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lencolin – True Brew (Epitaph, 2015)

Millencolin – True Brew (Epitaph, 2015)

Millencolin 은 펑크락 역사에 꽤 많은 것들을 기록한 밴드다. 매우 미국적인 펑크 서브 장르인 팝펑크를 구사하는 1세대 유러피언/스웨덴 파이오니어 밴드로 등장했다는 점, 등장 시기로써의 파이오니어가 아닌 양질의 음반을 창조하는 & 그 음반을 미국 시장에 역수출 하는 음악적 가치로써의 파이오니어로도 큰 족적을 남겼다는 점, 팝펑크를 논하는데 있어서 꼭 거론 되어야만 하는 양질의 앨범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 90년대 팝펑크 붐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퀄리티를 계속 유지하며 미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어필, 유럽에서 온 어웨이 밴드라는 패널티에도 불구하고 미국 본토의 팬/평론가들에게 호평을 계속 이끌어 낸 바 있다는 점 등등… Millencolin 이 지닌 장점들은 펑크락 역사에 당연히 기록 될 정도이며, 더 나아가 스웨덴 음악을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 빠져서는 아니게 될 정도다. (팝펑크와 일맥상통하는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유럽 및 스웨덴 보급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점도 빠질수가 없다.)

그런 그들이 꽤나 오랫만에 돌아왔다. 1992년 스웨덴 오레브로에서 결성, 1994년부터 2008년까지 7장의 정규작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줬던 이들은 Machine 15 (2008) 앨범을 마지막으로 휴식기에 들어간다고 공지 한 바 있었는데, 그게 벌써 7년이나 되었다. 2015년 신작 True Brew 는 정말 오랫만의 신작으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되는 앨범이기도 하다. 팝펑크 특유의 파퓰러 특유의 공격성의 강렬함 & 팝펑크의 음악적 한계를 뛰어넘는 탄탄한 송라이팅 센스를 활동중단 때까지 주춤한 모습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기에 기대를, 이들이 푹 쉰 7년이라는 시간동안 팝펑크의 패러다임이 2-3번은 바뀌었고 활동중단 시기 즈음에 음악성의 정체현상이 꽤 심했기에 우려를 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과연 True Brew 는 어떤 결과를 보여 줄 것인가?

True Brew 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는 없지만, Millencolin 의 진가를 200% 느낄 수 있는, 굉장히 뛰어난 앨범으로 평가가 가능한 물건이다. 밴드의 4번째 앨범이었던 Pennybridge Pioneers (2000) 에서 보여준 팝펑크 음악 필수요소인 “파퓰러 하되 펑크/하드코어적인 스피드를 위주로 한 러프함이 주가 되어야만 하는 사운드”, 그 특징과 전면적으로 대치하던 “보컬 하모니/기타 멜로디를 위주로 한 기타팝 구성” 과의 황금조합이라는 Millencolin 만의 노하우는 신작 True Brew 에서도 빛을 발한다. 팝펑크 특유의 러프한 스피드 레이스 & 기타팝과의 조화가 뭐가 대단하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팝펑크 특유의 컬트함과 그 장르가 지닐 수 없었던/지녀서도 안되는 아티스트리를 동시에 과감하게 추구하는 가운데, 좋은 결론을 내린 음반은 몇 없었다는 점에서 이 앨범의 가치는 꽤나 묵직하다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Millencolin 은 Pennybridge Pioneers 앨범을 통해 그러한 팝펑크 패러다임 시프트를 시도를 누구보다 먼저 시도했던 용감한 밴드였지 아니한가?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없다는 점은 분명 감점요소 겠지만, 팝펑크 특유의 언더그라운드적 재미와 그 음악이 지니기 힘들었던 아티스트리 확보를 그 어떤 밴드보다 먼저 시도하고, 성과 또한 우수하게, 그리고 여러장의 앨범들을 통해서 길게 이어 간 Millencolin 이기에 과거 재탕은 그리 나쁜 인상은 아니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90년대 초반부터 활동하던 원조 팝펑크 밴드들의 앨범 발매 수와 퀄리티의 감소 현상에 대해 알맞은 타이밍에 등장한 구원등판이라 불러야 할 정도다.

방법론의 재탕이지만, 신보라는 위치에 걸맞는 재미를 보여주는것도 신작 True Brew 의 장점이다. 팝펑크 특유의 스피드와 파워풀함이 전작들 보다 좀 더 강조되어 있는데, 이는 그저 펑크와 팝락의 비율조절을 했을 뿐이지만 최종적으로 느껴지는 재미는 전작들보다 월등함을 애써 부정하기 힘들 정도다. Pennybridge Pioneers 앨범을 기점으로 뒤에 등장한 3장의 앨범들이 좀 더 매끈한 작곡력을 뽐내기 위해서였다면 본작은 그와 반대다. 매끈하고 캐치하되 좀 더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하게, 그렇다고 전형적인 스케잇펑크의 그것과는 거리를 두는, 한마디로 터프하며 영악한 그것을 들려준다. 긴 경력의 소유자 다운 깊이 또한 이 앨범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Millencolin 의 정말 오랫만의 신작 True Brew 은 클래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멋진 작품이다. 팝펑크의 특유의 러프한 아이덴티티와 그 아이덴티티가 가질 수 없는 기타팝적 품위를 꽤나 실하게 담아내고 있고, 그러한 꽤나 힘든 미션을 90-2000년대에 그 어떤 밴드보다 먼저 시도하고, 더 나은 결론을 만들어 냈던 밴드였기에 신작에서의 음악적 신뢰도는 여전히 강렬하다. 노하우가 쌓인 밴드답게 똑같은 방법론을 사용하되 어레인지를 해 내는 센스 또한 남다르며, 요즘 꽤나 인상적인 성과를 남기고 있는 “팝펑크 + 기타팝” 신예들과도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는, 오히려 후배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는 상황 또한 펼쳐진다는 점도 빠질 수 있는 이 앨범의 장점 되겠다. 7년만의 컴백은 대성공으로 기록 되었고, 펑크 역사에 기록되는 자신들의 전성기 수치를 다시 한번 연장하는데에도 성공했다. 전설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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