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12] Pop Punk Chronicle Series #02 : 태초부터 팝 카데고리, 70년대 팝펑크
70년대 펑크와 팝의 조화에 대해 알아보거나 이해하는 과정은 그다지 어렵지가 않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한데, “70년대의 모든 펑크는 좋건 싫건간에, 긍정하건 부정하건간에 기본적인 락앤롤 음악을 근간/기준으로 하여 생성 되었기 때문” 이라는 매우 명확한 사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2010년대인 지금도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펑크라는건 생각보다 거창하지가 않다라고도 말 할 수 있는 장르 되겠다.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중후반까지 진행 된 다양한 락앤롤, 블루스의 거장화 (=프로그레시브 화, 오케스트라 화, 락 오페라 화) 로 인해 하위 문화였던 락앤롤이 부르주아와 같은 기득권 층으로 변화했고 (음악적인 의미로나, 경제적인 의미로나 말이다), 이에 대해 멘탈적 반감을 가지기 시작한 하위 문화원은 나날히 아티스틱한 덩치를 자랑하는 락앤롤에 정 반대되는 행보를 걷는 새로운 밴드를 찾거나, 자신들이 직접 밴드를 결성해서 구사하거나 하였다. 심플한 구성, 직선적인 표현력, 하위 문화 계층에 어울리는 메시지 표현 방식은 그렇게 서서히 펑크가 되어간 것이다.
영국의 경우는 70년대 중반에 급격하게 경제 사정이 나빠지고, 하위 계층의 경제적 타격이 입혀지며 보다 더 사회적/정치적 비판과 분노의 메시지, 혹은 하위 계층에 어울리는 메시지의 강도가 증대하기 시작했고, Sex Pistols 가 그러한 분위기의 불씨에 기름을 퍼 부으며 펑크 특유의 이미지를 세계화(?) 시키는데 성공하게 된다. 이렇게 탄생 된 펑크의 스테레오 타입적 이미지 중 하나인 안티-팝적인 스테레오 타입적 이미지는 펑크와 팝은 절대 어울릴 수 없게 만들었지만, 실제로 그 당시 발표 된 앨범들을 살펴 본다면 Sex Pistols 만이 유별날 뿐이며, 그들이 만든 스테레오 타입적 이미지의 펑크는 꽤나 펑크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가 있다. Sex Pistols 등장 전에도, 동시대에 같이 동료적 의미로 지내던 동년배 밴드들 역시 앞서 말한 락앤롤 근간으로 한 밴드가 많았고, 그 중에서도 락앤롤이 지닌 송라이터적 면모를 70년대 하위문화적으로 살린 아티스트가 많았고, 그러한 세력은 분명하게 70년대 펑크의 주축으로 활동하며 명작을 남겼고, 지금까지도 높은 평가와 수많은 추종자들을 생성 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는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미국의 펑크도 하위 계층에서 비롯된 락앤롤이지만, 계급사회인 영국과 전혀 다른 사회적 분위기, 영국에서 일어난 국가적인 경제 불황과 같은 극단적인 이벤트를 겪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영국의 펑크와는 많이 차별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펑크 역시 하위 계층 특유의 분노가 크게 살아있는 경우가 많을 지라도 말이다. 또한 Ramones 와 같은 미국 펑크의 시조가 꽤나 5-60년대의 버블검/기타팝 사운드에 굉장한 애착을 지니다 못해, 오타쿠적인 집착을 보여 주었기에 미국 펑크씬은 펑크의 파퓰러한 코드의 존재감에 대해 다소 너그러운 편이다. 또한 그러한 이미지를 잇는 80년대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의 등장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90년대 분위기까지 더해지면 이야기는 끝. 그 이야기는 차후에 천천히 하도록 하겠으니 넘어가도록 한다.
여하간 그러한 개념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된다. 대충 읽고 넘어가도 된다. 이제 소개하는 10장의 70 팝펑크 명작을 경험 해 보면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니까 말이다. 이 앨범들이 표현하는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거랑 똑같기도 하고 말이다.
