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12] Pop Punk Chronicle Series #03 : 진정한 팝펑크의 기초개념 확보작업 – 80년대 팝펑크

[Villains Series #12] Pop Punk Chronicle Series #03 : 진정한 팝펑크의 기초개념 확보작업 – 80년대 팝펑크

70년대 펑크가 서서히 인기를 잃어가며 “Punk Is Dead”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쇠락 했지만, 그 말은 100% 틀린 주장이 될 정도로 미국에서는 좀 더 심플하고, 공격적이고, 빠른 펑크 음악을 하려는 어린 노이즈 파티광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펑크락 경향을 만들어 나갔다. 이는 자연스레 하드코어 펑크의 시작이 되었고, 미국 펑크 역사의 최고 황금기를 기록하게 된다. 미국 변두리 도심 지역의 하위 계층 청년들의 다양한 분노와 짜증, 그리고 그것을 풀기 위한 용감무쌍 & 과격/과도한 객기 표출은 새로운 펑크의 기준이 되었다.

대부분 격렬한 코드의 음악과 주제들이 하드코어의 중심축이 되었지만, 꽤나 많은 밴드들의 격렬함 속에는 10대 특유의 객기에 어울리는 유머러스함을 지니고 있었고, 이는 매우 재밌게도 격렬함으로만 끝날것 같았던 하드코어 펑크의 파퓰러한 코드로써 사용되며 소소한 재미로 자리매김 하게된다. 그리고 이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밴드들이 머릿수를 늘려가며 “하드코어의 파퓰러한 코드 확보” 라는 변화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상은 80년대 후반에 이르러 단순하게 달려대는 하드코어 펑크의 뿌리를 가지고 있되, 초기 하드코어 펑크와는 음악적으로 차별되는 새로운 펑크/하드코어 서브장르화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이러한 파퓰러한 하드코어 펑크는 자연스레 팝펑크로 이어졌고, 이는 90년대 팝펑크 붐의 토양으로 맹활약하게 된다.

그리고 파퓰러한 코드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듣고 즐기는 부분보다는 작곡과 연주 패턴/기교, 보컬라인 제조 등 음악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밴드들의 존재들은 90 팝펑크와는 다른 행보를 걸으며 혁신적인 사운드를 제조 해 내게 된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펑크/하드코어의 격렬함과 심플함을 가지고 있되, 좀 더 음악적인 부분에 매진한 밴드들은 얼터너티브 사조의 큰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The Replacements, Husker Du, Fugazi 와 같은 밴드들이 바로 그 증거다.

그리고 쉽게 지나쳐서 안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뉴웨이브” 라는 것이다. 70 펑크를 근간으로 하여 훵크/디스코, 그리고 글램과 합쳐진 새로운 펑크 서브장르/스타일이자, 펑크 특유의 언더그라운드 문화 아이덴티티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강한 패셔너블함과 대중성으로 인해 “펑크 호적에서 파인 자식” 취급을 받고 있는 뉴웨이브 말이다. 왜 이 뉴웨이브가 중요하냐 하면은 이러한 80년대 뉴웨이브 힛트 넘버들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훗날 90 펑크를 만드는데 있어서 파퓰러함의 레퍼런스로 꽤나 뉴웨이브를 참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뉴웨이브와 일맥상통하는 80년대의 장르인 신스팝, 댄스팝, 포스트 펑크에서도 영향을 받았다는 점 역시 빠질수가 없다. (심지어 헤어메탈 까지도…) 보컬라인 제조 노하우 참고 뿐만이 아니라, 커버곡/트리뷰트 앨범에서의 존재감, 가사에서 나타나는 노스텔지어 등 많은 곳에서 발견 되니까 말이다.

글이 장황 해 져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면 다음 앨범들을 참고하면 이해가 팍팍 올 것이다. 별거 없다. 듣다보면 다 알게 되는 것들이니 말이다.

