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etty Reckless – Going To Hell (Razor & Tie)
Jim Carrey 주연의 영화 Dr. Seuss’ 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 (국내 개봉명 ‘그린치’) 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아역배우로 시작, 인기 드라마 Gossip Girl 에 출연하여 큰 지명도를 얻은 여배우 Taylor Momsen 이 결성한 밴드. 이것이 The Pretty Reckless 를 설명하는 모든것이었다. 하지만 데뷔작 Light Me Up (2010) 이 발표되자 적잖게 락/메탈 바닥은 놀라는 눈치를 완벽하게 감추지 못했다. “헐리우드 셀리브리티가 주축이 된 락앤롤 놀이” 정도로 점쳐졌던 The Pretty Reckless 는 높은 평가를 내릴수는는 없었다 치더라도, 분명히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음악을 구사 했던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Motley Crue 의 90년대 버전과 2000년대 포스트 그런지를 적절히 가미한 하드락이라는 다소 뻔한 스타일, 그에 합당하는 한계가 있는 음악성은 어쩔 수 없었다고 쳐도 Taylor Momsen 이 지금까지의 헐리우드 이쁜이 기믹을 집어 던지고 차용한 락앤롤적인 퇴폐적 섹시함의 차용, 락커 코스프레로만 평가 할 수 밖에 없는 뛰어난 무대에서의 쇼맨쉽 (헐리우드 셀리브리티로써는 다소 치명적인 웃장까기(?) 를 종종 저질러서 헐리우드 가쉽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었다.), 그리고 많은 평단이 적잖게 놀란 뛰어난 가사 제조 능력/센스의 만만찮은 발휘는 쉽게 무시 할 수 없던것도 사실이었다. 음악적으로는 고만고만한 평을 받았지만, Revolver 를 비롯한 다수의 메탈 매거진들은 그녀의 뛰어난 프로모션과 패션감각을 담은 화보 사진을 다수 기재하며 The Pretty Reckless 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아이캔디적 존재로 다루긴 했지만, 그래도 The Pretty Reckless 의 음악이 락/메탈 필드에 먹히지 않는 것이었다면 이런 기획 역시 어림도 없는 것이지 않던가? 업계와 리스너들의 핀업 모델로써의 대접/피드백 역시 괜찮았다. 만만찮은 가치가 있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4년여의 지지기반 닦기가 성공하자, 밴드는 바로 두번째 앨범 제작에 들어갔고 2014년 3월에 2번째 풀렝스 앨범인 Going To Hell 이 발표 되었다. 이 앨범이야 말로 이들의 진정한 데뷔작이라 할 수 있다. 데뷔작 Light Me Up 은 보컬 Taylor Momsen 과 락 음악 프로듀서 Kato Khandwala 간의 우연한 대화속에 탄생한 서로간의 음악적 목표 지향점 일치와 빠른 행동, 그리고 매니지먼트측의 강력한 푸쉬덕에 앨범 포맷이긴 해도 엄밀히 따지면 앨범의 퀄리티로는 논하기가 힘든 물건이었기에 그러하다. (퀄리티에 비해 꽤 좋은 업계내의 평가를 얻었기에 나름 성공 했다고도 할 수 있다.) Going To Hell 은 무엇보다 음악적 폼을 끌어 올려야만 한다는것이 밴드내의 1순위 과제인 앨범이 되어 버렸다.
