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08] 한국이 과소평가 하고 있는 얼터너티브 밴드 25

[Villains Series #08] 한국이 과소평가 하고 있는 얼터너티브 밴드 25

현재 한국은 묘하게 음악 전문 언론 및 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1인 미디어 매니아를 중심으로 얼터너티브 추억팔이가 현재 진행중이다. 그러한 레트로스펙티브 취지는 나쁘지 않지만, 20여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애틀 그런지 야사의 토시 몇개 바꾼 재가공 정도일 뿐이라는 점은 매우 아쉽기 그지 없고 심지어 짜증나게도 만든다. 재가공이라는 단어도 아까울 정도잖아! 하지 않으니만 못한다. 방구석에 앉아서 투덜 거릴 바에는 내가 나서겠다 하는 심상으로 써 보는게 낫겠다고 생각하여 과감하게 이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다. 매우 개인적인 베스트지만, 일리 없는 리스트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는 점 먼저 못박아 두고 싶다. 90년대에 얼터너티브 좀 들어 본, 그리고 지금도 놓친 90 클래식들을 탐구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그 정도의 자신감은 있다는 이야기. 쓰는데 3일 걸렸다. 쓰는건 어렵지 않은데 밴드 사진 찾아서 리사이징 하고 업로드 하고 그런건 힘들었다. 힘들다기 보다는 귀찮았다.

여하간 “한국이 과소평가 하고 있는 얼터너티브 밴드 25선” 시작하겠다. 재미로 보고 넘기고, 뭔가 뇌리에 남거나 마음에 남으면 알아서 찾아서 듣고 공부 하도록 하자. 좋은 밴드 정말 많아요.

25위 : Third Eye 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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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싱글컷 Semi-Charmed Life 의 놀라운 싱글차트 활약과 더불어 멋지게 데뷔 했지만 Third Eye Blind 는 “얼터너티브의 상업적 기획화가 갈 때 까지 갔구나. 더 이상 얼터너티브한 락이 아니네.” 라는 투의 비아냥을 받기도 했던 밴드였다. 매우 대중적이며, 매우 메이저 기획적인 냄새가 강하긴 했지만 그런 평가는 좀 가혹하지 않았나 싶다. 좀 많이 소프트 했어도 이들에게는 뛰어난 송라이팅 재능과 감각을 지녔기 때문이다. 흥겨운 업비트, 발라드 넘버, 적절한 에너지, 상업적이라는 말 이상의 남다른 상큼함까지… 구색이 엄청 다양했던 밴드다. 게다가 예상 범위 이상의 감각적인 엑스트라 후렴구를 이곡 저곡에서 터트려 댄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이다. 첫 셀프타이틀 앨범의 상큼함을 이어 나가지 못하고 결국 원힛트 원더가 되었지만, 이들만큼 기분 좋은 & 뛰어난 & 밉지않은 상업적 얼터너티브를 들려준 밴드도 없다. 특히 최근 포스트 그런지 밴드들에서 모두 나타나는 무재능 + 앨범 장수 어거지 늘리기를 보면 더더욱 그들의 평가는 재고 해 봐야 하지 않나 싶다. 특히 한국에서의 평가는 너무 박한듯. 90년대 최고의 힛트곡 Semi-Charmed Life 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시원하게 일갈 해 볼까? “병신같은 Maroon 5 듣지 말고 그나마 제대로 된 Third Eye Blind 를 들어라” 라고 말하고 싶다.


Semi-Charmed Life

 

24위 :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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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는 포스트 그런지의 연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포스트 그런지가 지닌 장단점인 더욱 깔끔하게 들리는 사운드와 그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한 음악적 재량과 그런지라는 장르 특유의 언더그라운드 장르다운 러프함의 실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던 첫 밴드였으니까 말이다. 필요 이상으로 재능있는 빅 락스타적인 음악적 오오라를 내뿜다가 결국 음악적 평타도 못 친 케이스의 중후기 작품도 있고… 하지만 그와 별개로 초중기에 보여준 소박한 컨트리적 코드의 얼터너티브 사운드의 재능만큼은 굉장히 좋았다. 세련된 락스타로의 행보는 영 아니올시다지만, 촌스럽지만 소박하고 진실 된 사운드의 행보는 매우 눈여겨 볼 만 하다. 국내에서 쭉 그들의 앨범이 나왔지만, 그저 “인기있는 얼트밴드” 정도로 언급 정도만 되는 밴드로 취급 받았다. 음악적으로 어쩌고 저쩌고는 나오지도 않은… 허나 이들의 두번째 앨범인 Throwing Copper (1994) 는 그런지 파이오니어 이외의 신예 중 가장 먼저 힛트를 친 앨범이자, 컨트리 성향의 얼터너티브 사운드의 첫 메가톤 힛트이기도 한 앨범이기도 하면서, 앞서 설명한 이들의 멋진 초기를 대표하던 작품이기도 하다. 800만장이나 팔릴 정도였는데… 언급이 없네!? 요즘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Nirvana 및 시애틀 그런지 풍월 오토리버스적 설레발을 하려면 이 밴드 필수 아니던가? 뭐 그런거 상관없이 Ed Kowalczyk 의 뛰어난 보컬 하나만으로 들어 볼 가치가 있는 밴드다. 그의 보컬은 “90 그런지 평균보다 몇배 대단한 보컬” 이기에 말이다.

