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 Carter & The Rattlesnakes – Blossom (International Death Cult, 2015)

Frank Carter & The Rattlesnakes – Blossom (International Death Cult, 2015)

브릿팝 열풍이 끝나고 등장한 2000년대 영국 락 음악 신조류는 놀랍게도 “메탈/하드코어/US 헤비니스 중심의 밴드들의 대거등장과 예상치 못한 메인스트림적 성공 & 미국 진출” 이었다. 꽤 많은 밴드들이 등장했고, 각기 다른 음악적 매력을 뽐냈다. Funeral For A Friend, The Ghost Of A Thousand, Million Dead, Rolo Tormassi, Hundred Reasons, Biffy Clyro, Asking Alexandria, Architects, Enter Shikari, Brutality Will Prevail 와 같이 적잖은 임팩트를 남긴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었다.

그 중 최고는 두 말 할 나위 없이 Gallows 다. 영국 잉글랜드 하트퍼드셔 왓포드에서 2005년에서 결성 된 이 밴드는 초기 하드코어의 격렬함과 모던 헤비 그루브 감각을 동시에 지닌 2000년대식 포스트 하드코어를 추구했다. 데뷔작 Orchestra Of Wolves (2006) 는 Bad Religon 의 리더이자, Epitaph Records 의 오너인 Brett Gurewitz 가 “Refused 의 The Shape Of Punk To Come 이후 최고의 펑크 앨범” 이라는 극찬어린 코멘트와 함께 계약서를 던지며 US 무대로 모셔갔다. 데뷔작 발매 1-2년 사이에 Gallows 는 영국 내에서는 넥스트 빅띵으로, 미국 내에서는 2000년대 포스트 하드코어 씬의 대표적 밴드로 인정을 해 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은 Alexisonfire, Every Time I Die, The Bled, Underoath 로 대표되는 2000년대 US 하드코어 영건 사운드를 찰지게 구사했고, 70 UK 펑크 이후 실종 되었단 영국 펑크 특유의 노동자 계급 특유의 분위기/곤조/와일드함을 다시 부활 시켰다. 그리고 그 중심엔 Frank Carter 라는 미치광이 보컬리스트가 존재했다. 70 UK 펑크 특유의 거친 노동장적 아우라, 80 US 하드코어 프론트맨 특유의 깽판 스페셜리스트, 90-2000년대 케이오틱 하드코어 프론트맨적 광기가 모두 합쳐진 멋진 캐릭터성을 지닌 녀석 말이다.

메이저 레이블인 Warner Bros. 가 거금을 주고 영입 했으며, Slipknot 과 같은 초거대 메인스트림 헤비니스 스타 영역에 도전했던 Grey Britain (2009) 은 뛰어난 컨셉트와 음악성,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았다. 허나 이 앨범은 상업적으로는 실패를 기록한다. 그리고 Gallows 의 핵심인 보컬 Frank Carter 는 밴드를 떠났다. (Gallows 는 그 빈자리에 캐나타 포스트 하드코어 아이콘 Alexisonfire 의 기타리스트인 Wade MacNeil 을 깜짝 기용하여 지금도 롱런하고 있다.) Frank Carter 는 The Hope Conspiracy 출신의 기타 Jim Carroll 과 새 밴드 Pure Love 를 결성, “매우 깔끔하고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중시되는 감성적인 기타팝/펑크락” 을 들려주며 꽤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Pure Love 역시 뛰어난 밴드였으나, 이 역시 성공하진 못했다. Pure Love 도 결국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Frank Carter 는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새 밴드 Frank Carter & The Rattlesnakes 를 결성하고 다시 그다운 “빡친 음악” 을 구사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다. 다시 그가 광기를 내 뿜기 시작한 것이다.

Frank Carter & The Rattlesnakes 의 데뷔작인 Blossom 은 1년도 안되는 제작기간에 비해, 퍼포머의 성격이 강했던 Frank Carter 가 자신의 음악적 레벨을 자랑하기 위한 부담이 꽤 큰 상황에 비해 꽤나 잘 만들어진 앨범이다. “Frank 의 Gallows 시절 음악, 그 매력의 부활” 그 자체가 담겨있다. 80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직선적 에너지가 있고, 90 얼터너티브 메탈적인 모던 헤비 그루브가 있으며, 그 두가지를 잘 조화 해 낸 2000년대 인기 포스트 하드코어 밴드들 특유의 센스도 존재한다. Gallows 의 초기 시절 보였던, Frank Carter 특유의 광기 또한 아낌없이 폭발한다. 70 영국 펑크 특유의 묘미 중 하나인 노동자 계급적 성향이 짙은 영국식 악센트 특유의 로우한 어감, 그것에서 비롯되는 70 UK 특유의 빈티지한 감각, 그것을 모던 US 하드코어에 도입 해 만들어 내는 “그만의 UK 펑크적 곤조의 모던화” 라는 독특함 말이다. Frank Carter 가 참여했던 Gallows 초기 두장의 그 강렬한 음악적, 캐릭터적 묘미가 이 앨범에서 아낌없이 다시금 터져 나오고 있다. Gallows 라는 밴드의 영국 내 성공, 미국 진출 & 인정, 두 나라 모두에서 점쳐지던 “넥스트 빅 띵” 적인 화제꺼리까지… 그 당시의 흥미로왔던 분위기까지 통째로 부활 시키기에 이 앨범 Blossom 은 매우 반갑기 그지 없다.

그와 동시에 아쉬움도 짙다. 앨범의 퀄리티의 아쉬움은 없지만, 퍼포머의 위치의 Frank Carter 가 음악적 부분을 많이 책임져야 하는 위기에서도 꽤 뛰어난 결과를 남겼음에도 말이다. Gallows 의 초기 명성의 핵심이 Frank Carter 의 전통적 UK 펑크 & 모던한 US 하드코어의 절묘하고도 거친 조합이 주가 되었긴 했으나, 그의 멋짐을 서포트 해주던 Gallows 의 타 멤버들의 백업의 부재는 조금 아쉽다. The Rattlesnakes 라는 이름의 그의 서포트 밴드의 실력은 분명 뛰어나다. 하지만 Gallows 시절의 동료들이 좀 더 나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Frank Carter 의 분노폭발 업계로의 컴백 및 독립은 매우 성공적이라는 사실, 그건 절대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Frank 의 Gallows 시절이 더 그리움도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더 나아가 새 보컬을 탑재하고 잘 굴러가고 있는 Gallows 의 상황도 부정하고 싶지 않다. 여하간 복잡한 감정이 충돌된다. 반가움과 아쉬움 모두 극렬하게 표출되는 그러한 한장이다. 하지만 중요 결론은 확실하게 한가지로 축약된다. Frank Carter 의 업계 복귀는 축복 그 자체라는 것 말이다. 그의 거친 분노 표출은 너무나 독특하며 멋지다. 그거 하나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면 된 거 아닌가? 언젠가 Gallows 가 원년/왕년 라인업으로 한번 뭉치긴 뭉칠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상관없기도 하다. Blossom 은 그래도 괜찮은 이유 그 자체이기에 그러하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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