 

Circle Jerks – Group Sex (Frontier,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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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적으로 “팝펑크” 하면 떠오르는 90년대 스타일의 펑크의 뿌리를 캐다 보면 결국 만나게 되는것은 Circle Jerks 라는 밴드와 그들의 데뷔작인 Group Sex 다. 해도 너무 할 정도의 형편없는 음악적 소양 (소양이라는 단어조차 쓰기 민망하다) 과 그것을 한방에 무마 시키고도 남는 객기가 장난이 아닌 앨범으로, 특히 객기안에 담긴 시덥지 않은 분노, 짜증, 불만, 비판과 그로 인한 유쾌한 일탈적 쾌감은 음악적 호불호를 논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조차 필요없게 만드는 대단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이들이 이야기하는 주제들의 표현력은 꽤나 시덥지 않은 애들 징징거림 이지만, 그와 별개로 꽤나 설득력을 지니고 있고 이러한 표현 방식은 잉여 청춘 그 자체인 90 팝펑크 마인드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90 팝펑크는 Circle Jerks 의 Group Sex 를 팔아먹기 수월하게 다듬은 것 뿐이다” 라고 해도 될 정도. 팝펑크의 애티투드의 모든것을 담은 앨범이자 시작점 되겠다.

Descendents – Milo Goes To College (New Alliance,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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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Jerks 한술 더 뜬, 레벨업판적 밴드가 바로 Descendents 이자 이 앨범이다” 라는 말로 모든것이 설명된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Circle Jerks 가 하드코어 펑크라는 테마에 어울리는 “화풀이” 를 했다면, 이들은 그 화풀이를 하면서도 펑크 애티투드와 거리가 먼 괴상하고도 유쾌한 이야기 (연예, 내집마련, 음식찬양, 펑크 애티투드에 대한 유쾌한 안티 등등등) 를 펼쳐 놓으며 하드코어 펑크씬에서 “웃기는 녀석들” 로 호평을 받으며 등장했다. 그 시작점이 이 앨범이다. 펑크적이면서도 펑크 스테레오 타입 행동강령에 대한 유쾌한 조롱과 일탈, 그리고 그에 걸맞는 멜로디와 파퓰러한 코드의 나열과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스피드와의 접목은 확실히 새로운 하드코어 펑크 스타일의 시작이었다. 그러한 면모는 앨범이 한장한장 쌓이며 더욱 심화 되었고, 그러한 새로움에 빠져드는 팬들의 숫자도 늘어갔다. 그렇게 활동하고, 해산하고, 다시 컴백 할 때 즈음엔 팝펑크가 90년대를 휩쓸고 있었고, 그러한 분위기를 만든 수많은 신진 밴드들은 자신들의 음악적/사상적 롤모델로 Descendents 를 너도나도 거론했다. 펑크락커와 거리가 먼 공부벌레 범생이이자, 그러하기에 펑크 행동강령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재미진 이야기를 통해 얻어지는 친근감으로 인해 펑크/하드코어라는 장르 자체의 진입의 벽을 낮추고, 그렇게 얻은 어린 팬들이 새로운 밴드를 하며 더욱 더 펑크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여러가지 평가 기준에서 팝펑크 넘버원 앨범 그 자체 되겠다.