Selling The Drama

 

23위 : Evercl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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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국내에서 평가절하 당한 밴드를 개인적 취향에 빗대어 뽑는다면, 본인은 Everclear 을 주저하지 않고 바로 뽑을것 같다. Everclear 는 국내에서 “요즘 인기 좀 끄는 밴드” 로의 평가도 받지 못했다. 허나 이들은 예상 범위 이상의 대단함을 언제나 보여주던 밴드였고, 그저 얼터너티브 붐에 숟가락 얹는 밴드로 보이지만 그건 절대 아니라는 점도 제대로 보여줬던 밴드다. 팝펑크의 에너지와 캐치함, 적절히 첨가한 컨트리/블루스적인 아메리카 트레디셔널 락적인 코드, 그리고 얼터너티브 락 스타일의 마무리를 행했던 밴드, 그리고 앨범의 장수가 하나둘 쌓이며 클래식 락 아이콘들의 진지한 주제와 스케일을 주제넘지 않게 소신껏 시도하며 클래식 락을 90년대 스타일로 접근하던 비범한 밴드로 거듭났던 매우 의미심장한 행보를 보여 준 밴드가 Everclear 였기에 그렇다. 거기에 부모의 이혼, 형제의 헤로인 중독사와 자살, 자신 역시 약물 중독과 자살 경험을 했고, 매우 불우하고 힘든 청소년-성인의 삶을 살고 있고 투쟁하고 있으며, 이를 여과없이 모두 가사에 투입하며 자신의 울분을 토해내는 가운데, 이러한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미국인들의 공감을 얻어 낸 바 있는 비범한 스토리텔러/싱어송라이터/밴드의 리더인 Art Alexakis 의 캐릭터는 90년대 얼터너티브를 논하는데 절대 빠질수가 없으며, 오히려 해외나 국내나 매우 간과 당하고 있지 않은가 할 정도의 비범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주 대단치는 않다. 솔직히 말이다. 허나 여러모로 비범하고, 평가절하 된 밴드임에는 틀림이 없다.

Father Of Mine

 

22위 : The Jayhaw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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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너티브라는 장르가 시애틀을 중심으로 한 퍼즈톤의 매우 새로운 스타일의 헤비락이 주요 포커스였지만, 그와 반대로 컨트리/블루스와 같은 고전 장르의 현대적 접근을 통한 온고이지신적인 포커스도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매우 간과되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밴드들의 등장과 힛트와 대단한 평가를 받은 밴드들의 홍수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미국 취향이라 안 알려지는건 어쩔수 없지만 그냥 넘어 갈 수는 없는법. 그중에서도 미국에서도 꽤 평가절하 & 상업적 힛트에서 멀어져 버린 The Jayhawks 는 아쉬움의 끝판왕 급이다. 도발적이고 거칠으며 현대적인 얼터너티브와는 달리 소박하고 아름다우며 고전적인 컨트리 락 풍의 밴드이지만, 송라이팅과 깔끔하고도 독창성 넘치는 연주는 매우 임팩트하다. 잔잔한 감동이라는건 이런 밴드에게 써야 하는게 아닌가 할 정도다. 또한 이들의 음악적 레벨이 동시대의 퍼즈톤 아웃사이더와의 경쟁 할 레벨이 아닌, CCR 이나 Gram Parsons 시대의 히어로들과 경쟁 해야 옳은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차원이 다르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들보다 인기 밴드는 더 많겠지만, 얼트-컨트리를 논하는데 가장 먼저 튀어 나와야만 하는 밴드, The Jayhawks 라 할 수 있겠다.

I’d Run Away

 

21위 : Spaceh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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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대표하는 장르의 고정관념은 때때로 기발한 밴드를 처참하게 묻혀 버리게 만들곤 한다. 그리고 90년대 얼터너티브 바닥에서의 최고 피해자는 바로 Spacehog 다. 체크 남방과 빈티지 청바지의 퍼즈톤 도시 저항아와는 전혀 다른, 6-70년대 글램락의 90년대적인 어레인지를 시도하는 밴드이자, 데뷔작부터 매우 뛰어난 70년대-90년대 사이의 시대 밸런스를 가진 엄청난 센스의 밴드가 Spacehog 였고, 데뷔작부터 평단의 후끈한 평가를 이끌어냈다. David Bowie 의 그런지 스타일로의 부활이었지만, 결국 밴드는 대중의 “얼터너티브 고정관념” 에 패배 하고야 만다. 평가절하 당한 90 밴드로 바로 튀어나오는 밴드이기도 하다. David Bowie 의 현대적 부활의 타이틀은 Placebo 에게 넘어가고 말았지만, 난 그건 아니라고 본다. 궁금하면 이들의 데뷔작 Resident Alien (1995) 를 들어보도록. 그리고 Oasis, Blur 에게 처참하게 가려진 “미국에서 성공한 UK 밴드” 라는 점도 빠질수가 없다. 나중에 Oasis, Blur 가 판을 더 많이 팔고, 명성도 더 많이 얻었지만, US 에서 먼저 성공한 밴드는 Spacehog 였다. 잊지 말도록. 다 됐고 젠장 Resident Alien 들어 보도록! 이 앨범은 지금도 거론되어야 옳다고!