“성공이냐, 아니냐” 라는 매우 시원스런 잣대를 들이 대 본다면, “성공” 쪽에 가까운, 매우 다행인 앨범 되겠다. 락앤롤-하드락-얼터너티브가 혼재 된 사운드는 그저 Taylor Momsen 이 날뛰기 위한 멍석깔이 정도밖에 되지는 않았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Motley Crue 를 연상 시키는 추진력과 헤비함이 겸비 된 스트레이트한 락앤롤의 비중 & 퀄리티의 업그레이드가 꽤나 잘 이루어지며 드디어 가치가 있는 레벨로 올라섰다. 매우 당여한 것을 했을 뿐이지만, 그래도 팀의 중심이 헐리우드 셀리브리티이니 이 정도의 음악적 자제 잡이는 꽤 좋게 봐 줄 수 밖에 없을듯. 도발적인 코드의 사운드에 얹어진 Taylor Momsen 의 보컬은 전작의 발라드 성향의 미드-슬로우 템포의 선례보다도 더욱 더 매력적이다. Taylor Momsen 의 의외의 곡 소화 능력을 어렵지 않게 눈치 챌 수 있으며, 보컬리스트로의 직책에 어울리는 실력은 아닐지 몰라도, 연기자 출신이라는 백그라운드를 십분 활용하여 뛰어난 발음, 그것을 바탕으로 한 연기적인 색채의 과감한 시도로 통해 만들어지는 프론트우먼으로써의 위용은 꽤나 강렬하다. 이렇게 음악적인 파워업을 행하는 노력안에서 Taylor Momsen 이 너무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 밴드 멤버들의 음악적 어필에 대한 비중이 늘었다는 점, 그 안에서 행해지는 Taylor Momsen 과 타 멤버간의 수월한 공조라는 좋은 밴드 분위기 또한 엿볼수 있다. 신작은 무엇보다 The Pretty Reckless 라는 밴드가 연예인의 이슈 팔이와 꽤 거리가 먼, 그와 정반대의 음악적인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는 밴드임을 매우 강렬하게, 그리고 매우 밴드라는 포맷에 걸맞게 보여주고 있는 앨범이다. 이 앨범의 최고 미덕은 바로 그러한 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기도 하며, 그에 합당한 약점을 매우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연예인치고는” 이라는 수식어를 결국 떼어 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도발적인 로큰롤 비트의 비중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곡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헤비-락앤롤 엔터테인먼트적 흐름을 만들어 낼 찰나마다 등장하는 발라드 넘버들의 등장으로 인한 흐름 단절이 바로 그 단점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다. Taylor Momsen 이라는 인물이 락앤롤 뮤지션으로써 풀렝스 앨범을 책임지기에는 부족함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발라드로 그러한 약점을 막으려는 절충안은 그다지 성공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화끈한 락앤롤 파티의 흐름을 끊어 먹는것도 있지만, 발라드 넘버들의 퀄리티가 락앤롤 넘버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 음악적 한계를 무마하기 위한 이러한 수법이 오히려 Taylor Momsen 의 곡 소화 부재로 인한 역효과를 낳는다는 점, 그로 인해 앨범의 통일감이 실종되어 버렸다는 점이 있기에 그러하다. 이 앨범의 가치는 4-5곡의 비트감 넘치는 락앤롤 넘버에서의 성과 밖에는 없는 것이다. 역시 셀리브리티 탑재 밴드의 한계는 극복 할 수는 없을 것인가? 아직 이 밴드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일듯 싶다. 앨범의 1/3 에서 보여준 뛰어난 헤비-락앤롤 넘버들과 Taylor Momsen 과 타 멤버간의 좋은 분위기는 무시 하기엔 너무나도 아깝기 때문이다. 좀 더 음악적 포커스를 잘 잡아주는 프로듀서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락 음악적인 매력과 대중적 매력을 동시에 끌어 내는 8-90년대 명장들 말이다. 이 앨범은 발매 첫주에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급 프로듀서를 받아들여, 철저한 전략속에 명작을 만들만한 깜은 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를 가질만 하다. 다시 말하지만 The Pretty Reckless 는 헐리우드 스타의 락앤롤 코스프레 놀이와는 거리가 멀 정도로 실력과 센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컨텐츠에 대하 주목을 가져주고 금전적 소비를 해 줄 만한 마음이 든다는 말과도 이어진다. 좀 더 내 돈을 수월하게 가져가는 밴드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한 모양새가 서로 좋은것 아니던가?
- Mike Villain
Going To H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