Elivs Costello – My Aim Is True (Stiff/Columbia, 1977)
커리어가 쌓이며 위대한 싱어송 라이터로 완벽한 자리매김한 Elvis Costello 이지만, 그의 시작점이자 음악적 중추는 펑크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음악 상식. Buddy Holly 의 코스프레를 한 듯한 모습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그의 펑크는 50년대의 고전 락커빌리의 개조/개량판이다. 엘비스 시대의 락커빌리/컨트리 음악에 에너지, 스피드, 파워를 첨부하여 신선한 느낌으로 재 해석 해 낸 앨범으로, 데뷔작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매우 뛰어난 음악성과 데뷔작 특유의 일단 저지르고 보는 자신만만한 객기가 멋지게 공존하는 경이로운 데뷔작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서 설명 한 바 있는 “펑크는 원래 고전 기타팝/락앤롤의 대중적 미학을 그대로 이어가는 장르” 이자 “팝적인 코드를 지닌 펑크는 펑크 태동기부터 함께 하였으며, 등장과 함께 거의 완벽한 음악적 완성도를 지녔다” 라는 사실을 100% 보여주기에 팝펑크의 역사와 아이덴티티를 이해 하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살펴 봐야만 하는 작품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팝펑크, 펑크의 대중성을 논하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앨범이자, 궁극을 찍는 앨범이라는 말로 간단하게 설명되는 작품 되겠다.
Ian Dury – New Boots And Panties!! (Stiff, 1977)
Ian Dury 는 펑크 태동기인 70년대 영국에서 등장 했지만, 참으로 펑크하지 않은 펑크락 히어로로 유명한 인물이다. (수많은 펑크의 대중화가 이뤄진 2010년도에 바라봐도 매우 안 펑크 스럽다는 점에서도 놀랍다는 점 역시 그냥 넘겨서는 안되는 부분.) 펑크 이전의 기타팝/락앤롤의 전통을 그대로 잇는 Elvis Costello 와 일맥상통 하지만, 시원한 에너지 추구보다는 파퓰러한 보컬/멜로디 라인에 매우 신경 쓴, 락앤롤 계열 음악인지 싱어송 라이터 형 팝뮤직인지가 분간이 아닐 정도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허나 센스와 위트 넘치는 농담조 가사는 펑크라는 하위문화에 어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대중적인 사운드와 심플한 구성과 매력적인 훅을 지닌 현대적 사운드와 만나 더욱 더 하위문화적인 재미를 증폭, 70 영국 펑크의 기준과는 거리가 멀지만 원조 펑크 영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특히 철없는 마인드의 음주와 섹스, 그런것들을 기반으로 한 유치하고 유쾌한 라이프 스타일적 메시지는 매우 중요한데, 80년대 중반 이후의 팝펑크 음악들이 “유쾌함을 지닌 비행을 주제로 한 가사와 그로 인한 하위 문화적 공감대 형성” 을 너도 나도 채용하게 되는데, 그 뿌리가 바로 Ian Dury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Green Day 가 90년대에 나타나 무료한 삶을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10-20대적 일탈적 주제를 다뤘기에 예전 펑크와 다르다” 라는 주장은 개소리라는 말과도 일맥 상통하는 점 또한 이 앨범 이야기가 나온김에 한번 꼬집고 싶기도 하다. Ian Dury 는 그것을 1977년에 이미 완성 시켰기 때문이다. 강하지 않지만, 펑크와 거리는 먼듯 하지만, 음악 꽤 괜찮고, 주제는 딱 펑크 똘아이/애송이들 특유의 흥겨움이 있고, 재미와 애티투드가 확실한 앨범 되겠다. Green Day 보다 이 괴짜 아저씨를 먼저 알아보는게 팝펑크를 제대로 이해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The Clash – Combat Rock (CBS, 1982)
