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 Villains Sound’s Best 20 Albums Of 2015
20위 : we hate jh – The Naive Kids (Norma Jean)
: whjh 는 솔직히 무모한 녀석들이다. Finch 가 이모의 전부인지 아는 사람들 90%, 어설픈 하드코어 프라이드로 이모를 까는 녀석들 10% 인 한국이라는 문화 미개국에서 이모라는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음악적 결과물들을 들어 본다면 “무모하다” 라는 단어가 쏙 들어갈 정도다. 너무나도 음악이 제대로기 때문이다. 펑크/하드코어 특유의 날선 애티투드의 파퓰러 코드의 기타팝적 변화상을 보여주며 하나의 컬트 팔로잉이 되었던 90년대 초반의 이모 음악 황금기의 그 사운드를 제대로 들려주고 있으며, 그것을 완벽하게 한국화하여 한 차원 더 높은 임팩트함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모라는 장르에 대한 탐구-완벽한 이해-제대로 된 구사는 이미 여러장의 싱글과 EP 에서 충분히 보여줬다. 데뷔작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넥스트 레벨을 들려주려 노력한다. 90년대 초반의 순수하고 딥한 이모 음악의 진수, 이모라는 장르 음악이 지니고 있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기타팝, 매쓰락, 2010년대의 이모 리바이블의 여러가지 사운드 특징까지 과감히 시도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조금 더 음악적 컬트함을 과감하게 질렀으면” 이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대성공이란 말이다. 90년대 초중반의 이모 황금기를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노스텔지어의 부활 + 새로운 이모 시대의 개막을 보여주는 이 앨범을 붙들고 눈물 한줄기를 흘리게 될 것이다.
19위 : Team Sleep – Woodstock Sessions Vol. 4 (Woodstock Session)
: Deftones 의 세번째 앨범 White Pony (2000) 성공으로 인해 Chino Moreno 의 프로젝트인 Team Sleep 은 방구석에서 8트랙 녹음만으로 만족하는 여가생활 프로젝트에서 메이저 레이블에서 판을 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기대받는 프로 밴드로 변화하게 되었다. 하지만 데뷔작은 “상업성이 없다” 라는 이유로 발매가 불발 되었고, 최대한 레이블의 의견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셀프타이틀 데뷔작은 음악적 평가와 상업적 판매고 모두 실패를 기록하며 이 밴드의 존재가치를 한없이 제로에 가깝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고 이들은 자연스레 잊혀졌다. 2014년에 동창회 이벤트 정도로 가졌던 이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은 Team Sleep 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주변의 압박감 없이 녹음 된 이 음반은 (멤버 모두가 녹음 전날에 겨우 모인데다가, 다들 곡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밤새 합주를 하며 손발을 맞췄다는 웃지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Team Sleep 이 데뷔작을 만들며 희석되어 버렸던 진짜배기 오리지널리티를 여과없이 담아낸다. 프록/트립합/엠비언트 성향이 진한 추상적 일렉트로닉스가 뼈대가 되고, 뉴메탈적인 헤비함이 엑센트를 주는 정도지만, 최종적인 질감과 깊이는 정말 다르다. Deftones 의 일렉트로닉스 특화 버전 짝퉁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재고 될 정도로 이들만의 오리지널리티가 200% 발휘된다. Team Sleeps 이라는 밴드에 실망을 가졌던 사람들, Deftones 에 여전한 애정을 가진 모두에게 강력 추천한다. 이벤트성 세션 라이브 앨범 시리즈 중 하나로 발매 되었다고 우습게 보다간 큰 코 다친다는 점을 주의 하시길.
