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tsnake – Black Age Blues (Southern Lord, 2015)

Goatsnake – Black Age Blues (Southern Lord, 2015)

US 둠메탈의 시작이었던 The Obsessed 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그러나 해산 후 각 멤버들의 새 밴드들은 역사에 길이남는 족적을 남겼는데, 그 밴드들은 이름만 들어도 헉 하고 놀랄만한 밴드들인 Saint Vitus, Kyuss, Goatsnake 였다. Saint Vitus 와 Kyuss 에 비해 네임벨류가 조금은 떨어지지만 Goatsnake 역시 굉장한 족적을 남긴 밴드다. 밴드는 단 두장의 정규작과 이런저런 EP/스플릿만을 남겼지만, 매우 유러피언 헤비메탈인 둠메탈을 US 하드락/서던락적으로 근사하게 개조 해 내는 굉장한 캐릭터를 구축 해 냈기에 그러하다. 뛰어난 개성을 지닌 이 밴드는 아쉽게도 길게 가지는 못했다.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Greg Anderson 이 Goatsnake 와 동시에 시작한 밴드이자 드론 메탈의 아이콘이 되는 Sunn O))) 활동에 좀 더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로 인해 Goatsnake 의 활동이 멈추었기 때문이다. 2001년에 해산, 2004년에 재결성하여 새 EP 앨범을 내 놓으며 다시 활동에 들어갔으나 이 역시 길게 가지 못했다. 2010년에 투어 활동을 다시 전개하며 건재함을 보이지만, 이 역시 듬성듬성 이었다. 활동을 거의 안하다 싶이 했지만, 이 밴드 Goatsnake 는 해산만큼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들 시간 날 때 잠깐잠깐 좋은 추억으로 하나보나 여겼다. 그러한 인상이 완벽히 굳어져 버린 2015년,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다. 11년의 새 레코딩 결과물이자, 15년만의 새 풀렝스 앨범인 Black Age Blues 이 등장한 것이다.

2014년에 뜬금없고도 짤막하게 “새 얼범 녹음합니다” 라는 다소 무성의한 코멘트를 남기고 제작에 들어감, 이것이 Black Age Blues 의 제작 배경의 전부다. 적은 수의 디스코그래피에 비해 매우 뛰어나고 개성 넘치는 사운드를 보여 준 바 있는 Goatsnake 라지만, 11년만의 새 레코딩을 1년도 안되는 기간안에 해치운다라? 여기에 투어 활동도 꽤나 듬성듬성/짦막짦막 이었음이 가미되면? “전혀 기대를 할 수 없다” 를 넘어, “기대가 전혀 안된다” 로 이어진다. 하지만 Black Age Blues 의 음악적 결과는 매우매우 뛰어나다. “둠/슬럿지 메탈의 금수저 밴드임을 완벽하게 증명” 이라는 말로 간단히 설명이 될 정도로 말이다.

Black Age Blues 에서 보여주는 Goatsnake 만의 음악적 특징인 “둠 메탈의 US 하드락/서던락적 튜닝” 은 여전히 강렬하다. 둠메탈이 지닌 클래식 뮤직적 멜로디라인은 완벽하게 제거 되어있고, 그 대신 블루스/서던락 특유의 끈적한 리듬이 가득 들어차 있다. 둠메탈 특유의 퍼즈톤에서 비롯되는 헤비한 덩어리의 추상적인 질감 & 블루스/서던락 특유의 캐치한 훅의 절묘한 믹스와 공존은 더욱 더 놀라우며, 미니멀함/컬트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기타 사운드와 다이내믹함/캐치함의 진리를 보여주는 보컬라인의 이질적인 밸런스는 더욱 놀라웁다. 여기에 펑크적인 심플함과 스트레이트함이 적절히 첨부되고, 소울/가스펠에서나 볼 법한 여성 백보컬까지 소소하게 첨부되어 청자를 충격의 구렁텅이에 확실하게 빠트린다. 흥미진진하고도 흥겨웁게 앨범이 진행 될 수록 청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둠메탈에 너무 많은 록앤롤/블루스 전통의 기타팝 매직이 들어가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너 사운드라던지 캐치함의 응용을 행한 2000년대 모던 슬럿지 메탈 사조와는 거리가 먼, 정통 둠메탈적인 앰프 하울링의 빈티지한 임팩트함 역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이 결론을 내리기 힘든 사운드는 무엇이란 말이냐 하고 고민하게 된다는 말이다. 밴드의 기타리스티인 Greg Anderson 의 커리어 또한 떠올린다면? 청자가 만약 유연하지 못한 고집불통 메탈헤드적 사고방식을 지녔다면 그의 머리가 폭발 할 지도 모른다. 그는 Sunn O))) 에서 추상적 헤비니즘의 극치를 구토를 유발 시킬 정도로 보여 준 괴물이 아니건가? 그런 그가 Goatsnake 에서는 매우 캐치한 정통파 블루스/서던락을 들려준다라? 보통 혼란스러움이 아니지 않던가.

여하간 머릿속이 혼란 해 질수록 Black Age Blues 는 확실한 하나의 결론으로 나아간다. Black Age Blues 라는 앨범은 매우 개성적이며 음악적으로 뛰어난 “명반” 이라는 하나의 결론으로 말이다. 이 앨범은 차원이 다른 앨범이다. 둠 메탈의 US 하드락/서던락적인 튜닝만이 아닌, 그 두가지 장르의 특유의 역사를 모두 극단적으로 제대로 살리면서 조화/융합을 시켜냈다. 둠/슬럿지/스토너 메탈 전체를 따졌을때 모던함이나 캐치함을 시도하면 올드스쿨적 컬트함은 상대적으로 줄어 들 지 않던가? 그 반대로 이 장르 특유의 컬트함을 강조하면, 과거 사운드와 별 다를 바 없는 재미없음으로 귀결되고 말이다. Black Age Blues 는 그 두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꽤나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이들은 해낸다. 예전 앨범에서도 그러했지만, 더욱 더 치밀하고 섬세함을 더해 해결한다. 오랜 공백이라는 패널티를 짊어 지고서도 말이다. 둠/슬럿지/스토너 메탈에 있어서 또 하나의 텍스쳐로써 쉴 새 없이 참고 될 수 있는, 교과서와도 같은 한장이라 말 할 수 있겠다. “흥겨웁게 즐기는 둠메탈적 컬트함” 의 극치 Black Age Blues,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 Mike Villain


Elevated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