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ching Tongues – Disharmony (Metal Blade, 2015)

Twitching Tongues – Disharmony (Metal Blade, 2015)

하드코어라는 장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장르지만 쓰래쉬, 데스메탈, 그루브메탈, 멜로딕 데스메탈, 그라인드코어, 패스트코어, 블랙메탈, 심지어 일렉트로닉스/테크노까지 흡수하여 종 잡을 수 없는는 메탈/하드코어 서브 장르로 계속해서 분열하고 있는 흥미진진한 장르다. 80년대부터 2015년 현재까지 타 장르 흡수 & 돌연변이화는 계속되고 있고, 이에 대해 많은 헤비 뮤직 리스너들 역시 계속해서 빠르게 적응을 해 나가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witching Tongues 라는 밴드의 존재는 “신선하다” 라는 차원을 넘어서 “낮설다” 라는 느낌이 매우 진하게 다가오는, 흥미진진한 밴드다. 브레이크다운/빗다운이 주축이 된 하드코어를 베이스로 깔고 다양한 메탈 장르를 접목 한 밴드는 많다. 하지만 하드코어 얹는 메탈적 요소가 “올드스쿨 클래식 둠메탈” 이었던 밴드는 존재하지 않았었다. Twitching Tongues 는 바로 그러한 낮설음을 과감히 시도하는 유니크한 밴드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메탈 & 하드코어의 공식들 중에서 그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을 일부러 찾아 노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또한 전해 줄 정도로 유니크의 극치를 들려주는 흥미로운 친구들이다.

2015년에 발표한 3번째 앨범 Disharmony 가 메이저급 메탈 레이블 Metal Blade 에서의 첫 앨범이기에 “이제서야 본격적 궤도에 오른 밴드” 로 보이겠지만, Twitching Tongues 는 두장의 앨범과 여러장의 EP 를 통해 하드코어씬을 이미 초토화 시킨 바 있는 화려한 과거를 가진 “검증 100% 완료 된 2010년대 헤비니스 아이콘” 그 자체인 밴드다. 밴드의 두번째 앨범인 In Love There Is No Law (2013) 은 메탈릭 하드코어 & 클래식 둠메탈과의 조합이라는 매우 낮설고 어려운 과제를 능수능란하게 해치우며 이미 2010년대 언더그라운드 클래식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바 있고, 남다른 인기덕에 World War Live (2014) 라는 라이브 앨범까지도 발매 된 바 있기도 하다. 일련의 EP 들에서의 행보도 빠트릴 수 없는데, 여러장의 EP 앨범들에서 Pentagram, Candlemass, Type O Negative 의 곡들을 기가 막히게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덧대어 재해석 해 내며 적잖은 충격을 준 바 있기에 그러하다. 약간 조금만이라도 부지런하게 헤비니스 음악을 살펴 본 사람이라면 “Twitching Tongues 의 2015년 신작 Disharmony 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작 중 탑급” 임을 이미 충분히 인지 하고들 있을 것이다. 2015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이기도 한 앨범, 바로 Twitching Tongues 의 메이저급 데뷔작이자 통산 3번째 풀렝스인 Disharmony 되겠다.

