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throne – The Underground Resistance (Peaceville, 2013)
블랙메탈이라는 장르가 유별날 정도로 애티투드적으로 컬트 하다는 기본 상식에 빗대어 생각 해 보더라도, Darkthrone 의 존재는 블랙메탈의 컬트함 보다 몇십배는 컬트한 행보를 걸어 온, 외로운 늑대와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A Blaze In The Northern Sky (1992), Transilvanian Hunger (1994) 와 같은 앨범들로 대표되는 “의도된 로우한 사운드와 그로 인해 탄생되는 컬트하디 컬트한 사운드 및 밴드 아이덴티티” 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이야기는 2004년 까지만이다. 2006년 발표한The Cult Is Alive (2006) 에서 부터 시작된 크러스트 펑크적 스타일의 도입, 차기작들에서 서서히 증가한 고전 헤비메탈적인 강조는 더욱 더, 그리고 예전의 컬트함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새로운 컬트함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2013년 신작 The Underground Resistance 는 그러한 대형 지각변동을 또 한번 행하는 만만찮은 작품이다.
The Underground Resistance 는 후기작에서 서서히 나타나던 고전 메탈적 사운드가 아예 밴드의 중추적 사운드로 자리매김하며 또 한번의 논란거리를 제공하는 문제작이다. D-비트를 중심으로 한 솔리드한 비트의 추진력과 블랙메탈 보컬 스타일은 여전하기에 과격한 사운드의 쾌감을 얻는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악한 보컬만큼 꽤나 자리를 잡고있는 드라마틱한 중저음을 한껏 이용한 보컬, 그에 걸맞게 사용한 다양한 고전메탈식의 멜로디어스함, 상당한 덩치의 드라마틱한 구성, 블랙메탈 특유의 사악한 테마와 단절하고 바이킹 신화에 의한 가사를 내세우며 블랙메탈이 이렇게까지 변해도 되는 것인가 의문감을 무엇보다도 먼저 품게 만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한순간 뿐이다. 의아함이 한순간 엄청나게 밀려오기는 하지만, Darkthrone 의 새로운 스타일은 굉장히 빠르게 청자를 설득 시키고 정복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블랙메탈은 절대 변해서는 안된다는 순혈주의 사운드 파시즘 똘아이가 아닌 이상 새로운 변화에 넘어오게 되어 있다.
스타일 변화의 놀라움이 있지만, 그보다 더욱 강한 설득력이 무엇보다 빛나는 앨범이다. Venom 이 드럼치고, Dio 가 보컬하고, Discharge 기타를 치는듯한 프로젝트 밴드의 음악을 들려주는 이 앨범은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각 장르의 매력을 기가 막히게 뽑아내는 한편으로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귀결 시키는데 성공했다. 크러스트 펑크 노선으로의 블랙메탈을 시도했고, 당시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Darkthrone 의 커리어에 있어서 신의 한수로 꼽혔던 The Cult Is Alive 의 음악적 성공과 일맥상통하는 긍정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몇년 사이에 블랙메탈 파이오니어들이 행한 고전 메탈, 하드락 프로젝트 밴드들로 인해 (Chrome Divison, I 같은 밴드들) 블랙메탈의 클래식 메탈적 응용이 대두 되었는데, 이 앨범은 그러한 것에 있어서 정점을 찍는 사운드이기도 하다라는 점도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싶다. 또한 블랙메탈과 일맥상통 하는 장르이자 계속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멋지게 변하고 있는 바이킹 메탈적 시점에서도 상당한 혁신성을 지니는 앨범이다. 바이킹 메탈 사운드/테마에 크러스트 펑크가 적용되어 매우 유니크하고도 높은 완성도의 사운드로 귀결 되었다는 점은 유례가 없는 일이 아니던가? 그 부분에서도 만점급이다. 이 앨범은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는 쾌작으로 이야기 해야만 옳다.
한마디로 굉장 앨범이다. Darkthrone 특유의 컬트한 행보에 정점을 찍는 앨범이며, 블랙메탈이 이래서는 어쩌고 논쟁을 더 이상 할 수 조차 없게 만드 앨범이다. The Cult Is Alive 앨범 때부터 Darkthrone 은 “더 이상 우리를 블랙메탈 밴드로 여기지 말라. 우리의 음악은 우리가 카데고리 화 하지 사람들 및 당신들의 몫 아니다. 우리가 구사하는 메탈은 그냥 메탈 (Just Metal) 이다” 을 늘 강조 해 왔다. 그리고 그들의 저스트 메탈의 행보는 서서히 달궈져 이 앨범에서 최고조로 폭발 해 버렸다. Darkthrone 역사에 중요한 한장, 대표작임에 틀림이 없는, 꼭 짚고서 넘어가야 할 한장이라 할 수 있겠. 그리고 감히 이러한 것도 예상해 본다. Darkthrone 으로 인해 블랙메탈과 사악한 테마를 추구하는 펑크/하드코어의 간극이 꽤나 좁혀졌는데, 이제는 클래식 메탈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어 통합적 사운드가 나올 것이다 라는것 말이다. 블랙메탈러들이 펑크를 했고, 펑크/하드코어 밴드들이 사타닉한 메탈 요소를 한껏 끌어 당기고 있는 요즘이다. 다음은 클래식 메탈이 될 것인가? 그러한 부분도 기대가 된다. 그러한 재미 또한 이 앨범의 대단한 점으로 꼭 언급해야만 옳을 것이다.
- Mike Villain
Valkyr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