18위 : Armored Saint – Win Hands Down (Metal Blade)
: 정통 파워 메탈, 아메리칸 하드락, 80 쓰래쉬 & 90 그루브 메탈적인 모던 헤비함의 깊고 강렬한 오리지널리티. Armored Saint 를 간단히 설명하면 그렇다. 여러장의 앨범에서 그러한 면모가 십분 발휘 되었고, 이번에도 새로움 거의 없이 똑같이 구현된다. 하지만 이 앨범은 Armored Saint 역사상 최고의 한장이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더욱 파워풀한 폭발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뛰어난 프로덕션으로 인해 이들의 매력은 배가 되며, 조금 더 다양하고 치밀하게 만든 곡/앨범의 흐름은 더욱 더 그 매력을 크게 부풀린다. 보컬리스트 John Bush 의 음색과 테크니컬함은 명불허전이며, 멋진 프로덕션 & 탄탄한 곡/연주를 통해 더욱 더 근사하게 표현된다. 정통 헤비메탈의 빈티지한 묘미, 빵빵한 프로덕션을 통해 만들어지는 모던한 감각의 획득까지 나아 갈 정도. 신구 메탈의 장점만이 극대 화 된, 아쉬움이 전혀 없는, 밴드 역사 최고의 결론을 내린, 한마디로 이들 역사의 최고의 한장 되겠다.
17위 : So Hideous – Laurestine (Prosthetic)
: Deafheaven 이 두번째 앨범 Sunbather (2013) 를 통해서 어마어마한 음악적 성장으로 블랙메탈씬에 대충격을 선사 한 바 있었다. 그러한 충격의 2015년 넘버원 랭킹은 이들 So Hideous 의 몫이다. 블랙메탈을 근간으로 하며 엑스페리멘탈리즘, 슈게이징을 덧대 인디로커 성향의 포스트 블랙메탈 (혹은 힙스터 블랙메탈) 을 만들어 내는 방법론은 비슷하다. 하지만 최종 결과물은 매우 다르다. 올 한해 안에 반드시 주목해야 할 정도로 매우 강렬할 정도다. 감성어린 피아노/현악파트를 지닌 전형적인 심포닉 블랙메탈 코드로 시작, 서서히 스케일을 끓어 올리며 폭발하는 포스트락/슈게이징적 방법론을 구사하지만, 한계를 모르고 한없이 계속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올리는 클라이맥스 표현의 극단화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포스트 블랙메탈의 기승전결에서 결이 지니는 거대한 스케일, 그 결 부분을 극단적으로 계속 올려대며 발생 시키는 클라이맥스의 초-극단화 기법은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이자 경악요소다. 그 경악성 하나만으로도 올해 가장 중요한 한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그러한 음향 충격장치만 있다고만 생각해서도 곤란하다. 기승전 메이킹 역시 엄청난 섬세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2015년 최고의 포스트 블랙메탈 그 자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되는, 그러한 앨범이다.
16위 : Lucifer – Lucifer I (Rise Above)
: Black Sabbath 와 같은 빈티지 헤비메탈 추구, 그것보다 더욱 올드한 질감 삽입, 그로 인한 강렬한 개성 창출”, 이는 Rise Above 의 최근 신예들의 공통적 특징이다. Ghost 라는 거박 밴드를 선보인 Rise Above 는 올해 유난히도 그러한 코드의 명 밴드들을 꽤나 선보이고 있는데, Lucifer 는 그 중 아주 돋보이는 밴드다. Black Sabbath 로 대표되는 헤비 컬트 블루스 스타일, 그와 연결되며 그보다 더욱 옛스런 사이키델릭 하드락적 코드의 과감한 삽입이 있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블루스-하드락 코드들의 일관된 공통적 특징인 “흑마술 신비주의” 의 극단화를 보여주는 여성 보컬리스트의 Johanna Sadonis 의 뛰어난 포장기술이 더해진다. 어디서 많이 들은 친숙한 느낌으로 귀를 살짝 이끌고, 어디서 절대 들어 본 적 없는 개성적 여성 보컬리스트 중심의 개성까지, 매우 멋진 응용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데뷔 풀렝스에서 이만큼의 강렬함이라니, 가희 놀라울 따름.
