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er – Violence & Destruction (Victory, 2014)
2000-2010년대의 락 흐름을 살펴보면 유난히도 특정 리바이블이 잦았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 할 수 있다. 쓰래쉬, 팝펑크/스케잇 펑크, 글램 메탈, 이모가 바로 그 리바이블의 주된 장르였으며, 무엇보다 “상업적/음악적 사망진단” 을 받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리바이블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매우 뛰어난 음악적 결과물과 꽤 괜찮은 상업적 기록도 남기며 각 장르에 존재하던 수많은 비아냥 거리를 단숨에 사라지게 만들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깊었다. 이러한 흐름을 보이자, 발빠른 (혹은 설레발 좋아하는) 몇몇 언론들은 다음 리바이블 될 장르로 무려 “뉴메탈” 을 선정했다. Suicide Silence, Attack Attack!, Miss May I, Issues 등의 메탈/하드코어 기반의 밴드들이 뉴메탈적인 요소를 잘 이용하고 잇으며, 이를 조심스레 (혹은 섣부르게) 뉴메탈의 부활이라고 한 것인데 이는 일리가 있으면서도 “리바이블이라는 말을 꺼내기에는 매우 시기상조” 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견이 나온 2014년 초만 하더라도 설레발임에 틀림이 없는 이 뉴메탈 리바이블 설은, 2014년 7월에 이르르자 매우 신빙성 있는 이론이라는 쪽으로 서서히 기울기 시작한다. Islander 라는 밴드의 데뷔 풀렝스 Violence & Destruction 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Deftones, Rage Against The Machine 에 영향받은 헤비한 음악을 한다” 라고 자신있게 써 둔 프로필, 그에 걸맞는 헤비-그루브 & 이모셔널/엣모스페릭한 분위기의 탁월한 제조능력을 지닌 이들은 2012년에 자체 제작한 데뷔 EP Side Effects Of Youth 를 발표하며 의외로 적잖은 중소규모 헤비 음악 언론 & 전문 블로거들의 괌심을 이끌어 냈으며, 이를 계기로 준-메이저 펑크/하드코어 레이블인 Victory Records 와의 계약을 따내며 화려하게 데뷔한 바 있는 범상치 않은 신예 밴드다. 2013년에는 2번째 EP Pains 를 발표하며 더욱 더 관심도를 높혔으며, 데뷔 EP 에 게스트로 참여한 P.O.D. 의 보컬 Sonny Sandoval, 두번째 EP 에 참여한 Bad Brains 의 보컬 H.R. 모두가 이 밴드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발언 한 사실은 꽤나 화제이기도 했다. 이러한 좋은 분위기속에서 이들의 첫 풀렝스 앨범인 Violence & Destruction 은 2014년 7월에 발표 되었다.
이들의 첫 풀렝스 앨범인 Violence & Destruction 은 “뉴메탈 리바이블이 실제로 시작 되었을지도 모른다” 라는 명제를 제대로 현실화 해 낸, 매우 비범한 앨범 되겠다. “Deftones 의 바톤을 잇는 신예” 로 간단하게 설명 할 수 있을 정도로 헤비 그루브 & 이모셔널/앳모스페릭한 멜로디라인과 스케일을 만들어 내는 실력과 센스는 매우 뛰어나다. 육중한 리듬과 멜로디어스한 보컬라인의 콤비네이션은 말 할 것도 없다. Deftones 만큼의 엄청난 음악적 깊이와 예술성, 카리스마까지를 지닌 인상까지는 아니다. 허나 Deftones 가 지닌 예술적인 측면과 엔터테인먼트적 측면의 뛰어난 밸런스를 행하는 밴드가 실제적으로는 한 밴드도 없었다는 점, 이 친구들이 그것을 기가 막히게 이어 간다는 점, 그러면서도 립오프가 아닌 자신들의 개성을 지닌 하나의 독립적 존재로의 자기 스타일이 확연히 존재한다는 점, 데뷔 풀렝스 한장에서 보여주는 역량이 기대 이상 이라는 점들은 호평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 뿐만이 아니다. 뉴메탈이라고 간단히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80년말-90년대 초의 포스트 하드코어와 그와 이어지는 다양한 하드코어 기반 모던 헤비 사운드의 계보를 잇는듯한 모습도 보여준다. 이 밴드에게서 Quicksand, Flipper, Will Haven, Refused, Orange 9mm, Handsome 의 흔적을 찾는건 어렵지 않다. 이 또한 이 밴드의 독특한 재미이자, 뛰어난 개성과 범상찮은 음악성의 근간이 된다.
Violence & Destruction 은 “뉴메탈 리바이블이 시작되고 있다!” 라고 외칠만한 가치가 있는 앨범으로 사료된다. White Pony-ism 의 유일한 계승자이며, 뉴메탈의 탄생에 매우 큰 힌트를 주었던 80년대말-90년대 초의 포스트 하드코어 스타일에 대한 계승, 그 영향력을 통해 만들어 낸 90년대 초중반 뉴메탈 파이오니어들의 풋풋한 데뷔 시절의 노스텔지어 까지 완벽하다. 특히 지금까지 리바이블에 성공한 장르들인 쓰래쉬, 팝펑크, 글램메탈과 같은 장르들이, 상업적 황금기 시대의 타성에 빠지지 않고 각 장르의 음악적 본질 추구에 무엇보다 매진하며 진정한 의미의 리바이블을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이 앨범 역시 특정 장르의 하일라이트를 다시금 부활 시킨다는 점은 이 앨범의 다양한 장점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장점은 뉴메탈 리바이블의 진정한 시작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이라 단정 지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등장 할 밴드가 좀 더 있어야 하고, 그들의 음반들 역시 음악적으로 진실되고 퀄리티도 좋아야 하겠지만, 일단 이들의 등장은 꽤나 임팩트하기에 먼저 설레발 떨어줘도 괜찮치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 어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명예회복에 성공한 2000-2010년도에 있었던 성공적 특정 장르 리바이블과 똑같은 냄새가 나기에 이들을 응원한다. 이들은 승자가 될 것이다.
- Mike Villain
Coconut Dracu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