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ty – Shokka (BDHW/Good Fight Music, 2015)

Nasty – Shokka (BDHW/Good Fight Music, 2015)

Cro-Mags, Agnostic Front, Madball, Sick Of It All 과 같은 메탈릭 지향적인 뉴욕 하드코어 텍스쳐를 토대로 하여 데스메탈을 직접적으로 접목 시킨 Earth Crisis, All Out War, Bulldoze 와 같은 밴드들에 의해서 탄생 된 빗다운 하드코어. 이 하드코어 서브 장르는 20여년의 역사동안 계속 양질의 밴드를 계속 내 놓으며, 규모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확실한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태동기 및 황금기의 밴드들 대부분이 미국 출신 밴드들이기에 미국적인 장르로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월드와이드한 장르다. 특히 일본과 유럽 (주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은 빗다운 하드코어의 또 다른 메카로 불려야만 할 정도로 빗다운 하드코어의 역사와 함께 한 바 있는 지역으로, 이 장르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아이콘적인 밴드들을 꽤나 많이 배출 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유럽 빗다운 하드코어의 성장세는 가희 놀랍다. 밴드의 수가 엄청나게 많고, 퀄리티도 굉장히 좋으며, 모든 종류의 메탈릭 하드코어의 메이저리그라 할 수 있는 미국, 좋은 파트너이자 라이벌 지역인 일본으로의 호평 어린 진출도 잇달아 행해지고 있다. Providence, Rise Of The Northstar, Wolf x Down, CDC, The Last Charge, Fallbrawl 등등등… 필첵급 밴드도 엄청나게 많은 편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단연 탑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벨기에 출신의 Nasty 라고 할 수 있다.

Nasty 는 2005년에 결성, 지금까지 5장의 앨범을 발표 한 바 있으며, 그 다섯장의 앨범을 발표하는 동안 빗다운 하드코어라는 서브 장르씬이 아닌, 2000-2010년대를 대표하는 하드코어 아이콘으로 성장한 재야의 초강자 밴드다. (더불어 이들이 몸담고 있는 레이블인 BDHW 를 유럽 최고의 하드코어 레이블 중 하나로 발돋움 하게 만든 장본인들중 하나라는 점도 중요하다.) 유럽 전역을 접수 한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일본, 홍콩, 동남아, 미국, 심지어 한국까지 광범위한 라이브 활동을 통해 월드와이드 인지도를 확보 하기도 했다는 점도 빠질수가 없다. 2014년에는 미국의 준-메이저 하드코어 레이블 Good Fight Music 과의 계약을 성사하며 미국 진출 준비 또한 마쳤다. 이러한 순조로운 행보속에 2015년 2월에 발표 된 신작이자 통산 5번째 앨범인 Shokka 는 한마디로 밴드의 월드와이드 데뷔작으로 일종의 “밴드 역사의 첫번째 빅매치” 와도 같은 앨범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Shokka 는 Nasty 의 음악적 커리어의 최고점을 찍는 앨범이다. 인지도적인 것이 아닌, 음악적인 부분에서 말이다. 이 앨범은 Nasty 의 그동안의 단점, 빗다운 하드코어의 그동안의 단점을 모두 보완하고 있다. 빗다운 하드코어는 둠/슬럿지 메탈과 일맥상통하는 매우 헤비한 느낌이 극단적으로 집착하다 보니 앨범의 전체적 흐름을 루즈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지 아니한가? 게다가 메탈과 달리 심플하고 무미건조한 브레이크다운 리프, 전형적인 하드코어 스타일의 슬로우-미드 템포 그루브로만 승부를 봐야만 하니 더욱 더 음악적 흥미는 떨어지기도 한다. 터프함를 극단적으로 강조하다가 음악적 재미가 마구 떨어지는 음악적 자승자박이 이 음악의 최대 문제점이며, 이는 아무리 명 밴드더라도 3장 이상의 앨범수가 쌓이면 약속이나 한듯이 등장하는 이 장르의 공통적 난관이기도 하다. Shokka 는 그 부분에 있어서 우회적인 꼼수적 방법이지만, “앨범 퀄리티/재미 보장” 만큼은 확실한 “다양한 템포의 이용” 을 통해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슬로우-미드템포로만 승부를 보지 않고, 앨범 흐름 중간중간에 & 한곡 한곡에서 곡 흐름이 루즈 해 질 때마다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를 떄려 박는다. 그리고 그 몰아 붙임을 빗다운 하드코어 아이덴티티에 문제가 될 타이밍에 기가 막히게 거둔다. 스피드 뿐만 아니다. 놀기 좋은 하드코어 리듬/그루브 역시 앨범과 곡 전개에 치고 빠지는 식으로 영리하게 사용하며 재미를 배가 시킨다.

또한 전체적인 곡 제조 능력, 다양한 리프의 구비, 적재적소의 배치/사용 역시 눈여겨 봐야 할 이 앨범의 장점이기도 하다. 메탈릭 하드코어 특유의 엔터테인터성 코드인 스피드와 그루브로 돌려 막기를 하는듯한 인상으로 이 앨범을 바라 봐서는 안되며, 바라 볼 수 도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템포의 사용은 전작에도 있어 왔다. Hatebreed, Born From Pain, Sand 와 같은 명 밴드들의 앨범들에서 말이다. 허나 본작은 그 명 밴드들의 레퍼런스를 이용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전작까지만 하더라도 그러 했지만, Shokka 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강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곡의 흐름, 연주의 다양함을 좀 더 보여주려 노력했고, 그것이 제대로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빗다운 하드코어를 꽤 디깅하지 않았다면 그게 그거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지만, 조금만이라도 이 장르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면 Shokka 는 빗다운 하드코어가 지닌 음악적 재미의 한계를 뛰어 넘는 노력과 결실이 확실한 한장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다양한 리프, 다양한 패턴, 완벽하진 않지만 빗다운 하드코어의 평균 보다는 훨씬 다이내믹한 앨범 흐름과 같은것들 말이다. 이는 간단하게 “빗다운 하드코어의 새로운 음악적 시대의 도래” 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장르가 매우 컬트한 스타일에 충실해야만 하는 장르지만, 매번 이런저런 명 밴드들의 명 앨범들을 통해 음악적 발전을 꾸준히 해 오지 않았던가? Shokka 는 바로 그 한장이다. 넥스트 레벨, 그 자체 되겠다. 밴드 역사의 최고작이자, 빗다운 하드코어 역사의 최고작 되겠다. 더불어서 변화하기 힘든 다이하드한 장르가 음악적으로 슬기롭게 어찌 해 나아가야 하는지 청사진도 제공한다. 본인은 그 점이 Shokka 의 최고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그 매력은 헤비 음악팬이면 놓치면 곤란하지 않을까?

- Mike Villain


Shok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