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Seconds – Leave A Light On (Rise, 2014)
7 Seconds 는 Descendents, Dag Nasty, Lifetime, Gorilla Biscuits, NOFX, Husker Du, The Replacements 와 같은 밴드들과 비교 해 보면”2인자” 적인 이미지가 큰 밴드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나, 엔터테인먼트적인 부분에서나 모두 말이다. 하드코어 펑크의 대중적/음악적 변화상의 아이콘이기는 하지만, 위에 열거한 밴드들이 더욱 강렬한 아우라를 뽐내기에 7 Seconds 는 바로 언급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7 Seconds 를 “1인자가 아닌 밴드” 라는 이유로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 결과론적으로는 2인자 자리에 있지만, 이들은 굉장한 것들을 엄청 많이 보여 준 바 있는 위대한 밴드이기에 그러하다. 70 영국 펑크의 미국화, 짦고 격렬하고 빠른 80 하드코어 펑크의 텍스쳐적 사운드 구축, 그러한 80 하드코어의 음악적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인디락/기타팝적인 시도 & 하드코어 펑크의 멜로디어한 변화상 시도, 그 시도의 대성공으로 인한 하드코어 펑크의 음악화 성공 & 엔터테인먼트화 성공,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90년대 팝펑크 & 팝펑크 메이저 대성공의 토대를 닦은 1세대 명장으로의 위용, 메이저 레이블 데뷔, 팝펑크붐의 거품이 걷혀버린 90년대 후반에도 줄지 않는 팬 베이스를 가지는 면모, 그리고 무엇보다 결성 년도인 1980년 부터 지금까지 13장의 정규작을 발표한 것에서 보여지닌 성실함까지…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오히려 2인자 자리에 머무르는것이 “부당하다” 라고 생각되게 만드는, 그런 밴드가 7 Seconds 이다. 그런 그들이 오랫만에 신작을 발표했다.9년만의 신작, 그리고 통산 14번째 정규작인 Leave A Light On 이다.
9년만의 신작인 Leave A Light On 은 알게 모르게 기대감의 부하가 조용히 제대로 걸려있는 앨범이다. 결성해인 1980년부터 13번째 앨범인 Take It Back, Take It On, Take It Over! (2005) 까지 단 한번도 쉰 적이 없었던 그들이 9년이라는 꽤 긴 시간을 쉬어서?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다. 9년간의 시간안에 또 한번의 펑크/하드코어 역사를 썼다고 할 수 있는 실력과 센스를 지닌 다양한 멜로딕 하드코어 신예들의 등장이 있었고, 그들의 혁신성이 7 Seconds 와의 커리어에서 행한 음악적 여정과 딱 맞아 떨어졌다는 점은 더욱 더 신보에 대한 기대감의 무게를 더해 버린다. 지금까지의 다양한 멜로딕 하드코어의 방법론의 사용/혁신을 행한 신예 팝펑크들의 임팩트한 등장, 싱어 송 라이팅적인 부분에 크게 비중을 두는 팝펑크 밴드들의 등장으로 인한 팝펑크의 또 한번의 패러다임 변화상 역시 이들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의 부하를 더해간다. 7 Seconds 는 자연스레 신보를 발표 했을 뿐이겠지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들이 쉬던 9년간의 시간에 팝펑크와 멜로딕 하드코어 음악엔 엄청난 음악적 지각변동이 있었고, 그 지각변동의 음악적 뿌리이자 참고서 역활은 한 7 Seconds 의 신보는 자연스레 “원조가 얼마나 제대로인것을 보여 줄 것인가” 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신작 Leave A Light On 은 의외로 평가 기준이 높아져 버린, 일종의 위기의(?) 앨범이다.