신작 Disharmony 는 두장의 전작과 스타일적으로 별 변화 및 새로운 요소가 거의 없는 앨범이다. 하지만 신선함의 극치 그 자체인 이들만의 팀 컬러는 여전히 날카로우며, 3번째 앨범답게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과 더욱 변화무쌍한 악곡과 연주패턴의 구축, 화끈한 솔로 파트의 과감한 투자 등 디테일한 부분이 매우 강렬한, 절대로 얕잡아 볼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채워진 앨범이기도 하다. Twitching Tongues 의 음악 스타일은 간단히 말해서 고전 클래식 메탈의 멜로디어한 부분을 강조하며 호러/언홀리한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 Candlemass, 2000년대 메탈릭 하드코어의 절대적 텍스쳐라 할 수 있는 Hatebreed 와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헤비하다” 라는 공통분모 빼고는 매우 다른 요소들의 충돌인 것이다. 그 두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Candlemass 는 고전 클래식/포크의 멜로디와 스케일을 지닌 어둡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밴드고, Hatebreed 는 그러한 클래시컬함이 절대적으로 배제된 묵직한 리듬다이로만 올인하며 터프함의 극치를 만들어 내는 밴드이기 때문이다. 중세 흑마법사 분위기 + 현대 도심 터프가이 와의 만남이라… 완전 미스매치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Twitching Tongues 는 그 두가지 이질적 요소를 데뷔작부터 매우 능수능란하게 다뤘으며, 2번째 앨범에서는 “2010년대 헤비니스 클래식” 이 될 정도로 멋진 어레인지 감각을 보여 준 바 있다. 본작인 Disharmony 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잘 섞을 것인가” 를 넘어, “어떻게 좀 더 멋지게 꾸밀 것인가” 에 올인 할 정도의 야심찬 모습을 보여준다. 일단 이들은 고전 둠메탈 특유의 클래식/포크에서 비롯되는 멜로디라인을 십분 이용한 신비로운 스케일 메이킹, 메탈릭 하드코어 특유의 리듬다이로만 승부하는 헤비니스 꿈틀거림의 터프함 모두를 죄다 구사한다. 둠메탈 특유의 코드로 분위기를 잡고, 타이밍이 왔다 싶으면 터프한 하드코어 브레이크를 난사 해 대고, 다시 둠으로, 다시 메탈릭 하드코어로 왔다갔다 변환을 해 댄다. 그게 전부다. 하지만 그 두 장르를 변환 시키는 타이밍의 남다른 센스라던지, 그 변환하는 찰나에 생기는 이질감이 전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두가지 장르적 특징 모두 오버페이스 해 대지 않는 절제감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둠메탈 특유의 스케일 메이킹, 메탈릭 하드코어의 터프한 리듬다이, 그 두개를 사용하되 절대로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살짝살짝 절제하며 만들어나가는 두 장르의 믹스쳐의 깊이는 굉장하다. 여기에 둠메탈적인 부분으로나, 메탈릭 하드코어적인 부분으로도 완벽하게 딱 중간에 놓인 멋진 보컬톤이 더해지며 그 독특한 묘미는 극상으로 치닫는다.

전작까지의 특징이 그러했다면, 신작은 그러한 스타일을 다시 한번 행하는 가운데 신작다운 신선한 디테일을 추가 시킨다. 전작에 비해 변화무쌍한 템포-분위기-곡 패턴의 구축, 더욱 섬세 해 진 장르/분위기/템포교차, 전작과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차원이 다른 절제감을 근간으로 한 장르 밸런싱, 기발하다는 느낌을 여지없이 느낄 수 있는 멋진 리프와 공격적이고도 섬세한 솔로잉의 추가와 같은 것들 말이다. 뛰어난 리프 제조 능력, 차원이 다른 화려함과 사악함이 겸비 된 솔로잉은 특별히 따로 거론 해야 할 정도인데, 왜냐하면 이 두가지가 너무나 뛰어나 그루브메탈적 관점, 네거티브 하드코어/블랙큰드 하드코어적 관점으로 바라봐도 매우 뛰어나기에 그러하다. 이 밴드/앨범의 주 된 요소는 Candlemass & Hatebreed 겠지만, Intergrity, Machine Head 와 같은 밴드들의 장점 또한 찾아 볼 수 있으며 그 방면 팬들마저도 충분히 녹다운 시킬 정도라는 점은 그냥 넘어가기 힘든 새 앨범만의 요소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이 또한 감상포인트로 절대 놓쳐서는 아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Twitching Tongues 는 두장의 앨범을 통해서 꽤나 식상해진 메탈과 하드코어의 만남을 다시금 신선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을 정도의 예상외적 새로움을 아주 멋지게 제공 한 바 있다. 세번째 앨범인 Disharmony 역시 그러한 앨범이며, 꽤나 임팩트 하다못해 이미 2010년대 헤비니스 클래식이 되어버린 전작에서 비롯되는 소포모어 징크스적 부분을 가장 멋지게 날려 버리는 괴력 또한 선사하고도 있다. 또한 이들만의 둠메탈 + 메탈릭 하드코어 공식을 충분히 경험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새 앨범다운 새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게끔 만든 점도 있으며, 그 신선한 요소들의 양과 무게감은 전작들을 것들을 능가한다는 점도 있다. 스타일이 극단적으로 유니크하며, 전작들에 비해 비교불가급인 발전폭으 보여준다… 이런 앨범을 우린 “이 시대의 마스터피스” 로 불러야만 옳을 것이다. 스타일로만 따진다면 2015년 최고의 작품 그 자체로 평가 할 수 있는 낮설고도 멋진 한장 되겠다.

- Mike Villain


Disharm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