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Living Dead! – Crush The Sublime Gods (Century Media, 2015)
Municipal Waste 의 두번째 앨범 Hazardous Mutation 의 엄청난 충격, 80 쓰래셔들의 신작을 중심으로 한 멋진 컴백들에 의해 시작 된 쓰래쉬 리바이블. 미스테리라 생각 될 정도로 빠른 인기를 얻었으며, 그 인기에 자극받아 신작들을 빠르게/자주 발표하며 급격한 품질 저하 현상을 겪기도 했던 이 장르는 2010년대에 들어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뛰어난 퀄리티의 앨범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에 포커스를 맞추며 다시금 “제2의 전성기” 를 맞이하는 중이다. 그러한 쓰래쉬 리바이블 안정화에는 생각보다 많은 신예 밴드들의 뛰어난 앨범들이 함께 한 바 있다. “2015년에도 그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되는 앨범이 한장 발표 되었다. 바로 Dr. Living Dead! 의 신작인 Crush The Sublime Gods 이다.
Dr. Living Dead! 는 2007년에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결성 된 밴드로 지금까지 3장의 풀렝스를 발표 한 바 있으며, 하드코어 펑크와 각종 스피드 메탈이 접목 된 “크로스오버 쓰래쉬” 를 구사하는 팀이다. 쓰래쉬 리바이블을 이끈 수 많은 2000년대 신예 쓰래셔들의 대부분이 크로스오버 쓰래셔들이기에 그다지 감흥 어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들의 지금까지의 두장의 앨범이 그렇게까지 큰 인상을 남긴 인상은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준-메이저급 메탈 레이블 Century Media Records 에서 발표 된 신작 Crush The Sublime Gods 은 “쓰래쉬 리바이블을 충분히 경험 하였는데도 꽤나 신선한데?” 라는 긍정적 재미를 창출 해 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라 말 할 수 밖에 없다.
Crush The Sublime Gods 은 크로스오버 쓰래쉬 중심의 쓰래쉬 리바이블의 텍스쳐라 할 수 있는 Suicidal Tendencies, D.R.I., Nuclear Assault 특유의 그것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스피드 위주의 곡 구성과 하드코어 펑크 중심의 심플한 연주패턴 중심의 사운드의 그것 말이다. 단 1초의 공백감 없이 쉬지 않고 지글거리며, 쉴 새 없이 퉁탕퉁탕 거린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지금까지의 크로스오버 쓰래쉬 중심의 쓰래쉬 리바이블러와는 꽤나 다른 느낌을 전해주는데, 이는 “지글거리는 리프의 독특함” 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쉴 새 없이 연신 긁어대는 묘미가 일품인 크로스오버 쓰래쉬 특유의 질주감의 평균치보다 더욱 더 타이트 하며, 박자에 맞춰 쉬어가는 지점 없이 계속 긁어대며 스피드 메탈의 한계에 도전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독한 묘미가 있다. 그러한 극단적 스피드 추구하지만 지루함과는 거리가 먼 유니크한 리프들의 다양한 구비 또한 인상적이다. 굴곡 넘치는 구성미를 구축 할 만한 실력과 센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플한 스피드 레이싱에 올인하며 발생하는 B급적 묘미의 대폭발이라는 흥미로운 요소를 추구 한다는 점 또한 무시 할 수 없으며, 쓰래쉬 아이콘들의 1-2집에서만 느껴 볼 법한 다소 무식한 패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앨범의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어딘가 모르게 테크닉적으로 엉성하다는 느낌이 군데군데 묻어 나며, 그것이 발견되는 재미 또한 이 앨범의 흥미로운 부분이다.) 극단적인 스피드 레이싱 + 초기 쓰래쉬 특유의 엉성함과 패기의 긍정적 시너지는 Anthrax 의 명작 Among The Living 을 연상 시킬 정도이며, 그 밴드/앨범은 쓰래쉬 리바이블에서는 매우 유니크한 레퍼런스/인플런스 이기에 Crush The Sublime Gods 의 유니크한 인상은 더욱 강해진다. Among The Living 뿐만 아니라, Suicidal Tendencies 의 Join The Army, Death Angel 의 The Ultra-Violence, Cro-Mags 의 The Age Of Quarrel, Vio-Lence 의 Eternal Nightmare, Evildead 의 Annihilation Of Civilization 와 같은 명작들 역시 추가적으로 적당히 연상 된다면? 이야기는 끝이다. Dr. Living Dead! 의 Crush The Sublime Gods 라는 앨범은 매우 흥미로한 한장이라 말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앨범은 꽤나 흥미로운 앨범이다. 이 쪽 방면 신예들의 패기 어린 사운드를 많이 경험 한 상태더라도 말이다. 크로스오버 쓰래쉬 중심의 쓰래쉬 리바이블러 특유의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그 정형성에 꽤나 벗어나 있고, 신예 쓰래셔 및 베테랑 쓰래셔들에게서 발견되기 힘든 초기 앨범 특유의 무모한 패기가 존재한다. 1-2집 시절보다 몇갑절 실력 상승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도 있으며, 다양한 쓰래쉬 스타일을 이것저것 시험 해 보며 음악적으로 갈팡질팡 하던 과거와는 달리, 심플한 구성과 스피드 레이싱에 올인하며 유니크한 리프의 다량구비로 팀 컬러를 확실하게 정의 해 내는 모습도 있다. 쓰래쉬라는 장르적으로나, Dr. Living Dead! 라는 밴드의 팀적인 느낌으로나 모두 “유니크하다” 라는 인상을 제대로 심어주는 한장이다. “경우의 수” 를 있는대로 내 놓으며 재미없는 상태에 돌입한 쓰래쉬 리바이블이지만, 2010년대 들어와 이런저런 밴드들의 신작으로 인해 다시금 흥미진진한 인상으로 발전하고 있지 아니한가? 이 밴드/앨범은 그 흥미진진함에 들이 부어지는 기름 한 바가지라 할 수 있다. “2015년에도 쓰래쉬 리바이블은 신선하다” 라는 말을 하게 만든다. 멋지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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