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4-19 – Hero (Mirrorball, 2015)

R4-19 – Hero (Mirrorball, 2015)

Black Medicine, Despot 과 같은 밴드들의 등장으로 조용히 & 또 다시 한국 메탈/헤비니스 음악의 뉴스팟으로 떠오르며 만만찮은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는 인천, R4-19 은 바로 그러한 분위기를 이어 나가는 밴드다. 이제서야 데뷔 EP 를 발표 한 밴드이지만, 꽤 오랫동안 홈타운인 인천을 중심으로 라이브 활동을 가진 바 있으며, 작년에 데뷔 EP 를 준비하며 활동의 피치를 올리며 적잖게 국내 헤비 음악 팬들/업계인들 사이에 이름을 알린 바 있기도 하다.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정용성은 Seoul Mothers 의 새 멤버로 가입, 뛰어난 기타 플레이를 보여주며 적잖게 한국 메탈 & 하드코어 팬들에게 낯설지 않다는 점도 중요하다.

하지만 확실히 말하자면, R4-19 이라는 밴드의 데뷔 EP Hero 는 그다지 좋은 그림으로 다가오는 인상은 아니다. 근 1년 사이에 활동의 피치를 올리긴 했으나 국내 헤비니스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 될 정도는 아니었고, 구사하는 음악 또한 “두세물은 간 뉴메탈” 이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Hero 는 그러한 좋지 않은 인식을 단숨에 뒤집어 버리는 저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정말 의외의 한방을 가지고 있는 앨범이다.

R4-19 의 음악 스타일은 “일렉트로닉스 음악이 가미 된 뉴메탈” 로 간단히 정의된다. 하지만 이들만의 오리지널리티는 꽤나 강렬하고 확고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간단히 정의하고 넘어가기엔 곤란한 밴드” 로 나아가기도 한다. 일렉트로닉스한 사운드의 뉴메탈 밴드들이 댄서블한 리듬의 드럼 그루브와 이런저런 샘플링으로 그 특유의 분위기를 창출 해 내지만, R4-19 은 키보드를 중심으로 하여 일렉트로닉스 사운드의 뉴메탈 사운드를 이끌어 나간다. 비중도 기타만큼 강하며, 뉴메탈 특유의 헤비 그루를 찍어 낼 때에도, 코러스 부분에서 멜로디어스한 느낌을 강조 할 때에도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라는 말을 이끌어 내게 만든다. 쌈빡한 헤비 그루브를 더욱 강렬한 인상으로 파워업 시켜 준다는 점, 멜로디를 앞세운 후렴부의 캐치한 코드를 강화 시켜준다는 점 등 매우 다양한 방법론으로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재미지다. (다소 재미없고 뻔한 가요풍 후렴부 보컬 라인의 단점을 메꿔주기도 한다는 점 역시 빠질 수 없다.)

키보드의 강렬한 음색 및 다양한 사용방법이 R4-19 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지만, 그래도 핵심은 뭐니해도 헤비 그루브 기타다. 전형적인 뉴메탈식 헤비 그루브를 찍어내며 이 장르 특유의 흥겨움을 극대화 시키고 있으면서도,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 기타 플레이는 꽤나 귀 기울여 들을만 하다. 그루브 메탈, 메탈코어, 빗다운 하드코어 등 다양한 장르에서나 볼 법한 헤비 그루브의 다양한 사용이 있으며, 리프의 다양함 및 참신함도 뉴메탈이 지닌 “뻔함” 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적재적소에서 튀어 나오는, 뉴메탈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 정통파 하드록적 기타 솔로잉의 난입 또한 R4-19 이 기량 및 오리지널리티에 플러스 효과로 작용한다는 점 역시 빠트려서는 아니 될 것이다.

R4-19 과 Hero 라는 EP 는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뛰어난 헤비니스 엔터테인먼트 꺼리로 중무 장 해 있지만, 음악적 기량 표출에 있어서는 매우 한심하기 이를데 없는 애들용 장르였던 (게다가 철도 두세물 가 버린) 뉴메탈이라는 장르를 꽤나 탄탄한 음악성을 덧대어 신선하게 만들어 나가는 재능은 무시 할 수가 없다. 뉴메탈이라는 장르에 있는 부정적 시선을 꽤나 걷어 낼 만한 멋진 작품이며, 최근 2-3년간 만만찮은 음악적 성과를 남기고 있는 “뉴메탈 리바이블” 이라는 세계적 추세에도 동참 할 레벨이라는 점도 꽤나 중요하다. 물론 데뷔 EP 라 곡 수도 적고, 완벽하게 R4-19 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했다라고 정의 할 수 없는 이런저런 약점이 있지만 (조금 과한 보컬 라인의 가요풍 분위기는 강렬한 인상의 음악 색채를 꽤 깎아 먹지 않나 싶다.), 이 정도면 꽤나 훌륭하고 임팩트한 데뷔라 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활동, 정확하게 풀렝스 데뷔작이 매우 기대되는 밴드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네임벨류는 조금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실력 및 오리지널리티 확보는 굉장하다. 체크들 하시라.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