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Series #20] Blackended Hardcore

[VillainsSeries #20] Blackended Hardcore

Blackended Hardcore?
– Blackended Hardcore는 간단하게 정의하면 “사타닉/언홀리한 코드의 메탈 사운드를 적극 이용한 하드코어 펑크” 로 생각하면 된다. 하드코어 펑크와 스피드 메탈과의 접목으로 탄생 되었던 80년대 중반의 “크로스오버 쓰래쉬 (Crossover Thrash)” 의 확장판이자 90-2000-2010년대 개념으로 생각 할 수 있다. 90년대 스타일, 2000년대 스타일, 2010년대 스타일이 꽤나 뚜렷하게 갈릴 정도로 굉장히 변화가 많은 장르이기도 하다.

헤비/그루브를 위주로 한 90 메탈릭 하드코어에 사타닉/흑마술/언홀리적인 메탈적 분위기와 테마를 담은 밴드인 Integrity 로 대변되는 90년대, 크러스트 펑크를 기반으로 사타닉/언홀리적인 메탈 바이브 & 둠/슬럿지적인 사운드를 도입한 Cursed 로 대변되는 2000년대, 크러스트-블랙메탈-쓰래쉬-둠/슬럿지/드론 메탈/그라인드코어의 경계가 애매모호 해 진 분위기 & 사타닉/언홀리한 코드를 지닌 메탈과 하드코어씬의 적극 융합/교류를 통해 예측 할 수 없게 돌아가는 2010년대로 크게 나눠서 살펴 본다면 이해는 한층 수월 해 진다.

하드코어 펑크적 바이브를 잔뜩 머금고 있는 EYEHATEGOD, 크러스트 펑크적인 사운드를 적극 도입한 Darkthrone, 크러스트 펑크 특유의 무미건조한 음악적 행동강령에 반기를 든 모던 & 다이하드 한 노선의 밴드인 Tragedy, 데스메탈과 빗다운 하드코어를 접목했던 Earth Crisis 의 그것을 이어받아 파워업을 행하는 가운데 흑마술적인 코드를 적극 도입하여 독특한 팀 컬러를 만들어 낸 Xibalba, 하드코어 펑크씬에서 비롯 된 그라인드코어이자 Siege 의 진정한 계승자인 Nails, 크러스트 펑크와 클래식 헤비메탈과의 조화로의 커리어를 더 길게 행하고 있는 Darkthrone, 미국 하드코어씬에서 등장한 블랙메탈러이자 한가지 장르로 도저히 정의가 안되는 Deafheaven, Siege 와 같이 극단적인 빠르기에 도전한 하드코어 펑크 원로 등등등… 정확히 Blackended Hardcore 카데고리에 넣을 수는 없지만, 레이블적으로나 합동 투어적으로나 매우 교류가 왕성하기에 아니 살펴 볼 수 없는 “일맥상통 장르의 밴드들” 역시 빠트리지 않고 체크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 하겠다.

특히 둠/슬럿지/드론메탈만을 취급하던 Southern Lord Records 가 2010년대 들어서 블랙메탈, 크러스트, 하드코어 펑크, 그라인드코어, 패스트코어, Blackended Hardcore 등 다양한 장르의 밴드들을 섭외/릴리즈 하고, 투어까지 같이 짜 주는 혁신성을 발휘했고, 이로 인해 위에 열거한 모든 장르들의 경계가 붕괴되며 “장르/문화 대통합”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 “2010년대 헤비니스를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 빠질 수 없는 큰 흐름” 이기도 하다. 2015년 현재에 사악하고 어두운 테마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구사하는 장르를 일일히 따로 분류하는것은 정말 의미없는 행동 이라고 단언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메탈과 하드코어 펑크와의 새로운 크로스오버 공식인 가운데, 지금까지의 다양한 크로스오버 공식보다도 강렬한 음악적 임팩트를 남기고 있는 장르, 바로 Blackended Hardcore인 것이다. 만약 당신이 헤비니스 팬인데, 이 흐름을 아니 몰라 본다면? “당신은 2010년대 헤비니스를 전혀 모르는것이 분명하다” 라고 단언해도 된다. 그만큼 강렬한 흐름이기에 그러하다.