15위 : Black Medicine – Irreversible (석기시대)
: Black Medicine 은 단 한장의 데모없이, 라이브 무대에서만의 활동으로 “2010년대 한국 헤비니스 아이콘” 으로 자리잡은 무서운 밴드였다. 싱글이건 EP 건 뭐라도 나왔다 하면 한국 메탈 역사에 한 획이 그어질 것은 분명했다. 허나 레코딩 과정은 2년 넘게 늘어졌고, 그들의 레코딩 결과물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하나 둘 씩 지쳐 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5년에 드디어 발표 된 Irreversible 은 오래 걸릴만한 가치가 있었다. 둠-슬럿지-스토너 메탈의 오랜 역사를 한방에, 아쉬움 없이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독할 정도로 암울한 올드스쿨 스타일부터, 모던하고 캐치한 요즘 둠-슬럿지-스토너 사운드에 대한 흐름까지 섭렵했다. 이쪽 장르에 인플런스가 된 고전 사이키델릭 하드락에 대한 탐구와 자기화 또한 엄청난 센스를 발휘했고, 각 멤버들의 강렬한 테크닉과 캐릭터성도 엄청났으며, 긴 러닝타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지루함을 전해주지 않는 흥미진진함의 연속 폭발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한국 메탈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 한국형 둠-슬럿지-스토너의 탄생이자 결정타 등등 수많은 미사여구가 동원 될 수 밖에 없는 한장이다.
14위 : Kadavar – Berlin (Nuclear Blast)
: 2000-2010년대 헤비니스 경향 중 하나인 둠-슬럿지-스토너 사운드에 대한 모던한 변화상의 여러가지 재료 중 하나였던 “고전 프로그레시브” 는 결국 60년대 싸이키델릭 하드락 리바이블이라는 의외의 흐름까지 이끌어 냈고, 서서히 2010년대 헤비니스 신조류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흐름을 만들어 낸 선봉장이자 결정타인 Kadavar 의 3번째 정규작인 본작은 그 흐름의 대표작 그 자체와도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끈적한 블루지함과 환각적인 기타 하울링이라는 고전 사이키델릭 하드락의 전통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으며, 그저 과거 스타일에 대한 카피가 아님을 강조하는 현대적 헤비-그루브와 기름진 프로덕션의 가세로 인한 모던화를 통해 멋진 온고이지신의 결과물을 들려준다. 과거와 현재의 질감의 멋진 어우러짐을 극단적으로 증폭 시키는 뛰어난 송라이팅, 올드하지만 언제나 진리 그 자체인 화려한 블루지 기타 솔로잉의 가세도 있다. 하드락에서 헤비메탈로 넘어가던 그 시기의 독특한 맛의 리바이블이라는 재미 또한 빠질 수 없기도 하다. 고전 하드락이 메탈 시장에서 요즘들어 강하게 어필하는 이유가 이 한장에 있다. 헤비함에 대해 넒게 탐구하는가? 놓치지 마라. 새로운 흐름의 시발점이자 결정타적인 앨범이니까.
13위 : Uncle Acid And The Deadbeats – The Night Creeper (Rise Above)
: 2015년들어 더욱 더 많은 신예 밴드들이 등장하고 있기에 “싸이키델릭 리바이블은 조만간 쉽게 질리는 장르가 될 것이다. 팝 이모, 멜로딕 메탈코어, 데스코어와 같이 말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Uncle Acid And The Deadbeats 는 그러한 몰개성 시대가 올 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들은 데뷔 때부터 “더욱 더 빈티지한 사이키델릭” 으로 승부를 걸었다. 많은 사이키델릭 하드락 리바이블러들이 Black Sabbath 와 같은 헤비메탈과의 연관성을 놓치려 하지지 않지만, 이들은 그것마저 거부하고 60년대의 빈티지 만으로 승부를 건다. 그것도 “매우 컬트하고 독하다!” 라는 느낌이 팍 들 정도의 여러가지 다이하드 요소들의 60년대 사운드로 말이다. 아날로그함, 약물 범벅적인 느낌이 징글맞을 정도로 나는 끈적하고 지저분한 사운드 프로덕션, 끈적하다 못해 약에 절여진듯 축축 늘어지는 곡 구성, 이지라이더나 그라인드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고전 B급 폭력-호러 영화적 색채의 전달까지… 이들의 컬러는 매우 독하며 버라이어티하다. 2010년에 발표했던 데뷔작 때부터 개성적 색채가 장난이 아니었지만, 이번 앨범은 차원이 다른 물건이다. 