In The Meantime

 

20위 : Silverchiar
SilverchairCREDIT: NABIL ELDERKIN
“이쁘장한 호주 10대 소년 밴드가 구사하는 그런지” 로 알려졌지만, 아이돌 컨셉이 아닌, 제대로 된 그런지 밴드이자, 90년대 초반에 “AC/DC 이후 가장 임팩트 했던 오지 인베이젼” 으로 만만찮은 임팩트를 남겼던 밴드. 아마 다들 알고들 있을거다. 허나 국내에서는 10대 밴드라는 이슈만 평가 받았었다. 그게 옳을까? 잘되는 판에 숟가락 얹은 물타기 밴드는 맞다 쳐도, 평균점 이상의 퍼즈톤 헤비락을 만들어 낸 데뷔작, 예상 이상이었으며 본토 그런지보다/성인 밴드보다 배는 격렬했던 2집, 그런지 고유의 고정관념적 사운드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고 결국 괜찮은 결론을 내리는데 성공한 중후기 작품들을 보고 생각 해 보잔 말이다. 해외에서는 3번째 앨범부터는 애들 밴드로의 평이 모두 사라졌다는 것도 생각 해 보잔 말이다. 폭은 크지 않지만, 계속해서 변화와 발전의 상승곡선을 그린 밴드가 이들 이었고, 탈-그런지에 성공한 밴드도 이들이었고, 그러한 행보를 보여준 밴드도 별로 없었기에 Silverchair 는 평가를 다시 받아야만 옳다고 생각된다. 아주 대단한 밴드는 아니다. 허나 그 누구보다 발전폭이 컸던 밴드다. 90년대 락을 논하는데 빠트려서는 안 될 정도로 말이다.

Anthem For The Year 2000

 

19위 : Veruca Sa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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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7, Hole, Babies In Toyland 에 이은 여성이 리드하는 얼터너티브 밴드였지만, 왠지 등장 시기가 늦어서 물타기 밴드로, 그리고 동시대의 여성 얼터너티브 밴드보다 터프함이 떨어져 많이 평가절하 당한 밴드였던…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밴드를 리드하는 두 여성 Nina Gordon 과 Louise Post 의 송라이팅 및 연주 실력은 만만치가 않았던 것도 사실! 꽤나 평가절하 당한 밴드중 하나라고 생각 될 찰나에… Louise 의 필요이상의 Nina 견제와 그로 인한 왕따로 인해 탈퇴 & 얼터너티브 시대의 몰락과 메이저 레이블의 해고 통보로 아쉬움의 크리티컬을 찍고 말았다. 이래저래 아쉽기 그지 없는 밴드. 특히 90년대 얼터너티브가 “여성이 리드하는 락 밴드” 로의 이미지로 큰 지분을 자랑하기에 이래저래 반짝 힛트로만 남은 Veruca Salt 의 존재는 매우 아쉽다. 뭐가 그리 아쉬운지는 두번째 앨범 Eight Arms To Hold You (1997) 를 확인 해 보도록!

Volcano Girls

 

18위 : Kerbdog
18-kerbdog
Kerbdog 은 2장의 앨범을 내고 사라져 버린, 한마디로 실패한 밴드다. 허나 그것은 상업적인 측면에서의 실패일 뿐이다. 밴드는 그런지, 포스트 하드코어 & 프로토 얼터너티브 메탈의 장점이 두루 섞인 (무려) “영국” 밴드였고, 이들이 구사한 미국적인 헤비함은 발표 당시에는 전혀 상업적인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90년대 후반 들어서 등장하며 UK 락의 큰 흐름이었던 영국 “뉴메탈/얼터너티브 메탈붐” 의 정신적 지주로써 평가받게 된다. 영국 뉴메탈/얼터너티브 메탈 붐의 선두주자였던 Biffy Clyro, Cars On Fire, InMe 등의 밴드들이 이들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유명. 해외에서도 컬트하디 컬트한 위치에 놓인 밴드지만, 이들이 들려준 그런지 사운드에 대한 모범답안 & Quicksand, Helmet, Big Black 에 대한 UK 의 완벽한 카운터 블로우는 그 어떤 90 그런지 밴드들 보다 강한 임팩트를 남긴다. 그 임팩트가 2013년에도 유효 하다는 점은 덤이다. 그리고 놀라웁게도 이 컬트하디 컬트한 앨범은 라이센스가 나왔었다. (!!!) 그러나 평가는 커녕 언급조차…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자.