[Blackended Hardcore 연대기적 20선]

Integrity – Humanity Is The Devil (Victory,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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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ded Hardcore 의 진정한 시작” 으로 모든것이 설명되는, 원조/원점 그 자체인 밴드. 바로 Integrity 이다. “이 장르에 관심이 있다면 이들의 모든 앨범을 다 들어봐야 한다” 라고 단언해야 할 정도로 매 앨범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새롭게 추구하는 스타일도 많은 밴드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단 한장을 뽑는건 무의미” 인데… 그러함에도 단 한장을 뽑아 본다면 3번째 앨범인 Humanity Is The Devil 이 적격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개인적 취향이 강한 선택임을 꼭 밝히고 싶다. Integrity 의 초중기작들은 모두 엄청난 음악적 의미를 남기기에 말이다.) 90 하드코어 특유의 헤비-그루브한 메탈릭 사운드에 다양한 사타닉 메탈적 프로덕션, 리프 패턴, 분위기 창출, 가사 테마 등이 존재한다. 지금의 Blackended Hardcore 와 비교하면 좀 많이 밋밋하다. 허나 “언홀리/사타닉한 테마와 사운드의 하드코어” 의 기본뼈대를 단숨에 뚝딱 만들어 낸 밴드가 이들이기에 이 앨범의 의미는 굉장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Blackend Hardcore 란 Integrity 사운드를 더 빠르게, 더 노이지하게, 더 사악하게 튠업 한 것 뿐” 이라고 단정 지어도 될 정도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자.

Gehenna – Negotium Perambulans In Tenebris (Crawlspac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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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ded Hardcore 의 원조급 밴드를 논하는데 있어서 Integrity 와 더불어서 빠져서는 절대 안되는 밴드이지만 극심한 멤버교체, 이런저런 멤버들의 다양한 사건사고 (주로 범죄), 그로 인한 절대적인 라이브 활동 부족 & 이들의 정체를 잘 아는 사람의 극단적 부족함으로 인해 “매우 컬트한 밴드” 위치에 놓여져 버린 Gehenna. (동명의 이런저런 밴드들이 꽤 많아 헷갈리는 사람도 속출하여 더욱 더 이들만의 진정한 정체를 알 수 없게되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최근들어 The Infamous Gehenna 라는 이름을 자주 사용중이다.) 그들의 데뷔 풀렝스이다. Integrity 가 전형적인 90년대 메탈릭 하드코어 특유의 분위기를 차용한 언홀리/사타닉 하드코어를 들려 줬다면, 이들은 80 하드코어 펑크의 극단적 스피드를 통한 패스트코어적 사운드의 언홀리/사타닉 스타일을 추구한다. 패스트코어 스타일의 음악에 블랙메탈적 보컬을 얹은, 그닥 유별나지 않은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Cursed 부터 Young And In The Way 까지의 흐름을 따져보고 이 앨범을 들어 본다면, Gehenna 가 보여준 “10년 이상 앞서가는 혁신성” 에 놀라게 될 것이다. 2000년이 아닌, 2010년대에 더 어울리는 스타일이기도 하다는 점도 중요. 앞으로의 10년을 좌지우지하는 새로운 하드코어 스타일을 완벽하게 제시했지만, 극심한 멤버교체로 인해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활동중단에 들어가고 각각 멤버들이 수많은 프로젝트를 행하며 Gehenna 의 가치가 극단적으로 희석 되었다는 점은 매우 아쉬웁기도 하다. 하지만 2010년도에 다시 활동에 들어갔으며, Blackended Hardcore 를 논하는데 빠질 수 없는 레이블 A389 Recording 를 통해 일련의 앨범 재발매 & 신작들의 재발매로 인해 이 밴드의 가치가 다시금 재평가 받고 있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Gehenna 의 가치를 다시금 확실히 깨닮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이 앨범을 놓치지 말기를 당부 드린다.

