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unted – Exit Wounds (Century Media, 2014)

The Haunted – Exit Wounds (Century Media, 2014)

At The Gates 의 후신이라는 화려한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The Haunted 의 행보는 언제나 아슬아슬 했다. 어찌보면 At The Gates 의 해산 막바지의 매우 좋지 않은 분위기 보다도 더 좋지 않다고 말해도 틀린말이 아닐 정도로 말이다. At The Gates 의 마지막 앨범 Slaughter Of The Soul 에서 달성한 익스트림 메탈의 멜로딕/모던화를 그대로 이어 나가면서, 레트로 쓰래쉬 메탈의 격렬함을 포커스로 한 사운드를 추구하며 단숨에 주목 받은 바 있는 The Haunted 지만, 그 이후는 놀라우리만큼 막장 드라마스러운 크고 작은 악재들의 연쇄반응 그 자체였다. 첫 앨범 이후 보컬리스트 Peter Dolving 의 탈퇴, (숨겨진 스웨덴 모던 익스트림 메탈의 기라성) Face Down 의 보컬리스트 Marco Aro 의 영입을 하나 그 역시 금전적 문제로 가정에 충실해야 했기에 탈퇴, 소속 레이블인 Earache Records 측의 서포트 푸대접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다시 Peter Dolving 을 받아 들이고 Century Media 로 이적하며 At The Gates 의 과도한 재탕을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하나 미묘한 반응만을 남기며 서서히 밴드 하강곡선을 그림 (총 4장이나 됨), 그 와중에 보컬 Peter Dolving 이 인터넷에 매우 다양하고도 종 잡을 수 없는 어그로 끌기/키보드 워리어짓으로 인한 묘한 The Haunted 반발세력 창출, 자신이 원하는 음악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며 Peter Dolving 의 또 한번의 탈퇴, At The Gates 의 재결성 투어로 인한 The Haunted 활동 중단, 투어 활동만 하다가 끝을 낼 것만 같았던 At The Gates 가 반응이 너무 좋자 신보를 내기로 결심 + The Haunted 의 음악적 핵심인 Bj?rler 형제 중 기타리스트 Anders Bj?rler 가 The Haunted 에서 완전 탈퇴까지… The Haunted 라는 밴드에는 막장 드라마 시나리오와도 같은 크고 작은 악재가 늘 이어졌다. 놀라운 점은 그래도 The Haunted 는 활동중단 없이 계속 활동을 하고, 앨범을 내며 그래도 굴러갔다는 점이다.

2014년 작품 Exit Wounds 는 음악적으로나, 그 외적으로나 덜그럭 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신기한 밴드 The Hauted 의 8번째 앨범이다. 절대 좋게 보여 질 리가 없는 음반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밴드의 외적 문제 (주로 멤버교체) 는 꽤 심했고, 음반 활동 역시 냉정하게 “변화를 시도한 rEVOLVEr (2004) 부터 Unseen (2011) 까지의 4장은 그냥 없는셈 치는게 속 편하다” 라고 말해도 될 지경이기에 더더욱 기대가 안된다. “얼마나 구린 앨범이 나올 것인가?” 라는 삐뚫어진 시선을 장착하고 평가에 들어가는데 옳을 정도다. 그러나 Exit Wounds 는 매우 괜찮은 앨범이다. 아주 완벽치는 않으나, 지금까지의 The Haunted 의 크고 작은 악재를 시원스레 날려 버리는 시발점으로 매우 뛰어난 한 발자욱을 내 딛었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음반이라는 말이다.