지겨움을 동반한 다이하드함과 재미를 동반한 캐치함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과감하게 행해졌고, 매우 뛰어난 밸런싱으로 연신 흥미를 끌어 올리기에 그러하다. 싸이키델릭 하드락 리바이블 밴드중에서 가장 독하고 개성적인 한장이며, 2015년 한해 전체 헤비니스 음악을 살펴 보더라도 넘버원급의 개성을 지닌 매우 멋진 한장이다. 60년대 하드락에 대해 “히피 꼰대 새끼들” 이라며 멸시하던건 70년대 락 음악의 주 된 흐름이었다. 그러한 사고방식이 아직 현재도 강하다. 이 앨범은 사람들의 생각을 뜯어 고칠 가장 확실한 한방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그 점이 이 앨범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12위 : Mutoid Man – Bleeder (Sargent House)
: Cave In 의 보컬/기타 Stephen Brodsky + Converge 의 드러머 Ben Koller 의 조합인 Mutoid Man 은 “무조건 들어봐야 하는 밴드” 로의 위치에 있는 밴드다. 이유는 간단하다. Cave In, Converge, Isis, 이 세 밴드 멤버들에 의해 탄생 된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모두 어마어마 했기 때문이다. Mutoid Man 은 그걸 단 한장의 EP Helium Head (2013) 로 증명했다. 둠-슬럿지 메탈과 케이오틱 하드코어와의 충돌이라는 임팩트한 사운드 충격, 60년대 하드록/락앤롤 특유의 캐치한 보컬 라인의 친숙하고도 흥미진진한 흐름이라는 매우 유니크한 조합이 아니 좋을리가 없지 않던가? 풀렝스 앨범인 본작은 더욱 본격적이며 극단적이다. “Converge 스타일” 로 간단히 정리되는 Ben 의 정신 사납게 화려한 브루탈 드러밍의 날뜀은 청자들을 황홀경에 빠트리는데 있어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케이오틱 메탈코어-포스트락 성향의 모던 하드코어-얼터너티브 기타팝을 차례대로 완벽히 섭렵한 Stephen 다운 과격한 메탈코어 & 캐치한 기타팝의 원투펀치는 Cave In 의 이런저런 음반들 마냥 여전히 경이롭다. 솔직히 Mutoid Man 는 Converge 와 Cave In 의 음악 커리어의 노골적인 재탕임을 부정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앨범을 평가하는 순간만큼은 이들의 승리다. 왜냐고? 그들의 사운드공식은 여전히 신선하며, Mutoid Man 이라는 밴드명을 내 세울 수 있을만큼 이들만의 개성확보를 충분히 해 냈기 때문이다. 길고도 다채로운 이들의 넒고 깊은 음악 커리어를 단 한장의 레코드에 압축하는 괴력 또한 임팩트하다. 이들이 뭘 구사 할 지 미리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 하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다. 이름빨 센 놈이 음악도 잘하는 법이다. 뭘 어떻게 하던지 말이다.
11위 : The Veggers – Jazz Master (Valient)
: 한국 인디씬의 주축이었던 펑크가 주요 공연 스팟들을 잃고, 이런저런 이유로 하나둘씩 밴드 해산을 해가며 쇠퇴의 길을 걸어 갈 그때, 이 친구들이 등장했다. 갓 성인이 된, 앳된 기가 얼굴에 가시기 전에 발표 한 데뷔작은 다시 한국 펑크를 뜨겁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80 하드코어의 격렬한 객기, 고전 락앤롤에 대한 딥한 탐구로 인해 만들어지는 “공연장 선동꾼으로 100점, 방구석 탐구자들을 위한 아이템으로써 100점” 였기에 말이다. 적잖은 팬층도 생겼고, 평론가들의 호평도 있었다. 그 뒤에 발표되는 한장은 분명 “성공을 향한 전략적 멜로우한 변화상” 임에 분명했다. 근데 아니다. 이 녀석들은 더욱 독한 음악색으로 근사히 차려진 성공의 밥상을 시원스레 엎어 버렸다. 패스트코어-그라인드코어를 논해야 할 정도로 과격한 비중은 잔뜩 늘었났고, 고전 락앤롤의 대한 탐구 역시 더욱 깊고 넒어졌다. 물론 데뷔작에서 보여준 다이하드한 하드코어 펑크락 밴드로써의 아이덴티티와 지적인 락앤롤러의 뛰어난 밸런싱 또한 여전했다. Jazz Master 는 대중적 성공을 논하는데, 대중적 인지도 상승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Jazz Master 는 펑크 선동꾼으의 아이덴티티, 락앤롤 탐구자로의 아이덴티티에 있어서 최고의 결론을 보여준다. “결국 명작 음반을 보유한 밴드가 최강자” 라는 이 바닥 절대진리가 있다. 그렇다. 이들은 이미 성공한 것이다. 독하고 딥한 한장이 있는 밴드가 최강자다. 그 독하고 딥한게 뭐다? 이들의 2015년 뉴앨범, Jazz Master 되겠다.
