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And In The Way – When Life Comes To Death (Deathwish INC., 2014)

Young And In The Way – When Life Comes To Death (Deathwish INC., 2014)

90년대 초반, Integrity 라는 밴드가 등장, 하드코어가 사타닉/언홀리한 코드의 메탈 음악과 일맥상통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2000년대 초중반, Cursed 라는 밴드가 등장, 하드코어 펑크 – 크러스트 – 둠/슬럿지 – 쓰래쉬/블랙 메탈이 뒤엉킨 혁신적인 사악함을 들려 주었다. 90년대 초중반, EYEHATEGOD 이 등장, 둠/슬럿지 메탈이 펑크/하드코어와 만나며 사악함의 도심화를 보여주었다. 2000년대 중후반, Darkthorne 이 11번째 앨범 The Cult Is Alive (2006) 부터 블랙메탈의 하드코어 펑크 – 정통 헤비메탈화로의 대변화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후반, Deathwish INC., Southern Lord Records, A389 Recordings 와 같은 레이블들은 하드코어 펑크, 크러스트, 쓰래쉬/블랙메탈, 둠/슬럿지/드론메탈의 음악적 경계가 허물어진, 혹은 다중복합적 장르 형태의 사악한 사타닉/언홀리 헤비니스 릴리즈들을 거듭 내 놓으며 지금까지의 펑크와 메탈의 융합 헤게모니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흐름속에 추려진 음악적 정수를 양분삼아 Young And In The Way 라는 사악한 종자가 탄생했다.

YAITW 는 2009년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결성, 지금까지 2장의 풀렝스와 1장의 EP, 3장의 스플릿을 낸 바 있는 신예급 밴드다.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스타급 밴드는 아니지만, 이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들은 조용하고도 확실하게 컬트한 팬층을 구축 해 왔으며, 이러한 사타닉/언홀리 하드코어 펑크에 대해 좀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신예” 라던지 “차세대 빅띵” 으로 평가 받아 온 바 있다. 올해 발표한 신작이자 통산 3번째 앨범인 본작 When Life Comes To Death 은 컬트한 언더그라운드에서 벗어나 좀 더 위를 노리는 모양새를 지니고 있는 앨범이며, 이들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간에 밴드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는 앨범이기도 하다. 또한 그와 별개로 이 앨범은 알게 모르게 많은수와 부류의 헤비니스 팬들이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는 앨범이기도 하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사악함을 공통분모로 하여 하드코어 펑크, 크러스트, 블랙메탈, 둠/슬럿지의 음악적/문화적 경계가 허물어지는 멋진 흐름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Integrity, Cursed, EYEHATEGOD, Darkthorne 의 다운그레이드 카피를 피하지는 못하며 그 음악적 신선함이 꽤나 떨어졌는데, YAITW 의 행보는 그와 별개로 “또 하나의 새로운 사타닉/언홀리 헤비니즘의 방법론을 만들 수 있는 친구들의 등장” 임을 조용하고도 확실하게 청자들에게 인식 시켰기 때문이었다. 실력도 서서히 올라와 승부수를 띄워 볼 만한 시점이며, 그와 동시에 레이블도 메이저급인 Deathwish INC. 로 옳겼다는 점은 더더욱 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혀간다. 과연?