신작 Exit Wounds 는 간단하게 말해서 The Haunted 의 잃어버린 10년을 찾아주는 앨범이다. 지난 4장의 앨범에서 보여 주었던 “멜로딕 데스 & 쓰래쉬 메탈을 근간으로 한 The Haunted 만의 모던한 변화상” 의 그저 그랬던 여정을 청산하고, 초기의 격렬한 스피드와 센스 넘치는 멜로디라인의 결합을 다시금 선보이고 있다. 밴드의 두번째 보컬리스트이자, 가장 파괴적인 사운드를 선사 할 당시의 보컬리스트인 Marco Aro 가 다시 가입해서 왕년의 거친 그 맛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으며, 밴드의 음악적 핵이었던 Anders Bj?rler 의 빈 자리는 Six Feet Under 와 Jeff Loomis 밴드의 기타리스트 Ola Englund 가 생각보다 매우 뛰어나게 메꾸고 있는것도 (리프 창출 & 솔로잉 모든 부분에서!) 이 앨범의 특징이자 장점 되겠다. 보컬의 수시 교체, 밴드의 브레인격인 기타리스트의 부재가 있었어도 밴드 결성 후 거의 바뀌지 않은 나머지 3인의 라인업 (기타, 베이스는 그대로이며 드러머 Adrian Erlandsson 는 Marco Aro 의 경우 처럼 다시 밴드에 컴백 했다.) 의 탄탄한 팀웍의 여전함도 빠질 수 없는 이 앨범의 장점이자, The Haunted 의 재 상승의 큰 도움이라는 언급 역시 빼 놓을 수 없기도 하다. At The Gates 의 커리어와 이어지는 모던하고 캐치한 멜로디 라인과 레트로 쓰래쉬 메탈적인 스피드/격렬함의 완벽조화라는 올드스쿨 The Haunted 의 묘미 부활이 새 앨범의 하일라이트이기는 하지만, 초기 스타일과는 다르게 & 후기 음반에서의 뜬금없는 엑스페리멘탈리즘 모던 헤비니스와 또 다른 “모던한 코드의 적절한 삽입” 도 꽤 괜찮은 실적을 남기도 있다는 점 역시 중요 체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루브 메탈 특유의 리듬/그루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곡이라던지, At The Gates/The Haunted 의 커리어와 이어지면서도 매우 다른 슬로우 템포의 곡들의 등장, 매우 짦고 굵고 격렬하게 조져 버리는 초과격 넘버의 기분 좋은 뜬금포까지, 구색까지 다양하다.

새 앨범은 그저 과거 바이브의 부활 뿐만 아니라, 어쨌거나 저쨌거나 앞으로 나아가던 모습을 보여주던 The Haunted 만의 전통 까지도 또 한번 이어 나가기까지 하는 작품이다. 지금까지의 행보도 별로였고, 밴드 전력의 절반 이상인 Anders Bj?rler 의 탈퇴는 새 앨범은 커녕 해산위기까지 가던 모습이었기에, 밴드의 유지 자체가 기적이었기에, 그러한 위기에서 이러한 쾌작이 등장했기에, 더더욱 이 앨범에 대한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겠다. “과격한 메탈 밴드들은 할 거 없으면 그냥 초기 스타일대로 쳐 달리면 된다” 라는, 다소 꼼수적인 배수의 진을 깔고 만든 티가 역력하기는 하다. 그것만 제대로 해도 다행인 이 밴드가, 그래도 새 앨범다운 껀수까지 꽤 다양하게 시도하고, 꽤 괜찮게 해결 해 냈다는 점에서 좀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기도 하다. 신작 Exit Wounds 는 밴드의 존속 위기를 해결했고, 음악적 방황도 해결 했으며, 앞으로 더 괜찮은 것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는, 밴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앨범으로써 맹활약을 해 낸 구국의 용사다. “예테보리 사운드” 라 불리우는 멜로딕 데스메탈 & 모던 익스트림 메탈의 음악적 완벽 멸방 그 자체를 기록하고 있는 2010년대에 왕년의 재미를 다시 전해준다는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은 앨범이라고도 생각된다. 예테보리 사운드의 극적 부활이 이루어진다면, 이 앨범이 진정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을 정도다. 그리고 그 부활을 노리는 타 밴드들인 Children Of Bodom, Arch Enemy, In Flames 보다 “훨씬 낫다” 라고 못 박아 두고 싶기도 하다. 그만큼 이 앨범 Exit Wounds 의 임팩트는 생각보다 강렬하다. 솔직히 과거 팔이다. 그런데도 그들보다 낫다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는, “왕년의 바이브의 완벽 부활” 이 있다. 신선함 이라는 갖추기 힘든 요소와 함께 말이다.

- Mike Villain


Cutting Tee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