Bad Religion – Suffer (Epitaph,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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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Religion 은 Circle Jerks, Descendents 처럼 유쾌함과는 거리가 먼, 매우 진지한 학구파적 사회비판조의 메시지를 추구하는 밴드지만, 팝펑크 역사를 논하는데 빠질수가 없는 밴드다. 팝펑크의 음악적 스타일에 대해 논하거나, 대중적 펑크를 팔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논하는데 있어서 이들을 능가하는 밴드가 없기 때문이다. 팝펑크의 뿌리는 누가 뭐래도 “대중적 코드를 지닌 제대로 된 하드코어 펑크” 였었다. 이는 시간이 점차 지나며 1차원적으로 유치하게 달려만 드는 스피드 추구 스타일을 벗어나, 멜로디/연주/곡 구성 등 음악적 부분에 신경쓰게 되는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하드코어 펑크는 스트레이트하게 달려대는 올드스쿨한 스타일과 음악적인 코드를 추구하는 음악형 펑크로 서서히 나뉘게 되는데, 그 시발점인 밴드중 하나이자 가장 뛰어나고 진지했던 밴드가 Bad Religion 이다. 그리고 그들의 세번째 앨범인 Suffer 는 하드코어 카데고리에 있었던 “파퓰러한 하드코어” 에 탈출, “팝펑크” 라는 장르의 진정한 시작을 보여준다. 시원시원한 스피드를 추구 하면서도, 기타팝/화성악에 매우 충실한 기승전결까지 완벽하게 챙기는 앨범으로 지금 들으면 별것 아니게 느껴지지만, 이러한 시도는 1988년이 처음이었고, 파퓰러한 하드코어를 추구하는 밴드 모두가 이 앨범 스타일을 차용 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정도로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여기에 밴드의 기타리스트 Brett Gurewitz 가 작지만 남다르게 추구한 DIY 정신에 입각하며 만든 Epitaph Records 의 본격적 작품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이 앨범의 제작과 유통을 자체적으로,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레이블인 Epitaph Records 는 인디라는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꽤나 잘 유통하는데 성공했고, 이에 용기를 얻은 Brett 은 타 밴드들의 작품을 하나 둘 내는 가운데 더더욱 미국 전역 유통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90년대에 이르러서는 만장 단위의 음반을 미국 전역의 레코드샵에 동시에 발매 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를 가지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서 하나둘 키워진 펑크씬의 인기 밴드들은 90년대 팝펑크 인기 폭발의 큰 밑거름이 되었다. Epitaph 에서 등장하여 초 메이저 힛트를 기록하며 팝펑크 인기 태풍을 만든 밴드가 The Offspring 라는 점 하나만으로 설명은 끝난다.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 인기태풍속에서 음악팬들, 평론가들, 메이저 레이블의 스카우터들이 가장 눈여겨 보이게 된 레이블 역시 Epitaph 였다.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 진 거대한 인디레이블은 동료급의 타 레이블들에게 롤모델이 되었고, 그들 역시 보란듯이 성장하며 메이저 레이블 못지 않은 비즈니스 파워와 그들이 가질 수 없는 펑크라는 장르라는 언더그라운드 스타일을 계속 고수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이는 팝펑크라는 장르의 가장 무서운 강점인 음악적/애티투드적 강함의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한마디로 신과같은 존재의 앨범이다. Suffer 는 팝펑크의 모든것에 대한 BC 와 AD 의 구분점이 되기에 그러하다.

Screeching Weasel – Boogadaboogadaboogada! (Roadkill,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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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ching Weasel 은 메이저적인 위치라던지, 팝펑크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밴드는 아니다. 하지만 이 밴드를 절대로 넘어가서는 아니되는 그러한 존재다. 그 이유는 이들의 두번째 앨범인 Boogadaboogadaboogada! 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된다. Screeching Weasel 은 Ramones 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트리뷰트 밴드 스타일로 시작했고, Boogadaboogadaboogada! 는 매우 자연스레 Ramones 빠돌짓 그 자체를 담은 앨범이 되었다. Ramones 를 2배속으로 돌린듯한 이 앨범은 음악적/사상적 새로움은 전혀 없었지만, Ramones 라는 고전 기타팝 스피드 레이서 & 펑크와 같은 삐딱한 문화를 즐기는 자들을 위한 팝 음악이라는 컬트한 재미를 제대로 부활 시켰고, 더 나아가 하드코어 세대의 Ramones 로 꽤나 쏠쏠한 컬트적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이 이후의 활동은 타 팝펑크 밴드처럼 음악적 부분을 보강하며 스무쓰한 재미를 선사했지만, 한 시대를 화려하게 수 놓지는 못하고 좀 아쉬운 B급 밴드로 남게 된다. 그렇게 끝날거 같았다. 그러나 이게 왠걸… 90-2000년대 팝펑크씬을 화려하게 수 놓은 Ramones 매니아형 팝펑크 밴드들이 갑자기 터져 나오고 그동안 쌓인 팝펑크씬의 뛰어난 음악 제조 노하우로 또 하나의 새로운 팝펑크 사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Teenage Bottlerock 이라는 2000년대 최고의 펑크 밴드의 이름을 거론하면 무슨말을 하는 것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거다.) 그렇게되자 Screeching Weasel 은 또 하나의 신이 되었다. 이상한 결론 같지만.. 그래도 최근의 새로운 팝펑크 사조인 Ramones 사운드에 대한 신선한 어레인지는 너무나도 강력했고, Screeching Weasel 과 이 앨범 Boogadaboogadaboogada! 의 위용은 그러한 흐름에 비춰보면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그냥 넘길수는 없지 않은가?

