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toid Man – Bleeder (Sargent House, 2015)
Converge, Cave In, Isis 이 세 밴드는 남다른 친밀함이 있다. 셋 모두 “하드코어가 지닌 정형적인 스타일에서 꽤 벗어 난 혁신적 사운드” 를 구사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서로 각기 다른 사운드지만 오묘한 공통적 음악적 요소를 지니고 있기에 & 밴드 초기부터 서로 겹치는 활동 반경 속에서 자주 라이브 무대에서 부대끼며 지냈기에 이 세 밴드는 정말 남다른 친밀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밴드의 핵심 인물들이 뭉쳐 프로젝트를 밴드 활동을 했고, 그 또한 혁신적인 사운드를 자랑했다. 프로젝트 밴드수는 하나 둘 늘어났고, 세 밴드의 멤버들 모두가 서로 밴드를 해 본적이 한번을 있을 정도로 복잡하고 끈끈하게 계속 엉키고 있는 중이다. All Pigs Must Die, Doomriders, Kid Kilowatt, Supermachiner, Old Man Gloom, Acid Tiger, Zozobra, Palms 와 같은 꽤 많은 수의, 이름만 들어도 감탄사를 바로 내 뱉을 정도의 밴드들이 바로 그것이다. Cave In 의 보컬/기타를 담당하고 있으며 송라이팅의 핵심인 Stephen Brodsky, Converge 의 초절정 드러머이자 All Pigs Must Die 와 Acid Tiger 에서도 존재감을 크게 알린 Ben Koller 와의 프로젝트인 Mutoid Man 역시 그러한 멋진 프로젝트 밴드들 중 하나다.
Mutoid Man 은 앞서 설명한 Converge, Cave In, Isis 세 밴드들의 프로젝트 중 가장 늦게 만들어진 밴드다. 그리고 이 세 밴드 사이에서 태어난 프로젝트들의 특징인 “하드코어 펑크, 둠/슬럿지, 포스트락, 블랙엔디드 하드코어, 블랙메탈 코드들의 개성적 융합” 이라는 전통적 공통분모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Converge, Cave In, Isis 세 밴드들의 모든 프로젝트들이 “원 밴드들 & 그 어떤 프로젝트와 닮지 않은 매우 유니크한 음악적 결과물” 을 내 놓으며 하나같이 끝장나는 호평을 끌어내지 않았던가? 가장 늦게 만들어진 Mutoid Man 은 앞서 등장한 이런저런 프로젝트 밴드들을 통해 “나올 조합 다 왔기에 새 프로젝트는 재미 없을것” 이라는 패널티를 짊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데뷔 EP Helium Head (2013) 는 굉장히 흥미로운 앨범이었다. 둠/슬럿지 특유의 헤비한 톤 &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스트레이트한 질주감 & Cave In/Converge 특유의 테크니컬한 연주력 표출의 존재감 & 고전 싸이키델릭 특유의 앰프 하울링적 묘미와 캐치한 빈티지 포크/블루스적 재미의 적절한 추가가 뒤엉킨 작품이 재미가 없을리가 없었다. 데뷔 EP 는 자연스레 풀렝스 앨범을 기대하게 만들었고, 그 기대감은 2015년 6월에 등장하게 된다. 바로 Bleeder 라는 앨범이다.
Bleeder 는 데뷔 EP 에서의 헤비 & 스피드 음악으로써의 재미, 이런저런 메탈/하드코어 코드와의 믹스쳐를 통해 탄생 된 매우 혁신적이고 개성적인 음악적 깊이를 더욱 더 심화한 한장이다. Black Sabbath 특유의 헤비-퍼즈 기타톤이 있고 이를 극단적으로 튀겨 낸 둠 메탈 특유의 거대한 스케일이 있다. Converge 의 드럼 Ben 이 떡 버티고 있는만큼 미칠듯한 스피드 & 엄청난 숫자의 비트수를 자랑하는 현란한 플레이도 있으며, 그의 파트너이자 Cave In 이라는 자신의 메인 밴드를 통해 메탈코어/매쓰코어/얼터너티브 락/파워팝/싸이키델릭을 모두 재패 한 바 있는 Stephen Brodsky 의 뛰어난 기타팝 보컬라인 제조 & 매쓰코어 특유의 복잡한 코드의 작렬도 있다. 데뷔 EP 와 그다지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데뷔 EP 보다 더욱 헤비한 사운드, 더욱 격렬하기 그지 없는 스피드, 더욱 캐치해 진 보컬라인 훅, 더욱 현란해 진 리프 & 드럼 비트 나열의 존재감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적절히 보컬 및 기타 라인에 가미 된 고전 사이키델릭 하드락/블루스 특유의 감각 또한 재미지다. 과격한 스피드와 헤비함에 다소 무뎌지기는 하지만, 고전 싸이키델릭 특유의 빈티지한 캐치함의 둠/슬럿지 & 케이오틱 하드코어에 대한 침투와 모던한 어레인지로 재탄생 되는 독특함은 이 프로젝트만의 묘미로써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적 특징은 아니겠지만, 둠/슬럿지, 하드코어, 기타팝이 뒤엉킨 이 사운드 특유의 독창성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은 그냥 지나치기는 힘든 묘미일 것이다.
Mutoid Man 은 어찌보면 좀 뻔하다. Cave In 의 Stephen Brodsky 가 펼치는 그의 커리어 초기의 매쓰코어 특유의 복잡한 코드 나열 & 그의 중기 커리어에 보여 준 뛰어난 기타팝 제조 능력 + Ben Koller 특유의 스트레이트 하다못해 브루탈한 & 직선적이면서도 매우 현란한 박자/비트 감각의 접목이라는, 매우 예상하기 쉬운 그 두명의 특징의 조합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둠/슬럿지 특유의 무지막지한 헤비함을 겸비하고, 그것을 매쓰코어/케이오틱 하드코어 특유의 격렬함으로 풀어 나가는 가운데, 고전 사이키델릭 & 얼터너티브 락을 기반으로 한 기타팝의 신/구 코드를 끼워 넣으며 음악적 유니크함과 듣는 재미를 첨가하며 뻔하지 않게 만들었다. 격렬하고 현란한 연주력 배틀과 깔끔하고 캐치한 기타팝과의 조화도 놀랍지만, 그 조화 시키기 두가지를 “매우 정밀한 기계가 재단 한 것과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밸런스 감각으로 단 1그램의 지저분함이나 어수선함 없이 깔끔하게 정리를 해 냈다는 점은 이 앨범의 가장 충격적인 요소인데, 이는 (아마도) 이 앨범의 가장 뛰어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여하간 예나 지금이나 건재한 “Converge, Cave In, Isis 세 밴드 멤버간의 프로젝트는 어느정도 예상되면서도, 각기 매우 다른 음악적 충격을 전해준다” 를 다시금 각인 시켜주는 쾌작 되겠다. 이미 큰 명성을 지닌 바 있는 그 세 밴드간의 프로젝트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고, 1-2위를 다툴 정도로 강렬하다는 점도 빠지지 않고서 거론하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놀라운 연주력, 격렬함의 끝을 보여주는 통쾌함, 그 어떤 밴드와도 닮지 않은 음악적 개성, 매니악한 요소로 똘똘 뭉쳤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캐치한 보컬라인을 통해 발생되는 쉬운 접근성 등을 지닌 이 앨범은 무려 프로젝트랜다. 할 말이 없다. 최고라는 말 빼고 말이다.
- Mike Villain
Bridgebur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