On The Turn

 

17위 : L7
17-L7
90년대 얼터너티브의 큰 특징중의 하나였던 “여성도 강렬한 락을 할 수 있으며, 음악적 주역으로 맹활약 한다” 를 넘어, 그 어떤 남성 밴드들보다 터프했던, 오히려 터프함이 해가 되었던(?) 전원 여성 얼터너티브 밴드가 L7 이다. 그런지 밴드로 취급받곤 했지만, 메탈 필드에서도 어필하는데도 성공할 정도로 터프함을 겸비했고, 무엇보다 파괴감 넘치는 라이브 스테이지로 악명 높기도 했다. 92년 레딩 페스티벌에서의 기행 (리더 Donita Sparks 가 자신이 사용한 피묻은 탐폰을 관객에게 던지며 “이거나 먹어라 개새끼들아” 외쳤던 것. 수많은 미디어로 부터 락 음악 역사에 있었던 쇼킹한 사건으로 언제나 뽑히곤 했다.), 남성 밴드들 보다 더 심했던 그루피와의 섹스, 음주와 마약과 그로 인한 폭력적 사고등의 가쉽만 부각되며 이들의 재능이 과하게 가려진 것은 매우 아쉽기도 하다. 국내의 사정 역시 시궁창 그 자체. “여성 그런지 밴드” 로 언급되는 정도 였으니… L7 은 그 정도로 끝날 밴드가 아니다. 남성과 다이 다이로 맞장 뜨려는 투의 태도와 헤비함과 터프함을 겸비했고, 무엇보다 그러한 도발적 강렬함이 그 시대에 먹혔던 밴드이기도 했다. 락 음악 역사상 가장 터프했던 여성 밴드라는 칭호를 달아 줘여만 옳을듯. 재평가가 매우 매우 매우 많이 필요한 밴드라고 말하고 싶다.

Monster

 

16위 : The Presidents Of The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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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너티브라는 장르가 좌절과 분노,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퍼즈톤의 헤비함으로 대표되는 장르지만, 생각보다 유쾌한 코드의 양질의 기타팝적인 어프로치의 새로움 추구라는 이미지도 매우 강했던 것은 부정 할 수 없는법. 그 중에서는 PUSA 는 밝고 경쾌하며, 유머러스하고 유쾌함의 극치였다. 코메디 퍼포먼스 밴드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바보스러운 유쾌함과 그러한 이미지의 부각 만으로 끝나지 않는 뛰어난 송라이팅의 건재함과 그 둘의 조화는 매우 임팩트 했다. 데뷔작을 제외하곤 크게 힛트하지는 못했지만, Elvis Costello, The Jams, Ian Dury, Buzzcocks 와 같은 80 기타팝-펑크팝의 계보를 제대로 잇는, 지금도 잇고 있는 명 밴드라 할 수 있는 재야의 강자다. 그뿐만 아니라 좀 많이 진지하고 묵직했던 얼터너티브 세계에 유쾌한 환풍기 역활을 하며 얼터너티브라는 장르 특유의 포용력의 스펙트럼을 한단계 높였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하자면 Video Kill The Radio Star 의 커버만으로 기억하지 말라는 것?

Lump

 

15위 : Days Of The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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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 Jam 을 제외한 모든 그런지 거장들이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져가며 얼터너티브라는 장르가 예전만큼 강렬한 포커스를 얻을 수 없던 90년대 중후반에 등장한 밴드이자, 포스트 그런지 시대를 열기도 했던 밴드인 Days Of The New 는 데뷔와 동시에 상당한 강렬함으로 등장했던 신데렐라 밴드였다. 시애틀 그런지 스타일을 어쿠스틱 스타일로 바꾸고, 거기에 Lynyrd Skynyrd 풍의 남부 스타일 & 고전 블루스 코드를 섞으며 현대적인 남부 사운드를 만들어 냈으며, 무엇보다 신예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한 카리스마의 오오라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멤버간의 내분으로 롱런하지는 못했으나, 현대적인 면모와 고전적인 면모의 예상 이상의 믹스쳐, 혹은 도심 스타일과 시골 스타일과의 매우 이상적인 배분은 지금 바라봐도 꽤나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서 내분으로 만들어 진 밴드 Tantric 도 나름 괜찮았었다라는 말도 남기고 싶고 말이다.

Touch, Peel And Stand

 

14위 : Local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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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들어서 얼터너티브도 메이저 레이블 특유의 잘 팔리기 위한 기획력/어레인지로 인해 더 이상 언더그라운드 음악이 아니게 되었는데, 그때 등장하여 다시금 90년대 초반의 거친 퍼즈 에너지의 헤비함과 그에 걸맞는 격렬한 에너지를 통해 다시 얼터너티브라는 단어를 신선하게 만든 의미심장한 신예가 바로 Local H 였다. 기타/보컬과 드럼의 2인조라는 매우 컴팩트한 라인업에 깔끔함 보다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추구했고, 무엇보다 새로운 사운드의 파이오니어에서 화려한 락스타가 되어 버린 선배 밴드들에 대한 솔직하고도 강렬한 시비조의 일침 및 언더그라운드 장르다운 화끈한 가사 센스까지… 이렇게 완벽한 음악성과 애티투드를 가진 후발주자는 없었었다. 이들의 두번째 앨범 As Good As Dead (1996) 는 그러한 얼터너티브함으로 메이저 데뷔에 성공했지만, 그때 시작된 포스트 그런지 시대와 그 장르 특유의 매우 심해진 대중성으로 서서히 밀려나 버렸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소속 메이저 레이블의 프로모션 포기 및 해고로 인해 뛰어난 만큼의 상업적 결과를 얻는데에는 실패했다. 허나 메이저와의 결별 이후에도 90년대 초반 얼터너티브의 파워를 계속해서 담으며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평가절하 된 그런지/얼터너티브 밴드” 의 최고봉으로 이야기 하는데 부족함이 없기도 하다. 진정한 의미로의 마지막 그런지/얼터너티브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밴드다. 제대로다. 무엇보다 제대로다.

