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naut – The Direction Of Last Things (Century Media, 2015)
Intronaut 는 2000년대 프로그레시브 메탈, NWOAH, 메탈 & 하드코어 하이브리드, 메탈 & 프록, 익스트림 메탈 & 재즈 퓨전을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 빠질수가 없는 밴드이지만, 맨 처음 떠오를 정도로 A급 임팩트를 가지고 있는 밴드는 아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동족업계에 훨씬 충격적인, “본격 미친놈들” 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Between The Buried And Me, The Dillinger Escape Plan, Mastodon, The Ocean, Cave In, Isis, Pelican, Baroness, Coalesce, KEN mode 등등등… 하나하나 거론하다 보면 날이 새 버릴 정도로 그 구역의 미친놈들은 너무나도 많다. B클라스의 밴드들을 따져 보아도 만만찮은 밴드가 어마어마한 것이 이쪽 바닥의 무서움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Intronaut 이라는 밴드가 이 전쟁터스러운 씬에서 나름 괜찮은 존재감을 확보 해 낸 점 하나만으로 “이들은 대단한 밴드” 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Intronaut 이라는 밴드를 절대 우습게 보면 아니된다. 2000년데 메탈코어 & 프록/재즈퓨전을 논하는데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밴드는 아니겠지만, 지금까지의 앨범들에서 발견되는 이 밴드의 만의 개성과 음악적 깊이는 넘버원을 다투는 아이콘 밴드들과 견줄만 할 정도로 굉장 하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2004년에 미국 LA 에서 결성하여 지금까지 5장의 정규작을 발표한 바 있다. 밴드의 첫 앨범 Void (2006) 는 발매와 동시에 2000년대 메탈 클래식으로 바로 거론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남긴 바 있으며, 그 앨범에서의 얻은 팬들과 평단의 차후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소포모어 징크스” 로 절대로 환원 시키지 않은 안정적인 앨범 커리어도 있었다. 둠/슬럿지에 기반을 둔 프로그레시브 메탈이었던 이들은 앨범을 거듭 발표하며 2000년대 메탈/하드코어 퓨전 공식과 하이퀄리티의 퓨전 재즈 테크닉이 겸비 된 고차원적 밴드로 진화했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았다. 3장의 앨범을 통해 서서히 자신들의 테크니컬적 기량과 음악적 무게감을 부여했고, 자연스럽고도 완벽하게 팀 컬러를 뜯어 고쳐 나갔다. 이 또한 Intronaut 라는 밴드만의 강렬한 아이덴티티로 큰 몫을 해냈다. 2015년에 발표 된 신작 The Direction Of Last Things 는 그 변화상과 이 팀만의 아이덴티티 구축에 있어서의 마침표 그 자체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The Direction Of Last Things 은 2000년대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 재즈-프록 퓨전 평균치보다 좀 더 고차원적이며, 그와 별개로 매우 듣고 즐기기 수월한 엔터테인먼트 감각 또한 돋보이는 한장이다. 연주 테크닉적으로는 꽤나 난이도가 있지만, 적당히 헤비-그루브를 타며 즐기며 감상하기엔 너무나도 수월한, 꽤나 긍정적 측면의 이율배반적인 작품으로 간략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연주적 부분에 있어서 퓨전 재즈적인 면모는 더욱 많아졌다. Meshuggah 로 대표되는 메탈-재즈/프록 특유의 폴리리듬 (Polyrhythm) 을 근간으로 한 비 헤비 그루감 창출, 그 그루브 안에서 표현하는 각 멤버간의 하이 테크닉 박자 놀음과도 같은 것들 말이다. 연주 패턴에서도 전작보다 좀 더 재즈적인 어프로치가 강하다. 메탈적으로 소화 된, 매우 개성적인 재즈 패턴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말이다. 퓨전 재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정석적 플레이를 메탈/하드코어적 헤비니스로 적당히 어레인지한 느낌이 좀 더 강하다. (물론 이 앨범은 메탈 사운드 특유의 헤비한 코드들이 더 강하다.) 퓨전 재즈와 하드코어를 좀 더 넣은 Meshuggah 로 판단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기괴한 변박 패턴을 적극 이용하는 가운데, 그에 상응하는 리듬-리프-솔로잉 타임에서의 기괴함이 한껏 발휘되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장” 으로 결말을 낸다는 점이다. 엇박자적인 구성을 한껏 사용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표현되는 기본 뼈대는 심플하고 놀기 적당한 헤비 그루브 패턴이다. 엇박자를 구사하되, 적당히 놀기 좋은 느슨한 헤비 그루브로 구사하여 이 장르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스스로 낮췄고, 그와 별개로 2000년대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 재즈-프록 퓨전 특유의 과격함과 기괴함이 겸비 된 테크니컬 퍼레이드 특유의 낮선 재미는 여전하다. 이러한 이율배반적 코드의 믹스는 전작들 보다도 더욱 더 놀라움과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좀 더 듣기 쉽게, 좀 더 놀기 쉽게” 라는 부분을 첨가한 어레인지 정도의 앨범이지만, 그러한 심플한 변화상에 비해 음악적 결과물의 참신함은 매우 굉장하다. 이쪽 방면 장르/스타일의 공통분모는 언제나 극단적 테크니컬 프릭쇼였다. 하지만 이들의 신작은 심플함/캐치함 & 복잡함/기괴함의 멋진 조화와 밸런스를 보여주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바닥 사운드가 꽤나 오래 가지고 있는 사운드적 매너리즘을 꽤 괜찮게 극복 해 냈다는 장점 또한 빠트릴 수 없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Intronaut 은 이 앨범을 통해 드디어 “한 장르 하면 바로 떠오르는 아이콘적 밴드” 의 위용을 갖추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만큼 새로운 뭔가가 제대로이다.
이들의 5번째 정규작 The Direction Of Last Things 은 Intronaut 이라는 밴드의 새로운 시작과 완성, 한 장르를 논하는데 바로 떠오르게 되는 아이콘적 밴드로의 위용 모두 갖춘 “커리어 하이” 그 자체인 앨범이다. 하이브리드 헤비니스 프릭쇼 그 자체인 이 쪽 장르가 현재 파퓰러한 코드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Intronaut 이 이 쪽 장르의 아이콘들보다 먼저 그것을 시도하고 완성 시켰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숨에 이뤄진 변화가 아닌, 전작들에서 조금씩 차근차근 해 온 변화이기에 그 음악적 깊이와 단단함이 차원이 다르다는 점도 있다. 이 쪽 장르/스타일의 후반기 최고 밴드는 Intronaut 으로 단정 지어도 문제 없을 지경. 드디어 이들은 아이콘 반열에 진입한 것이다. 2000년대 메탈-하드코어 & 프록-재즈 퓨전의 아이콘 Intronaut, 그리고 그들의 최고작 The Direction Of Last Things, 체크들 하시기 바란다.
- Mike Villain
Fast Wor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