10위 : Ecstatic Vision – Sonic Praise (Relapse)
: 아무리 올해 “싸이키델릭 리바이블” 밴드들이 멋진 음악적 성과들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이들만큼 임팩트 할 수 있을까나? 아마도 아닐것이다. 2000년대 초 NWOAH 열풍을 논하는데 절대로 메탈코어 밴드 A Life Once Lost 멤버들의 새 밴드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모던 메탈 사운드와는 전혀 상관없는 “60년대 스페이스 락” 를 들려주는 이들은 여기저기도 많이 쓰이지만, 실제로 꽤나 어울리게 쓰기 힘든 형용사인 “충격적인” 이라는 단어가 매우 어울리는 무언가를 제대로 들려준다. 기타 이팩터 & 앰프 하울링의 극을 보여주다 못해 새로운 세계로 차원이동을 할 정도의 느낌을 부여하는 싸이-파이적 음향효과 & 징글맞을 정도로 한두가지 락앤롤/하드락 패턴을 극단적으로 반복 해 대며 발생 시키는 음향 소용돌이의 상승/최면효과의 독함은 경이로울 지경. 식을 기미를 보여지 않는 극단적 사이키델릭/스페이스 효과의 뜨거움도 놀라웁지만, 그러한 클라이맥스적 열기를 만들어 가기 위한 신중하고도 섬세한 곡/연주 빌드업 또한 엄청난 존재감을 남긴다는 점도 중요하다. 느릿하고 차분하게 전개되지만, 단 한번의 흥미 저하를 보여주지 않는 뛰어난 페이스도 일품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근사한 직종변경을 하였을꼬? 앞으로의 행보도 어마어마하게 기대 될 따름!
9위 : Malfunction – Fear Of Failure (Bridge Nine)
: 메탈릭 하드코어는 섣부른 변화를 할 수 없는 다이하드한 장르들 중 하나이지만, 흥미롭게도 수많은 신예밴드들에 의해 “제한된 음악적 코드들에서도 신선한 음악적 재미” 를 느끼게 해 주며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변치않는 헤비니스 사운드 알짜배기 장르로써의 위용을 지키고 있다. 그러한 생각을 또 한번 제대로 하게 만드는 2015년 최고의 하드코어 밴드는 뉴욕 버팔로 출신의 신예 Malfunction 이다. Madball 로 대표되는 그루브한 메탈릭 하드코어를 뼈대로 블랙큰드 하드코어, 둠/슬럿지 등 매우 다양한 장르들을 접목 시키고, 그러한 코드들의 음악을 하는 아이콘 밴드들을 쉴 새 없이 잔뜩 떠올리게 만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자신들만이 아니면 구사 할 수 없는 사운드” 로 최종 결론을 내리는 이들은 올해 가장 예상치 못한 음악적 임팩트함을 선사한다. 20년이 넘는 메탈릭 하드코어 역사상 최강의 “제한 된 재료로 만든 신선함” 중 최강 그 자체라는 설명이 반드시 동반 되어야 옳은 밴드. 게다가 이 앨범은 데뷔 풀렝스랜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자. 듣고 놀라고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자.
