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mpire – S/T (Century Media, 2014)
2011년에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결성, 2012년 데모 발표, 그 단 한장의 데모를 통해 메이저 메탈 레이블 Century Media 와의 계약 성공, 데모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은 카세트 테이프 & 7인치로의 재발매, 2014년에 첫 풀렝스 앨범 발표. Vampire 라는 밴드의 커리어는 이게 전부다. 하지만 풀렝스 앨범이 발표되기 전부터 이들의 상황은 “2014년 최고의 신예 메탈러 1순위” 로 거의 굳어져 가는 모양새였다. 단 3곡이 들은 데모 테입 한장이 Vampire 라는 밴드를 그렇게 만들었기에 그러하다. 2012년에 발표한 셀프타이틀 데모는 Entombed, Dismember, Carnage 의 등장과 일맥상통하는, “올드스쿨 스웨디스 데스메탈의 첫 등장의 충격과 동일한 임팩트함” 을 보여주었고, 이 데모가 화제가 되자마자 Century Media 는 이들에게 계약을 제시하며 바로 메이저 메탈 필드에 일원이 되었다. 거의 모든 메탈 언론들이 Vampire 의 데모와 Century Media 와의 계약에 대해 눈여겨 봐야 한다며 호들갑을 떨었으며, 레이블 측 역시 데모 한장 낸 밴드가 절대 누릴 수 없는 엄청난 홍보 지원을 행해주며 (레이블측은 이들을 영입한 후 앨범이 나올 때까지 크고 작은 뉴스를 계속 생성하며 관심을 계속 유지하는 남다른 열과성을 보여주었다.) 더욱 더 이들에 대한 기대를 증폭 시켰다. 그렇게 2014년 3월에 셀프타이틀 풀렝스가 발표된다.
단 한장의 데모, 단 세곡으로 2014년 최고의 기대주라? 분명 이들의 데모는 2014년을 화려하게 빛낼 신예로 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드는 쾌작임에 틀림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그 기대감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의문감” 을 자아 내기도 충분 하다는 점도 간과하긴 힘들다. 데모가 아무리 뛰어나도 3곡이었고, 그 3곡의 뛰어남을 앨범 사이즈까지 증폭 해 낼 수 있느냐는 부분에는 강한 의문감 역시 충분히 자아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데모가 화제되어 Century Media 와의 계약을 성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데뷔 풀렝스 제작에 들어가는 모습은 “뛰어난 앨범을 만들기 위한 준비가 미흡하지 않나?” 라는 생각까지도 이어진다. 그렇게 이들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은 기대감 충만 & 그보다 좀 더 강한 의문감 충만인 분위기 속에 발표 되었다. 과연 이들은 얼마만큼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Vampire 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은 앨범 발표 이전에 자연스레 점쳐졌던 기대와 의문이 동시에 터지는 앨범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쾌작이라는 수식어를 다는데 부족함은 전혀 없다” 되겠다. 데모에서 보여 주었던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 리바이블의 강렬한 임팩트함은 Vampire 만의 개성의 중추가 된다. 쓰래쉬와 하드코어 펑크에 강한 영향을 받아 탄생 된 독특한 그 사운드 말이다. 듣는 즉시 Entombed 의 전설적인 데뷔작 Left Hand Path 의 충격이 되살아 난다는 점 하나만으로 이 앨범의 쾌작인 이유는 충분히 증명된다. 여기에 쓰래쉬 메탈적인 코드의 강조라는 독특함 역시 Vampire 만의 (새로운) 무기가 된다. 이 앨범은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을 추구하고 있는 동시에, Venom, Possessed, Sodom, Destruction, Sepultura 와 같은 밴드들의 초기 사운드 특유의 프로토-데스메탈적 쓰래쉬의 묘미도 충분히 시도하고 있으며, 매우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꽤 실한 레트로 쓰래쉬 디깅을 행하고 있다. 데모 앨범 특유의 러프한 프로덕션은 앨범으로 넘어가면서 매우 깔끔한 톤으로 변화를 행하며 좀 더 다양한 개성의 밴드로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는 점도 중요하다. 깔끔한 프로덕션은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 특유의 컬트한 프로덕션적 재미를 통째로 제거하는듯 보이나, 이 앨범이 지닌 “프로토 쓰래쉬메탈적 요소” 를 매우 돋보이게 만들며 꽤 재미진 예상외적 충격을 재미지게 선사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과연 풀렝스 앨범 사이즈만큼 잘 해 낼 수 있을까?” 에 대한 불안감 역시 적중되고야 말았다는 단점도 충분히 존재한다. 1/3 정도의 곡들은 데모에서의 곡들에서의 뛰어난 기승전결 메이킹과는 거리가 먼 인상이며, 이는 “너무 빨리 풀렝스 앨범 제작에 들어가지 않았나” 에 대한 우려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것으로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인상으로, 과하게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을 그대로 가져온듯한 곡들은 앨범 전체적인 흐름을 다소 지루하게 만들기도 하며 좀 더 앨범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점은 애써 부정하기 힘들다. 그렇다. 확실히 데모에서 얻은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소의 마이너스를 감안하고 서두른 인상이다. 이해는 가는 결정이지만, 앨범 하나를 놓고 평가를 하는 부분에서는 “좀 좋지 않다” 라는 평가를 하게끔 만든다.
하지만 Vampire 의 데뷔작은 분명 올해 가장 뛰어난 신인의 앨범을 논하는데 있어서 바로 튀어 나오는데 부족함이 없는 앨범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매우 가까웠던 “올해의 신인” 자리에서 조금 많이 멀어졌을 뿐이다. 이들이 구사하는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의 묘미는 충분히 강렬하고, 레트로 쓰래쉬 메탈에 대한 도전, 두가지 사운드의 공존 시키는 능력과 센스 또한 굉장하다. All Pigs Must Die, Enabler, Trap Them, Cursed 와 같은 언홀리/사타닉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이 충분히 참고하며 생성시킨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에 대한 관심에 대한 나이스 타이밍적 릴리즈라는 점도 중요하다. 다소 많이 아쉽긴 해도, 합격은 합격이다. 단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올해 반드시 체크해야만 하는, 제대로 된 신예 메탈러로의 가치는 충분히 해낸다는 말이다. 메탈 좋아하나? 꼭 체크들 하시라.
- Mike Villain
Howl From The Cof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