Misfits – Walk Among Us (Ruby/Slash,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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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fits 는 펑크 음악의 대명사지만, 재밌게도 그 어떤 지역의 씬, 장르/스타일, 무브먼트와는 큰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그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펑크씬에서조차 아웃사이더적 음악성을 자랑하는 밴드다. (하지한 펑크씬 이라는 대괄호 안에서 타 밴드와 꽤나 괜찮은 교류를 했기에 활동적으로는 아웃사이더는 아니다.) 꽤나 독자적인 독립국가적인 밴드의 위치에 있는 밴드지만, 이들은 매우 다양한 장르 (모든 종류의 하드코어, 호러펑크, 쓰래쉬, 데스메탈, 심지어 블랙메탈까지!) 에 영향을 끼친 매우 컬트하고도 와이드한 팬 베이스를 지니고 있는데, 팝펑크라는 장르/스타일에도 엄청난 영향을 준 바 있다. Misfits 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음악을 들려준다. 5-60년대의 고전 락커빌리를 매우 심플하고 빠른 스피드의 음악으로 개조를 하는 가운데, 고전 호러영화에 큰 영향을 받은 가사와 이것을 극단적으로 증폭 시키는 크리쳐 스타일의 밴드 비주얼리티 추구가 Misfits 의 독자적 노선의 핵심인 것은 워낙에 커먼 센스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5-60년대 락커빌리의 스피디한 개조를 통해서 만들어 진 대중적인 훅과 언더그라운드 음악다운 격렬함의 공존은 말 그대로 팝펑크 사운드의 모든것이라고 할 수 있다. Misfits 라는 밴드가 수많은 장르에 영향을 주었지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장르가 팝펑크라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격렬함과 후크함의 절정어린 공존을 보여주는데, 이들의 첫 앨범 Walk Among Us 는 바로 그 다이제스트 그 자체 되겠다. 또한 9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팝펑크의 또 다른 서브 장르화인 새로운 형태의 고쓰/호러 팝펑크 콤비네이션이 꽤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도 (AFI, Alkaline Trio, Tsunami Bomb 같은 밴드들 말이다.) 이 앨범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다.

T.S.O.L. – Dance With Me (Frontier, 1981)
80-06
T.S.O.L. 은 LA 하드코어 펑크의 시작점에 존재하는 파이오니어 밴드이자, 타 밴드들과는 확실히 다른 독창적인 비주얼/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밴드였다. 밴드의 보컬리스트 Jack Grisham 은 LA 씬의 Iggy Pop 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글램, 고쓰와 같은 스타일의 비주얼을 추구하는 인물이었고, 그에 걸맞게 음악 역시 글램과 고쓰 특유의 탐미적, 암흑적 색채가 지닌 독특한 하드코어 펑크로 귀결되곤 했다. 밴드는 앨범을 거듭내며 격렬한 하드코어 펑크보다는 글램, 고쓰를 주축으로 한 음악적 변화를 감행했고, 심지어 80 하드락/헤비메탈까지 변화하며 극단적으로(?) 망가져갔다. 하지만 펑크/하드코어와 글램/고쓰를 매우 잘 믹스 시킨 데뷔작 Dance With Me 는 아직까지도 독창적인 펑크락을 논하는데 있어서 지금까지도 거론되며 T.S.O.L. 이라는 밴드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앨범 역시 팝펑크를 제대로 알아가는데 빠질 수 없는 앨범으로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앨범들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팝펑크에 시운드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펑크/하드코어에 글램과 고쓰를 섞는 방법 및 개념은 꽤나 많이 90-2000년대 펑크/하드코어에 큰 영향을 주었기에 그러하다. 하드코어 펑크에 글램과 고쓰를 섞으며 생성 된 독특한 스타일의 파퓰러함이 바로 그것이다. AFI, Atreyu, Avenged Sevenfold 등 수많은 밴드들은 크건 적건, 미미하건 확실하건 간에 이들의 영향력 안에 있다.