하지만 Leave A Light On 는 엄청나게 올라버린 기대수치를 충분히 충족시키다 못해 오히려 “또 하나의 명작” 을 만들어 버린 인상이 너무나도 강한, 쾌작중의 쾌작이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의 7 Seconds 의 모든것이 담겨있다. 심플하고 격렬한 80 하드코어 펑크의 텍스쳐, 그리고 그러한 화끈함에서 비롯되는 음악적인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한 기타팝/싱어 송 라이터적인 부분으로의 시도를 동시에 행한다. 스피드로만 해결한 초기, 멜로디와 송라이터 기질을 조금 넣은 초중기, 반반씩 작렬하는 중기, 매우 파퓰러하게 간 중후기, 여러가지를 동시에 한곡에 작렬시켜 버리던 후기 모두 보여진다. 다양한 트랙들에서 말이다. 어떤곡은 초기 대표작 Walk Together, Rock Together (1985) 를 연상 시키고, 어떤곡은 중기 명작 Soulforce Revolution (1989) 를 연상시키며, 어떤곡은 메이저 데뷔 시절에 최대한 타협한 The Music, The Message (1995) 를 연상 시킨다. “지금까지의 음악 여정의 토탈패키지화” 는 결국 어느 한 시기가 소홀히 되는 법이지 않던가? 그런데 이 앨범 Leave A Light On 는 놀랍고도 꽤 재밌게 7 Seconds 라는 밴드의 25년간의 13장의 앨범의 하일라이트를 선사한다. 경악스러울 정도 높은 수준과 허를 찌르는 기발함을 충만히 가지고서 말이다.
Leave A Light On 의 놀라운 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과거의 영광스러운 한때를 신나게 재탕 해 댔음에도 불구하고 “신보” 다운 느낌을 크게 전해준다는 점은 이 앨범의 진정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7 Seconds 의 다양한 시대상의 부활을 행하는 과정에서 예전보다 더욱 디테일하게 곡 전개 & 연주를 마무리 지으며 새로움을 전해주는 부분은 꽤 놀랍다. 밴드의 25여년의 역사 토탈 패키지화와 디테일한 개선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멜로디 하드코어의 모든 혁신성의 깊이와 차원은 경이로울 지경이며, 진정한 하드코어/펑크의 뮤지션쉽화/엔터테인먼트화의 최고 롤모델로 평가를 내려야 옳을 지경까지 나아간다. 이들의 공백기를 가진 9년 이라는 시간속에 터진 수많은 혁신화에 대한 응답 정도가 아니다. “그러한 흐름을 만들어 낸 후배 밴드들이 또 한번 존경해야 하는 인플런스로써의 또 한번의 위용 대 발휘” 수준까지 나아간다. “원조는 달라도 다르다” 의 예상범위 강도에 1000을 곱해야 하는 수준이다.
뭐 더 이상 긴말이 필요한가 싶다. 멜로디와 송라이팅을 장착한 모든 종류의 펑크/하드코어 밴드들의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수많은 혁신성 보다도 위에 존재하는 앨범이다. 그 어떤 밴드들의 명작 보다도 위대하다고 말해도 그리 틀린말이 아닐 정도이며, 그러한 펑크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이 앨범에서의 위대한 음악적 변화상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고 찬양해야 할 수준이라 일갈 해야만 옳을 정도다. 이러한 발언은 오버 그 자체지만, 이 앨범의 엄청난 설득력은 그러한 말을 내뱉게 만든다. 그리고 이들보다 위에 있었던 7 Seconds 는 Descendents, Dag Nasty, Lifetime, Gorilla Biscuits, NOFX, Husker Du, The Replacements 는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더라도 7 Seconds 와 같은 현역적인 음악 커리어를 이어가지 않은지 오래다. Leave A Light On 은 대역전을 보여준다. 2014년 관점에서 보자면, “멜로딕 하드코어의 제왕은 7 Seconds” 라는 주장이 성립된다. 근거는 이 앨범 Leave A Light On 로 충분히 증명된다. 이들이 왕이다.
- Mike Villain
Leave A Light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