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Sleep – Woodstock Sessions Vol. 4 (Woodstock Sessions, 2015)

Team Sleep – Woodstock Sessions Vol. 4 (Woodstock Sessions, 2015)

Deftones 가 세번째 풀렝스 White Pony (2002) 를 통해서 남다른 팀컬러/음악적 깊이를 지녔음을 보여주자, Deftones 의 지인들 사이에서 “그런게 있어” 정도였던 Team Sleep 은 적잖게 대중, 평단, 레이블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Deftones 의 보컬리스트 Chino Moreno 와 그의 친구인 Todd Wilkinson 가 1994년에 의기투합해서 만들어진 프로젝트인 Team Sleep 은 앨범을 낼 목적이 아닌, 테입 녹음기 하나 두고서 그저 둘이서 이것저것 재미로 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말 그대로 “취미” 가 전부였던 밴드였다. 멤버 둘 모두 “음악적 결과물을 남기는 과정만을 즐길 뿐, 음반을 낼 생각은 전혀없다” 로 일관 해 왔지만, Deftones 의 인지도가 점점 늘어나고, Team Sleep 의 테입 데모들이 적잖게 Deftones 가 지닌 서정적 코드와 일맥상통함을 보여주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졌다. 결국 Team Sleep 은 2000년이 되자 최종 목표를 “데모 만들기” 에서 “전문 밴드” 로 변화 시킨다. 몇개의 트랙을 만들면서 교류했던 이런저런 멤버들을 규합해 밴드 진용을 만들었고 (그 중에는 최근 파격적 힙합 사운드로 엄청난 호평을 이끌어 낸 바 있는 Death Grips 의 드러머 Zach Hill 도 포함되어 있었다.), Deftones 의 소속 레이블인 Meverick 과의 레코드 딜 역시 어렵지 않게 따 내기도 했다.

