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s As Leaders – Weightless (Prosthetic, 2011)
Between The Buried And Me, The Dillinger Escape Plan, Darkest Hour, God Forbid, The Mars Volta, Gojira, Soulfly, Shai Hulud, The Faceless 등등… 요즘의 밀레니엄 메탈군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 본다면 80년대 그 느낌과 완벽하게 일맥상통 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그 당시의 유물로만 여겨졌던 기타 비루투오조리즘/엑스맨적 위력이 만만찮게 존재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평균 이상의 테크닉을 지닌 기타리스트들은 솔로 앨범까지 조용히, 하지만 뛰어나게 발표하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진다. 그리고 급기야는 이런 기타 테크닉의 대향현을 메인소스로 전면에 배치한 본격적 밴드인 바로 Animals As Leaders 는 그 중에서도 최고이자 궁극이라 할 수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연주 집단이다.
Animals As Leaders 는 단 한장의 앨범을 내고 사라졌지만, 메탈코어/밀레니엄 메탈을 논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거론해야 하는 밴드인 Reflux 의 (흑인!) 기타리스트인 Tosin Abasi 가 주축으로 결성 된 밴드다. Reflux 는 간단하게 표현해서 Killswitch Engage + Cynic 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테크니컬 메탈코어 밴드였다. 밴드 해산에도 불구하고 Prosthetic Records 가 Tosin Abasi 에게 그의 기타 연주를 메인으로 한 솔로 앨범을 만들자고 꽤나 자주 제안을 해 댔는데, 이는 Animals As Leaders 의 탄생과 이어졌다.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Animals As Leaders (2009) 를 통해서 보여 준 음악은 가희 놀라웠는데, 모던 익스트림 메탈 + 미국 하드코어의 수준 높은 접목은 물론이거니와 인더스트리얼적인 프로덕션 및 프로그래밍 기법으로 인한 모던화/캐릭터성 확보, Cynic 이나 Atheist 와 같은 데스메탈-재즈 퓨전 사운드의 부활/계승 및 발전, Meshuggah 의 미국적/현대적 소화라고 할 수 있는 Djent 사운드의 첫번째 음악적 피크 기록, 새로운 스타일의 익스트림 테크메탈의 완성, 80년대 분위기와는 다르지만 확실하게 “기타 비루투오조” 라고 말 할 수 있는 현대적 속주메탈의 방향성 제시 및 음악적 완성 등 수많은 캐릭터성과 높은 음악적 결론을 짓는 말도 안되는 다양한 것들을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데뷔작이 높은 호평을 받자, Tosin Abasi 의 솔로 밴드였던 Animals As Leaders 는 또 다른 기타리스트 Javier Reyes 와 데스코어 밴드 Animosity 출신의 드러머 Navene Koperweis 의 3인조로 밴드 위용을 제대로 갖추며 라이브 활동을 거치며 본격적 밴드로써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런 흐름속에 나온 2번째 앨범이자 최근작 Weightless 은 밀레니엄 메탈 연주의 궁극을 보여주는 이정표라 할 수 있는 경악스러운 명작이라 할 수 있는 앨범이다.
데뷔작에서 보여 준 것들은 엄청 많았다. 그리고 Weightless 는 파워업이자 완성형이다. 기계적이면서도 따뜻한 톤의 독특한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Tosin Abasi 의 다양한 기타 재능/테크닉의 향현, 그리고 거기에 기름을 붓는 또 다른 기타리스트이자 역시 비슷한 코드의 테크니션 Javier Reyes 와의 연계 플레이, 패셔너블한 메탈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데스코어를 구사했지만 과격함은 물론 섬세함까지 두루 갗춘 테크닉 하나만큼은 진짜배기인 Navene Koperweis 의 커버 플레이는 환상적이다. 테크닉 퍼레이드와 조화/조절/커버 플레이는 밴드적인 입체적 재미를 들려주며, 전작과는 다른 밴드적인 완벽함을 보여주며 그 위용을 과시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테크닉만 질러대지 않는다는 점이 이 앨범의 진정한 강점이다. 밴드는 연주 테크닉을 메인으로 하는 밴드지만, 무턱대고 테크닉을 질러대기 보다는 테크닉이 나오는 클라이맥스까지 분위기를 고조 시키는 흐름을 매우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신작에서는 그것을 만들려는 노력에 있어서 정말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이 자연스레 표출되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기괴한 코드의 미래지향적 테크닉을 클라이맥스에 현란하게 펼쳐 내지만, 그 테크닉을 터트릴 과정을 차지하고 있는 주 성분은 놀랍게도 감수성 짙은 심플한 멜로디 라인과 스케일이다. 그것도 심플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지니고서, 다양한 갯스로, 매우 공들여서, 배치와 배분에 매우 신경을 쓰고, 이 모든것이 완벽할 정도로 뛰어난 결론을 내리면서 말이다.
이렇게 클라이맥스로 가는 과정을 중시하는 부분은 재밌게도 Journey, Van Halen 과 같은 올드한 멜로딕 하드락의 기법이라던지, Neil Zaza 와 같은 멜로디 위주의 테크니션적 모습과도 이어지는 전형적인 클래식적 코드다. 이는 예상외의 재미를 전해주기도 한다. 보컬이 없고, 미래지향적 프로듀스와 테크닉이 있어서 그렇지 클래식 락앤롤과 별다를바가 없는 정통파적 구성인데 예상외의 재미가 아닐리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공격성과 비슷한 짙은 감수성은 장르는 다르지만 방법론이 비슷한 Opeth, Porcupine Tree, Envy 와 일맥 상통하는 것이기에 팀컬러를 따지며 듣는 재미도 굉장한 존재감이 있다. 그런데 클라이맥스에 터지는 테크닉 퍼레이드는 Cynic, Atheist 와 같은 데스메탈-재즈 퓨전인 동시에 Meshuggah 나 Strapping Young Lad 와 같은 뒤틀린 코드의 익스트림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파격적인 코드의 그것인 동시에 또 다른 개성을 완성 시켰고, Djent 라는 비아냥 스러운 서브 메탈장르/스타일을 음악적인 대단함으로 귀결 시키다 못해 그 방면의 랭킹 1위로도 올라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Animals As Leader 는 극단적인 아이디어와 테크닉을 동반한 락/메탈의 미래를 위한 세미나이자 과거의 위대한 락/메탈의 제작 방식에 대한 완벽한 회고전을 펼치는데 성공한 것이다. 락/메탈의 끝이 어디 있겠는가. 이 밴드는 적어도 2011년까지의 모든것을 보여준다. 완벽함의 극치다. 이 시대의 메탈 클래식인 동시에, 기타라는 악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연주 앨범으로도 평가 할 수 밖에 없는 한장이다.
- Mike Villain
An Infinite Regre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