Bound For The Floor

 

13위 : Dinosaur 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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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펑크의 뿌리를 둔 기타팝적인 노선, 시애틀 그런지로 대표되는 퍼즈 이펙트 탐구, Sonic Youth 가 대명사인 노이즈락의 새로운 지평, 이것을 한방에 보여주는 밴드가 Dinosaur Jr. 였다. 그 뿐인가? 프로토 그런지/얼터너티브 밴드 중 탑급이었고, 프로토 그런지 밴드들이 의외로 달성하지 못한 메이저 필드에서의 성공도 거머쥐었다. 기괴한 실험정신과 앞으로도 전혀 변할 수 없는 기타팝의 마법을 모두 시도한 밴드이자, 가장 뛰어난 결론을 내린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Dinosaur Jr. 에 대한 국내의 푸대접은 굉장하다. 얼터너티브 황금기 뿐만 아니라, 얼터너티브 추억팔이가 만연한 현재에도 말이다. 다시금 컴백하여 제대로 된 사운드를 들려줘도 언급조차 안된다. 이럴수는 없는 법이다. Dinosaur Jr. 는 얼터너티브 이전의 얼터너티브 이자, 얼터너티브 시대를 리드한 빅밴드에도 전혀 꿀리지 않다 못해 뛰어났고, 얼터너티브라는 단어가 구닥다리가 된 현재에도 멋진 무언가를 들려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Little Fury Things

 

12위 : Butthole Surf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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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hole Surfers 는 Melvins 와 함께 새로운 형식의 퍼즈-노이즈-엑스페리멘탈 헤비락의 아이콘으로 굉장한 사운드를 들려줬고, 프로토 얼터너티브 밴드로의 입지는 물론이거니와 얼터너티브의 평균적인 면모와는 다른 아웃사이더 성향의 밴드로의 입지 역시 굉장했다.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90년대 중반에 무려 메이저로 올라와 Beck 의 힛트로 인해 서서히 시도되던 얼터너티브 락 + 샘플링/드럼루핑/각종 디제이-힙합 기법으로의 믹스쳐 역시 시도했고 무엇보다 뛰어났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메인스트림 흐름에 맞춰 대중적인 코드로 자신들의 기괴한 헤비락을 그럴싸하게 어레인지 하며 대중적인 성공까지 이뤄냈다. 독한 재능이야 Melvins 가 훨씬 더 강할지 몰라도, 전체적인 커리어를 봤을때는 Butthole Surfers 가 좀 더 앞선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면모는 전혀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통해 대중적인 코드로 변화하던 시기의 힛트곡 Pepper 가 이래저래 조금 나왔을 뿐이다.

Pepper

 

11위 : E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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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k 이 얼터너티브 시대의 패배주의적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그런지, 힙합, 테크노, 컨트리를 뒤범벅한 키치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며 얼터너티브란 사운드에 샘플링-드럼루핑-디제잉 기법을 시도한 아이콘이 되었고, 돈을 제법 만진 락스타도 되었다. 허나 장기적인 음악적 튼실함으로 봤을때 Beck 은 Eels 를 이길 수 없다. 정체불명의 사나이 컨셉을 시도하는 E 라는 인물이 이끄는 밴드 Eels 는 Beck 이 사용하던 기법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Beck 이 가지지 못한 클래식 락 시대의 천재적 송라이터로의 오오라와 6-70년대의 블루스, 소울, R&B, 컨트리, 프록, 사이키델릭 등 흑백 고전 음악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자유로운 사용법에 의한 천재 프로듀서로의 재능을 맘껏 발휘한 초신성 밴드로 등장했고, 무엇보다 2013년인 지금도 계속 그러한 대단함을 계속 평균점 이상으로 쥐어 짜 내고 있기에 그렇다. 진정한 의미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Beck 에 대한 과대평가와 추억팔이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한국, Beck 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재능으로 가득찬 밴드이자 Beck 보다 더 많은 앨범장수와 쉬지 않는 음악적 여정을 계속 해 나가고 있는 Eels. 그리고 그들에 대한 푸대접. 옳을까? 판단은 여러분께.