The Clash 가 70년대 펑크를 대표하는 기준이기도 하지만, 그와 별개로 “장르 하이브리드의 진정한 첫번째 달인”, 그리고 “첫번째 펑크락 힛트 메이저/락스타 밴드” 부분의 기준으로도 매우 뛰어난 밴드라는 점 역시 음악 상식. 특히나 팝펑크를 알아 가는데 있어 The Clash 를 알아 본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요한 앨범은 바로 본작이라고 생각된다. 음반 퀄리티는 당연히 전설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과 London Calling 에 비해 현저하게, 아니 처참하게 떨어지는 앨범이지만, 타 앨범의 싱글과는 차원이 다른 인기를 거둔 밴드의 초절정 스매쉬 히트곡들인 Rock The Casbah 와 Should I Stay Or Should I Go 의 엄청난 영향력 하나만으로 팝펑크의 뿌리를 알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되겠다. 그 두곡의 커버를 한 후배 팝펑크 밴드들의 수만 해도 징글맞을 정도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필요치 않을듯.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The Clash 의 모든 앨범은 90년대 팝펑크의 다양한 서브 장르화/하이브리드 장르적 돌연변이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에 일단 다 들어둬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냥 다 들어라. 팝펑크를 수월하게 이해하는데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Combat Rock 부터라는 점 잊지 말아라. 펑크의 대중화 & 밀리언 셀러화에 성공한 90 팝펑크를 이해 하는데 있어서 롤모델로 Combat Rock 이 맹활약 했기 때문이다.
Ramones – S/T (Sire, 1976)
Ramones 는 70 펑크의 대명사이자, 펑크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텍스쳐로써 사운드와 이미지로의 기준으로 유명한 밴드지만, 그와 동시의 의외의 면모인 “팝락 밴드로의 강력한 캐릭터성” 을 지닌 밴드로도 유명하다. 밴드의 음악적 주축인 Johnny Ramone 과 Joey Ramone 은 고전 팝 넘버 및 고전 기타팝/클래식 락 밴드들의 광팬으로 유명했고, 펑크의 미학인 짦고 빠르게를 가장 터프하게 추구하지만 펑크의 탄생의 근간들 중 하나인 “클래식 밴드들에 대한 적대감” 이 꽤나 보이지 않았던 밴드였다. (허나 70년대식 덩치 키우기식 아티스트 놀음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음.) 막말로 Ramones 는 5-60년대 기타팝에 대한 70년대 뒷골목 청년들의 시원 시원한 호응 어린 응답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터프/스피디 & 팝락 애호/덕후질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훗날 등장하는 모든 펑크/하드코어 밴드들의 파퓰러한 어레인지의 참고서로 수없이 참고 당하게 된다. 터프함을 추구 하면서도 어떻게 파퓰러함을 때려 박는지에 대한 노하우는 이들의 가장 큰 업적이지만, Ramones 가 추구한 스피디한 고전 기타팝 스타일의 존경 넘치는 트리뷰트 성향의 90-2000년대 팝펑크의 등장으로 인해 또 하나의 음악적 스타일의 롤 모델로써도 큰 파워를 발위하고 있다는 점도 꽤 중요하다. 멤버 모두가 가죽 재킷을 기본으로 한 남루한 패션을 추구 한다던지, 엄청 달려 대면서 시덥지 않은 팝락을 어거지로 끼워 넣으려는 노력과 예상외의 듣는 재미를 선사 해 준다던지, 멤버 모두가 가족/친척과 같은 사람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인양 다 같은 성씨를 쓴 가명을 차용한다던지 하면 무조건 Ramones 의 영향력 안이란 이야기! 진정한 의미의 최고의 팝펑크이자, 최초의 팝펑크라 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러한 아이덴티티가 바로 이 데뷔작에서 100% 구현되고 정의되고 있다. 음악적으로나, 후폭풍적으로나 남다른 놀라움으로 가득 찬 앨범이다. 팝펑크를 제대로 알아보려면, 듣고 즐기려면 이 앨범 부터다. 무조건인 앨범 되겠다.