8위 : 13 Steps – Venom (Dope Entertainment)
: 13 Steps 는 그 어떤 한국 하드코어 및 헤비니스 밴드들 보다 앞서 나가는 밴드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외국 본토의 메탈릭 하드코어 사운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구사하는데 매우 열심이며,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개성적인 음악적 색채를 만들어 나가려는데에도 많은 고민과 노력을 무대에서나, 앨범에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쏟아 붓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모의 발동이 걸렸던 2번째 앨범 Existance 로부터 6년만의 신작인 Venom 은 그러한 야심을 극단적으로 꾹꾹 눌러 담은 한장이다. 신작의 포인트는 “극단적으로 차별되는 자신들만의 개성 완벽 구축” 이다. 이들의 신작은 메탈릭 하드코어의 진수를 들려주려는 야심, 그리고 그 어떤 메탈릭 하드코어 밴드들과 닮지 않은 13 Steps 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담으려는 집착의 멋진 산물이다. 앞서 소개한 Malfunction 의 Fear Of Failure 처럼 메탈릭 하드코어 아이콘 사운드에 대한 연구 & 극단적인 자기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들보다는 어느정도 한 수 위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다. 그러한 생각을 만드는 것은 긴 커리어에서 나오는 연륜도 있겠지만, 이들만의 남다른 음악적 열정과 집착성에 있다. 리프, 드럼 패턴, 곡 구성, 연주 스타일 등 무엇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로 만드려는 긍정적인 측면의 집착어림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밴드라는 포맷에서의 혁신적 새로움을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은 각 파트/멤버들의 연주 레벨의 상승까지도 이어진다. 13 Steps 가 테크니컬한 연주 집단은 아니겠지만, “이 밴드 연주는 확실히 뭔가가 있어” 라는 말을 입게 머금게 만든다는 말이다. 밴드라는 포맷에서의 대단한 발전, 각 멤버들 개개인에 대한 발전, 그 두가지의 극단화를 담은, 끝장나는 한장이다. 2010년대 한국 헤비니스 레코드 랭킹 넘버원 레코드라는 타이틀 까지 붙여주고 싶다.
7위 : The Body & Thou – You, Whom I Have Always Hated (Thril Jockey)
: 둠/슬럿지 메탈 사운드의 혁신적인 스타일을 연신 제시하고 있는 두 밴드 The Body 와 Thou 의 콜라보레이션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닌거 같다. 두번째 기획이라는 점 또한 놀랄만한 일 역시 아닌거 같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의 음악만큼은 매우 놀랄만 하다. 클래식 둠메탈, 드론 메탈, 슬럿지, 인더스트리얼, 노이즈락, 엣모스페릭 블랙메탈 등 “지저분하게 웅웅 거리는 모든 헤비니스의 총 집결체이자 혁신적 모던화” 를 선보이는 두 밴드의 뛰어난 음악적 조화는 애초에 이 두 밴드 멤버들이 한 밴드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러한 조화속에 클래식 둠메탈 & 엣모스페릭 블랙메탈적 코드가 진한 Thou, 노이즈/인더스트리얼 메탈적 둠 사운드가 진한 The Body, 이 두 세력이 각자의 음악 스타일을 좀 더 어필하고자 하는 음악적 투쟁심의 격돌 또한 볼만하며,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상승 효과를 내기도 한다. 뛰어난 팀웍으로 바라 볼 수도 있고, 치열한 대혈전으로 바라 볼 수 있기도 하다. 중요한것은 만날 놈들이 제대로 만났다는 점이다.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남발되어 가치가 형편 없어진 이 시기에 정말 그 단어에 어울리는 음악적 결과를 담은, 멋지디 멋진 한장이다. (더불어서 Thou 는 작년 앨범 Heathen 에 이어 연타석 대박을 쳤다. 이 점도 매우 중요!)
6위 : Tribulation – The Children Of The Night (Century Media)
: 데뷔작 The Horror (1999) 에서는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 리바이블러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고, 2번째 앨범인 The Formulas Of Death (2013) 에서는 Celtic Frost 의 후계자임을 어필하는 동시에 “프로그레시브/엑스페리멘탈 메탈” 계열의 새로운 챔피언이 될 것임을 화려하게 예고 한 바 있었던 스웨덴 메탈 영건 Tribulation. 3번째 앨범이자 메이저급 레이블 데뷔작인 본작은 그 야심을 많은 사람들이 수긍 할 수 있게 세련되게 다듬는, 한마디로 밴드가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룬 결정타적인 앨범이다. Celtic Frost 가 바로 생각 날 정도로 사타닉/언홀리 코드에 대한 독특한 오리지널리티 확보, Entomned 와 같이 데스메탈을 시작점으로 잡고 고전 하드락/헤비메탈을 탐구하며 믹스쳐/모던화 해 가는 방법론의 차용, In Solitude 와 같이 고전 헤비메탈을 구사하는 가운데 그 장르가 지닌 여백에 현대적 타이트함을 집어 넣으며 고전 헤비메탈을 신선하게 만드는 영악한 응용력 등등등… 매우 다채로운 흥미로움이 가득이다. 2번째 앨범에서도 그러한 다양한 재미를 보여 주었고, 본작은 그 코드를 답습하게 보이기에 살짝 미덥진 않긴 하다. 하지만 긴 러닝타임속에 우왕좌왕하던 과거와는 달리 적당한 시간대에 콤팩트하게 제대로 자신들만의 음악적 독특함을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정리감각은 “전작의 재탕”이라는 미덥지 않은 시선마저 박살낸다. 고전 헤비메탈, 쓰래쉬, 데스메탈, 블랙메탈 등 다양한 메탈 장르속에 언제나 존재했던 “뭔가 다른 음악색” 을 추구하던 밴드들의 엑기스 추출 & 개성적 재해석을 보여주는 매우 흥미진진한 한장이다. 역시 메탈은 스웨덴제야!
