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 – IV: Part I – The Purple EP (Down Records/Independent Label Group, 2012)

Down – IV: Part I – The Purple EP (Down Records/Independent Label Group, 2012)

Down 이라는 밴드는 Pantera 의 보컬리스트 Phil Anselmo 가 리드하는 밴드라는 이유로 바로 주목을 받으며 메이저 데뷔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90년대 메탈 거장들에 대한 모독이 될 것이다. Phil 의 페이보릿 중에 Corrosion Of Conformity, Crowbar, EYEHATEGOD 가 포함되어 있었고, 그들과 투어를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밴드가 결성하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그 밴드들의 브레인들인 Pepper Keenan, Kirk Windstein, Jimmy Bower 들은 Phil 보다 인기는 떨어 질 지 몰라도 90년대 둠/슬럿지 사운드의 사운드를 대표하는 거장이었고, 그들이 리드하던 밴드들은 이제 “메탈 클래식/아이콘” 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Down 을 그저 Phil 이 노래를 부르는 화제성 어린 밴드로만 여기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모든 브레인급 멤버들이 이 밴드의 구성원으로써 음악적 열과성을 다해 꾸준히 앨범을 낸다” 가 되겠다. 통산 네번째 작품이자 2012년에 낸 EP 앨범 Down IV: Part I – The Purple EP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그러한 점을 이어간다. 마음가짐부터 다른 밴드라는 점 하나만으로 일단 시작부터 먹고 들어간다.

Down IV: Part I – The Purple EP 는 “일단 먹고 들어간다” 는 점을 또 한번 제대로 들려주는 앨범이다. 6곡만이 들어간 EP 앨범이지만, 모든 트랙이 Down 이라는 밴드내의 커리어, 각 멤버들의 본업 밴드들의 커리어 모두 피크를 찍는다고 할 수 있는 음악들이 담겨져 있다. 이번 신작은 2번째 앨범 Down II: A Bustle In Your Hedgerow (2002) 부터 점점 심화되어 가던 슬럿지 쪽으로의 어둡고 질펀한 사운드로의 변화가 이제는 밴드의 간판 스타일로 내세워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Down 의 또 다른 특징인 캐치한 코드의 하드락적인 부분은 계속 사그라들고 있다. 하지만 적재적소에서 캐치한 하드락 코드가 여전히 빛을 내고 있는것도 무시 할 수 없는 이들의 장점. 예전에도 그러한 노선으로 Down 은 스타일의 변화를 꾀했다. 허나 슬럿지와 하드락의 조화는 이들의 네임벨류에 비해서는 스무쓰하게 흘러가진 못한것도 사실. 하지만 신작은 더욱 더 다이하드한 슬럿지 메탈임에도 불구하고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하드락적 캐치함의 난입 타이밍과 놀라운 조화력은 그동안 해결되지 않던 아쉬움을 단번에 날리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점은 그동안의 아쉬움의 보완의 의미가 아닌, 또 다른 스타일로 변하며 2기를 맞이하는 중요한 발판으로써의 의미다. 예상을 벗어나 음악적으로 대변신을 하기 위한 좋은 위치 선점을 해 냈다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요즘들어 엄청난 파워와 속도로 쉴 새 없이 진보하며 현재 메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둠/슬럿지/스토너의 흐름에 전혀 꿀릴것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분은 밴드의 구성원들의 발전과도 연관이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특히 Kirk Windstein 말이다. 그가 이끄는 Crowbar 는 2000년대 들어서 발표한 앨범들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고, 현재 새로운 헤비니스 화두로 엄청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둠/슬럿지/스토너 사운드의 대부가 되지 않았던가? 게다가 Hatebreed 의 Jamey Jasta 를 비롯한 수많은 하드코어 아이콘들의 리스펙트도 장난이 아니었고 말이다. 특히 Down 의 이번 EP 에서 보여진 다소 리드미컬하고 캐치한 슬럿지 메탈 스타일의 강세는 Krik 의 전매특허가 아니던가? 그의 상승세가 이 앨범의 상승세이기도 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듯 싶다. 지금은 약간 주춤하지만 스토너 사운드의 캐치함으로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센스를 자랑하는 Pepper Keenan 과 독한 슬럿지의 대명사 EYEHATEGOD 의 러프함의 적절한 난입과 센스발휘, 그리고 조화는 이 앨범의 매력과 발전상을 더해간다고 할 수 있겠다. Phil 의 보컬 카리스마야 두말 할 필요가 없고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대단한 개성의 끊임없는 조화와 조율일 것이다. 각 멤버들의 스타일의 아낌없는 등장과 지금까지의 앨범을 능가하는 뛰어난 조율은 그 어떤 앨범보다 뛰어나다. 앞서 말한 좀 더 좋은 음악적 위치 선점의 이유는 바로 이것일 것이다. 부클릿에 적힌 “모든곡은 Down 이 만들었음” 라는 문구만으로도 이 앨범의 장점에 대한 모든것들이 정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이 앨범 설명을 끝내는, 단 한줄로 요약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을테고 말이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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