Susan’s House

 

10위 : The Jesus Li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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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lvins, Butthole Surfers, Drive Like Jehu, Big Black 과 같은 새로운 형식의 노이즈-엑스페리멘탈 헤비락은 Nirvana 를 위시로 한 그럴싸한 성공신화에 가려지지만, 이들 역시 얼터너티브 시대를 나름 화려하게 장식한 주요 세력이었다. (Nirvana 의 In Utero 가 바로 그 영향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거다.) 그리고 그러한 노이즈-엑스페리멘탈 세력 중 하나이자, 차원을 넘어선 헤비함과 기괴함, 마이너한 스타일을 추구 하지만 꽤나 뛰어난 훅을 자랑하던 The Jesus Lizard 는 그 바닥에서 1-2위를 다투는 밴드라고 할 수 있는 존재다. 이들의 기괴한 미드-슬로우 템포의 헤비리프 대향연은 얼터너티브/그런지를 넘어 얼터너티브 메탈, 매쓰코어, 케이오틱 하드코어, 테크니컬 익스트림 메탈 등 수많은 기괴한 장르에 영향을 미쳤고, 이 밴드의 멤버들이 훗날 이쪽 방면의 최종 진화밴드 Tomahawk 의 주축으로 활약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이쪽 방면 사운드 메이킹/프로듀스의 제왕이자 장인 Steve Albini 가 가세한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듯!

Nub

 

9위 : Su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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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펑크에 기타팝의 형식미를 추구하며 새로운 하드코어 펑크 시대를 열었으며, “그렇게 만들어 낸 연주 스타일과 곡 흐름이 곧 얼터너티브” 라고 해도 전혀 틀린말이 아닐 정도로 얼터너티브의 청사진을 가장 확실하게 제공한 밴드인 Husker Du 라는 밴드가 있었다. 그 밴드에서 음악적인 부분의 거의 대부분을 책임졌던 인물인 Bob Mould 가 Husker Du 의 해산 이후 만든 밴드가 Sugar 였다. 그리고 Sugar 는 더욱 더 세련된 기타팝적인 코드를 강조했고, 그것을 제대로 담은 첫번째 앨범 Copper Blue (1992) 는 그의 커리어에 있어서 최고의 앨범인 동시에, 얼터너티브라는 장르/스타일 안에서 최초의 완성형 앨범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다. Sugar 가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등장한 1992년은 Nirvana 의 Nevermind 가 대박을 치던 해였고, 그들은 강렬한 패기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음악적으로는 매우 우왕좌왕 하는 애송이들이었다. Bob Mould 는 이미 얼터너티브 이전에 얼터너티브를 완성 시킨 인물답게 “얼터너티브라는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다” 라던지 “내가 Nirvana 보단 낫다” 하는 식의 자신만만한 코멘트를 날렸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말은 아니었다. Husker Du 만 하더라도 더 기발하면 기발했지, 그런지 빅4 보다 모자르지는 않았으니까. 게다가 그당시 음악 언론들 중 92년 최고의 앨범으로 Nevermind 말고 Copper Blue 를 선정한 언론들도 많았다. 제일 중요한건 Kurt Cobin 은 죽었고, Bob Mould 살아 남았으며, Sugar 는 몇년후에 해산했지만 솔로 활동을 통해 계속해서 80-90년대의 얼터너티브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신선한 락 사운드를 계속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Helpless

 

8위 : Screaming 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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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aming Trees 는 시애틀 그런지 원년멤버였으나, 그런지 빅4 와는 달리 메이저 데뷔도 늦었고 음악적으로도 빅4 가 만든 인기에 숟가락을 얹는 모양새였으며, 무엇보다 메이저에 올라와 초기의 매력을 다 까먹으며 우왕좌왕 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최후에 웃는 밴드는 이들이었다. 빅4 밴드들이 주축 멤버들의 사망으로 인한, 음악적 한계를 느끼고 해산을 해 나가던 90년대 중후반에 한방 크게 뭔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4년만에 발표한 앨범이자, 꽤나 별로였던 메이저 데뷔 이후 발표한, 한마디로 화려한 메이저 데뷔에 비해 상업적/평론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서 발표 된 Dust (1996) 앨범은 시애틀 그런지 보다는 블루스/서던락/컨트리/포크와 같은 미국 트래디셔널 락 사운드의 전통의 장점을 제대로 현대적으로 입혀 내려는 노력을 담은 역발상적인 앨범이었고, 무엇보다 6-70년대의 락 음악에서 발견되는 우아한 바이브를 살려내며 평단의 호평을 자아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시애틀 그런지의 화려한 시작 Nirvana 은 누구나 기억한다. 하지만 그 불꽃을 아름답게 페이드 아웃 시킨 Screaming Trees 는 대부분 기억하지 않는다. 이것은 시애틀 그런지에 대한 대 모욕과도 같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Dust 앨범을 알아서 잘 확인 해 보도록.

