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Queers – Don’t Back Down (Lookout!, 1996)

The Queers – Don’t Back Down (Lookout!, 1996)

Green Day 와 The Offspring 가 강렬한 메이저 힛트를 해 냈기에 90년대 펑크가 그들의 힘으로 인해 시작 된 것 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좀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실제로는 그렇지는 않다. 각 지역마다 등장한 로컬 펑크락 히어로의 힛트, 그리고 그런 밴드들의 주축들이 주도로 만들어진 레이블과 후속 밴드들의 픽업과 힛트, 그것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판매고와 레이블 성장, 그 성장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 전국 음반 발매 유통망 구축이라는 매우 단계적이고 계획적은 성장을 거쳐 큰 것임을 알 수 있으며, Green Day 와 The Offspring 역시 그러한 성장 역사에 존재하는 동시에 그런 성장 프로젝트에 큰 도움을 받은 밴드였다. 그리고 The Queers 역시 그러한 발전에 도움을 준 밴드였다. 그들 역시 90년대에 있었던 팝펑크의 저변 확대와 성장의 주역 중 하나였고, 그런 버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 부터 기량이 떨어지며 다른 8-90년대 팝펑크락 주역들과 달리 상업적 대접을 받지 못했던 비운의 밴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90년대 팝펑크 주역을 따져보는 자리가 있다면 절대로 The Queers 를 빼 놓을수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Don’t Look Back 이라는 괴상하게 멋진 앨범이 있기 때문이다.

The Queers 는 까칠한 괴짜라는 단어로 간단히 정리되는 Joe Queer 라는 인물이 중심이 되어 굴러가는 매우 90 펑크의 표본적인 밴드다. Queer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동성애적 문화와는 관계가 전혀 없었고, 부자 라던지 운동부 라던지 하는 지극히 잘난척 하는 친구들에 대해 까칠하다 못해 재수 없다며 한 맺힌(?) 분노를 지금도 드러내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쓰는 가사들은 Descendents 와 Green Day 와 더불어서 분노 보다는 유머에 치중한 황당하고 재미진 코드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The Beach Boys 와 Ramones 의 열렬한 빠인 동시에 그 두 밴드의 음악적 코드를 시원스레 접목하는 패기를 보여주며 90년대 펑크 캐릭터의 기준이라는 Green Day 를 능가하는 페르소나를 보여주고 있는데 어찌 90 펑크의 표본이라 아니 말 할 수 있을까. 이들의 홈타운인 뉴햄프셔가 펑크락과는 거리가 먼 동북부의 촌동네이고, 서프락과는 더더욱 관계가 없는 춥고 바다없는 내륙지방라서 그런지 더더욱 패기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건 비난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여하간 The Queers 는 1981년부터 별 큰 욕심없이 “서프락과 펑크락을 연주함” 외에는 별달리 추구하는게 없었던 밴드로 시작했고 쭉 그렇게 굴러왔다. (물론 지금도 그렇고.)

그렇게 80년대를 보내고 90년대를 보내는 와중에 나온것이 Don’t Back Down 앨범이다. 이 앨범은 예전과 마찬 가지로 Ramones 스타일의 전형적인 펑크락과 The Beach Boys 초기의 심플 하지만 후크한 서프락을 모두 내 마음 가는데로, 손이 따라주는 범위에서 적당히 해 보는듯한 그들만의 뻔뻔한 음악적 행보가 여전하며, 새로운 것은 당연히 없다며 배를 째라는 적반하장 카리스마가 아주 극에 달한 앨범이기도 하다. 그들답게 요즘에 펑크가 뜨건 말건 우리가 좋아하는거 하면 끝이라는 마인드가 여전하다. Ramones 특유의 스피드적 캐릭터는 그냥 덮어놓고 시원하게 베끼는 가운데, The Beach Boys 에 존재하는 클래식 락 특유의 예술적 코드를 쪽 빼고 적절한 레트로 코드만 받아 들이는 음악적 편식, 그러면서도 서프락의 알맹이는 실속있게 제대로 챙기는 영악함까지 적절하게 챙긴 모습은 변함이 없는 그들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5번째 앨범인 본작은 Ramones 와 초기 The Beach Boys 알맹이 탐구에 있어서 완벽한 이해가 없이는 나올 수 없으며 자신들도 알게 모르게 향샹 된 작곡 실력과 연주가 있었으며, 어쩌다가 할 줄 알게 된 것 치고는 꽤나 높은 레벨의 펑크락과 서프락의 음악적 융합 (예전 앨범에서는 펑크락 하다가, 서프락 하다가 난리도 아니었다. ^^;) 도 있었으며, 펑크락을 레트로 기타팝 화 해 버리는데 성공한 독특한 팀컬러, The Beach Boys 와 같은 천재적 락 클래식을 저질 B급 컬트 장르화 시켜 버리게 된 예상외의 발칙한 업적 등 하다보니 잘 된 것들이 꽤나 많았다. 거기에 미국 펑크 특유의 도심 외곽 지역의 빈민가 젊은이들이 느끼는 분노와는 달리 어이없고 뜬금없고 덮어놓고 대충 날리는 개드립적 가사들 (내 여자 친구는 젖꼭지가 없어요 / 난 버드 와이저만 마신다 개새끼들아! / 난 접시 닦이를 하기 위해 태어난 남자! / 할 일 없으면 가서 이나 닦아라 짜식아 / 그리고 저질이라 평할 수 밖에 없는 사랑해요 고백형 가사들….) 은 더더욱 기괴한 재미를 더해갔다. 한마디로 의외의 뜬금포, 혹은 자신들이 모르던 포텐셜이 터진 앨범이 바로 Don’t Back Down 이었다.

게다가 이 앨범은 예상외로 고상한 음악 언론들의 높은 음악적 평가를 내리며 꽤나 주목 받았고 (이 저질 펑크락 밴드에게 Brian Wilson 의 신세대적인 부활이라는 설레발이 내리기도…) Green Day 가 있던 레이블이라는 세간의 관심과 그에 걸맞은 삼삼한 프로모션을 전개한 Lookout! Records 덕택에 이 앨범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예상 보다는 큰 성공을 거두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뜬금포는 어쩔 수 없는법… 이 앨범 이후에 좀 더 높은 레벨로 발전 되어야 했는데, 그러진 못했다. 재능의 한계가 온 것이다. 90년대에 있었던 팝펑크 밴드들에 대한 대중의 주목도를 업고도 차기작들이 쉬얹찮아 힛트하지 못한건 그들의 음악적 한계 때문이었다. (새 레이블 Hopeless 와의 계약적 문제도 좀 있었고…) 이 앨범의 아성에 근접한 앨범이 Pleasant Screams (2002) 과 Munki Brain (2007) 정도였다면 이야기는 끝… 소 뒷걸음 치다가 만들어진 앨범이기는 하지만 Don’t Back Down 은 펑크락 클래식임에는 틀림이 없는 다양한 장점이 번뜩 거린다. 지금 들어 보아도 기발 할 정도로 말이다. 이것이 실력이냐 삑싸리랴는 중요하지 않다. The Queers 라는 밴드에 바랄걸 바라자. 그들은 자신들의 뻔뻔한 음악적 행보에 충실했고, 그 노선에 걸맞는 최고의 앨범을 만들었다. 그럼 된 것 아닌가? 이것은 명반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물론 B급 컬트 클래식이라는 범주 내에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것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라는것, 명심하도록.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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