Buzzcocks – Another Music In A Different Kitchen (United Artists/1978)
Buzzcocks 는 진정한 의미의 70년대 파퓰러한 UK 펑크의 최고봉이라고 칭할 수 있는 밴드다. 이들은 Elvis Costello, Ian Dury 와 같이 파퓰러한 펑크를 노렸지만, 그들과는 다르게 고전 락앤롤을 참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고전 락앤롤을 매우 포스트 모더니즘적으로 개조한, 군더더기 없고 에너지와 스피드가 넘치는 (=그것만 집중적으로 하고 나머지는 다 집어 던져 버린), 무뚝뚝 하면서도 파퓰러한 훅이 넘치는 펑크락을 만들어 냈는데, 이는 한마디로 고전 락앤롤의 묘미와 Sex Pistols 가 추구한 고전 락앤롤 엿먹이기 애티투드적 재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70년대 펑크 스타일을 모두 섭렵한 친구들이었다. 특히 락앤롤 특유의 블루지한 끈적임과 꿀렁거림 없이 신나게 쳐 달리는 배킹질은 Ramones 보다 더하면 더한 것이기도 하며, 미국 하드코어 펑크 스타일의 청사진이자 프로토 타입으로도 손색이 없기까지도 한 충격적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가사도 꽤 볼만하다. 매우 거칠고 불경스러우면서도, 두뇌가 애초부터 범상치 않은 천재 밴드와 같은 센스를 여기저기서 발휘한다. 이 역시 80년대 후반부터 정의되는 팝펑크 애티투드의 아이디어 뱅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팝펑크가 지닌 격렬한 에너지와 파퓰러한 라인의 사운드적/메시지적 공존에 있어서 가상 이상적 첫 사례 되겠다. 매우 중요한 한장 되겠다. 어찌보면 최강의 한장이기도 하고 말이다.
Blondie – Parallel Lines (Chrysalis, 1978)
많은 사람들이 Blondie 를 80 댄스팝/뉴웨이브 스타로 기억하지만, 놀랍고도 재밌게도 이들의 뿌리는 70 뉴욕 펑크씬이었다. 전설적인 클럽 CBGB’s 의 뉴욕 펑크 창단급 로스터였으며, 추구하는 음악은 꽤나 파퓰러 했지만 동료 펑크락 아이콘들 하고도 꽤나 좋은 음악적/사교적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러한 위치에 걸맞게 대중과 매니아들의 호평을 모두 끌어내는 괜찮은 음악을 들려주기도 했다. 3번째 앨범이자 Blondie 의 최고작인 Parallel Lines 이 바로 그 증거이며, 그와 동시에 펑크의 대중화/팝펑크를 논하는데 빠질 수 없는 위치를 지니는 앨범이기도 하다. 뉴웨이브로 대충 둘러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댄서블한 팝락 넘버들의 존재감도 있고 (= Heart Of Glass), 비트감 넘치는 70 뉴욕 펑크의 파퓰러한 어레인지의 끝을 보여주는 곡들도 있으며 (= Hanging On The Telephone), 펑크의 심플함을 전통적인 기타팝/파워팝에 잘 버무린 펑크와 팝의 절묘한 비율을 자랑라는 넘버도 있다 (= Sunday Girl). 앨범은 어마어마한 힛트를 했고, 뛰어난 팝 앨범이자, 펑크 앨범으로도 극찬 받았다. 펑크가 대중적인 부분을 철저하게 노리면서도, 펑크만의 아이덴티티를 충분히 지켜내며 음악적이면서도 상업적으로 대성공한, 간단하게 말해서 두마리의 토끼를 잡은 겪이었다. 이러한 시도와 성과는 최초였다. 그리고 이는 펑크가 대중 깊숙히 침투하여 대중적인 반감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여기에 펑크라는 장르가 댄스 비트를 쓰는데 있어서의 모범답안으로, 여성이 펑크라는 장르에 도전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 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이 이어지고 있기에 놀라운 앨범이라며 요즘 들어서 꽤나 호들갑 떨어 줘야할 물건 되겠다.