Dag Nasty – Can I Say (Dischord, 1986)
80-07
Bad Brains, Minor Threat 로 대표되는 워싱턴 하드코어 펑크씬은 타 지역의 펑크씬보다 격렬한 스피드, 뛰어난 연주력, 매우 진지한 사상 (= 스트레이트 엣지) 을 지닌 매우 남다른 씬이였다. 특히 음악적 부분에 대한 남다른 집착은 80년대 중반에 이르러 많은 혁신적인 사운드의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인 Dag Nasty 다. 이들은 보스턴 하드코어 특유의 스피디한 구성, 스트레이트함을 추구해도 언제나 처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연주력과 구성미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연주/구성을 좀 더 매끈하게 다듬는 가운데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러프한 아이덴티티에 해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다양한 멜로디와 훅, 기타 애드립, 계획성 있는 연주 흐름 등 매우 기타팝/파워팝적인 것들을 추구하며 워싱턴 하드코어의 음악적/대중적 코드의 극을 보여 주기에 이르렀다. 첫 앨범인 본작은 그러한것이 핵폭발 하는 앨범이다. 이러한 흐름을 행하는 밴드들의 다양한 등장으로 인해 “멜로딕 하드코어” 라는 서브 장르가 생길 정도였는데, Can I Say 는 유난히 파퓰러한 측면이 강한 앨범이다. 이 앨범은 전체적인 하드코어 펑크씬에서 존경을 받는 바이블로 자리 잡았지만, 90년대 중후반 들어서 생겨난 멜로딕 하드코어의 또 한번의 음악적 발전과 팝펑크씬의 밴드들과의 적극교류, 2000년대 중후반부터 생성 된 멜로딕 하드코어와 팝펑크의 장점을 모두 갖춘 밴드들의 엄청난 음악적/상업적 쾌진격으로 인해 “팝펑크를 알아가는데 있어서 절대로 빼 놓을 수 없는 한장” 으로 평가 해야만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르게 된다. 그 당시에는 멜로딕한 하드코어 펑크지만, 2013년인 지금에 듣는다면 90년대 중반부터 엄청나게 다양한 스타일로 다양해 진 팝펑크라는 장르의 변화상의 대부분을 정의하는 놀라운 청사진적인 앨범이기에 더더욱 중요하다라고 할 수 있겠다. 팝펑크라는 장르가 80 하드코어 펑크를 조상으로 삼는 장르라는 진리가 있기에, 이 앨범을 알아 나가는것은 성지순례와도 같다. 꼭 한번 경험 해야만 할 것이다.