When Life Comes To Death 은 간단하게 말해서 지금까지의 사악한 펑크 + 메탈의 2000년대적 방법론을 좀 더 깔끔하게 다듬은 앨범으로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Cursed 와 Darkthrone 의 하드코어 펑크 – 크러스트 – 블랙메탈 사운드의 토탈 패키지화 & 펑크 관점에서의 블랙메탈 이용 or 블랙메탈 관점에서의 펑크 이용, 그런것 말이다. Cursed 의 관점에서는 펑크가 주가되고, Darkthrone 의 관점에서는 블랙메탈이 주가 되었지만, YAITW 같은 경우에는 그러한 방법론과 비슷 하면서도 거리가 꽤 먼 편이다. 하나의 장르가 주가 되고 나머지 사타닉/언홀리적인 코드의 장르들이 서브가 되는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융합체 내지는 모든 장르의 뛰어난 배분/구사를 통한 밸런싱으로의 방법론으로 탄생하는 “토탈 패키지” 를 선보이고 있기에 그러하다. 하드코어 펑크, 크러스트, 블랙메탈, 둠/슬럿지가 똑같은 비율로 융합되어 있거나, 순차적으로 구사되며 황금 비율의 극치를 들려주고 있는 형태이다. 이 밴드를 메탈 밴드로 정의하기에도 그렇고, 하드코어 펑크 밴드로 정의하기에도 그러한, 그러면서도 어정쩡하지 않고 완벽한 형태의 오리지널리티로 존재하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것이 이 앨범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예전 작품에서도 그러한 부분이 강했지만, 신작 When Life Comes To Death 에서의 모습은 밴드 역사에 있어서 첫번째 랜드마크로 기록 될 만한, 밴드 커리어의 첫번째 하일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완벽한 자기화에 의한 구사, 디테일한 부분의 신경씀 까지 완벽하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음악적인 부분을 크게 확대 시키는, 아니 오히려 그 부분을 집어 삼켜 버린다고도 할 수 있는 “사악함” 은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한다. 뛰어난 음악적 특징/오리지널리티보다, 브레이크 없이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YAITW 사악함과 혼돈감이 음악적 사고체계를 단숨에 뭉개버릴 정도로 경이스러운 카리스마를 내뿜는다는 점은 이 앨범의 진정한 하일라이트라고 우겨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Mayhem 으로 대표되는 블랙메탈의 사악함이 하드코어 펑크적인 요소와 결합해서 마구 날뛰고 있다고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다. 그 사악함에 앞서 설명한 매우 다양하고도 센스 넘치는 장르 융합적인 특징이 행해지며 음악적인 위용을 갖춘 블랙메탈로의 변화상을 보여주며, 신/구 블랙메탈이 지닌 (해결하기 꽤나 힘든) 단점을 스무쓰하게 해결하고 있다는 점도 꽤나 인상 깊게 다가온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올드스쿨 블랙메탈의 사악함 + 음악적 개선방안의 건실함은 Watain 과 같은 새로운 블랙메탈 스탠다드와도 비견 될 정도로 임팩트하며, (프로모 사진들을 보면 Watain 의 US/하드코어 버전이 이들이구나라고 할 정도로 기가 막히게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블랙메탈적 관점이 아닌 하드코어적인 관점으로 바라봐도 “Converge 이후 최고의 광기어린 하드코어” 라고 평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엄청난 카리스마 & 음악적 특징일 지니고 있는점도 무시 할 수 없다.

When Life Comes To Death 는 꽤 중요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Integrity, Cursed, EYEHATEGOD, Darkthorne 의 방법론을 개선하는 양질의 사타닉/언홀리 메탈-하드코어 퓨전 영건들의 등장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답습” 이라는 부분을 극복 하지는 못하는 인상이었다. YAITW 역시 그러한 밴드들 중 하나였지만, 그러한 한계를 극복할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밴드였고, 신작 When Life Comes To Death 은 완벽하다고 결론 지을순 없어도 분명히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결론을 꽤나 실하게 내 놓고야 말았다. 언홀리 하드코어 역사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도 강렬하지만, “Watain 과 같은 블랙메탈 영 블러드에 대한 US 하드코어씬의 카운터” 로의 이미지, “Converge 이후 최고의 하드코어 매드니스” 로의 위용도 강렬하다. 중간중간 곡의 완성도 및 각 장르의 믹스쳐 & 자기화 부족으로 인해 앨범 전체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분명한것은 YAITW 가 사고를 쳐도 거하게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9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꽃을 한번 멋지게 피운 새로운 방법론의 메탈과 펑크와의 만남, 그 이후의 중요한 흐름을 써 내려가는 새로운 흐름이니까 말이다. 새로운 왕의 등극이라고 미리 단정 지어도 될 정도로 말이다. 이 앨범으로 또 한번 메탈과 펑크의 만남은 흥미진진 해 질 것이다. 보다 정교하게, 보다 새로웁게, 보다 사악하고 거칠게 말이다. 아주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곧 완벽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일단 위대한 프리퀄부터 경험 해 보자. 프리퀄도 매우 매우 심상치 않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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