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 And Composure –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No Idea, 2013)

Balance And Composure –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No Idea, 2013)

현재 인디/언더그라운드 음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음악적 핫이슈들 중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이모의 부활” 이 아닌가 싶다. 이모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미간부터 찌푸리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만약 당신이 이모라는 단어와 내면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겉만 까마귀 무리마냥 꾸며대고 자살놀이나 일삼는 코스프레 족속들을 생각한다면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만! 가서 공부나 하고 와라!” 라는 말을 남겨주고 싶다. 만약 혹시 80-90년대의 이모코어-이모의 변화상을 알고 미간을 찌푸린다면 내가 잘못 했다는 말을 남기고 싶기도 하다. 그렇다. 이모라고 불리웠지만 실제로는 “멍청하고 게으른 자칭 펑크키즈라는 녀석들을 위한 징징짜는 병신록” 이었던 “그들만의 이모” 가 유행이 지나며 퇴출되자, “진짜 이모” 가 거짓말 처럼 치고 올라오기 시작 한 것이다. 하드코어 펑크의 격렬한 사운드와 주제에서 탈피하여 펑크/하드코어라는 음악에 걸맞는 애티투드를 지닌 멜로디어스-이모셔널-엑스페리멘탈한 실험적 하드코어로 시작된 이모코어, 그리고 그것을 근간으로 하여 기타팝-파워팝-얼터너티브-모던락-인디락적인 어프로치를 가미해 “코어” 라는 단어를 떼게금 만들었던 그 진짜 이모 말이다.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허허 이런걸 시도하는 신예들이 아직도 등장하나?” 라는 분위기였지만, 2012-13년은 “90년대 초중반의 꽤나 비범했던 포스트하드코어 시대의 그 열기보다 뛰어난 음악성과 언론의 호평, 팬들의 피드백? 심지어 힙스터 음악인들의 각광 리스트에 포함되며 묘한 이슈 리드까지?” 이라는 매우 놀라운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기도 하다.

Balance And Composure 는 이러한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존재들 중 하나다. 게다가 그러한 현상을 만들어 낸 주동자 급 밴드들 중 하나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을 크게 키운 밴드이기도 하며, 그러한 흐름의 2013년을 책임지는 대표급 존재들이기도 하다. 일종의 랜드마크, 혹은 레퍼런스라 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유를 묻는다면 매우 간단한 답을 내릴 수 있다. 2013년에 발표한 앨범이자, 2번째 앨범, 그리고 엄청난 아우라를 자랑하는 마스터피스급 앨범이기도 한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이 답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두번째 앨범인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은 크게 두가지 장점을 지닌 앨범이다. 하나는 “90년대 이모코어-이모 특유의 독창적 하드코어적 재미의 부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 90 텍스쳐의 또 한번의 개선과 발전” 이다. 일단 이들은 90년대 초중반의 이모코어-이모 & 포스트 하드코어의 이모셔널한 어레인지라는 노스텔지어 탐구를 행하고 있는데, 워낙에 그 당시 스타일이 매우 뛰어난 개성을 뽐내고 있기에 일단 먹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탈-이모코어 & 얼터너티브/기타팝적 시도를 동시에 행하는 가운데, 80년대 중반-90년대 초기의 얼트-그런지적인 앰프 하울링-노이즈에 대한 탐구와 그로 인한 엑스페리멘탈리즘적 색채로의 시도까지 행하는, 간단히 말해서 Sunny Day Real Estate 가 리드하던 한가지 90 이모 텍스쳐, 그 사운드를 구사한다. 그러한 사운드를 계승한다는 점은 별것 아닌거 같지만, 90년대 초중반 이후 놀라우리만큼 대가 딱! 끊겨 버렸다는 점과 그 시간적 공백에도 상관없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부활 해 냈다는 점을 따져 본다면 이건 예사일이 아님을 알 수가 있다. 여기에 특유의 하드코어-인디락-그런지-엑스페리멘탈 음악의 뒤엉킴에 의한 매우 독특한 음악적 개성과 깊이의 강함이 더해지니…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을 정도다.

그리고 이 앨범은 Sunny Day Real Estate 의 도가 지나친 복제 & 추억팔이로 끝나지 않는다. 당연하게 이들만의 오리지널리티도 들어있다. 이모코어에서 이모로 변화하는 시기의 사운드는 독창적이었으나, 기타팝적인 관점으로는 형편 없었었다. 그리고 그 문제가 해결되자, 이모코어 특유의 엑스페리멘탈적 묘미가 거짓말처럼 사라졌었다. Balance And Composure 는 그 두가지를 모두 해결한다. 뛰어난 기타팝과 아이디어 넘치는 앰프 하울링 사용기법과 그로 인해 탄생되는 엑스페리멘탈리즘의 완벽조화는 90년대 이모코어-이모-포스트 하드코어도 해내지 못한 쾌거이기도 하다. 여기에 90-2000년대 인디락 흐름속에 있던 아티스틱한 코드들의 조용하고도 확실한 난입,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긍정적 측면의 힙스터적 느낌의 창출로 인해 펑크-하드코어-인디락-엑스페리멘탈 락의 장르적, 시기적, 문화적, 부류적 울타리가 꽤나 모호 해지며 뮤지션으로나 리스너로나 서로간의 이해와 교류가 이어지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는 점 역시 소소하지만 중요한 장점으로도 사료된다.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는 한마디로 펑크/하드코어 역사의 이정표적인 작품이다. 90 이모코어-이모의 부활, 개선과 발전, 그로 인한 음악적/문화적/부류적인 후폭풍의 임팩트가 꽤나 강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보는 맨 처음에 거론한 “이모의 놀라운 레벨로의 리바이벌” 을 리드하는 동시에, 더더욱 이러한 흐름을 모든 음악 애호가와 평론가들에게 새로운 대세로써 각인 시키는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 “이모는 차세대 힙스터 & 음악 애호 특권층의 다음 선택과 그로 인한 이슈 태풍은 이모인가?” 하는 칼럼들이 꽤나 등장하고 있지 않던가? 그리고 그러한 리액션이 이 앨범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의 음악적 임팩트함 표출과 그로 인한 많은 음악 애호가/평론가들의 남다른 호들갑적 피드백이 행해지며 본 궤도에 오른것이다 라고 단언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호들갑 떨기엔 꽤나 이르지만은, 이 앨범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은 “앞으로 이모라는 장르가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여러가지 영광적 수식어를 달고서 찬양 받게 될 것이다” 라는 예지력 상승적인 인식감을 청자에게 자연스레 제공 해 준다는 점은 꽤나 의미심장 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The Things We Think We’re Missing 은 펑크/하드코어 카데고리를 넘어서 인디/언더그라운드 음악 역사에 길이 남는 텍스쳐 마스터피스로 평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감도 선사한다. 그만큼의 음악적 깊이가 뛰어나게 발휘가 되고 있기 떄문이다. 앞으로 어찌 되던간에, 이 앨범은 적어도 펑크/하드코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야 말았다. 이미 전설인 것이다. 그 전설이 더 크게 퍼질지 아닐지는 좀 더 지켜 보도록 하자.

- Mike Villain


Ref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