Cursed – One (Deathwish Inc.,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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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ed Hardcore 를 논하는데 단 한장만을 선택 한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이 앨범이다. Integrity 의 리더 Dwid 가 뉴욕 하드코어 갱 크루 DMS 와의 대립으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워(?) 벨기에로 도망치듯 떠나고, Gehenna 가 이런저런 내부 사정으로 인해 자신들의 뛰어난 음반을 알리는데 실패하여 하드코어 펑크 & 사타닉/언홀리 메탈과의 조화로운 믹스의 전통은 끊기는듯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으로 다시 부활했고, 2015년인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는 음악적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Tragedy, His Hero Is Gone, From Ashes Rise 와 같은, D-비트의 징글맞은 무한반복을 거부하고 캐치한 구성, 뛰어난 송라이팅, 다양한 템포-리프-비트 패턴의 구비, 묵시록적인 멜로디/분위기 창출을 통한 새로운 크러스트 사조를 근간으로 한 질주감 넘치는 하드코어 펑크를 구사하며, 그 안에는 사타닉/언홀리 메탈 특유의 불경스러움이 가득하다. Integrity 와 같은 하드코어 스타일로 100% 정의 할 수 없었고, 크러스트로도 100% 정의 할 수 없었기에 많은 하드코어 펑크 애호가들에게 굉장한 이질감을 선사, 발매 초기엔 그렇게까지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혁신적인 스타일을 지니고 있었고, 매력적인 장르들의 근사한 믹스쳐를 통해 탄생 된 음악적 설득력이 굉장 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Cursed 는 하드코어씬에서 가장 핫 한 밴드가 되었다. 밴드는 이 뒤에 2장의 앨범을 통해 자신들의 개성의 극대화, 과거 앨범에 얾매이지 않는 괴력을 보여주었지만… 유럽투어 당시에 일어난 투어 밴 도난 사건으로 모든것을 잃고 그 자리에서 해산을 해 버리게 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들이 남긴 하드코어 펑크와 사타닉/언홀리 메탈의 공식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밴드들이 참고하고 있으며, 이들의 사악한 명성은 여전히 찬란히 빛나고 있는 중이다. 하나의 중요한 음악적 참고서로도 굉장하지만, 이들이 남긴 앨범보다 더 뛰어나다 라고 단언 할 수 있는 Blackened Hardcore 앨범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점도 빠트리지 않고 거론하고 싶다.

Ringworm – Justice Replaced By Revenge (Victor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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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ded Hardcore 의 90 스타일이었던 Integrity, Cursed 로 대표되는 그 이후의 스타일의 교두보를 보여주는 밴드인 Ringworm 의 3번째 정규작. Slayer 로 대표되는 스피드 만점 쓰래쉬 메탈, Cro-Mags 부터 Hatebreed 까지의 메탈릭 하드코어, Venom / Discharge 와 같은 빈티지 스피디 사운드까지 꽤나 골고루 들어 있는 앨범이다. 80년대 크로스오버 쓰래쉬적 감각이라던지, 90년대 빗다운 사운드적 시점으로 바라봐도 만점일 정도로 뛰어나다는 점도 있으며, 다양한 것들의 언홀리/사타닉적 응용은 정점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극단적 스피드의 무식함에 비해 매우 음악적으로 다양하고 유니크한 의외의 한장. Blackended Hardcore 카데고리 안에서도 꽤나 유니크한 위치에 있며, 그 안에 담아 둘 수 없는 버라이어티함으로 무장한 멋진 앨범으로의 평가가 꼭 필요한 앨범 되겠다. 최근에 밴드가 직접 “발매 10주년 기념투어” 를 공표하고 이 앨범의 전곡을 라이브로 연주 할 계획임을 내 비출 정도로 밴드 내부적으로도 매우 의미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Rise And Fall – Into Oblivion (Reflection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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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사타닉 테마를 지닌 90년대 메탈릭 하드코어” 를 통해 Blackended Hardcore 역사에 큰 이정표를 남긴 Integrity 의 스타일을 직접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밴드 2번째 풀렝스. Integrity 가 둠/슬럿지적인 느릿함과 메탈릭 하드코어 특유의 헤비 그루브를 극대화 시키며 사악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면, 이들은 그 스타일에 다이내믹한 스피드와 로우한 프로덕션을 가미하여 흥미로움을 더했다.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크러스트 특유의 심플-스피디한 스타일, 육중한 헤비 그루브, 그 둘을 잘 접목한 박진감 넘치는 스타일, Venom-Slayer 계보 특유의 공격적이고 사악한 기타 애드립-솔로잉의 화끈함까지 매우 다양한 스타일을 구비하며 매우 흥미롭게 앨범 전체를 리드하고 있다. Blackended Hardcore 특유의 사악하고 스트레이트한 사운드도 일품이지만, 다양한 하드코어 스타일의 버라이어티함을 매우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뮤지션쉽적인 부분이 더욱 더 큰 인상을 남기는 한장이기도.

