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The Lights – Invicta (Razor And Tie, 2012)

Hit The Lights – Invicta (Razor And Tie, 2012)

New Found Glory, Yellowcard, Fall Out Boy, Simple Plan, Story Of The Year 같은 밴드들이 등장하고 성공을 거두자 팝펑크의 기준은 대중성을 지니지만 펑크/하드코어적인 스피드의 전통을 지니던 것에서 벗어나 보컬 흐름에 모든것을 맞추는 팝/록적인 사운드에 포커스를 두는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변화에 맞춰서 누가 진짜냐 짜가냐라는 논쟁이 짭짤하게 전개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거 보다는 인기 흐름에 맞춰 우후죽순 탄생되는 애송이 밴드들, 새로운 돈줄에 느낌이 팍 온 메이저 레이블이 얼마나 많은 새로운 애송이들을 메이저에 데뷔 시키는지, 그리고 그러한 밴드들의 홍수에서 옥석을 가리는 귀찮은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나! 메이저는 물론이거니와 이 기회를 삼아서 좀 더 큰 레이블로 거듭나려는 인디 / 준-메이저 펑크 레이블들의 후끈한 픽업 덕택에 꽤나 귀찮았던 경험을 했었지…

Hit The Lights 역시 그런 분류 작업에 들어간 밴드였고, 결론적으로 “유행에 따른 저질 상품 혹은 밴드” 로 분류를 했던 밴드였다. Yellowcard 와 같이 얼트팝과 팝펑크/스케잇 펑크의 대중적 코드를 지닌 밴드였고, 이러한 코드의 음악은 장점 1의 강도를 10의 강도로 보여주게 하는 장점이 존재하는데 Hit The Lights 는 그런 좋은 어드밴티지를 가지고도 평타조차 치지 못하는 앨범들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었다. 얼트팝도 아니고, 노골적인 팝락적 팝펑크도 아니고, 둘 다 하고 싶은 마음에다가, 판도 많이 팔고 싶은 마음을 가진채 제대로 된 스케잇 펑크도 하고 싶은 어중간한 태도만이 느껴지는 앨범들이었다. 게다가 레이블은 Warner Music 산하의 인디 레이블 Triple Crown 이라 프로모션도 강하게 전개 되었었으며, 투어 메이트도 Paramore, New Found Glory, Hawthorne Heights, Matchbook Romance, Motion City Soundtrack 등 인기 밴드들이었으니… 한마디로 아니 뜰 수 없는 밴드였다. 근데 결국 안떴지. 어중간한 태도에 어울리는 거지같은 앨범 탓이었지. 100% 자기들 탓!

여하간 객관적 가사 판정을 받은 이 밴드가 2012년 1월에 새 앨범을 냈다. 기대는 했다. 얼마나 거지 같을 것인가 하는 부정적인 기대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앨범을 들고 돌아오며 적잖게 놀래키고 있다. 세번재 풀렝스 앨범인 Invicta 는 그동안 우유부단 했던 자신들이 음악적 지향점을 확실히 하는 동시에, 정해진 방향에 있어서 최고의 기량을 펼쳐 보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앨범이다. 정통 스케잇/팝펑크는 그냥 싹 집어 치웠으며, 펑크를 이용한 기타팝으로 포커스를 통일 시킨 후 극단적인 상업성으로 중무장한 매끈한 곡들만으로 가득 채워 놓았다. 프로듀싱도 기계적인 매끈한 톤으로 철저하게 매만져 놓았으며, 그에 어울리는 요즘 일렉트로닉스 음악적 효과도 맛깔나게 집어 넣었다. 10-20대가 좋아 할 만한 매끈하고 힘 있는 2000년대 기타팝만이 남았다.

하지만 이러한 철저한 상업적 변화는 오히려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추구하는 매끈한 기타팝 성향의 음악은 팝펑크라고 부르기에도 뭐할 정도로 장르 음악적 특징이 거의 없어졌지만, 분명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던 이모셔널한 코드의 펑크팝의 결론 도달에는 전작보다도 더 뛰어난 결론에 도달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한 메이저 락 스타일적이지만, 그런 뻔한 구색 안에는 10-20대의 젊은 마인드에 어울리는 솔직한 감성의 가사와 있는 그대로이 젊은 파워가 분명히 살아 있는것도 사실이니까 말이다. Journey 나 Bon Jovi 가 상업적이지만 진실된 밴드이듯이, 이들도 그렇다. 2000년대 틴에이져 펑크로 탄생 된 느낌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독한 상업성에 버금가는 멋진 느낌의 젊은 감성과 파워가 존재한다. 곡의 완성도가 늘쑥날쑥한 단점이 있기에 2000년대 팝펑크의 Slippery When Wet 이라고 정확하게 부르지 못하는 점은 개인적인 아쉬움이지만… 하지만 이 앨범은 분명 팝펑크의 상업적 변화에 있어서 가장 근사한 변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음악적 레벨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호불호를 가린다면 “좋다” 쪽에 주저없이 표를 던지게끔 만든다. 특히나 지금까지 등장한 많은 상업적 락 앨범 스타일로 팝펑크를 응용한 밴드들의 힛트작보다 뭔가 좀 더 제대로라는 느낌을 전해주는 것은 의미가 크지않나 싶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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