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To Remember – Homesick (Victory, 2009)

A Day To Remember – Homesick (Victory, 2009)

Attack Attack!, Emmure, Enter Shikari, Bring Me The Horizen, Asking Alexandria, Periphery 와 같은 밴드들과 마찬가치로 ADTR 역시 “하드코어 및 메탈을 그릇되게/왜곡되게 구사하는 빌어먹을 밴드” 로써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빗다운/모쉬코어와 팝펑크/스케잇 펑크의 조화는 이론적으로 그럴싸 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고막에 와닿는 이들만의 믹스쳐는 넌센스를 넘어선 하드코어 사운드 테러리즘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경쾌한 팝펑크로 분위기를 고조 시키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터프가이 샤우팅에 브레이크다운 리프 연사가 어울리진 않는다. 역으로 모쉬코어/메탈코어 헤비 리프가 난무하다가 후렴부에서 감성적인 기타 애드립과 클린 보컬이 터져 나오는게 그럴싸 하지도 않다. 그렇게 말해야만 한다. 3-40여년의 역사와 전통과 자존심과 애티투드를 지닌 하드코어를 엿 먹일수는 없지 않은가!

하드코어 이상론은 패스. 기회되면 나중에 하도록 하자. 중요한건 이들의 두번째 앨범이자 메이저급 레이블 Victory Records 에서의 데뷔작 For Those Who Have Heart (2007) 가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이다. 일종의 과도한 하드코어 재해석과 그와 이어지는 희화화/이슈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끼리는 “병신 하드코어” 라고 시원스레 말한다. 병신 같으니까…) 는 논란의 소지가 있었지만 장사가 되는 이슈임에는 확실했다. 여하간 적절한 성공은 따 논 당상이었다. 남은건 이런저런 앨범들을 양산하며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 것 뿐. 그 첫 행보가 세번째 앨범인 Homesick 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Homesick 은 ADTR 라는 밴드를 “빌어먹을 밴드” 에서 “괜찮은 밴드” 로 인식을 되돌려 버리는 반전의 극치를 보여주는 쾌작으로 많은 사람들 뇌리에 남게된다.

