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osses) – S/T (Sumerian, 2014)

††† (Crosses) – S/T (Sumerian, 2014)

Deftones 는 3번째 앨범인 White Pony (2000) 에서부터 자신들의 사운드가 적당한 난이도를 지닌 다양한 장르들의 깊이 있는 믹스쳐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 후 발표한 3장의 앨범들을 통해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기 보다는 계속 도전하고 변화하며 발전하는 밴드가 되기를 원했다. 앨범이 거듭 발표되면서 시행착오의 비중은 줄어 들었고, 긍정적 변화/발전의 설득력은 강해졌다. 가장 최근작인 Koi No Yokan (2012) 을 통해 “멜랑콜리한 코드가 들어있는 엔터테인먼트형 헤비 그루브 밴드” 에서 “긍정적 측면의 엔터테인먼트형 헤비-엑스페리멘틀 밴드” 로 자연스러운 직종변경을 해내자, 각 멤버들은 그동안 Deftones 라는 밴드에 헌신 하느라 자제했던 자신들이 구사하고픈 사운드의 구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중 보컬리스트인 Chino Moreno 는 가장 부지런하고, 다양하며, 매우 뛰어난 행보를 걷는 중이다. 첫 프로젝트였던 Team Sleep 는 의문부호로 끝났지만, Deftones 만의 헤비-엑스페리멘탈 노선으로의 변화가 완벽에 가까워 지자마자 행한 Isis 멤버와의 프로젝트 Palms 는 대성공이었다. 그러하기에 Palms 와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진행한 프로젝트 밴드인 (이하 Crosses) 역시 아니 주목 할 수 없기도 하다. Crosses 라는 밴드에 90 포스트 하드코어의 레전드 Far 의 멤버이자, Deftones 의 중후기 음반에 피쳐링으로 참여하며 음악적 진화에 은근히 도움을 준 바 있는 Shaun Lopez 가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해지면 더더욱 기대감은 증폭 될 수 밖에 없다.

Crosses 는 생각보다 꽤나 조심스러운 행보를 걸어왔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다는 Chino 와 Shaun 의 유나이티드라는, Deftones 와 Far 의 멤버들의 프로젝트라는 화제성이 강했지만 밴드는 그 어떤 레이블과 계약하지 않았다. 언론의 호들갑에 비해 꽤 조용히 작업했고, 여 2011년에 EP 1, 2012년에 EP 2 를 자체적으로 발표했다. (직접 자신들이 10인치를 제작했고, 온라인에 무료로 파일을 공개함.) 세번째 EP 를 기획 할 때 즈음 밴드는 Sumerican Records 와 계약했고, 세번째 EP 인 EP 3 를 발표하는 가운데 2014년 2월에 3장의 EP 를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인 동시에 풀렝스 앨범이기도 한 셀프타이틀 앨범을 발표했다.

Chino Moreno 는 이 프로젝트를 결성하며 “Deftones 의 사운드에서 샤우팅 보컬을 뺀다면 나올법한 사운드” 라고 새 프로젝트 밴드의 목표에 대해서 설명을 한 바 있다. Crosses 는 그러한 Chino 의 발언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들려주며, 그와 동시에 Deftones 와 비슷하되 매우 다른 이들만의 개성에 좀 더 집중 해야만 할 정도로 깊이있는 무언가를 들려준다. (이는 Shaun Lopez 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Far 와 이어지면서도, 이어지지 않는다.) Crosses 의 음악은 간단히 말하자면 “신스팝” 에 해당된다. 그러나 80 댄스팝적인 사운드와는 거리가 멀다. Deftones 와 Far 의 음악에서 보였던 공격적인 부분, 멜랑콜리함, 엑스페리멘탈리즘과 이어지는, 하지만 그들이 지닌 헤비한 하드코어-메탈-얼터너티브와 같은 단어에서 느껴지는 락킹한 색채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Depeche Mode 나 Massive Attack 의 얼터너티브 메탈 어레인지 + 2010년대 일렉트로닉 음악적 흐름의 적절한 참고를 행한 사운드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또는 “Deftones 와 Far 가 지닌 일렉트로닉스 인스트루멘탈적 코드만을 포커스로 잡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개성 역시 강하게 추구한 음악” 으로써 쉽게 이해하려 해도 된다. 밴드 음악적 포맷과는 거리가 멀고 최종 결론 역시 매우 다르지만, 분명하게 Chino Moreno 와 Shaun Lopez 의 음악적 행보와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전의 커리어와는 다르지만, 커리어를 이어가는 음악, 그것이 Crosses 의 오묘한 개성이다.

그 외에는 많은 이야기 꺼리는 없다. “Deftones + Far & 보컬 중심의 일렉트로닉스 뮤직” 이라는 간단한 어레인지 공식 외에 큰 음악적 시도나 노림수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Crosses 라는 팀의 음악을 얕잡아 보라는 소리가 아니다. 비슷한 방법론을 행하지만, 결과물 만큼은 꽤나 강한 개성을 확실하게 만들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Deftones 와 Far 의 일렉트로닉스 버전으로 간략하게 정의 할 수 밖에 없지만, 모든 트랙들이 예상 범위 이상의 새로운 개성들을 충실히 내 놓고야 만다. 일렉트로닉스 음악적 결과물들이 보컬팝 위주의 스타일, 일렉트로 댄스적인 방법론, 디제잉적인 방법론, 고전 프록에서 파생 된 엑스페리멘탈리즘적 방법론 등 일렉트로닉스 음악 역사의 거의 모든 제작방식이 동원 되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스타일들의 곡들이 탄생되고 있다는 점 역시 더더욱 이 팀의 불가사의한 개성을 더해간다. 여기에 일전에 발표한 EP 2장을 모두 사용 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묘한 트랙 배치로 인해 꽤나 흐름이 좋은 풀렝스 앨범으로써 좋은 인상을 남기고야 만다는 점 또한 더해진다. 이 앨범에 대한 인상은 “괜찮다” 를 훌쩍 넘어서고야 만다. 예상범위를 넘어서는 플러스 알파적인 매력이 바로 이 앨범의 묘미인 동시에 최고의 장점이라는 이야기. 그 플러스 알파 제조하며 얻은 노하우들은 Chino Moreno 와 Shaun Lopez 의 본업 밴드들의 또 한번의 밴드 인식 변화의 자양분이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점도 있다. 조금 섣부를지 모르지만 이 점 역시 이 앨범의 장점으로 말해두고 싶다.

- Mike Villain


Bitches B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