Darkthrone – The Cult Is Alive (Peacevill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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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메탈의 원조급이자, 더욱 사악하고 로우한 사운드를 내기 위해 극단적으로 매달리는 음악적 여정으로 인해 블랙메탈 바닥에서도 컬트함의 극치였던 Darkthrone 의 11번째 앨범이자 밴드 역사상 가장 논란어린 앨범. 밴드는 이 앨범을 기점으로 Discharge 특유의 D-비트를 중심으로 “하드코어 펑크 뼈대에 블랙메탈 어프로치 가미” 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했고, 꽤나 흥미로운 변화라는 호평과 블랙메탈 스타일을 버렸다는 비난을 동시에 들었다. 허나 Darkthrone 의 과거 작품들은 참고로 했다고 말 하기에도 그러할 정도로 하드코어 펑크 어프로치가 꽤나 강한 밴드였으며, 이 앨범에서 보여준 Discharge – Amebix – Celtic Frost 의 계보의 부활이라는 엄청난 음악적 설득력, 2000년대 들어와 다양하게 벌어진 블랙메탈 밴드들의 하드코어 펑크 프로젝트들로 인한 묘한 분위기와의 조화 등으로 인해 결국 “성공적인 변화” 로 귀결되기에 이르렀다. 재밌는점은 이 앨범을 기점으로 펑크/하드코어 어프로치를 강하게 올린 블랙메탈 밴드들, 블랙메탈을 적극 수용하기 시작한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의 비율이 극격하게 증가 했다는 점이다. The Cult Is Alive 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Blackended Hardcore 의 최근 흐름이 “블랙메탈 수치의 비약적 상승” 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블랙메탈씬과 하드코어씬의 경계가 매우 희미해진 현재 상황” 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말이다.

Trap Them – Seance Prime (Deathwish Inc.,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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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d 와 더불어서 2000년대 Blackended Hardcore 의 혁신적 파이오니어 밴드라 할 수 있는 Trap Them. 매 앨범마다 각기 다른 음악적 스타일/방향성 제시를 통해 새로움을 전해주며 단 한장의 대표작을 뽑는데 있어서 매우 혼란스러운데, 그래도 뽑는다면 바로 이 5곡짜리 EP 가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Amebix 의 모던한 후예인 His Hero Is Gone 특유의 암울한 둠/슬럿지-크러스트 콤보에 패스트코어, 하드코어 펑크, 그라인드코어, 케이오틱 하드코어를 다양하게 교체 시키고 있는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며, 기타톤-보컬톤-앨범 프로덕션에서 비롯되는 이들 특유의 더럽고 공격적인 퍼즈톤은 Blackended Hardcore 중에서 최고의 임팩트함을 남기기도 한다. 차후 앨범이 더욱 더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더 멋진 임팩트를 남기지만, 이 앨범 발매 당시에 발생 된 “새로운 스타일의 Blackended Hardcore” 의 충격은 무시 할 수 없다. “반드시” 라는 형용사를 붙여야 할 정도의 명작.

Dragged Into Sunlight – Hatred For Mankind (Mordgrim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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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ded Hardcore 와 꽤나 상관없는 지역인 영국 리버풀에서 난데없이 등장한 충격적 신예 그 자체인 Dragged Into Sunlight 의 데뷔 풀렝스 앨범. 크러스트, 둠/슬럿지, 그라인드코어, 블랙메탈이 혼재 된 음악적 공식인 전형적이나, 최종적으로 출력 해 내는 사운드는 그 어떤 밴드보다 로우하며, 사악하며, 공격적이며, 임팩트하다. 그라인드코어, 블랙메탈, 둠/슬럿지 등 자신들이 구사 해 내는 모든 장르/스타일의 “태동기에만 느껴지는 로우함” 을 극단적으로 부활 시키고 있으며, 그 로우함에 대한 편집증적 태도에 정 반대에 위치하는 뛰어난 작곡력 – 탄탄한 연주력 – 독특한 팀컬러의 확보도 있다. 극단적인 과격함과 로우함 뒤에 숨겨진 다양한 장르/스타일을 느긋하고도 세심하게 풀어 나가는 베짱과 실력 또한 이 앨범의 무서운 점이기도. 10분이 넘는 두곡만 들어 본다면 이들이 얼마나 괴물스러운 밴드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20장의 앨범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앨범. Blackended Hardcore 이라는 장르의 넥스트 레벨 그 자체 되겠다. 뒤늦게 미국에도 정식 발매되며 그 악명을 서서히 늘려 나가고 있는 중이기도.