Husker Du – Zen Arcade (SST, 1984)
80-08
단순 무식한 10대적 사운드적 일탈인 하드코어 펑크를 새로운 스타일과 음악적 깊이를 가진 장르로 바꾸려는 노력은 파퓰러하고 멜로디어스한 하드코어로 변화하기도 했지만, 펑크를 뿌리를 두고 있되 그 어떤 장르/스타일로 카데고리화 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락 음악으로 변화를 가지게 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밴드가 Husker Du 이며, 그러한 면모는 펑크/하드코어계의 명작, 프로토 얼터너티브 뮤직 명작을 넘어서 세기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Zen Arcade 에서 제대로 발견된다. 하드코어 펑크다운 에너지와 노이즈 & 스피드를 지니고 있지만, 펑크/하드코어 카데고리에 절대로 둘 수 없는 매우 낯설고 새로운 형태의 팝락형 음악은 그 당시 하드코어 펑크 애호가들을 혼란과 논쟁의 빠트릴 정도였다. 이러한 혁신적 스피디-노이즈-팝락은 90년대 초부터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 컬리지 락/얼터너티브 뮤직의 열기를 타고서 메이저까지 올라서게 되고, Nirvana 가 등장하여 90년대 락 음악씬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영웅이 되자 평론가/매니아를 중심으로 “Nirvana 이전에도 얼터너티브가 있었으며, 그 중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혁신적 사운드의 락 밴드” 로 수없이 거론되며 시대를 앞선 히어로로 큰 평가를 거두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팝펑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음악적 보충제로 큰 역활을 하였으며, 이들이 추구한 노이즈-스피드-멜로딕 혼합체는 이모/이모코어, 다양한 멜로딕 하드코어, 90년대 중반 이후에 등장한 수많은 포스트 하드코어 장르들의 뿌리로 더욱 큰 역활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90년대 중반 이후의 다양한 펑크 & 펑크 서브장르들은 2000년대 들어서 팝펑크와 퓨전하여 새로운 형태의 팝펑크/포스트 하드코어 사조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르기도 했다. 특히나 팝펑크와 펑크 서브 장르들의 퓨전/믹스쳐는 최근 팝펑크 음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던가? 그러한 흐름의 시작인 Husker Du 의 존재는 필수요소라 할 수 있겠다.

The Replacements – Pleased To Meet Me (Sire, 1987)
80-09
Husker Du 와 비슷한, 하지만 꽤나 차이점이 느껴지는 위치의 밴드가 The Relapcements 의 모든것이다. 이 밴드는 유쾌망측(?)한 청소년적 비행을 재밌게 담은 하드코어 펑크 밴드로 시작했고, 그러한 하드코어 펑크에 들어있는 유머러스함을 좀 더 매끈히 다듬는 과정을 겪으며 펑크/하드코어에 뿌리를 둔 기타팝/파워팝 밴드로 서서히, 그리고 확실한 변화를 겪었다. 이들에게는 펑크/하드코어 밴드들이 지닌 파워풀함과, 기타팝/파워팝 밴드들이 지닌 클래식 락적인 기타팝 진리가 모두 담겨있었고, 이는 자연스레 메이저 데뷔와 만만찮은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밴드 역시 Husker Du 와 더불어서 “필수 프로토 얼터너티브 밴드” 로써 큰 평가를 받았으며, 무엇보다 깔끔한 펑크적 파워팝 제조능력은 70년대의 다양한 파퓰러 펑크 밴드들의 계승 (이 방면을 조금만 깊게 들어 본다면 70년대 팝펑크 기준과 그 이후의 팝펑크 기준이 꽤나 연관이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 훗날 등장하는 90년대 팝펑크 & 팝펑크와 연관되는 서브 장르들에게 큰 영감적 존재로 맹활약 하게 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9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펑크를 이용한 기타팝/얼터너티브 밴드” 들의 등장과 음악적/상업적 발전상은 꽤나 큰 90-2000년대 락 음악씬에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던가? 이 앨범을 더 이상 무시하면 아니 될 것이다.