5위 : Intronaut – The Direction Of Last Things (Century Media)
: 프로그레시브 메탈코어/ 케이오틱 하드코어 계열의 명 밴드이지만, 그 장르를 논하는데 바로 떠오르지 않는, B-클래스의 밴드인 이들의 한이 드디어 풀렸다. 스타 밴드급으로 성장하지 못했지만, 매 발표하는 앨범마다 자신들만의 개성을 진하게 더해가며 범상찮음을 보여주던 이들은 신작 The Direction Of Last Things 에서 결국 A-클래스로 올라섰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코어 하면 생각나는 자유로움과 편집증적인 중간지대에 놓인 징글맞은 템포 놀음, 그와 연계되는 기괴한 연주 센스의 극단적 발휘는 여전히 강렬하다. 그러한 장르의 밴드들이 쉽게 할 수 없었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파퓰러한 라인의 제조와 조합은 청자를 경악하게 만듬과 동시에 다른 밴드들과의 확실한 차별점으로 맹활약 하기도 한다. 기괴한 컬트함의 묘미와 대중적 캐치하의 묘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껀수를 만들어 낸 밴드의 수는 적다. Intronaut 이 그걸 한다. 그 두가지 특징의 매력이 하나도 줄지 않는다는 점도 경악스럽기도 하다. 예전 작품들에서도 그러한 것을 노렸다. 하지만 완벽하게 귀결되는 모습은 솔직히 아니었다. 밴드는 서두르지 않았다. 천천히 제대로 사태파악을 하고, 확실한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끈기있게 노력했다. 그것이 이 결과물이다. 위대함은 하루 이틀에 완성되지는 않는법. 그 간과하기 힘든 진리를 제대로 보여주는, 요즘 보기 드문 정공법적 장인정신을 담은 한장이기도 하다. 그 점이 더욱 멋지지 않나 싶다.
4위 : Twitching Tongues – Disharmony (Metal Blade)
: 조금 민감하고 발 빠르게 헤비니스 음악을 즐겨 왔다면 Twitching Tongues 라는 밴드는 전작 In Love There Is No Law (2013) 으로 이미 2010년대 전설이 되었음을 알고들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그러한 전설의 새 앨범인데 말이다. 터프한 리듬으로 계속 밀어 붙이는 교과서적인 메탈릭 하드코어 정석, Candlemass 로 대표되는 클래식 둠메탈의 품위 넘치는 암울함과의 완벽 조화는 세번째 재탕이라 하더라도 차원이 다르다. 강렬한 독특함이 제대로인 팀 컬러의 건재는 2015년에도 장난 없으며, 더욱 더 치밀해진 연주 패턴 & 전보다 번뜩이는 송라이팅 감각의 가세도 굉장하다. 메이저급 데뷔에 걸맞는 위용을 갖춘 또 한번의 전설 탄생 그 자체 되겠다.