The Modern Lovers – S/T (Beserkley/Rhino, 1976)
The Modern Lovers 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실패 밴드 중 하나, 70 펑크 폭발을 맞추지 못한채 너무 앞서간 밴드, 프로토 펑크 중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의 음악적 완성을 내린 보기 드문 밴드로 명성이 자자한 밴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밴드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대단한 훅을 지닌 사운드를 들려 주었다는 점이다. 밴드는 Velvet Underground 의 광팬이었고, 그로 인해 이들의 음악은 그럴싸 해 보이는 락앤롤 전통을 모두 다 싸그리 배제한 미니멀한 락 음악을 시도했다. 곡 제조 스타일은 그러했지만, 이들의 음악에는 양질의 락앤롤 전통과 일맥상통하는 매끈한 팝밴드의 마법을 발휘하는 의외의, 숨겨진 저력을 동시에 발휘하기도 했다. 락앤롤, 블루스, 재즈의 필링과는 전혀 상관없는, 매우 심심한 연주와 마법의 훅을 지닌 캐치한 사운드는 프로토 펑크의 명작으로 지금까지도 불려 다니고 있으며, 프로토 펑크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완벽한 음악적 완성도를 지녔기에 최고의 프로토 펑크 작품으로도 남다른 위용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허나 이 앨범이 나오고 싱글 Roadrunner 가 힛트를 친 76년은 이미 밴드가 해산한 상태였다. 71년에 녹음을 시작했고, Warner 가 이들과 73년에 계약 했지만 계속 앨범 발매를 미루다가 결국 계약은 파기되고 인디 레이블 Beserkley 에서 앨범이 나오게 되었지만 이미 밴드 멤버들은 의욕을 잃으며 해산, 떴을때 존재하지 않는 밴드로의 초 비극을 겪게 된 것이었다. 만약 이 밴드가 예정대로 판이 나오고, 힛트를 치고, 인정을 받았다면? 아마 펑크의 이미지는 꽤 바뀌었을지 모른다. 게다가 이 밴드의 멤버인 Jerry Harrison 은 무려 Taking Head 의 메인급 멤버로 맹활약 하지 않던가? The Modern Lovers 의 요 한장은 많은 떡밥적 의미를 내포한다. 그만큼 매우 대단한 앨범이다. 그리고 대단함의 근간은 바로 “매우 뛰어난 마법적 훅을 지닌 파퓰러한 프로토 펑크” 라는 점이다. 듣기 좋은, 그리고 음악적 레벨이 깊은 펑크를 논하는데 절대 빠질 수 없는 작품 되겠다. Husker Du, The Replacements, Sugar 와 같이 펑크/하드코어를 근간으로 기타팝의 왕도와 그에 합당한 음악적 깊이를 모두 추가한 밴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위대함도 가지고 있기도 하다는 점,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Eddie And The Hot Rods – Life On The Line (Island, 1977)
거대 해 진 70 락스타들에 대한 하위 계층의 달갑지 않은 시선과 그로 인한 락앤롤 회귀의 분위기에서 탄생 된 다양한 락앤롤들은 펑크가 꽃을 피울 수 있는 토양이 되었는데, 그러한 토양을 마련한 락앤롤 밴드 중 하나인 Eddie And The Hot Rods 는 꽤 중요한 밴드라 할 수 있는 존재다. 이들에게는 고전 락앤롤 특유의 레트로한 품격과 그에 걸맞는 음악적 재능과 깊이를 지니고 있었고, 70년대 영국이라는 시기적/사회적 분위기에 걸맞는 거친 뒷골목적인 러프한 향취의 뒷골목 문화적 묘미까지 동시에 역시 가지고 있는, 한마디로 매우 이상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밴드였다. 2번째 앨범인 본작은 바로 그러한 매력이 폭발하는 이들 최고의 앨범이다. 