The Secret – Solve Et Coagula (Southern Lord,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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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ded Hardcore 의 이런저런 요소들 중 블랙메탈 요소를 극단적으로 행하며 엄청난 임팩트를 낳고 있는 이탈리안/유러피언 밴드들의 화끈한 행보의 포문을 연 바 있는 The Secret 의 3번째 정규작. 블랙메탈 밴드를 원하던 기타리스트가 하드코어 밴드 출신 멤버들과 모여 만들어진 밴드라는 독특한 배경답게 블랙메탈의 극단적 사악함과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심플한 스트레이트함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다. 이 장르가 하드코어 펑크/크러스트 중심이지만, 이 앨범은 굉장히 블랙메탈적 불경스러움을 한껏 뽐내며 이들만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한다. “새로운 코드의 블랙메탈의 하드코어 펑크화” 로 꽤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블랙메탈이 지닌 음악적/스타일적 지지부진함을 해결하는 가운데, 블랙메탈 특유의 사타닉/언홀리한 공격성을 극단적으로 유지 하는데 성공한 이 바닥의 이정표 그 자체 되겠다.

Oathbreaker – Mælstrøm (Deathwish Inc,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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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grity 의 벨기에 이주, 그 토양에서 탄생 된 Rise And Fall,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더치 영 블러드가 바로 Oathbreaker 이다. Blackended Hardcore 특유의 크러스트, 하드코어 펑크, 블랙메탈, 둠/슬럿지의 고른 비율, Integrity 과 Rise And Fall 의 뒤를 잇는 헤비 그루브 중심의 90 메탈릭 하드코어의 계승, Cursed 로 대표되는 크러스트/둠-슬럿지 스타일의 2000년대 스타일, 유러피언 Blackended Hardcore 특유의 블랙메탈 사운드적인 어프로치의 강렬함 등 매우 다양한 요소로 중무장한 밴드다. Blackended Hardcore 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번에, Blackended Hardcore 내의 다양한 스타일을 모두 섭렵하는 괴물스런 기량의 밴드로 이해하면 될 듯. 다양한 스타일의 섭렵을 떠나서 다양한 템포와 그루브, 인상적인 리프와 드럼패턴을 계속 제공하는, 매우 깊이가 있는 연주력에서도 인상깊은 밴드. 그러한 대단함을 이 단 한장에 아쉬움 없이 담았으며, 무려 데뷔작이기도 하다는 점은 충격 그 자체 되겠다. 여성의 몸으로 온갖 사악한 음색을 토해내는 보컬리스트 Caro Tanghe 의 존재감도 어마어마 하다는 것 또한 빠져서는 곤란.

All Pigs Must Die – God Is War (Southern Lord, 2011)
vs20-11
The Hope Conspiracy 의 보컬 Kevin Barker, Converge 의 드러머 Ben Koller, Acid Tiger 출신의 Matt Woods 가 모인 슈퍼 프로젝트로 등장과 함께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All Pigs Must Die 의 2번째 풀렝스.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 – 크러스트 – 사타닉 메탈이 삼위 일체를 이룬 스피디한 메탈릭 하드코어 펑크를 들려준다. D-비트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Converge 에서 무지막지하고도 화려한 비트 난사를 보여준 Ben Koller 특유의 강렬한 드러밍, Discharge 와 Slayer 가 결합 된 사타닉 메탈-하드코어 펑크 콤비네이션 기타 레이싱의 임팩트는 굉장하다.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 & 사타닉 메탈의 나이스한 조합이 얼마나 굉장하냐면 Dismember, Entombed 와 같은 초기 스웨디시 데스메탈의 매력을 다시금 일깨워 줄 정도. The Hope Conspiracy, Converge 의 명성을 어느정도 이어 나간다는 점도 이 밴드의 매력 포인트이다.