3위 : Kiling Joke – Pylon (Spinefarm)
: Kiling Joke 의 첫 앨범은 1980년에 나왔다. 2015년에 발표한 신작 Pylon 은 15번째 앨범이다. 이 정도의 커리어라면 음악적 기력은 쇠한지 오래일 것이며, 새 앨범은 그저 “생존신고” 의 의미만이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Killing Joke 의 신작들은 늘 “전보다 새롭고 뛰어난 무언가” 를 보여주며 언제나처럼 최고의 앨범을 갱신하려는 이상과 현실을 흥미진진하게 들려 준 바 있다. Pylon 도 그러한 앨범이다. 신작다운 새롭고 뛰어난 무언가를 들려준다. 그와 동시에 그 신선함의 강도는 전작들과 차원을 달리하기에 Pylon 은 그들 커리어에 있어 매우 의미심장한 한장이기도 하다. 90년대 인더스트리얼 메탈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했던 밴드다운 독특한 헤비니스 감각은 여전하며, 밴드 커리어 초중반의 포스트 펑크 – 뉴웨이브 스타일 시절의 빈티지한 멜로디어스함의 부활이라는 의외성의 첨가, 그 두가지 이질적인 것들의 뛰어난 조화, 그리고 그 두가지의 조화는 이러이러 할 것이다라는 예상을 과감히 무너트리는 감각적인 어레인지의 놀라움까지… 지난 14장에서 충분히 느꼈던 것들이 근사하게 펼쳐지지만, 전작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깨닮게 만들며, 이 팀이 지닌 매력의 극단화를 보여준다. 예전에도 그랬었다고? 하지만 예전과는 다르다.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Killing Joke 의 넘버원 레코드까지는 아니겠지만, 탑5 를 논한다면 무조건 거론 될 한장 되겠다.
2위 : Noisem – Blossoming Decay (A389)
: Slayer, Kreator, Sodom, Sepultura 등등등 초과격 쓰래쉬 메탈 사운드 특유의 임팩트함을 단 한장의 데뷔작 Agony Defined (2013) 에 응축 해 낸 바 있는 메릴랜드 출신의 특급 메탈 영건 Noisem 의 신작 앨범. 뭐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지 않은가? 단 한장의 앨범으로 순식간에 쓰래쉬 메탈 리바이블 1-2위를 다투는 초대박 밴드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으며, 2010년대 메탈 신예들 중 가장 뛰어난 밴드임을 완벽하게 증명한 이들의 신보의 하이 랭크는 따 논 당상이 아니냐는 말이다. 2번째 앨범 Blossoming Decay 는 데뷔작의 신선한 충격을 이어간다. 더욱 과격한 사운드로 말이다. 데뷔작의 초과격 쓰래쉬에서 그나마 캐치한 요소였던 리드미컬함과 솔로 파트의 약간의 멜로디마저 과감히 걷어 낸 채 Terrorizer, Master, Nasum, Wormrot 과 같은 미니멀한 구성과 블라스트 비트 판치는 그라인드코어의 영역까지 도전하고 있으며, 이는 “전작보다 더욱 과격함 + 전작보다 훨씬 개성적임” 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내고 있다. 과격한 스피드로만 승부하는 앨범이라고만 생각 해서도 곤란하다. 뛰어난 구성력,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기계적인 연주가 보여주는 딥한 뮤지션쉽 역시 만만치 않은 음악적 위용을 뽐내니까 말이다. 괴물 신예의 전설을 또 한번 이어가는, 초필살 앨범 그 자체 되겠다.
1위 : CHON – Grow (Sumerian)
: 이모 리바이블과 기타 비루투오조와라는 이질적 요소의 놀랍고도 근사한 결합, 기타 비루투오조 특유의 화려한 기타플레이의 대표 장르인 재즈 / 하드락 / 블루스 / 헤비메탈 코드의 극단적 배제, 그 배제와 함께 들어있는 펑크적 특징 & 펑크의 테크니컬화라는 신선함, 그 신선함에 은근 녹아있는 & 일단 과감히 배제 시켜 놓은 상태지만 은근 베어 나오는 퓨전 재즈적 풍취, 화려한 플레이만큼 공을 들여 만든 깔끔하고 담백하며 누구나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 까지. 음악적 배경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음악적 코드와 스타일을 이렇게 까지 쉽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폼으로 완성 시켰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경이로움의 강도는 올해 최고이자 최강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괴한 앨범” 이 이 물건이다. 장르에 상관없이 획기적인 음악 제조 방법론은 절대적인 진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시각에서 까다롭게 접근하고 평가를 해도 최고 일 수 밖에 없는 한장이다. 올해 최고의 한장을 넘어선, 2010년대 최고의 한장이 아닐까 싶다.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