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ptists – Bushcraft (Southern Lord, 2013)

Baptists – Bushcraft (Southern Lord, 2013)

언홀리/사타닉한 하드코어 펑크에 관심이 많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서 Cursed 로 부터 시작해서 The Secret, Nails, Trap Them, Enabler, Oathbreaker, New Lows 와 같은 밴드들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언홀리 하드코어 및 이러한 불경스러운 코드의 사운드와 일맥 상통하는 펑크적 노선의 블랙메탈, 둠/슬럿지 사운드와의 교류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이번에 소개 할 밴드인 Baptists 는 그다지 낮선 존재는 아닐 것이다. 2010년에 캐나다 밴쿠어에서 결성하여 두장의 EP 앨범 Black Dawn (2010), Baptists (2010) 를 발표한 것이 다였지만은, 비운의 밴드 Cursed 의 색채를 그대로 이어가는 동시에 나름 아이콘 밴드로 자리매김한 밴드들과 비교 해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언홀리 하드코어 or 하드코어 펑크-크러스트-둠/슬럿지-사악한 메탈 사운드의 하이브리드를 들려주며 이쪽 바닥에 큰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번째 7인치 EP 를 발표를 애송이 밴드 주제에 무려 이쪽 방면의 A급 브랜드적인 레이블 Southern Lord 와 계약하며 발표 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 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그들이 2013년에 대망의 풀렝스 앨범 Bushcraft 를 발표했다.

언홀리 하드코어계의 특급 신성으로 꽤나 입소문이 돌았던 Baptists 지만, 데뷔작은 Bushcraft 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를 보여주는 꽤나 아쉬운 작품이다. 두장의 EP 에서 보여준 비범함은 풀렝스라는 포맷을 타고서 재능이 증폭 되었어야만 했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아쉬움의 근간이 된다. 아쉽고도 처절하게 사라진 이 바닥의 최고봉이자 시작점 Cursed 의 스타일의 매우 괜찮은 부활과 계승을 보여주었던 초기 활동의 “비범한 인상” 외에는 전혀 새로운것도, 발전상도 없는 앨범이다. 하드코어 펑크와 크러스트, 둠/슬럿지의 스피드-솔리드함-느리고 헤비한 어두움의 적절한 표현을 잘 보여준 Cursed 스타일을 적당히 사용했다 정도가 이 앨범의 느낌이자 (그나마의) 장점일 뿐이다. 오히려 두장의 데뷔 EP 에서 보여 주었던 비범한 센스가 사라져 버리기까지 했다. Cursed 스타일을 그대로 사용해도, Baptists 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내려고 노력했고, 신예 밴드지만 만만찮은 자신만의 색채를 어느정도 내는데 성공하며 꽤나 좋은 반응을 얻었던 과거 전력에 비춰본다면 꽤나 처참할 정도로 말이다. 길게 말할것도 없다. “Cursed 의 저질 카피” 정도가 이 앨범을 설명하는 전부일 것이다. Cursed 의 사운드를 답습 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나오지 않았고, 예전의 두장의 EP 에서의 비범한 개성 표출의 노력과 결과가 깜짝 놀랄 정도로 자취를 감추었으니 뭐라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할 필요도 없다. 빠르고, 헤비하고, 묵직하고, 불경스러운 특징이 들어 있지만, 그러한 특징들에서 나오야 할 재미는 전혀 없다.

첫 풀렝스라 어쩔수 없다? 그렇게 생각 할 수 있다. 허나 지금까지의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이 데뷔 EP 와 데뷔 풀렝스와의 음악적 퀄리티의 갭이 꽤 크다는 점, 첫 데뷔 풀렝스에서 서툴러도 자신만의 색채를 내기 위한 방향만이라도 완벽하게 잡는다는 점이 기본소양이자 평균점이라는 사실을 본다면… Bushcraft 는 확실한 실패작이다. 새 릴리즈 다운 신선한 부분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 하나만으로 유죄다. 그나마 좋은 점을 찾으라면 이 방면의 유명 프로듀서 Kurt Ballou, 그의 스튜디오 Godcity Studio 에서의 녹음과 믹싱, From Ashes Rise 의 보컬이자 현재 러프하고 불경한 사운드의 펑크/하드코어, 크러스트, 메탈의 마스터링/믹싱 기사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있는 Brad Boatright 와 그의 스튜디오 Audiosiege 에서의 매만짐으로 인한 “음향적 퀄리티의 남다름” 정도일 것이다. 딱 그정도다. 딱 “언홀리 하드코어를 하는군” 정도다. 쾌감도 없고, 재미도 없고, 이들다운 색채도 없다. 딱 입에서 “구리네” 가 나오는 앨범이다. Baptists 는 앞으로 새 출발의 시나리오 및 무대 전체를 다시 만들어야만 한다. 매우 좋지 않은 시작이다. 이 방면 음악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다? 아니다. 이건 그 말조차도 아껴야 한다. 그냥 구리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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