Full Of Hell – Roots Of Earth Are Consuming My Home (A38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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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Blackened Hardcore 카데고리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이 장르를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밴드가 Full Of Hell 인데, 그 이유는 바로 이 앨범에 가득 들어차 있다. 밴드의 데뷔작인 이 앨범은 패스트코어-파워 바이올런스-그라인드코어의 오묘한 삼각지대에 놓은 펑크 중심의 초과격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이들이 지닌 오묘한 사악하고 암울한 분위기는 Blackened Hardcore 의 카데고리에 발을 슬쩍 걸쳐놓고 있기도 하다. 이 앨범이 발표 된 2010년대 초반에 패스트코어/그라인드코어적 어프로치를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한 Blackened Hardcore 밴드들이 꽤나 많이 등장했고, 이 밴드 Full Of Hell 과 수많은 합동 공연을 했으며, 이런저런 스플릿 앨범들을 낸 바를 상기 해 본다면? (발매 레이블을 보시라. Blackened Hardcore 라는 장르의 명작을 연신 토해내고 있는 그 A389 란 말이다!) 이 앨범은 필청 되겠다.

Craft – Void (Southern Lord, 2011)
vs20-13
2010년대 Blackended Hardcore 를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블랙메탈과 하드코어와의 경계 붕괴/상호교류” 를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빠져서는 안되는 밴드이자, 그 경. Darkthrone 과 더불어서 블랙메탈의 하드코어 펑크화를 논하는데 빠트릴 수 없는 밴드 Craft 의 4번째 정규 앨범. Darkthrone 이 크러스트 펑크와 Motorhead 와 같은 올드 락앤롤/헤비메탈에 영향을 직접받은 스트레이트한 사운드가 특징이라면, 이들은 Amebix 와 같은 “둠메탈의 펑크화” 에 영향받은 Celtic Frost 의 스타일을 리바이블/개량한 사운드가 특징. 많은 메탈-펑크 팬들이 간과하고 있는 “Celtic Frost 는 펑크와 메탈의 절묘한 만남” 이라는 매력의 극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가되는 “사타닉 메탈과 이런저런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와의 조우는 꽤나 전통있고, 나이스한 만남” 의 아우라는 가희 최고라고 할 수 있다. Blackended Hardcore 카데고리에 정확히 담을 수 없지만, 현재 시시각각 발생중인 하드코어 펑크와 블랙메탈간의 경게 붕괴 흐름에서도 조금 많이 동 떨어져 있지만, 많은것을 상기 시켜주는, 꼭 한번 경험 해 보고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부여하게 만드는 작품 되겠다.

Palm – My Darkest Friends (Alliance Trax, 2012)
vs20-14
70년대부터 미국/영국을 중심으로 한 마이너 성향의 하드코어 펑크적 변화상에 대해 양질의 밴드로 늘 카운터를 쳐 대던 일본 펑크씬 특유의 아우라를 생각한다면, Blackended Hardcore 의 카운터 역시 생각 해 볼 수 있기도 하지 않은가? 그 물건이 바로 이것이다. 2000년 일본 오사카에서 결성된 Palm 의 두번째 풀렝스 앨범으로 블랙메탈, 그라인드코어와 같은 극단적 코드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사악한 하드코어 사운드를 자랑한다. 2000년대 그라인드코어 특유의 극단적 공격성과 뛰어난 캐치함의 곡 구성/연주패턴/인상적 리프와 그루브들의 다량 보유 역시 이 앨범의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Palm 이라는 밴드가 데뷔 때부터 미국/유럽을 오가며 이 쪽 방면 대가들과 함께 공연하며 적잖게 월드와이드 인지도를 쌓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앨범은 미국 하드코어 레이블 Six Feet Under Records 에 소개되며 적잖은 호평을 받았기도 했으며, 자국 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지역 투어를 통해 Converge, Nails, Trash Talk, From Ashes Rise, Black Breath 등과 같이 공연하는 등 매우 월드와이드한 활동을 계속해서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Blackended Hardcore 가 있다” 가 아닌, “일본도 Blackended Hardcore 의 대세에 실시간으로 동참하고 있다” 로 이해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다.