Operation Ivy – Energy (Lookout!, 1989)
80-15
70년대 펑크의 쇠퇴와 함께 사라져 버렸던 스카의 불씨를 다시금 태우게 만든 밴드 Operation Ivy 의 전설적인 유일무이한 풀렝스 앨범 역시 팝펑크를 논하는데 빠질 수 없는 물건이다. 80 하드코어 펑크의 파퓰러함으로의 변화에 스카를 얹으며 있을 수 없었던 일이었던 “미국식 스카” 를 단번에 정의 해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스카 & 스카 펑크가 시작되는 계기를 마련 한 앨범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들에게 감명받아 등장한 후배 밴드들이 “스카 펑크의 대중적인 변화/발전” 으로 3세대 스카 시대를 열은 동시에 남다른 파퓰러함과 팝펑크와의 교류/결합으로 스카라는 장르를 팝펑크 세계에 무난하게 편입하여 음악적/상업적 위력을 지금까지 떨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앨범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이 점이 팝펑크를 논하는 이 자리에서 꽤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훗날 끼친 영향도 대단 하지만 스카 음악의 펑크적 변화 및 스카+펑크 음악의 매우 뛰어난 파퓰러한 음악적 결과물 창출이라는 단독적인 깊이 역시 굉장한 작품이라는 점도 중요하겠다. 또한 이 밴드의 멤버들이 훗날 Rancid 를 결성하게 되는데… (중략!)

