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ngworm – Hammer Of The Witch (Relapse, 2014)
언제 어디서나 평가절하 당한 밴드는 꽤 많겠지만은, Ringworm 은 특히나 꽤나 심하게 평가절하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존재다. 메이저 하드코어 레이블인 Victory Records 에서 앨범을 4장이나 낸 바 있기에 “평가절하” 라는 문구에 의문감이 들 수는 있겠지만, 이들이 지닌 음악적인 부분의 독창성과 깊이를 생각 해 본다면 그 단어의 사용은 매우 적절하다. Ringworm 은 하드코어에 사타닉/언홀리 코드를 지닌 메탈 사운드를 도입하는 시도를 통해 독특한 개성의 확보와 메탈과 하드코어의 터프한 매력을 극대화 시켰다는 독특한 개성의 어필이 유난히도 강렬하기에 그러하다. 이러한 시도는 Integrity 가 좀 더 먼저였지만, 그다지 큰 시간차이는 나지 않았다는 점, Integrity 가 뒤로 갈수록 변화의 욕망에 비해 실천 할 수 있는 능력이 꽤 부족 했었다는 점, 그에 비해 Ringworm 은 매 앨범마다 의미있는 음악적 변화와 모쉬와 해드뱅을 맘껏 날릴 수 있는 껀수를 놀라우리만큼 충분히 제공 했다는 부분도 간과 할 수 없기도 하고 말이다.
밴드는 등장하자마자 강렬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새천년을 대표하는 하드코어 & 새로운 메탈-하드코어 크로스오버 텍스쳐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 예상 되었지만 실제론 그렇지는 못했다. 이들의 소속 레이블인 Victory Records 는 Ringworm 이 음악적 발전을 행하던 그 시기에 레이블 색채를 다이하드 하드코어 레이블에서 대중적인 펑크/하드코어 레이블로 변화를 행하던 시기였고, 그러한 변화상의 정반대에 위치한 Ringworm 은 레이블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감탄스러운 개성과 음악성, 파괴적인 재미까지 완벽했던 다수의 앨범들은 놀라울 정도로 꽤 심하게 묻혀지고야 말았다. 밴드의 메인 기타리스트인 Frank “3-Gun” Novine 의 (거의 무단이탈적인) Hatebreed 로의 이적이라는 악재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드는 계약서대로 4장의 앨범을 조용히, 그리고 성실히 해치우고 FA 가 되었고, 매우 의외의 레이블이라 할 수 있는 Relapse Records 로 이적했다. (Relapse Records 가 펑크/하드코어 릴리즈를 전혀 하지 않은건 아니었지만, Ringworm 과 같이 모쉬 느낌 충만한 터프가이 이미지의 하드코어와는 거리가 꽤 멀기에 이 계약은 다소 놀라웠던 사건이었다.) 2013년에 3곡짜리 EP 앨범 Bleed 를 발표하였고, 2014년에는 그 연장선에 있는 신작 Hammer Of The Witch 를 발표했다.
Hammer Of The Witch 는 “Ringworm 이라는 밴드가 지금까지 보여 주었던 매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라는 말을 매우 무색하게 만드는 앨범이다. 뉴욕 하드코어를 근간으로 강력하게 발전 한 모쉬코어 뼈대에 Venom, Slayer, Possessed, Destruction 등 사타닉/언홀리적 테마를 탑재한 스피드 메탈적 특징의 절묘한 교집합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음악적 깊이는 매우 크게 다르다. 성장의 원동력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메탈 구사에 있어서 과거와 달리 비중을 늘리고, 더욱 디테일한 구사를 행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Ringworm 이라는 밴드의 특징은 “사타닉/언홀리 메탈적 특징이 살아있는 하드코어” 에서 “또 하나의 메탈/하드코어 크로스오버 교과서의 탄생을 행한 밴드” 로의 자연스러운 신분 상승을 내 내는데 성공한다. “새로운 메탈/하드코어 크로스오버 공식” 이라는 부분은 어불성설적인 표현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메탈적 요소의 핵심인 쓰래쉬메탈이 “하드코어 펑크에 큰 영향을 받은 음악 장르/스타일” 인 데다가, 그 과거의 예에서 크게 벗어난 혁신성을 만들어 내진 못한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80-90 메탈/하드코어 믹스쳐를 근간으로 만들어 낸, 업그레이드 된 믹스쳐 공식은 매우 놀랍기 그지 없는 수준임에 확실한 것이다. 다소 과다한 호평적 리액션은 자연스러우며,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황금기 Slayer 를 바로 떠오르게 만드는 공격적 스피드와 불경스러운 테마의 과감한 투척,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기타 애드립과 기타 솔로 (를 가장한 기타 괴음) 의 과감한 투척은 앞서 설명한 바 있는 메탈적 요소의 비중 상승이자 디텔인한 표현력의 중심축이다. 이를 중심으로 하드코어 밴드로의 Ringworm 은 쓰래쉬 메탈/크로스오버 쓰래쉬 밴드로의 Ringworm 으로 자연스러운 인식변화를 행하고 성공 해 낸다. 이렇게 매우 강렬한 메탈적 설득력이 다소 과하게 진행되지 않나 싶을때 이들의 본분인 하드코어적 매력을 다시금 표출 해 댄다. 브레이크다운, 헤비-그루브, 모쉬파트 등 다양한 하드코어적 특징의 텍스쳐들을 말이다. 이 두가지 요소들의 기가 막힌 장르 체인징 타이밍 센스 역시 이 앨범의 특징이자, Ringworm 의 발전적 변화상 중 하나로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 역시 이 앨범의 장점 중 하나이다. 여기에 일전 앨범부터 언제나처럼 충분히 보여 주었던 “과격 음악적 엔터테인먼트적 코드의 극대화” 까지 충분히 발휘된다.처음부터 끝까지 청자를 해드뱅과 모쉬를 번갈아 쉴 새 없이 구사하게끔 만드는 어마어마한 선동력과 음악적 독창성의 완벽한 구현은 이 앨범의 또 다른, 어찌보면 진정한 강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한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음악적 독창성과 깊이, 디테일함이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Ringworm 이 지금까지 보여 준 앨범들에서 하나같이 발견되는 “청자를 미치게 만드는 부분” 은 가희 두려울 정도의 레벨이다.
Hammer Of The Witch 은 한마디로 Ringworm 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앨범이다. 예전 작품들도 대단한 의미가 있었지만, 본작은 그보다도 더 높은곳에 존재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메탈과 하드코어의 만남의 올드스쿨한 매력의 계보잇기, 그와 동시에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패러다임의 설득력 높은 완성, 쉴 새 없이 청자를 광기의 해드뱅과 모쉬를 하게 만드는 엄청난 선동력, 그로 인해 자연스레 행해지는 사타닉/언홀리 하드코어씬의 랭킹 1위 등극, 실없이 놓쳐 버렸던 과거의 음악적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강제 쟁탈을 해 낼것만 같은 엄청난 카리스마 등 과거보다 훨씬 새롭고 발전 된 것들이 다양하게 날뛰어 댄다. 올해의 앨범은 당연하며, 메탈/하드코어의 믹스쳐의 사례중에서 세 손가락에 뽑을 수 있을 정도의 모범사례, 2000년대를 대표하는 하드코어 & 메탈계의 인스턴트 클래식 등극, 이를 넘어선 세기의 헤비니스 음반으로의 평가까지 나아 가는데에도 부족함이 없다. 한마디로 완벽하다. Just Perfect!
- Mike Villain
Hammer Of The Wi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