Gaza – No Absolutes In Human Suffering (Black Market Activitie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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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ded Hardcore 의 기본 음악적 요소인 크러스트, 하드코어 펑크, 둠/슬럿지, 사타닉/언홀리 코드의 메탈 사운드의 융합을 아주 잘 보여주는 가운데, 케이오틱 하드코어/매쓰코어적 특징을 크게 부각 시키며 극단적인 개성화를 시키는데 성공한 밴드 Gaza 의 3번째 정규작. 하드코어 펑크/크러스트 스타일의 심플한 질주감 보다는 매쓰코어 특유의 기묘한 리프/리듬패던, 빗다운 헤비 그루브를 주로 내세우고 있으며, 90 포스트 하드코어 특유의 앳모스페릭함이나 둠/슬럿지 특유의 묵직하고 어두운 헤비 덩어리의 묘미 역시 만만찮은 개성을 전해준다. 몇몇 트랙에서 선보이고 있는 그라인드코어/패스트코어적 초강력 스피드 역시 빠질 수 없는 Gaza 의 매력이기도. 한마디로 Blackended Hardcore 의 정석 플레이 및 파격적 스타일 시프트를 행하는, 흥미만점의 앨범 되겠다. 멤버간의 불화로 인해 이 앨범을 기점으로 해산을 선언하여 아쉬움을 자아냈으나, 뜻이 맞는 멤버들이 모여 Cult Leader 라는 새 밴드를 시작, Gaza 에서의 만만찮은 호평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중요. 물론 Cult Leader 역시 강력 추천이다.

Homewrecker – Worms And Dirt (A38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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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ended Hardcore 의 시작점이자, 90년대 스타일의 스탠다드 밴드인 Gehenna 특유의 패스트코어적 스피드 + 사타닉 메탈적 테마/분위기를 직접적으로 계승하는 밴드인 Homewrecker 의 데뷔 풀렝스. 패스트코어 + 사타닉/언홀리적 분위기의 나이스한 콤비네이션이 있으며, 과격함 속에 들어있는 캐치함 – 굴곡 적당한 곡/앨범 흐름 – 그에 합당한 치밀한 구성력 – 뛰어난 솔로잉을 기반으로 한 연주력의 존재감 등으로 대표되는 요즘 패스트코어/그라인드코어적 요소까지 묵직하게 머금고 있는 한장. 극단적 브루탈함도 임팩트 하지만, 개성 넘치는 스타일리쉬함과 탄탄한 연주력을 통한 음악적 깊이 또한 만만찮게 매력적으로도 다가온다. 데뷔작에서 굉장히 깊은 음악성과 남다른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2000년대 패스트코어/그라인드코어 특유의 남다른 뮤지션쉽의 위상을 알고 있는 팬들이라면 이 앨범을 그냥 지나쳐서는 곤란 할 것이다.