수많은 팬들, 평론가, 레이블 관계자들이 큰 기대를 가졌지만, 결론적으로 Team Sleep 프로젝트는 잘 되지 못했다. 그 당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던 Deftones 의 보컬 Chino Moreno 가 리드하고, 레이블 Meverick 이 지원사격 할 만발의 준비를 하고, Mike Patton 등의 유명 인사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기대감을 매우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002-2003년에 만들어 둔 풀렝스 앨범은 Meverick 측에서 발매를 거부했고 (자세한 내막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분명 상업적인 부분이 크게 떨어져서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이런저런 음원공유 시스템을 통해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는 이 당시 레코딩을 들어보면 발매가 왜 안되었는지를 알 수가 있다.), 새로운 곡들을 만들어 우여곡절 끝에 2005년에 셀프타이틀 앨범을 발표하지만 반응은 고만고만 했다. 이미 Team Sleep 에 대한 기대감은 식은지 오래였고, 데뷔작 발매가 불발 났기에 & 레이블측이 어느정도 원하는데로 만들어야 했기에 & 그렇게 나온 결과물은 크게 인상적일리가 없기에 그러했다. 뉴메탈/얼터너티브 붐의 끝 + NWOAH 흐름의 강세라 디버프를 받았다는 점도 무시 할 수 없었다. “앨범이 결국 나왔다” 정도가 전부였다. Chino Moreno 는 다시 Deftones 에 올인했고, 멤버는 뿔뿔히 흩어졌다. 그렇게 끝이 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레코드 레이블을 중심으로 한 기획은 실패를 기록했지만, Team Sleep 특유의 “방구석에서 간단한 녹음 장비 하나 가져다 두고 음악적 성향이 다른 이런저런 사람들과 교류/작업하며 독특한 결과물을 내 놓는다” 만큼은 계속 행했다. 2006년, 2007년, 2009년에 그 결과물들을 데모 형태로 지속해서 발표 될 정도로 조용하지만 지속적인 활동을 계속했고, 레이블이라는 족쇄가 없는만큼 음악적 결과물도 꽤 괜찮기도 했다. Deftones 의 활동으로 인해 2010년 들어서 다시 조용해 졌기에 더 이상의 활동은 없는가 했지만, 그러한 질문에 대해 Chino Moreno 는 시간이 된다면 이 프로젝트는 계속 지속 될 것이라 늘 말해오기도 했다. 그러던 2014년, 밴드는 꽤나 재미진 것을 발표한다. Team Sleep 이 다시 뭉치는 가운데, 녹음 스튜디오이자 일정수의 관객을 모집 할 수 있는 장소인 Woodstock Studio 에서의 라이브를 가질 것이며, 이를 Woodstock Session 이라는 라이브 앨범으로 (Woodstock Session 시리즈의 4번째 넘버링으로) 발표 할 것이라고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앨범은 단순한 라이브 앨범이 아니다. 물론 엄연한 라이브 “앨범” 이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담은, 정확하게 말해서 “Team Sleep 이라는 프로젝트에 진정으로 어울리는 결과물” 이라고 단언 할 수 있는 한장이다. Team Sleep 은 Deftones 가 지닌 로맨틱/멜랑콜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다양한 종류의 음악 장르/스타일의 특화 시키는 프로젝트였고, Deftones 에서의 뉴메탈/얼터너티브 메탈적 코드를 제외한, 소울-트립합-엠비언트-인스트루멘탈 힙합/일렉트로닉스의 믹스쳐적인 사운드를 추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Team Sleep 자체가 이런저런 뮤지션과의 콜라보를 통해 음악을 만드는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 최종목적” 이라는 점이다. “Team Sleep 프로젝트는 애초에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만드는 앨범 포맷 제작을 생각치 않았었다” 라는 밴드측의 주장과도 일맥상통 하는 그것 말이다. 이 라이브 앨범은 Team Sleep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였던 “콜라보 과정의 그 순간의 재미” 을 제대로 담고 있다. 다양한 부분에서 그런것들을 어렵지 않게 느낄수가 있다. 밴드 진용을 갖추고 라이브 퍼포밍에 포커스를 맞췄기에 드러나는 스튜디오 레코딩보다 좀 더 파워풀한 & 락/메탈적 에너지라던지, 스튜디오 레코딩의 그것과는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는 즉흥적 연주를 통한 원곡 어레인지와 같은 것들에 의해서 말이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결과물들은 아쉬움이 가득이었던 지금까지의 레코딩 결과물과는 확연히 다르며, 그 개성 또한 너무 뚜렷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 으로 느껴질 정도다. “음악적 봉인해제로 드러나는 Team Sleep 의 진면목”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도 하다. (지금까지도 2005년 풀렝스 보다도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2002-2003년에 녹음한 미발표 데뷔 풀렝스 당시의 명곡들을 과감히 선곡하고, 2005년 셀프타이틀 데뷔작의 곡들을 매우 잘 배합하여 Team Sleep 의 진정한 음악적 방향성에도 충실했다는 점도 빠질 수 없는 이 앨범의 장점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밴드는 이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 녹음 전날에 겨우 모였고, 전날에 합주 두세번 하고 무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레코딩 전날 합주는 자신들이 봐도 형편 없었으며, 라이브 퍼포밍을 염두 해 두고 했던 프로젝트도 아니거니와 너무 오랜만에 뭉쳐서 그 곡이 어떤곡인지도 기억이 안나 과거의 자신들의 곡들을 다시 듣고 공부 할 정도였다고 한다. 밴드 내에서 가장 베테랑인 Chino Moreno 는 “Deftones 활동에서 조차 라이브 앨범 제작을 전제로 한 레코딩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엄청 걱정했다.” 라는 코멘트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본방에 들어가자 밴드 본인들조차 놀랄 정도로 합이 잘 맞아 떨어졌고, 즉흥적인 어레인지 역시 너무나도 잘 돌아 갔다고 한다. 이는 Team Sleep 이라는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인 “콜라보 과정의 그 순간의 재미” 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은 그들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던간에 레코딩으로 담기 힘든, “콜라보 그 순간의 재미와 위대함” 을 제대로 담아 내고야 말았다. 앨범 포맷으로 담기 힘들었던 Team Sleep 의 정수를 말이다. 멤버들만 알 수 있는 그 음악활동적 깊이를 모두가 느낄 수 있다니 놀랍기 그지 없을 따름이다. 우연의 일치인 느낌이 강하긴 하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Team Sleep 이라는 멤버 개개인 콜라보를 했을때 느껴지는 “그들만의” 음악적 성취감을 어렵지 않게, “모두가”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Team Sleep 이라는 프로젝트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 앨범만큼은 놓쳐서는 아니 될 것이다.

- Mike Villain

Blvd. N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