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 G. – I Am The Fire (Century Media)

Gus G. – I Am The Fire (Century Media)

미국 시장에서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해서 그렇지, Gus G. 는 메탈 기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기타리스트임에 충분한 자격조건을 보유한 인물이다. 멜로딕 스피드 메탈의 모던한 발전상을 보여 주었던 Firewind 의 주축 멤버로 맹활약하고 있고, 그러한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밴드이자 좀 더 파격적인 밴드들이었던 Dream Evil 과 Mystic Prophecy 에서의 활동, 멜로딕 데스메탈 밴드인 Nightrage 와 Arch Enemy 에서의 활약, 그리고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Ozzy Osbourne 로의 (아직 Ozzy 에게 어울리는 기타리스트인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은 보류) 스카웃까지 화려하다. 일본 메탈지 BURRN!, 기타 전문지 Young Guitar 에서 80년대 초부터 만들어 온 “기타 히어로” 의 계보를 잇는다는 점, 싱어송 라이터적인 면모와 엑스맨적인 면모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 성공한 기타리스트라는 점도 무시 할 수 없다.

Gus G. 는 최근에 있었던 가장 큰 사건이었던 Ozzy Osbourne 밴드에 가입 이후에 그때까지 해 오던 다양한 밴드에서의 활동과 게스트 참여를 거의 접었다. 그렇게 Ozzy Osbourne 밴드에 충실한 시간을 보냈고, Ozzy 측이 Black Sabbath 리유니언 활동에 올인하자 그는 다시 그다운 활동에 발동을 걸었다. 허나 일전에 행했던 다작과는 달랐다. 솔로 앨범 제작에 올인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렇게 만들어 진 것이 2014년 3월에 발표 된 앨범이자,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으로는 두번째가 되는 I Am The Fire 이다.

놀랍게도 Gus G. 의 솔로 앨범 I Am The Fire 는 “명 기타리스트” 라는 그의 커리어에 꽤나 반대되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앨범이다. 음악적 성향이나, 플레이적인 성향 모두 “기타리스트 솔로 앨범” 과는 거리가 매우 거리가 멀다. 앨범의 사운드적 중심축은 스피드 메탈이 아닌 하드락이며, 앨범 전체적인 흐름이자 목표점은 싱어 송 라이터로의 면모다. Gus G. 는 싱어 송 라이터적인 기타리스트로의 면모, 화려한 플레이의 엑스맨적인 면모 모두를 가지고 있고, 두가지 모두 꽤나 잘 해내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싱어 송 라이터로의 앨범 제작은 이해는 간다. 하지만 밴드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직접 내 걸 정도로 자신의 음악적 커리어를 엑스맨 보다는 싱어 송 라이터로써의 평가가 더욱 중요하며, 좋은 평가를 얻어 내고야 말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어필 한 것은 다소 충격적이다. 특히 음악적 스타일의 새로움 & 이질감 역시 꽤나 충격적이다. 시원스런 스피드, 화려한 음들로 가득했던 지금까지의 커리어와는 달리, 심플한 리듬과 리프 위주의 미드 템포의 하드락적 구성에서 자연스레 표출되는 엑스맨 이미지로의 완전 탈출 시도에서 오는 충격성은 매우 만만치가 않다. 여하간 Gus G. 는 새로운 방향을 과감하게 제시했다. 남은건 하나다. 과연 그러한 무리수가 정당한가에 대한 증명을 제대로 해 내냐는 것이다.

새로운 스타일을 통한 새로운 Gus G. 의 이미지 확보를 노린 I Am The Fire 는 꽤나 성공적이다. 당혹스럽지만, 충분히 그러한 당혹한 변화상이 옳은 것임을 증명 해 내는데 부족함이 없기에 그러하다. 무엇보다 Gus G. 는 이 앨범을 통해서 뛰어난 곡들을 매우 잘 만들어 내는 인물임을 여지없이 증명한다. 흐름이 좋은 곡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재주, 다양한 리프 패턴 구비 능력, 훅 제조 능력, 보컬 파트 강조 능력, 각 파트와의 연계와 백업 등 전체적인 부분을 총괄하는 능력 말이다. 그는 싱어 송 라이터로의 능력뿐만 아니라, 곡과 앨범과 각 연주 파트를 총괄 지휘하고 조율하는 관리자 혹은 프로듀서로의 영역의 실력과 센스도 충분히 보여주며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개선하려 노력한다. Mats Lev?n, Jeff Scott Soto 와 같은 보컬리스트를 초빙하여 그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뒤에서 전체적은 흐름을 지휘하는 곡들의 많은 비중과 각기 다른 곡 스타일 구비를 통한 다양함의 추구라는 앨범 전체의 분위기는 바로 그 증거 되겠다. 예전보다 더 뛰어난 양질의 리프와 멜로디 센스를 자랑하고, 그에 걸맞는 화려함과 절제미가 겸비 된 솔로잉을 선보이는 점 역시 매우 뛰어나기에 중요하다고 말 할 수 있지만, “밴드 포맷” 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조율하고, “앨범 포맷” 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리드 해 나가는 지휘자적인 면모는 그보다 더 빛난다. 앨범에서도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 결과물의 깊이 역시 꽤나 깊다는 점에서 말이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그러면서도 매우 뛰어난 리딩 능력은 이 앨범의 핵심 되겠다.

