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eral For A Friend – Welcome Home Armageddon (Distiller/Good Fight Music, 2011)

Funeral For A Friend – Welcome Home Armageddon (Distiller/Good Fight Music, 2011)

2002년과 2005년 사이는 이모장르에 있어서 참으로 뜻깊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홍수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정말 많은 밴드들이 이모의 정글에 참여했다. 팝펑크와 포스트 하드코어를 넘나들면서 확실한 정립이 되지 않은 이모의 장르의 오리지널리티를 굳히기 위해서다. Finch, The Used, Fall Out Boy, Jimmy Eat World, My Chmeical Romance, The All American Rejects, The Starting Line, Midtown, Saosin, The Get Up Kids, Bayside, Yellowcard, Name Taken, Dashboard Confessional, Ever We Fall, Atreyu, Hawthorne Heights, Amber Pacific, Motion City Soundtrack, Long Since Forgotten, Ever We Fall, Taking Back Sunday, Spitalfield 등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밴드들의 홍수에서 Funeral For A Friend (이하 FFAF) 는 그야 말로 좋기는 하지만 롱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열거한 밴드 중에서 꾸준히 롱런하는 밴드가 있으며 음악 스타일을 바꿈으로써 변신을 꾀하거나, 시들시들하거나 없어진 밴드가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밴드는 2000년대 이전 이모장르의 틀을 잡은 밴드들의 텀을 받아서 씨를 뿌리는 단계인 것이다. 사실 음악성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후죽순 늘어만 가는 이모밴드를 정확하게 구분지을 필요가 있었다. 팝펑크와 포스트 하드코어의 경계선에서 셀아웃이 선언 되어버렸기 때문에 어떤 장르와의 믹스를 통해서 개성을 구축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FFAF 는 분명히 포스트 하드코어의 뿌리에서 좀 더 감성적인 라인을 구체적으로 담고 싶어했다. 리프와 곡 구성에 있어서는 기존 장르의 것들을 많이 차용하면서 탄탄한 연주력과 센스있는 편곡으로 첫 앨범 Casually Dressed And Deep in Conversation (2003) 을 메이져로 바로 데뷔하게 된다.

사실 분위기 자체가 이런 류의 밴드들에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수익성이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부터 “Emo” 라는 장르보다는 날것의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감성적인 포스트 / 멜로딕 하드코어였다. 이후 Hour (2005)의 연달은 성공으로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말 단번에 최전방 밴드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장르적 해석 또한, 영국 출신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미국적 사운드를 잘 이해고 있으며, 오히려 본토의 스타일보다 진보한 사운드 만들어내었다. 치솟는 인기에서 다음 앨범이 FFAF 에게는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Finch 의 대실패, My Chemical Romance 의 음악적 노선 변경, The All American Rejects 의 팝밴드 변신 등은 이모밴드로써 메인스트림에 서있기에는 너무 벅찬 자리였다. FFAF 도 Tales Don’t Tell Themselves (2007), Memory and Humanity (2008) 에서 연달아 음악적 스타일에 시도를 하게 된다. 결과는 음악적 평가는 좋았으나 골수 팬들은 변절되었다고 하였다. FFAF 의 번외적인 앨범에 가까운 취급을 당했으며, 두 앨범을 통해서 새로운 팬들을 결집시키고 있었다. 음악적 흥행 또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몸집이 커지지가 않는 다는 것이 문제였다. 슈퍼 루키밴드 그 뿐인 것이다. 이유는 테크닉적인 부분에 있었다. FFAF 는 멜로디에 상당한 애착이 있고, 다른 밴드와의 차이를 여기에서 만들고 싶어했다. 메탈릭한 기타리프에 사운드는 좀 더 깔끔하게 러프하지 않는 다는 규칙과 보컬라인을 동시에 매끄럽게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험들을 통해서 궁극적인 FFAF 만의 스타일 이상의 것을 발견하고 싶어했다.

멤버도 대거 교체하였고, 베스트 앨범을 통해 정리의 시간도 가졌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활발한 앨범 작업 후 새 앨범인 Welcome Home Armageddon (2011) 을 내놓았다. 결과물은 신/구 팬들의 모두가 만족 할 수 있는 음악이 나와버렸다. 다시 말해 초기의 감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그간 발전된 멜로디 라인을 다시 재구성한 음악이 ‘잘 빠졌다’라고 입에서 튀어나오게 된다. 탄탄한 실력에서 나오는 기복없는 라인과 이제서야 알게되는 일관되는 FFAF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이해하게 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랜 시간 동안 활동을 해오면서 어떤 벽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수 많은 호평과 팬들의 기분 좋은 탄성에도 불구하고 밴드 규모가 커지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걸린다. 그들의 음악적 수준이 이정도라는 것이 아니다. 발전 가능성이 다른 밴드에 비해서 충분하며 이제 절제가 필요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10여년간 다져온 내공이 멤버가 대거 교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컬러가 일관됨을 보여주기란 누가봐도 괄목할만 하다. 정말 부족한 점을 억지로 꼬집어보라고 한다면 이 앨범을 통해서 신/구팬들을 결집시켰다면, 다음 앨범을 통해서는 FFAF 가 다시 최전선에서 베터랑의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실 이때까지는 심각할만치의 도박은 해오지 않았지만, 이때까지의 명성을 생각해보면 도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정도의 일관성을 가지고 앨범을 5장을 냈으면, 사실 다음 앨범에 대한 호기심이 없을 법한데 FFAF 는 그렇지 않다. 우려먹기도 깨나 맛깔나게 잘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다시 말해 이모를 좋아한다면 FFAF는 필수적인 체크밴드라는 것이다. 최근 나오는 멜로딕 하드코어를 차용한 이모밴드는 FFAF 의 그물안에서 놀고있는 물고기라는 인상이 강할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방향의 제시 또한 FFAF 가 6번째 앨범을 통해서 해주었으면 한다.

-?Luie Villain


Six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