Sworn And Broken

 

7위 : H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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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 은 크게 성공하지 못한 밴드다. 하지만 이들이 들려준 독창적인 사운드와 후폭풍을 살펴 본다면 의아함과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 정도로 Hum 은 얼터너티브 시대의 명 밴드인 동시에, 철저하게 평가절하 당한 비운의 밴드다. 노이지한 헤비록과 뛰어난 팝락적 감각, 그리고 그 어떤 동시대의 밴드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포스트락/스페이스락적인 아우라를 겸비하며 거칠음과 아름다움의 공존, 대중미와 혼돈미의 절묘한 중간지대를 확보하며 매우 새로운 팀 컬러를 확보했던 밴드가 바로 Hum 이다. 꽤나 팔리긴 했지만, 레이블이 원한 만큼은 아니었으며 멤버간의 휴식을 원하는 분위기는 밴드의 해산으로 이어지고야 말았다. 그 후엔 시원하게 잊혀지고야 만다. 허나 Hum 의 음반을 듣고 자기화 하는데 성공한 밴드가 Deftones, Hopesfall, Evergree Terrace 와 같은 밴드라는 점, 그 밴드들의 이정표 앨범들의 비화로 Hum 의 앨범들을 꼽는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그리고 그 영향력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매니악한 부류가 아니면 거론되지 않는 밴드, 허나 막상 접해 본다면 꽤나 기발한 팀컬러와 매우 깊은 음악성으로 놀라게 될 수 없는 밴드가 바로 이 밴드다.

Stars

 

6위 : Meat Pupp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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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지라고 불리우는 장르 특유의 퍼즈-헤비톤의 신선함을 찬양하려면 그런지 빅4 or 80년대 말부터 등장한 시애틀 헤비락 파이오니어들을 찬양하기전에 아리조나 출신의 Meat Puppets 를 찬양해야 한다. 그런지 빅4 가 이들이 만들어 낸 특유의 뭉툭한 톤에 영향 받았다고 자신들의 입을 통해 이실직고 했으니까 말이다. 또한 얼터너티브라는 장르가 지닌, 테크닉이나 재능과는 먼, 일단 해보고 보는 용감한 도전정신과 그로 인한 키치한 컬트함과 인디함을 논해서도 이들 Meat Puppets 를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한다. 형편없는 보컬 실력과 연주를 가려 버리는 멋진 DIY 파워 작렬을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효과적으로 행한 밴드니까 말이다. 그뿐인가? 이 밴드 역시 메이저에 데뷔했고, 나름 괜찮은 작품을 냈고, 꽤 파는데도 성공했다. 물론 이슈성이 떨어지고, 대중적으로 포장하기엔 어려운 밴드다. 허나 음악적인 기발함과, 등장 시기의 우월성을 따진다면 수많은 시애틀 밴드들을 떡실신 시키는데 부족함이 없는 밴드이기도 하다. 그 까탈스런 Kurt Cobain 역시 이들의 노래를 언플러거드 공연에서 3곡이나 커버하며 존경했다. 국내서는? 요즘 이름도 안 나온다. 얼터/그런지 추억팔이 만연한데 말이지.

Split Myself In Two

 

5위 : The Melv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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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식의 퍼즈-헤비락을 구사하는 밴드들 중, 그리고 그러한 퍼즈-헤비락 구사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괴하고 삐뚫어진 노이즈-엑스페리멘탈 사운드를 구사하는 밴드들 중에서도 유별날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닌 밴드, 심지어 Kurt Cobain 과의 친분관계 + 그로 인한 메이저 레이블과의 계약과 홍보조차 개박살 낸 밴드, 하지만 사운드의 독창성 하나만큼은 최고였던 밴드가 바로 The Melvins 이다. 아무리 얼터너티브가 새로워도 이들만큼 극단적으로 간 밴드도 없었고, 아무리 새로워도 메이저 레이블의 상업화 기획력에 다들 넘어가서 돈을 탐하고야 말았지만 (돈 버는게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 마시길), 이들만큼은 아니었다. The Melvins 는 미친 놈들이었고, 세상이 어찌 되던간에 계속 미친짓을 했으며, 지금은 더 심한 미친짓을 계속 하고 있다. 그리고 거장이 되었다. 독한 독창성과, 극단적인 음악적 마인드 두개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킨… 한마디로 존경 할 수 밖에 없는 밴드다. 당연히 국내에서는 그 기괴함 덕택에 아웃 오브 안중이 되었다. 비운의 밴드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당연한 거니까. 허나 존경은 해야겠지?

Boris

 

4위 : The Replac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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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sker Du 와 더불어 하드코어 펑크씬에서 시작, 점점 앨범 장수를 쌓아가며 만들어 낸 팝락 제조 능력의 파워업으로 인해 얼터너티브 스타일의 청사진을 제공한 밴드, 그와 더불어서 그러한 스타일을 뭉떵거려 “컬리지 락” 이라고 부르게 만든 장본인들 중 가장 빛난 존재이자, 가장 상업적으로 재미를 본 밴드가 바로 이들이다. 90년대 시작하자 마자 그러한 것들을 한번에, 그리고 완벽하게 보여줬고, 돈도 만졌고, 평도 굉장히 좋았다는 점은? 가희 놀라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의 음악이 훗날 수 많은 인디락, 모던락, 이모, 팝펑크, 어쿠스틱 기반의 다양한 장르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도 뺄 수가 없다. 지금까지 달랐던 새로운 스타일과 변하지 않은 기타팝 제조 비법을 추구하던 밴드들 중 가희 최고다.