여기에 포스트 그런지, 얼터너티브 메탈적인 심플한 리프와 보컬파트의 훅을 강조한 심플한 구성을 과감히 시도하여 스피드 메탈 외의 영역에 대해 도전하려는 포석 또한 마련한다는 점 역시 눈여겨 봐야만 한다. Ozzy Osbourne 밴드에 대한 적응력 상승, 혹은 Ozzy Osbourne 밴드의 활동 주무대인 미국 시장에 먹힐만한 스타일을 연구하려는 그의 노력,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양질의 결론 도출은 꽤 인상적이다. 미국적 하드락에 대한 시도와 모던한 어레인지 모두 합격점이다. 수는 적지만 중간중간에 Gus G. 답게 화끈하게 터지는 인스트루멘탈 메탈 사운드 역시 중요하다. 비중은 적지만, 그 역시 자신이 지닌 다양함 중의 하나인 “화려한 기타 플레이어” 로의 모습에도 충실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스타일의 시도안에만 뛰어난 지휘능력과 조율 감각이 있는것이 아니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 온 전체적인 커리어를 맞추는 밸런스 역시 이 앨범의 묘미다. 화끈한 기타 플레이를 앞세운 인스트루멘탈의 존재와 적절한 배치 역시 이 앨범의 장점으로 그 빛을 톡톡히 발휘한다.

Gus G. 의 솔로 앨범은 여러모로 성공적이다. 새로운 자신의 모습에 대한 시도와 성공, 그로 인한 리스너들이 지닌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 극복, 앞으로의 커리어를 다양하게 행할 수 있는 포석, 지금까지의 커리어와 새로운 커리어와의 적절한 조율을 통한 좋은 뮤지션으로의 이미지 확보 등 많은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 해 냈다. 이 앨범을 통해서 Gus G. 라는 인물은 유러피언 스피드 메탈의 한계를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인물로 거듭났다. 특히 의문부호였던 Ozzy Osbourne 밴드의 기타리스트로의 활약은 이 앨범을 통해 또 한번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의문감도 존재한다. 하드락, 모던함, 싱어 송 라이터로의 면모와 프로듀서로의 면모를 다 보여 주었고, 새로움 역시 꽤나 튼실하게 만들었지만, Gus G. 라는 인물이 지닌 음악적/스타일적 한계를 완벽히 극복하지 못한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충분하지만 완벽하지 못한점, 그리고 그는 완벽해야만 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딴지를 걸고 싶다. 모던한/하드락한 코스프레를 하는 Gus G. 인지, 아니면 진정한 레벨업 해 낸 Gus G. 인지는 이 한장을 통해서 정확히 결론짓기엔 무리라는 점도 있다. 그는 유러피언 스피드 메탈의 한계성을 완벽하게 극복하지는 못한 것이다. 이 앨범에서 놀라운 발전상을 보여주는건 사실이나, 그 카데고리 안에서의 발전이라는 한계성도 같이 보여주었다. (이는 Ozzy Osbourne 밴드 이전 커리어에서도 계속 보여지던 Gus G. 의 한계점이었다.) 이 앨범과 그에 대한 평가는 차후의 커리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그는 이 한계를 극복 할 수 있는 기타리스트이며, 극복 할 필요가 있는 처지에 있는 기타리스트다.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담은 이 앨범의 다양한 시도를 행했기에, 한계점을 돌파 해야만 하는 이유가 더욱 더 극명 해졌다. 그래서 뭐다? 일단은 7:3 의 비율로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의 앞으로의 커리어를 기대 해 보고 싶다. 그는 한계를 돌파하여 새로운 오리지널리티의 주인공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렇게 판단하고, 앞으로의 그를 응원 할 뿐이다. 그리고 응원하게 만들 정도로 이 앨범은 설득력이 강하다. 그걸 잊으면 안 될듯 싶다.

- Mike Villain


My Will Be D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