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ssue #02] 2014년 5월 24일, Electric Road Festival Vol.2 개최

[The Issue #02] 2014년 5월 24일, Electric Road Festival Vol.2 개최

1. 슬럿지 메탈 (Sludge Metal) / 스토너 (Stoner) 메탈-하드락은 한국에서 꽤나 낯선 장르다. 이유는 별것 없다. 크게 알려질 계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크게 알려질 껀수도 꽤나 없었다. Black Sabbath 가 지닌 다양한 요소들 중에서 저음 기타튜닝 – 이를 극대화 하는 헤비한 앰프 출력 – 그에 걸맞는 매우 느릿한 블루스/하드락/사이키델릭 구성을 뼈대로 한 매우 컬트/매니악한 탐구로 인해 탄생 한 사운드는 “메탈 = 박진감” 이라는 메탈의 주된 흐름에 매우 반대되는 것이었고, 당연히 한국에서는 그러한 매니악함을 쉽게 받아 들이기에는 꽤나 무리였다. 하지만 슬럿지 메탈은 데스메탈, 블랙메탈과 더불어서 매니악한 메탈의 극치로써 꽤나 오랜 시간동안 골수 팬들로 부터 사랑 받아 온 장르다. 여기에 90년대 후반에는 Mastodon 의 등장으로 인해 매우 모던하게 변화 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지금까지도) 수많은 슬럿지 메탈을 기반으로 한 모던한 록/메탈/펑크-하드코어 밴드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하면서 “다이하드한 골수 메탈 대명사” 에서 “현재 가장 활발한 변화상을 겪는 이슈 태풍적인 장르” 로 거듭났다. 한마디로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하는 장르이자, 흐름인 것이다.

2. 국내에도 수는 적지만 이러한 흐름을 이어 나가는 밴드들이 201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최초이며, 최초답게 원조 슬럿지 메탈의 독함을 추구하는 밴드인 Black Medicine 의 존재감은 꽤나 의미심장 할 수 있다. 한국 익스트림 메탈 1세대 밴드인 Scoundrel, Sadhu 의 기타리스트였던 이명희를 중심으로, 보컬 리스트 김창유 (Seed 출신), 베이시스트 김대일, 드러머 이용호의 4인조로 2005년 인천에서 결성 되었고, 아주 활발하게 하는 밴드는 아니지만 종종 행하는 라이브 이후에는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있던 관객/밴드/관계자들의 엄청난 호평이 터져 나오는 밴드로 이 바닥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밴드다. Black Sabbath, Pentagram, St. Vitus, Electric Wizard 로 이어지는 매우 정통적이면서도, 매우 컬트하고 매니악한 슬럿지 메탈 계보를 이어가는 강경파(?) 밴드이며, 6-70년대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탐구 또한 굉장한 깊이를 자랑하는 부가적인 매력도 존재하는 밴드다. 공연장내의 시설이 열악해도 해외 슬럿지 메탈 밴드들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이펙터-앰프를 통한 헤비한 출력의 컬트함” 을 언제나처럼 선사 한다는 마법과도 같은 대단함도 빠질수 없다. 이들은 작년 겨울에 국내 최고의 인디 레이블이자 매우 독창적인 릴리즈 행보의 레이블로도 정평이 난 석기시대 레코드와의 계약을 마쳤고, 첫 데뷔 풀렝스 앨범 작업에 한창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Electric Road Festival 를 개최한다고 한다.

3. Electric Road Festival 는 올해 2번째를 맞이하는 페스티벌이다. 첫번째 기획에서는 Zero-G, Black Syndrome, The Choppers, 투견과 같은 국내 메탈 밴드들과의 합동공연 이었는데, 올해 열리는 2번째 기획은 “슬럿지/스토너 전문 페스티벌” 로 가닥을 잡았다. 출연 밴드들은 4팀으로 작년에 비해 매우 줄었지만, 출연진 모두가 슬럿지/스토너 사운드에 특화 된 밴드들만으로 구성, 매니악한 재미를 선사 하겠다는 야심을 엿볼 수 있다.

4. 매니악함의 묘미는 일본에서 오는 두 밴드 Eternal Elysium 과 Junky Waltz 에서 크게 비롯된다. Eternal Elysium 은 국내에 크게 알려진 밴드는 아니지만, Boris, Church Of Misery, Coffins 와 더불어서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일본 출신 슬럿지 메탈 아이콘” 으로 유명한 밴드다. 해외에서의 앨범 발매와 평론적 호평, 이를 바탕으로 Of The Spacistor, Black Cobra, Nebula, Acid King 와 같은 유명 슬럿지/스토너 메탈 밴드들과의 스플릿 앨범 발매나 해외에서의 합동투어도 전개한 바 있는 확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Junky Waltz 역시 만만히 볼 수 없다. Eternal Elysium 만큼의 세계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Black Sabbath-ism 에 충실한 슬럿지-스토너 계보의 계승과 Pantera, Corrosion Of Conformity, Down, Crowbar 와 같은 모던한 변화상과 일믹상통하는 개성과 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수월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동안 세계 메탈팬들이 인정 한 바 있는 일본의 슬럿지/스토너 사운드, 그 호평의 원조와 그 열기를 잇는 후배의 동시 참전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세계를 녹다운 시킨 일본 메탈의 저력을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냐는 말이다.

5. 한국 밴드들의 맞대응도 매우 기대된다. Electric Road 에 참가하는 한국측의 두 밴드 Black Medicine 과 Smoking Barrels 역시 Eternal Elysium 과 Junky Waltz 만큼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에 그러하다. “정통 슬럿지 메탈의 모든것” 을 들려주는 Black Medicine 의 존재감은 더 이상 이렇다 저렇다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며, 슬럿지/스토너 메탈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스타일의 하드코어를 구사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 된 “슬럿지 메탈의 모던화” 가 한국에서도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는 영건 Smoking Barrels 의 다크호스적 포지션은 Electric Road Festival Vol.2 의 흥을 충분히 돋군다고 할 수 있다. 2:2 의 절묘한 비율과 각 밴드들의 만만찮은 대응 포지션으로 인해 생성되는 “우정의 한일전” 적인 묘미의 자연스러운 생성 역시 쉽게 부정하기 힘들다.

6. 이 공연은 2014년 5월 24일, 서울 홍대에 위치한 라이브 하우스 디딤홀에서, 저녁 7시부터 시작된다. 입장료는 예매 2만, 현매 2만 5천원이며, 향뮤직 사이트에서 예매 하거나, 선입금/전화 확인 이라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자세한것은 VillainsSound 에 마련된 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한국 슬럿지 메탈씬의 저변 확대와 해외만큼 하는 엄청난 실력의 표출, 그리고 그 해외의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직접 할 수 있는 이 귀중한 기회를 놓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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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