Alex Chilton

 

3위 : Jane’s Add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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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너티브라는 단어가 생생되기 전부터 얼터너티브한 사운드를 추구하던 새로운 밴드도 만만찮게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밴드의 대단함은 차원이 달랐다. 데뷔 당시 그 당시 초신성인 Guns N Roses 와 함께 락의 미래를 짊어질 밴드로 평가 받을 정도였으니까. 메탈, 펑크, 하드락, 사이키델릭, 소울, 훵크, 글램, 프록, 심지어 제3세계 음악까지 두루 섭렵한 밴드인 동시에,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락 전통과 전혀 다른 그들만의 결론을 내린 밴드. 즐기기 쉬운 엔터테인먼트함과 탐구해야만 알 수 있는 아트한 영역까지 두루 섭렵했던 밴드. 뛰어난 기타리스트 Dave Navarro 와 퀴어한 비주얼의 무대 매너왕 보컬리스트 Perry Farrell 의 엄청난 존재감까지. 차원이 다른 밴드였다. “얼터너티브” 라는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밴드이자, 새로운 스타일의 레벨 및 연주의 테크닉과 오리지널리티, 무대에서의 굉장함 등등등 모든 부분에서 가장 수준높은 밴드였다. 그리고 한국서는 아무도 재조명 하지 않았다. 젠장!

Mountain Song

 

2위 : Stone Temple Pil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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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모든 앨범이 라이센스 되고, 얼터너티브 황금기에 라디오에서 꽤나 나왔고, 각종 잡지에서도 나름 크게 다루었던 이들이 왜 평가절하냐고? 당연히 평가절하다. 이들의 진정한 대단함은 얼터너티브라는 장르의 열기가 한풀 꺾였을때 발휘 되었기 때문이다. 데뷔 당시에 돈 되는 장르에 숟가락을 얹는 모양새의 Pearl Jam 짜퉁 밴드로 온갖 악평을 받은 밴드로 시작했지만, 세번째 앨범 Tiny Music… Songs From The Vatican Gift Shop (1996) 부터 시작된 6-70년대 클래식 락에 대한 탐구와 자기화에 대한 성공, 그리고 짜퉁 밴드라는 오명의 시작인 보컬 Scott Weiland 의 자신만의 페르소나 대폭발로 인해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고, 후속작인 No.4 (1999) 와 Shangri-La Dee Da (2001) 에서는 그런지 밴드가 아닌, 현대적 감각으로의 클래식 락 밴드로 변화하는데 완벽하게 성공했다. 한마디로 최고의 반전 및 발전을 보여준 밴드가 바로 Stone Temple Pilots 였다. 그리고 이러한 대단한 변화상에 대해서 한국은 전혀 평론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얼터너티브 쇠락기에서 가장 뛰어난 밴드가 이들 아니던가? 왜 그들을 외면 했을까? 왜 그들에 대한 재조명이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을까? 아쉬울 따름이고, 화가 날 따름이다.

Days Of The Week

 

1위 : Mud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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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시애틀 왕은 이들이 되어야만 옳다” 라는 결론부터 남기고 싶다. 간단하다. 이들의 데뷔 EP 인 Superfuzz Bigmuff (1988) 하나로 모든것이 설명되기 때문이다. 퍼즈-헤비한 기타톤으로 대표되는 모든것을 그 EP 가 들려주었다. Nirvana 스타일도 들려줬고, Soundgarden 스타일도 들려줬으며, Meat Puppets 와 겨룰만한 새로운 스타일의 연주와 보컬/연주의 오리지널리티 역시 추구하며 다이다이로 맞장을 떴고, 이를 극대화 한 Pavement 와 같은 밴드들 보다도 더 뛰어난 스타일/캐릭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등장 시기도 무려 쌍팔년이네? 그런지하면 생각나는 레이블 Sub Pop 에서 그 어떤 시애틀 토박이 보다도 먼저 등장했다. 그게 다가 아니다. 이들은 계속해서 Black Sabbath, Blue Cheer, Deep Purple 등 수많은 앰프 효과 똘아이들을 연구했고, 그러한 헤비니스 탐구가 끝나자 마자 기괴한 송라이팅을 추구하는 기발한 밴드로의 변화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메이저 레이블에 올라가서는 그 기괴함을 좀 괜찮게 팔리도록 매끈하게 다듬기도 했다. 계속 연구하고 실험하는 밴드였고,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 괜찮게 귀결 시켰다. 이러한 점은 단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대중적인 한방만이 없을뿐, 시애틀 빅4 보다 모든 부분에서 뛰어났던 밴드다. 심지어 해산조차 하지 않았고, 최근 작품들도 매우 뛰어났다. 진정한 얼터너티브 왕인 밴드다. 다시 말하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 가장 그래야만 하는 밴드인데 말이다.

In ‘n’ Out Of Grace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