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st Me! – White Crosses (Sire, 2010)
골수 펑크론자들의 반발이 거세기는 했지만 메이저 데뷔작이자 변신작 New Wave 는 성공적인 결과를 남겼다. 아메리칸 클래식 락을 자신들의 포크펑크/카우펑크 요소에 접목 시키는 시도와 결과가 매우 좋았다는 것, 메이저 락앤롤 스타일의 지적인 음악적 면모와 펑크적 에너지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데 성공 했다는 점, 변화의 강도가 강하지만 자연스러운 변화라 느껴질 정도로 자신들의 사운드 근본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 자신들만의 펑크적 정치적 관점 또한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 오히려 정치적 발언이 대중화된 사운드를 타고 유연하고도 강한 설득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어필하는데 성공 했다는 점 등등등… Against Me! 를 조금이라나 파 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들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New Wave 는 메이저 무대에 어울리는 판매고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스타일은 밴드가 원하는 것이었고, 메이저 레이블도 적절하게 돈을 벌어오자 만족 했으니… 2탄이 아니 나올리가 없다. White Crosses 가 바로 그 후속타였다.
New Wave 가 논란 어린 변신이었다라고는 하지만, White Crosses 는 더한 변화를 감행한 작품이다. New Wave 에서 얻었던 비난의 목소리가 10 이라는 강도였다면, White Crosses 의 변화상에 맞춰보면 비난의 목소리의 강도는 80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과감할 정도로 클래식 락/메이저 락 적인 변화가 강하며, New Wave 보다 좀 더 클래식 락 적인 송라이팅에 대한 집착성이 심해져 있다. 젊고 탱탱하던 7-80년대의 Bruce Springsteen 이 (Born To Run 이나 Born In The USA 같은?) 2000년대 펑크로 환생하고 아나키즘에 심취하면 나올 사운드라고나 할까? 클래식 락 특유의 심플하고도 인상 깊은 멜로디/리프/보컬라인 위주의 흐름, 후렴부의 강렬한 훅, 7-80년대식 대중적 락 음악에서 볼 법한 보컬라인의 운영과 각종 레트로 신디사이저 효과까지 제대로 그러하다. 이런 사운드가 과연 2000년대적 아나키즘적 관점의 펑크락 메시지와 어울릴까나 싶을 정도로 이질감이 강하다. 곡들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도 그런 생각이 계속해서 강해 질 정도라면 좀 그러하지요~
하지만 그러한 락앤롤 히어로 마인드는 Against Me! 의 근본적 뿌리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 리뷰를 시작하며 썼던 전작 New Wave 에서의 유연한 사고방식과 부릴 때 부리는 음악적/사상적 황소고집은 New Wave 보다 더 독하다. 사운드는 좀 더 트래디셔널 하지만 New Wave 와 마찬가지로 펑크적 에너지는 충분히 터트려 주고 있는데다가, 좀 더 유연한 어조와 좀 더 강한 태도의 정치적 신념 표현의 어우러짐 및 그 강도는 더욱 더 강해져있다. 한마디로 사운드적으로는 좀 더 대중적이지만, 태도/메시지적으로는 더 비타협적이 된 인상인 것이다. New Wave 에서 제대로 발동걸린 허허실실한 독함이 더욱 진해진 만만찮은 앨범이 된 것이다. 이런 앨범은 쾌작이라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밴드는 메이저 레이블 Sire 와 결별하게 된다. 자세한 코멘트는 자제 했지만 밴드의 리더 Tom Gabel 은 이것저것 해보고 반응이 어떤지 확인하는 것에 대해 너무나 서둘렀었다는 코멘트와 첫 싱글이었던 I Was A Teenage Anarchist 는 실제로는 가사가 미완성 된 것이며 (씨발! 노래 완전 좋은데!? 완전 킬러 트랙인데 미완성이라고? OMG…) 레이블이 서둘러서 방송국에 퍼트려서 이래저래 자신들이 서두를 수 밖에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는 뒷고백이 이어진 것, 그리고 이 앨범이 전작보다 성공은 했지만 메이저 레이블의 프로모션의 강도에 비해 성공 강도가 그리 크게 발전하진 않은것을 연결 해 보자면… 레이블과의 문제는 확실하게 있었던 것만은 확실히 있었던듯 싶다. 끝? 끝! 리뷰 끝이외다!
굳이 이런 실패적 이야기를 꺼내면서 찜찜하게 끝을 내는 이유가 뭐냐고? 간단하지. White Crosses 는 결과적으로는 상업적 실패적일지는 몰라도, 음악적으로는 굉장한 성과를 남긴 만만찮은 수작앨범 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미국적 클래식 락 전통과 펑크적 애티투드가 정확한 비율로 존재하며 이들만의 뛰어난 음악적 결과물로 결과 지어진 작품이 수작앨범이 아니고 무엇일까? 대중성과 정치성이 이렇게 뛰어나게 조화를 이룬 작품은 없지 않던가. New Wave 가 그랬었지. 어느것이 더 뛰어 나냐고? 알콜 비율이 조금 다른 두가지의 소주가 있다고만 해 두고 끝을 내자. 무엇을 고르건 기분 좋은 그것이 아니던가.
- Mike Villain
I Was A Teenage Anarch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