극단적인 두가지 펑크/하드코어 요소를 결합해서 개그적으로 인식 된 ADTR 는, 하드코어 밴드가 이래서는 아니 된다는 결론으로 나아가며 몹쓸 밴드가 될 뻔 했었다. 하지만 이들의 라이브 무대는 진짜배기 하드코어 밴드들과 자웅을 겨루고도 남을 정도로 뛰어난 연주 실력과 화끈한 무대 매너를 지닌 열광의 도가니로 은근히 화제가 되었었고, 같이 투어한 밴드들인 New Found Glory, Shai Hulud, Crime in Stereo 등과 같은 진짜배기 밴드들이 이들에게 좋은 밴드라는 어필을 해 주기도 했다. (가사가 전해주는 메세지 역시 진지한 내용으로 가득 찼다는 것은 부가사항. 물론 유머러스한 부분도 좀 많죠?)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하드코어를 잘못 이해하고 병신같이 구사하는 개그 밴드가 아닌, 좀 많이 괴상망측한 믹스쳐를 하지만 나름 괜찮은 하드코어 밴드로써 인식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변화의 흐름의 결정타는 자신들의 괴상한 코드를 뛰어난 음악적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Homesick 앨범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ADTR 의 음악은 쾌활하고 감성적인 코드의 팝펑크와 신념으로 똘똘 뭉친듯한 터프가이 이미지의 하드코어 사운드와의 결합이다. 결합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그냥 “번갈아 교체 구사” 라고 하는게 정확 하겠다. 예전엔 그랬었지만 Homesick 부터는 아니다. 메이저 데뷔작이자 논란의 태풍급 앨범 For Those Who Have Heart (2007) 과 별다른 차이는 없지만 한곡 한곡에서 보여주는 매끈하고 특징감 넘치는 기승전결과 그에 합당한 장르 포지션 체인지는 꽤나 놀랄만한 정도로 매끄럽고 섬세하다. 팝펑크 멜로디 하다가 갑자기 빗다운 찍고, 빗다운 찍다가 감성코드 뜬금없이 내지르던 풋 사과 시절과는 다르다. 매우 이질적인 두가지 장르/스타일이 교체되는 과정이 좀 더 설득력 있는 형태를 지닌다. 도입-전개 파트에 매우 공을 들인 티가 나며, 두가지 스타일이 변환 하면서 생기는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적당히 각 장르를 적절하게 튜닝 시킨점도 귀 귀울일만한 부분이다. 팝펑크 코드는 의외로 육중한 그루브를 지닌 헤비함으로 튜닝이 되었고, 빗다운/브레이크다운 파트에서도 이모셔널한 코드의 포스트 하드코어/메탈코어 밴드처럼 멜로디컬한 애드립이 적절하게 들어있다. 팝펑크와 하드코어의 교체 구사에 있어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 해 질 수 밖에 없는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고, 그 변화상을 주도한 도입-전개 파트의 공들임에 걸맞는 뛰어나고 다양한 패턴의 송라이팅과 연주가 잘 구현되고 있다는 점 역시 이 앨범의 장점 포인트다. 또한 만만찮게 헤비해진 팝펑크로만, 꽤나 캐치해진 멜로디 라인을 자랑하는 하드코어 코드로만, 한마디로 적절히 튜닝 잘 된 한가지 장르/스타일로 만들어진 곡들도 적절히 선보이면서 진정한 의미의 “결합적 사운드” 를 들려주며 또 다른 자신들만의 공식을 만들어 내는데도 성공한 부분도 꽤나 멋지게 다가온다. 메탈릭 하드코어 밴드 Shai Hulud 와 팝펑크 클래식 New Found Glory 를 경험 한 바 있는 Chad Gilbert 가 프로듀스를 담당해서 뛰어난 조율과 프로덕션을 들려주고 있다는 점도 이 앨범의 부가적 재미라는 점도 빠트리지 말자. 믹싱을 담당한 Adam Dutkiewicz (Killswitch Engage) 의 솜씨도 빼먹으면 섭섭 하겠다.

Homesick 은 조크가 아니면 받아 들이기 힘들었던 팝펑크와 하드코어의 음악적 결합이라는 말도 안 될법한 그들만의 미션을 모두가 인정 할 만한 음악적 결과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Homesick 은 발매 첫주에 빌보드 앨범차트 21위로 데뷔했고, 4곡이 비디오클립으로 소개 될 정도로 롱런하는데 성공하며 2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당연하게도 DVD 포함 디럭스 버전으로 재발매까지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ADTR 는 괜찮은 하드코어 밴드라는 인식을 팬들과 동료 밴드들에게서 얻는데 성공했다. 차기작 What Separates Me from You 의 첫 싱글 All I Want 의 비디오 클립에 Crime in Stereo, Veara, Bring Me The Horizon, Silverstein, Parkway Drive, The Devil Wears Prada, Andrew W.K., Fall Out Boy, Millencolin, As I Lay Dying, The Red Chord, August Burns Red, Comeback Kid, Seventh Star, Maylene And The Sons of Disaster, Architects, MxPx, Your Demise, Trivium, Pierce The Veil, The Acacia Strain, This Is Hell, Set Your Goals 멤버들이 우정출현 한 것은 그 증거가 되지 않을까나? 여하간 Homesick 은 그런 앨범이다. 잘못된 하드코어 대명사로 시작하여, 뛰어난 음악성과 자신만의 고집적 개성추구와 평단/팬들/진짜배기 밴드들으로부터의 인정을 얻게 만드는 요즘 논란적 밴드들의 흐름 (The Devil Wears Prada, Attack Attack!, Suicide Silence 같은 밴드들의 신보가 그렇지요!?) 을 대변하는 그것 말이다.

- Mike Villain


The Downfall Of Us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