잘 만들어진 캐치한 악곡과 연주와 보컬라인은 흠 잡을 때 없다 못해 굉장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하위 문화원 답지 않게 너무 음악적으로 가오 잡는게 아닌가 할 때마다 시원시원한 에너지를 자연스레 터트리며 하위 문화에 어울리는 거친 락앤롤의 매력까지도 완벽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이 앨범 이후 Sex Pistols, The Clash 를 중심으로 후끈하게 터져 나오는 펑크 이데올로기의 화려함속에 서서히 묻혀가서 그러한 재능의 빛이 많이 가려지기도 하면서 펑크를 논하는데 있어서 뒤로 쳐지면서 좀 아쉬운 위치의 밴드가 되기도 해서 그런가? 이 앨범은 높은 음악적, 태도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이 알려지지 않아있다. 허나 막상 들어보면 느낄 것이다. 이렇게 대중적인 양질의 펑크를 들려준 밴드도 없고, 파퓰러한 & 음악성 넘치는 펑크를 들려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펑크라는 하위문화 이데올로기에 어울리는 앨범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평가절하 받은 펑크 명작중의 명작 되겠다.
Adam And The Ants – Kings Of The Wild Frontier (CBS/Epic, 1980)
Sex Pistols, The Clash, Cock Sparr, Sham 69 등 강력한 하위문화 오오라와 펑크 이데올로기 강렬한 밴드들에 대해 시시하다고 코웃음을 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그건 분명 Adam And The Ants 일 것이다. 핸섬한 페이스, 패셔너블한 해적 코스튬을 한 캡틴 Adam Ant 와 그를 따르는 밴드 멤버로 이뤄진 이 화려한 비주얼의 밴드는 고전 락앤롤을 근간으로 큐반/아프로 비트의 도입, 고전 행진곡/마칭밴드 비트의 과감한 펑크화, 한계없고 자유로운 일렉트로닉스 악기들의 사용, 그로 인해 탄생 된 락앤롤과 댄스 음악과의 놀라운 믹스를 보여주며 70년대 펑크의 텍스쳐인 동시에 매우 독특한 이방인으로 큰 이름을 날린 그 양반 말이다. 이들이 만들어 낸 댄서블한 락앤롤과 화려한 비주얼은 뉴웨이브의 시작점이기도 했으며, 댄스 비트를 지닌 모든 락 음악과 펑크를 근간으로 한 하이브리드 락 사운드의 탄생의 뛰어난 교과서로 쉴 새 없이 참고 되었다. (허나 전자의 경우는 훗날 Duran Duran 이, 후자의 경우는 The Clash 가 더 뛰어난 결론을 내 놓으며 Adam Ant 는 잘 기억되지 못하는 비극을 겪기도…) 물론 펑크 언더그라운드를 뚫고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며 70-80 아이콘으로 팝필드를 화려하게 수 놓은 펑크 뮤지션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여기에 Michael Jackson 이 Adam 에게 연락하여 그 특유의 드럼 비트를 어떻게 녹음 했는지 물어 보았다는 사례가 있다던지, Adam 이 “펑크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다” 라고 자신있게 말한 일화가 있다면, The Germs 의 Darby Crash 와 같이 훗날 등장하는 펑크 키드 아이콘들 조차 Adam Ants 의 음악과 스타일에 감흥받아 코스튬 플레이까지 하고 돌아다닐 정도였다는 사실이 추가 된다면? 그를 등한시 하면 안된다는 결론까지 이어진다. 펑크의 긍정적인 차원으로의 패셔너블한 발전의 넘버원 앨범으로 이 기획에 가장 어울리는 한장이라 말 할 수 있겠다.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