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b Mould – Beauty & Ruin (Merge, 2014)

Bob Mould – Beauty & Ruin (Merge, 2014)

어찌 생각 해 보면 Bob Mould 는 시애틀 빅4 모두를 하야 시키고 진정한 얼터너티브의 제왕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양반일수도 있다. 증거는 무궁무진하다. 80년대에 Husker Du 라는 하드코어 펑크 밴드를 통해서 90년대는 물론이거니와, 지금까지도 징그럽게 써먹는 “모든 얼터너티브 서브 장르의 사운드적/메시지적 아이덴티티의 청사진을 제공” 했으며, 90년대에는 Sugar 를 통해서 그런지 태풍에 페이드 아웃 당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80년대에 만들어 둔 프로토 타입적인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완벽하게 완성 시키며 80년대와 90년대를 대표하는 인디 뮤직의 제왕으로 등극 한 바 있다는 점이 가장 핵심적인 증거일 것이다. 그것이 다가 아니다. 그는 Sugar 의 해산 이후, 자신의 솔로 커리어를 전개 무려 11장의 정규작을 발표했다. 긴 경력만이 전부가 아니다. 1982년 Husker Du 의 데뷔작이자 라이브 앨범인 Land Speed Record 을 시작으로 2014년 최신 솔로 앨범인 Beauty & Ruin 까지 꾸준하고도 기복없는, 뛰어난 음악적 결과물들을 늘 유지 한다는 점은 (정규 앨범만 대충 따져도 21장이다!) Bob Mould 가 진정한 얼터너티브의 제왕이 되는 진정한 요소가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Bob Mould 의 놀라운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보여 줄 것은 다 보여줬고, 새로운 시도도 다 행했으며, 계속 자신의 과거를 반복하고 있지만, 최근의 앨범들이 엄청난 퀄리티를 기반으로 비범한 호평을 얻어내고 있다는 점은 Bob Mould 를 알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싶다. Body Of Song (2005), District Line (2008), Life And Times (2009), Silver Age (2012) 의 최근 4연작들은 정말로 엄청난 앨범들이었다. 그리고 그 엄청남의 콤보수를 4 에서 5로 이어간다. 바로 2014년 신작인 Beauty & Ruin 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Beauty & Ruin 은 지금까지의 Bob Mould 의 모든 커리어를 따져도 단연 돋보이는 앨범이다. Husker Du, Sugar, 그리고 솔로 아티스트 시절 모두 일관되게 분포 되어있는 “펑크/하드코어 사운드를 뼈대로 하여 양질의 기타팝-인디락-얼터너티브 팝을 구사, 아티스트적 면모와 엔터테이너적인 면모 모두의 완벽 발휘” 는 이 앨범에서도 발휘된다. 그리고 이 앨범은 그 어떤 그의 솔로 커리어보다 아티스트적 면모와 엔터테인먼트적 면모 모두가 강한 앨범이다. Bob Mould 의 솔로 초기에 행한 그만의 얼터너티브 사운드의 아티스트화의 부활이 있으며, Sugar 시절로 대표되는 양질의 기타팝, 심지어 Husker Du 시절의 하드코어 펑크적인 파워풀함까지 골고루 살려낸다. 아티스트적 면모와 엔터테이너적인 면모의 동시작렬은 물론이거니와, 힙스터 인디왕에서부터 만렙 하드코어 펑크 히어로까지 더 많은 음악적 캐릭터를 구비하기도 한다. 꽤 대립되는, 대립 될 수 밖에 없는 음악적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오고가며, 앨범이라는 포맷안에 좋은 흐름으로 배치하며 이상적으로 공존 시킨다. 깊이도 있고 재미도 있으며, 예술가적 풍모도 있고 반항적인 기질도 있다. 앨범을 하도 내서 Bob Mould 의 음악적 행보를 조금만이라도 안다면 예전 모습의 좀 과한 참고로 인해 음악적인 신선한 맛은 떨어지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뻔함 안에서 자신의 21장의 앨범들에서의 커리어의 특징들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농축 시키는 노하우로 하나의 총결산을 내리는 모습은 그 어떤 앨범보다 본격적이며, 그 본격적인 부분은 충만한 새로움을 자아낸다. “신보” 라는 물건의 역활을 다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모습들은 Beauty & Ruin 으로 하여금 “진짜 뛰어난 얼터너티브는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만든다. 과거 락앤롤적 사운드와 그 사운드의 힛트로 만들어진 과도한 상업적 컨베이어벨트에 반하는 인디적인 면모, 그러한 태도로 새로운 예술적 영역을 개척하면서도 & 팔기 위한 대중음악과 적을 두되 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음악 여정을 좀 더 수월하게 들려주기 위한 배려심 있는 대중적 면모가 강했던 장르가 얼터너티브다. 그 장르의 미덕은 그런지 붐과 함께 등장한 과도한 메이저 레이블들의 팔아먹기 위한 밴드 기획으로 점차 빛을 일어갔으며, 그에 반하는 인디 & 얼터너티브 음악의 과도한 예술성 추구는 힙스터라는 종족들의 빼도 박도 못하는 자의식 과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Bob Mould 는 언제나 앞서 설명한 얼터너티브의 왕도를 걸었고, 늘 뛰어난 결론을 맺었다. 이 앨범도 그것이 또 한번 발휘된다. 예전의 모습들 보다도 더욱 강렬한 재미와 깊이로 말이다. 그는 또 한번 증명했다. “진정한 얼터너티브의 제왕” 이 누군지 말이다. 한 시대를 놓고 보면 그는 최고가 될 순 없지만, 긴 커리어 안에서의 꾸준한 활동과 그에 버금가는 퀄리티의 음반의 연타석 제조로 놓고 보면 그가 제왕이 되어야 옳을 정도다. 그걸 또 다시, 그리고 더욱 강렬하게 보여준다. 예상보다도 더 멋지게 말이다.

- Mike Villain


I Don’t Know You Any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