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tebreed – The Divinity Of Purpose (Razor And Tie/Nuclear Blast, 2013)
Hatebreed 는 하드코어 역사상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밴드라는 타이틀을 쟁취했고 나름 잘 지켜왔지만, 그와 동시에 오랜 시간동안 위기를 겪어왔었다. 3번째 앨범 The Rise Of Brutality (2003) 에서 지적된 “초기에서의 다이하드한 하드코어 엣센스” 는 덕후들 레벨의 논쟁꺼리니까 일단 그렇다고 쳐두자. 4번째 앨범 Supremacy (2006) 에서의 귀에 거슬릴 정도의 음악적 실력/센스의 저하는 확실히 제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야 말았다. 최고의 선곡 및 소화를 보여준 커버 앨범 For The Lions (2009) 에서의 선전에도 불구, 6번째 정규작 Hatebreed (2009) 에서는 만 천하에 음악적 재능의 끝물을 보여주며 이제 이들도 추억팔이 계획에 돌입해야 할 지경에 이르르고 말았으니… 원년 기타리스트이자 밴드의 작곡의 모든것을 책임진 Sean Martin 의 탈퇴가 있었다는 점을 애써 거론해도 용서가 안되는 퀄리티가 나와 버렸다는 점도 곡 짚고서 넘어가야만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Sean 대신 가입 된 기타리스트이자 밴드의 극 초창기 기타로 활약 한 적이 있는 Wayne Lozinak 은 밴드에 적응은 물론이거니와 좋은 음악적 결과물을 내야만 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주어졌었지만 그렇지 못했고, 또 다른 기타리스트 Frank Novinec 은 Ringworm 과 Terror 에서 활약한 커리어가 무색 할 정도로 “아무것도 안함 & 못함” 의 극치를 보여주었으니… 이러하니 추억팔이 밴드나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은 매우 의미심장한 의견이라고 생각된다. Hatebreed 의 요즘 커리어에서 그나마 좋은점을 찾는다면 “음반은 한없이 구려져도 라이브는 하드코어 밴드 레벨의 수십배 이상으로 잘함” 을 애써 꺼내야만 할 지경이니… 이러할 정도니 2013년 벽두를 여는 앨범이자 밴드의 통산 6번째 정규작인 The Divinity Of Purpose 이 기대가 되겠는가? 될리가 없다.
기대감보다는, 절망감 보다는, 무관심에 가까워져만 가는 Hatebreed 의 행보에 있어서 The Divinity Of Purpose 는 매우 다행스러운 앨범이다. 평균점으로의 회복만 하더라도 대성공인 이 상황에서 꽤나 의미심장한 쾌작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신보는 지금까지 차근차근히 쌓인 Hatebreed 의 문제점을 단번에 해치우는 한편, 평가적인 부분에서도 밴드측이 우위를 점할 정도의 임팩트 또한 만만치 않게 남기는 의외로 선전하고 있는 앨범이다. 충분한 휴식과 제작 시간을 들인만큼 다시 살아난 송라이팅 감각, 중후기 앨범들보다 좀 더 강한 임팩트의 하드코어 질주력과 메가톤 헤비 그루브의 전면부각, 모쉬코어 및 메탈릭 하드코어 하면 생각나는 다양한 공식과 패턴의 스피드 & 그루브 공식을 조금이라도 좀 더 새롭게 뒤틀어 보겠다는 다방면의 노력과 많지는 않지만 평균점 이상의 좋은 결과물이 있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피드와 다이내믹함이 꽤나 늘었다는 점은 귀 기울여서 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Slayer 스타일의 질주감 넘치는 트랙의 비율이 꽤나 많아졌다. 세번째 앨범부터 지적되던 다이하드한 하드코어의 부족은 이번 앨범에서 아주 만족 할 만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분명 긍정적인 평을 얻어 낼 정도로 충분한 러프 & 심플한 질주의 묘미를 충분히 끌어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러한 스피디한 스타일이 많기는 하지만 Hatebreed 하면 생각나는 육중한 리듬-그루브로 비롯되는 그들 특유의 빗다운-모쉬 브랜드 감각도 제대로 부활했다. 그러한 그루브 트랙들에서 조차 남다른 중후기작에서 발견 할 수 없는 스피디한 감각의 절묘한 침투로 인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 좋은 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Hatebreed 하면 생각나는 헤비함, 스피드, 그루브함의 완벽조화 및 다양한 패턴으로의 구사가 간만에 제대로 터져나오는 수작이다. 오버를 좀 더해서 Satisfaction Is The Death Of Desire (1997), Perseverance (2002) 이후 최고작이라 말해도 될 법 하다. 아직 제왕질 할 만하다. 기량 회복, 그동안 수없이 지적되는 문제점의 완벽해결 및 또 한번의 돌파구 마련 성공은 꽤 의미심장 했고, 제왕이라 부를 수 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전 명성에 기대어 제왕이라고 불리우는 행위 자체를 밴드가 쾌작 음반으로 직접 증명한 경우가 몇이나 되겠는가? 이들은 해내고야 말았다. 또 다른 의미의 제왕으로 부를 수 밖에 없는 증거가 되는 앨범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 Mike Villain
Put It To The To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