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function – Fear Of Failure (Bridge Nine, 2015)

Malfunction – Fear Of Failure (Bridge Nine, 2015)

묵직한 헤비함 / 스피드를 앞세운 스트레이트함의 추구와 그에 상응하는 비중의 헤비 그루브로 대표되는 “90년대식 메탈릭 하드코어” 는 겉으로 보기엔 음악적 변화가 한없이 제로에 가깝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꽤나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찬 장르다. Cro-Mags, Agnostic Front, Madball, Sick Of It All, Earth Crisis 와 같은 90년대 하드코어 아이콘들이 선보인 음악적 스타일을 2015년인 지금에서도 징그럽게 답보 해 대는 밴드들이 넘쳐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음악적 껀수 제공” 만큼은 매우 탁월하기에 그러하다. Hatebreed, Terror 와 같은 밴드들이 2000년대 초반에 등장, 이 서브 장르/스타일에 새로운 활력을 제대로 불어 넣은 이후로 “90년대 메탈릭 하드코어 + &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 의 공식에 매우 충실한 밴드들이 꾸준히 등장, 그 조용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Expire, Cruel Hand, Xibalba, Bitter End, Nasty, Backtrack, Lionheart, The Rival Mob 등등등… 밴드의 수도, 그만큼 다양한 개성도 굉장하다.

그러한 흐름에 있어서 “2015년 최고” 를 뽑는다면 뉴욕 버팔로 출신의 신예 Malfunction 이라고 단정 지어야만 옳을 것이다. 데모 하나, EP 한장,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풀렝스 한장이 전부인 완전 애송이 바이그래피에 비해 이들의 첫 풀렝스 앨범인 Fear Of Failure 는 쇼크를 먹을 정도로 굉장하기 때문이다. “저급 Madball 립오프 사운드 그 자체” 였던 데뷔 EP 인 Finding My Peace (2012) 는 기억에서 시원하게 지워 두는것, 그거 잊지 말고 말이다.

정통파 코드의 메탈릭 하드코어 신예들의 신선함은 “90년대 하드코어 그대로에 대한 깊은 탐구와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근간으로 한 재해석” 과 “익스트림 메탈적인 브루탈함의 과감한 도입 & 정통 메탈릭 하드코어 포맷에 어울리는 최종 어레인지” 두가지로 크게 나눠진다고 할 수 있다. Malfuction 은 데뷔 앨범을 통해 그 두가지롤 모두 선택하는 과감함, 음악적으로 섭렵하는 괴물 같음을 보여준다. Madball 로 대표되는 헤비 그루브, Integrity 로 대변되는 암흑적인 아우라, Xibalba 라던지 Twitching Tounges 와 같은 밴드들에게서 발견되는 둠메탈적 코드의 묵직함, Vision Of Disorder 로 대변되는 다이내믹한 리듬 체인지 기법 등 S급 개성의 메탈릭 하드코어 아이콘들의 특징을 이 앨범에서 다양하게 사용한다. 그 개성 넘치는 특징들을 무리수적인 느낌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장황스레 늘어 두었지만, 단 1% 의 이질감 없이 잘 이어 붙이고 매 곡마다 다양한 개성을 콤팩트하게 압축 시키며 감탄사를 이끌어 낸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우 많은 하드코어 아이콘들의 특징을 다양하고도 과감하게 사용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밴드와 닮지 않는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최종 마감을 해 내며 이 앨범을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다는 점이야말로 Fear Of Failure 의 진정한 묘미다. 블랙큰드 하드코어적인 느낌의 Madball, 변화무쌍한 구성/연주패턴을 지닌 Integrity, 둠메탈적인 Vision Of Disorder 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들만의 무언가” 는 너무나도 강렬하다는 말이며, 90년대 하드코어의 고수라고 판단하기엔 너무나도 파격적인 시도이며, 2015년에 어울리는 새로운 메탈릭 하드코어 사조로 정의 하기엔 매우 90년대 스타일에 충실하다는 점도 빠트릴 수가 없다.

Fear Of Failure 라는 앨범을 간단히 정의 하자면 “익숙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너무나도 새롭다.” 가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머리를 시리어스하게 굴려보자. 특정 장르만의 매니악함이 유난히도 많이 필요한 장르를 구사, 그 장르를 구사함에 있어서 자신들만의 개성표현의 협소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대” 와 “수많은 밴드들과의 차별성” 을 가져야 하기에 반드시 필요한 개성창출에 대한 노력, 꽤 역사성을 지닌 장르이기에 그만큼 쌓여있는 다양한 오리지널리티, 그러한 오리지널리티들의 혼합/응용 방안 역시 매우 많이 쌓여있음 등등등… 이러한 메탈릭 하드코어의 현실을 한번 생각 해 보자는 말이다. 그리고 Malfunction 의 앨범 Fear Of Failure 라는 앨범의 음악적 특징들을 생각 해 보자. 이 앨범은 메탈릭 하드코어라는 장르가 지닌 다양한 패널티를 모두 박살 낸 한장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다. 2010년대의 이런저런 네임드 메탈릭 하드코어 신예들도 그러했다고? 허나 Fear Of Failure 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만의 개성적인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하고 다르기 때문이다. “완벽한 오리지널 원” 이라는 말을 입에서 꺼낼 정도로 말이다. 경험 해 보시라. 아니지. 반드시 경험 해 보셔야만 할 것이다.

- Mike Villain


Fear Of Fail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