높고, 겉만 핥은듯하게 구사 된 각종 테크노 기법과의 그럴싸한 믹스는 높은 음악적 평가를 내릴 순 없지만 꽤나 잘 뭉쳐져 나온것도 사실이다. (이 앨범을 프로듀스한 Dan Weller 는 Enter Shikari 의 노선과 일맥상통하지만 꽤나 진지했던 SikTh 의 멤버다. 이 또한 이 앨범의 재미.) 음… 머릿속이 복잡하다. 본인은 본능적으로 그냥 아주 멋진 병신 친구들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게 끝내자. 이들이 원한것도 아마 그럴싸한 음악적 평가는 아닐테니까.
- Mike Villain
Sssnakep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