Baptists – Bushcraft (Southern Lord,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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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Blackended Hardcore 스타일의 절대적 이정표가 되는 밴드 Cursed 의 본격적인 계승자로 부를 수 있는 밴드 Baptists 의 데뷔 풀렝스. 두장의 EP 를 통해 Cursed 의 계승자가 될 것이라는 엄청난 기대를 받았으며 본작은 그 기대속에 나온 앨범이었다. Cursed 스타일의 계승 &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 추구라는 목표 제시는 뛰어났지만, 그 자기화를 달성 하는데 있어서는 꽤나 실패한 한장이다. 할 수 있는 스타일이 Cursed 스타일임에도 불구, 그늘을 너무 빨리 벗어나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담으려 했던점은 과오. 허나 80 하드코어 펑크 – 크러스트 펑크 – 둠/슬럿지/블랙메탈의 조화는 합격점 이상이며, 심플하고 빠른 스타일과 매쓰락적인 현란한 비트를 자랑하는 괴물 드러머 Nick Yacyshyn 이 창조 해 내는 독특한 비트 패턴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Nick Yacyshyn 의 엄청난 드러밍이 광범위하게 호평받게 되었다는 점도 빠질 수 없는 포인트. (Dave Grohl 이 직접 최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드러머라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Young And In The Way – When Life Comes To Death (Deathwish Inc.,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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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히 Blackended Hardcore 의 핵심 요소로 그 비중이 커지고 있는 블랙메탈 사운드” 의 극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문제작이기도 한 앨범. 블랙메탈의 비중이 큰 Blackended Hardcore 는 주로 유럽쪽이 강세지만, 이 친구들 Young And In The Way 는 US 하드코어씬에서 탄생 된 밴드이며, 그러한 출생배경답게 “US 하드코어의 블랙메탈화” 라는 꽤나 극단적인 흥미로움을 잔뜩 들려준다. 둠/슬럿지와 크러스트의 만남인 His Hero Is Gone, 사악함의 극치의 하드코어인 Converge 에 Mayhem 이 첨가 된 흥미만점의 사운드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크러스트 특유의 D비트, 메탈릭 하드코어 특유의 빗다운 그루브, 케이오틱 하드코어 특유의 정신없는 테크니컬함이 장황하고도 체계적으로 펼쳐내는 가운데 블랙메탈 특유의 사악함이 빠짐없이 가미되며 꽤나 음악적인 신선함을 창출 해 낸다. US 하드코어의 극단적 블랙메탈화, 블랙메탈 컬쳐의 US 하드코어씬의 침투 & 완벽 적응이라는 상징하는 한장 되겠다. 개인적으로 Integrity, Cursed 이후 가장 중요한 밴드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Code Orange – I Am King (Deathwish Inc.,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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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의 질주감, 90 포스트 하드코어 & 노이즈락 특유의 리듬 집착적 헤비-그루브, 케이오틱/매쓰코어 특유의 현란한 연주 패턴 제시, 무게함/진지함 넘치는 기괴한 분위기 메이킹 등 다양한 색다름을 가지고 있는 밴드 Code Orange 의 두번째 앨범. 데뷔작 & 일련의 EP 들에서의 그저 그럼과는 달리, 매우 극단적인 기량 상승곡선을 그리며 꽤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 한장이기도 하다.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 90 포스트 하드코어, 헤비 그루브적인 90 메탈릭 하드코어, 패스트코어, 둠-슬럿지, 엑스페리멘탈 락, 노이즈락, 프로토 얼터너티브 등 다양한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각 장르가 지닌 스타일의 스테레오 타입적 나열이 아닌, 쉽게 정의 할 수 없는, 청자의 음악적 소양을 시험하는듯한 자신들만의 팀 컬러가 매우 강렬한 한장이기도 하다. 정확하게 Blackended Hardcore 스타일에 부합 되지는 않으나, 이 앨범/밴드 특유의 공포스러움 창조의 굉장한 혁신성은 “또 하나의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들 정도. 그러한 점이 너무 강렬하기에 그냥 지나쳐서는 매우 곤란한, 그러한 한장 되겠다.

Hierophant – Peste (Bridge Nin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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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과 함께 블랙메탈 중심의 & 이탈리아/유러피언 Blackended Hardcore 의 중추로 꼽히는 Hierophant 의 3번째 정규작. 블랙메탈적 성향이 강한 하드코어를 들려주고 있으며, “블랙메탈 특유의 작위적 호러 멜로디 없는 대안적 블랙메탈” 혹은 “하드코어 펑크의 블랙메탈화를 통한 극단적 사악함 확보” 로 평가 할 수 있는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코드는 동료급 밴드인 The Secret 와 비슷하기도 하며, 케이오틱한 분위기의 The Secret 과는 다른, Nasum 과 같이 합이 딱딱 떨이지는 기계적 테크니컬함에서 오는 캐치함적 재미를 지니며 오리지널리티를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굉장히 공격적이고 극단적이지만, 하드코어 펑크 & 블랙메탈의 황금조합 & 팀웍을 바탕으로 한 합이 딱 떨어지는 연주 패턴과 같은 테크니컬함이 더욱 빛나는 한장. 올드스쿨 스트레이트 엣지 하드코어의 전당 Bridge Nine 에서 발표 되었다는 점은 상큼한 충격이기도.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