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06] Beastie Boys – Hot Sauce Committee Part Two (Capital, 2011)
Beastie Boys 는 Paul’s Boutique (1989) 이래로 (엄밀히 따지면 Lisenced To Ill 부터겠죠? 하하!) 단 한번도 시시각각 변하는 인기 스탠다드에 상관하지 않고 매 앨범마다 영감 넘치는 새로운 사운드 제작에 대한 탐구와 노력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에 비례하는 높은 개성과 음악적 결과물들을 여지없이 보여 주었으며, 그들의 앨범은 매번 발표 될 때 마다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는 쉬운듯 하면서도 매우 어려운 그들만의 카리스마 코드를 만들어 내는데도 성공했다. 다만 그들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이 매우 크게 느껴 질 정도로 육체적 노화가 눈에 띈다는 점, 건강문제로 인한 각종 루머가 잦다는 점, 그로 인한 앨범 발매 텀이 왕년 때와는 다르게 꽤나 길어짐과 그에 따른 음악 내적/외적 불안감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은근한 걱정을 전해 주기도 한다. 2000년대 들어서 겨우 3장 냈다는 점 (그 중 하나는 인스트루멘탈 앨범이다…), 2000년대 들어서 앨범인 To The 5 Boroughs (2004) 는 무려 6년만에 나왔다는 점 (그동안 2-3년 사이에 한장씩 냈었었다.), 최근작이자 시간차를 두고서 낼 더블 앨범이었던 Hot Sauce Committee 의 첫장은 MCA 의 암치료로 인해 미완성 상태로 남아 결국 발매가 연기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들이 바로 그런 걱정 거리들 이다.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일단 밴드가 공들여 만든 더블 앨범 중 한쪽이자 2번째 파트인 Hot Sauce Committee Part Two 가 나오기는 나왔다. 순서가 어쨌건 간에 좋기만 하면 되는거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 한다면… 음~ 정답 이려나…? 아마도 그럴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정답임은 부정 할 순 없다. Beastie Boys 의 지금까지의 음악적 행보에 걸맞는 음악적 결과물을 또 한번 보여준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시원하게 좋은 앨범이라고 언급하기엔 좀 그렇다. 이 앨범은 그들답지 않게 재탕적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Beastie Boys 는 매 앨범마다 매우 파격적인 음악적 변화를 감행한 팀이다. 음악적 컬러 및 제작 방식 모두 말이다. 하지만 새 앨범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이들의 황금기를 이끌어 주었던 앨범들인 Paul’s Boutique / Check Your Head / Ill Communication / Hell Nasty 에서 행했던 제작 방식들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앞의 두장을 뼈대로 참고하고 있고, 후의 두장의 요소들을 양념적으로 첨가하고 있다.) 노이즈와 하울링이 적절하게 울려 퍼지는 프로덕션, 훵크와 락 고전들의 바이브와 두가지의 절묘한 믹스, 사이키델릭 훵크 신디사이저 연주, 일렉트로-합 스타일의 미래지향적 코드와 같은 음악적 황금기의 것들 말이다. 매 앨범마다 제작방식의 파격성, 개성, 퀄리티가 절반을 먹고 들어가던 매 앨범마다의 보여지던 음악적 패기와 기선제압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재탕” 을 했지만, 음악적 결과물들은 “재탕” 이라는 두글자에 어울리는 예상 가능하다 못해 식상한 음악적 결과물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꽤나 놀랄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과거 명작의 제작 방식을 많이 참고 했지만, 나오는 결과물들은 생각보다 뻔하지 않은 레벨이며, 적절히 참신한 에너지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 앨범의 강점으로도 이야기 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성 넘치는 음악 행보 덕택에 이러한 예전 앨범 플래시백은 “재탕” 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지만, 합격점 정도의 개성을 지닌 결과물들로 인해 “참고” 라는 표현으로 순화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전해 주기도 하고 말이다.
예전 앨범에서 보여진 앨범 한장 한장마다 매겨진 강하디 강한 개성에 비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모든 트랙들에서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예상외의 퀄리티는 애써 무시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앨범의 후반부로 갈 수록 조금씩 예전 앨범들에서의 제작방식을 서서히 걷어내며 개성을 찾아 나서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런 개성 찾기는 예전 앨범들에서 느껴졌던 개성의 평균점 이하라는 점도 부정하기 힘들다. 꽤나 흐리멍덩한 개성은 결국 예전 스타일을 참고로 하여 만든 트랙들이 더 낫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도 들게도 만든다. 분명 잘 만들었지만, 여전히 좋은 음악적 페이스를 보여 주는것도 사실이지만,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며 이제부터 음악적 저하가 시작 되었음을 알려주는 아쉬운 음반으로 냉정하게 보아야만 할 듯 싶다. 하지만 이 정도면 만족 해야만 하기도 하다. 이들의 9번째 앨범이다. 이들이 힙합을 한지도 30 여년이다. 이 정도의 레벨까지 해 주는게 어디냐.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좋다고 해 줘야만 옳다. 이들만큼 극단적으로 부지런 했던 음악 탐구자들이 어디있단 말이더냐. 그런 공로를 봐서라도 이들과 이 앨범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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