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07] Justice – Audio, Video, Disco (Ed Banger/Because, 2011)

[Break The Oath #07] Justice – Audio, Video, Disco (Ed Banger/Because, 2011)

Daft Punk 에 이은 디스코 음악 재발견자들, 프렌치 테크노 제왕의 쿠데타적 세대교체의 주역 , The Prodigy 이후 최고의 기량과 센스의 아레나 테크노/하드 테크노 아이콘 등장, 또 하나의 락스타적 테크노 뮤지션의 탄생 등등등… 2007년에 발표한 † (이하 Cross) 한장으로 Justice 는 테크노계 초신성이자 종결자, 그리고 테크노 카데고리를 넘어서 “이 시대의 아이콘” 이자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명 뮤지션” 으로의 자리매김을 완벽히 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들의 두번째 앨범인 Audio, Video, Disco 통한 행보는 의외이다 못해 충격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필요 이상의 논란을 끌어오고 있다. Cross 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스타일 구축에 있어서 “완성” 이라는 두 글자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결과물을 내 놓은 것이 사실이었다. 남은건 좋은 곡들을 앨범이라는 포맷에 맞춰서 적당량 만들어 내고 담으면 되는 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Cross 앨범에서 완성 시킨 하드 테크노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새 앨범 Audio, Video, Disco 에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그들이 새롭게 구축 하려는 그들의 음악적 정체성은 “충격적이다” 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의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새 앨범을 통한 모습이 힙스터 디스코에서 오타쿠 디스코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작 Cross 가 디스코를 얼마나 더 현대적인 테크노 기법으로 구워 삶아 내느냐가 포인트였다면, 앨범인 Audio, Video, Disco 는 그릇된 코드들의 80년대의 댄스 음악 기법을 얼마만큼 자신들이 시도할 수 있고 재해석 해 내는지에 대한 집착 어린 음악적 행위가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앨범이다. 이들이 집착하는 것은 상업적 결과물만이 목표였던 80년대 특유의 저질 양산형 신디사이저 디스코인 하이-NRG/이탈로 디스코/유로 디스코와 이러한 신디사이저 댄스팝/뉴웨이브 스타일이 엄청난 피크를 올리던 80년대에 행해졌던 락앤롤/프록/블루스 밴드들의 댄스적 접근법에 의한 처절한 생존전략 or 치졸한 변화적 사운드와 같은 “그릇된 80년대 락 밴드들의 흐름” 이다. 디제이셋을 기본으로 하여 비트의 입체적 흐름으로 댄스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는 테크노적인 느낌이 아닌, 화성악적인 뼈대에 신디사이저 효과로 곡을 전개 해 나가는 지극히 신스팝/댄스팝인 느낌을 자아 내는 흐름부터가 심상치 않다. 직접 건반과 드럼을 두드려서 만든듯한 “80년대 댄스팝” 느낌의 곡 전개, 그러한 팝 뮤직의 뼈대에 어울리는 80년대식 보컬 피쳐링의 촌스러움, Dire Straits, ZZ Top, Renaissance, Supertramp, Genesis 와 같은 밴드의 80년대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락 밴드들의 처절한 생존전략 코드까지 과감히 시도한다. 이러한 시도 자체가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 논쟁을 뒤로 던져버릴 정도로 오타쿠적인 레벨의 것이라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댄스 음악 역사에 있어서 지우고픈 순간과도 같은 양산형 저질 댄스, 그런 저질 댄스 음악과 별 반 다를 바 없는 부분까지 변질 되었던 락앤롤의 터부적 시기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애정표출, 재평가 타이밍의 제시 자체가 경외감을 느끼게 만드는 레벨이다. 더 놀라운 것은 결국 음악적 실패로 끝났던 그런 음악들을 뛰어난 댄스 음악으로 완벽보완을 해 내는데 성공 했다는 점이다. 80년대 댄스의 제작 방식과 2000년대식 제작 방식의 완벽한 조화, 그리고 이미 단 한장의 앨범에서 댄스 음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Justice 의 천재적 센스의 여전한 발휘, 80년대 있었던 어두운 일면을 좋은 추억거리로 인식 할 정도의 완벽한 모습의 구축까지 완벽하다. 겉으로는 무모하지만, 내실적으로는 완벽한 보완계획이 성공이다. 어두운 시기의 죄를 사하는 완벽한 면죄부, 그것이 바로 이 앨범의 핵심이다.

Audio, Video, Disco 는 정말 무모한 앨범이라고 말해야만 할듯 싶다. 데뷔작에서 얻은 팬 베이스를 많이 깎아 먹을 수 밖에 없는 파격적 노선 변경, 리스크가 더 많을 정도의 음악적 소스 선택, 데뷔작의 엄청난 카리스마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초반 기선제압 및 전체적인 곡의 흡인력, 80년대를 직접 살았거나 수많은 80년대 댄스 음악을 편견없이 즐긴 사람이 아니라면 바로 이해 할 수 없는 오타쿠성과 같은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데뷔 앨범에서 얻은 대단한 명성을 자신들이 직접 집어 던진듯한 부분은 너무나도 아쉽다. 하지만 이 앨범을 통해서 얻은것도 만만치 않다. 좋지 않은 소스를 근간으로 하더라도 자신들의 능력으로 충분히 대단한 것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많은 이들에게 제대로 인식 시킨점, 그로 인해서 화려한 라이브에서의 파티 몬스터적인 페르소나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에서의 혁신적 음악 제작 능력을 통한 천재 뮤지션 페르소나의 구축도 성공한 인상, 더 많은 것을 시도 할 수 있는 발판의 구축은 장기적으로 봤을때 이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 것들이다. 득도 있고, 실도 있다. 하지만 득이 더 많다고 보여진다. 데뷔작에서의 화끈한 화제성과 격렬한 파티의 카타르시스는 이어 나기지 못했지만, 예상치 못할 새로움의 차기작이 터져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한 무게감이 더 있기 때문이다. Cross 에서의 앞으로가 기대된다와 Audio, Video, Disco 의 앞으로가 기대된다의 뉘앙스는 다르다. 화제성과 전체적 완성도는 부족 할 지 모르지만, Cross 의 화제성을 이어 나가지는 못하지만, 진짜배기 음악이 필요로 하는 전과 다른 새로움을 만들어 나가면서 서서히 구축되는 위대한 뮤지션으로의 모습은 인상 깊다. 이러한 결정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는듯.

- Mike Villain


Audio, Video, Di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