Agent Orange – Living In Darkness (Posh Boy, 1981)
80-10
80년대 하드코어 펑크도 어느정도 고전 락앤롤의 기본을 그대로 이어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시 추구하던 것은 심플함과 스피드였고 자연스레 그러한 음악적인 부분은 등한시 되어 버리는 일종의 기현상(?) 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Agent Orange 는 조금 달랐다. 확실한 펑크/하드코어를 들려주는 밴드이지만, 펑크적인 러프함의 비율만큼이나 중요하게 추구하던 기타팝적인 부분을 강조 한 펑크/하드코어 음악을 들려 주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80 하드코어 펑크와는 달랐지만, 러프하고 스트레이트한 느낌, 미국식 락앤롤/서프락의 캐치한 전통미의 그럴싸한 조화는 꽤나 남달랐다. 보컬 라인과 리프/멜로디가 강조되는,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펑크는 80년대 후반부터 시작 된, 그리고 90년대에 이뤄진 펑크의 메이저화 기여하는 부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특히 The Offspring 의 스매쉬 힛트곡이자 90년대 팝펑크 붐을 일으킨 원동력인 Come Out And Play 가 이 앨범의 탑 트랙인 Bloodstains 의 표절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실제로 Agent Orange 는 The Offspring 을 고소 하려고 했다.) 비슷 했다는 점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Suicidal Tendencies – S/T (Frontier, 1983)
80-11
이보다 이 주제에 어울리는 앨범이 있을까? 하드코어 펑크로 시작, 크로스오버 쓰래쉬로 변화 하기에 팝펑크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이 앨범이 지닌 도심 변두리 10대 청소년들의 이런 저런 문제를 격렬한 스피드와 유쾌한 일갈로 풀어 나가며 “빠져 들 수 밖에 없는 어린 친구들을 위한 음악” 으로 큰 각광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팝펑크의 아이덴티티와 제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팝펑크를 논하는 이 자리에서 꽤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펑크/하드코어 특유의 격렬함과 10대 문화적인 유쾌한 분위기를 지닌 각종 문제를 통쾌하게 박살내며 생기는 미워 할 수 없는 재미는 팝펑크 멘탈리티의 근간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사운드적 특징도 꽤나 참고서로도 큰 위력을 발휘하고도 말이다. 또한 이 앨범은 지금 생각해도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MTV 힛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 필드에 어필해서 뜬 것이 아니라 순전히 마이너리티/언더그라운드 음악이 메이저를 침공하여 성공한 케이스이기도 했다. 펑크의 스매쉬 힛트화를 논하는데 있어서, 그것이 펑크의 파퓰러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팝펑크 카데고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이 앨범의 존재감은 어마어마 하겠다. 이 점 역시 팝펑크를 논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Duran Duran – S/T (EMI/Capitol, 1981)
80-12
펑크가 지닌 사운드적 요소만을 빌리고 거기에 훵크/디스코, 그리고 70년대부터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한 전자 악기/일렉트로닉스 음악을 최대한 파퓰러하게 이용하며 시작 된 펑크의 서브 장르이자, 너무 상업적으로 성공하여 펑크와 거의 의절(?) 당하기도 했던 뉴웨이브라는 장르를 논하는데 더 이상이 설명이 필요없는 존재인 Duran Duran… 80년대에 하드코어 펑크가 등장하고 좀 더 심플하고 과격한 스타일이 각광 받으며, 이러한 펑크의 패셔너블한 스타일로의 변화는 꽤나 펑크/하드코어쪽에서는 등한시 받았지만, 재밌게도 그러한 펑크들이 대중화를 겪으며 90년대를 지나 갈 때 꽤나 팝락적 요소의 증대를 위해 가장 많이 참고 한 것은 바로 뉴웨이브였다. 이는 90년대 펑크 밴드들이 꽤나 80년대 뉴웨이브 스매쉬 힛트 싱글들을 커버 해 댔다는 사실과 이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뉴웨이브라는 서브 장르화에 가장 빠르고 확실했던 Duran Duran 은 특히나 꽤나 많은 참고를 받은 밴드였다는 사실… 이 이후에 나오는 작품들이 좀 더 음악적 레벨이 크지만, 펑크/팝펑크를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펑크적인 색채가 가장 큰 데뷔작이 아닐까 한다. 수록곡들인 Girls On Film 과 Planet Earth 의 존재감이 그런 생각을 충분히 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The Cure – The Head On The Door (Fiction/Elektra, 1985)
80-13
고딕락과 펑크의 시작점 중간에 서서 두 장르를 오밀조밀하게 실험 해 오며 성장한 밴드인 The Cure 역시 (의외겠지만) 팝펑크에 꽤나 큰 영향을 준 밴드다. The Cure 는 펑크적 요소를 분명 가지고 있는 밴드인데다가, 80년대 중반부터 낸 앨범들이 본격적인 팝락의 마법을 부리며 대중화에 성공 한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를 경험한 펑크락 베테랑 및 키즈들이 이들의 음악을 경험하고, 90년대 들어와 그것을 음악적 요소로 써 먹으며 꽤나 The Cure 의 영향력이 증명 되었고, 이는 팝펑크를 논하는데 있어서 The Cure 라는 밴드의 존재감을 남다르게 만들었다. AFI, Alkaine Trio 와 같은 고딕/고쓰 팝펑크 밴드들은 직계 후배라고 해도 될 정도이며, Face To Face, No Use For A Name, Lagwagon 과 같이 씁쓸하고 우울한 감정을 다루는 90 팝펑크 밴드들 역시 이들의 영향을 받았다. (심지어 이모 음악까지도 영향력을 끼친 바 있다.) 그러한 영향력 행사는 밴드가 대중적으로 급변하기 시작한 The Head On The Door 부터라고 할 수 있다. 스매쉬 힛트 싱글이자, 90년대 팝펑크 밴드들이 신나게 커버 해 댄 In Between Days, Close To Me 가 존재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야기는 끝인, 그러한 앨범 되겠다.

VA – Before You Were Punk 1 &2 (Vagrant, 1997/1999)
80-14
이모/펑크/하드코어 전문 레이블인 Vagrant 가 97년과 99년에 두차례 선보인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90년대에 한 획을 그었던 수많은 팝펑크 밴드들이 80년대 넘버들을 커버하는 이색 앨범이다. Good Riddance, No Use For A Name, Down By Law, Blink-182, Unwritten Law, NOFX, ALL, Strung Out, Rocket From The Crypt, MxPx 와 같은 밴드들이 The Cure, The Police, Elivs Costello, The Psychedelic Furs, Adam Ant, The Cars 들의 명곡들을 커버한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가? 펑크와 팝이 그다지 멀지 않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한장 되겠다. 음악적 부분보다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재미가 더 강한 이색 앨범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 Mike Villain

[4부 – 팝펑크의 팝 시장 대공습 90년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