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rosmith – Music From Another Dimension! (Columbia, 2012)

Aerosmith – Music From Another Dimension! (Columbia, 2012)

Aerosmith 가 정말 위대한 밴드라고 느껴지는 것은 70년대에 들려줬던 “왕년의 사운드” 뿐만 아니라, 90년대에 들려줬던 “현대적으로 발전한 사운드” 역시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좀 냉정히 보면 90년대 Aerosmith 가 70년대 시절보다 약간 정도는 더 낫다고도 생각된다. 정통적인 매력과 정통적인 음악이 가질 수 없는 과감한 모던함의 시도, 그리고 조금 어렵게 보여졌지만 결국 예상범위 이상의 레벨로 해 내고야 마는 신구 스타일의 완벽한 조화, 그로인한 올드팬들의 만족과 10-20대의 젊은 팬들의 대거 생성, 그것을 바탕으로 한 대단한 판매고와 어마어마한 아레나 투어 수익이라는 결과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70년대를 뛰어넘는 90년대의 성공은 결국 밴드에게 독이 되어 버렸다. Pump (1989) 와 Get A Grip (1993) 두장 모두가 7백만장 이상이라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려주며 밴드의 커리어 하이를 장식 했지만, 그 뒤를 이어 나온 앨범들은 결론적으로 이야기 해서 “최악의 결론” 을 낳게 되고야 만다. 차기작 Nine Lives (1997), Just Push Play (2001) 은 더블 플래티넘과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다른 밴드의 경우면 대성공의 사례일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비용을 들여 레코딩과 홍보에 힘을 쏟았던 Aerosmith 의 경우는? 애매모호하다. 이 애매모호함은 크게 망하는 것 보다 더 안좋은 결과가 되어 벼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어중간한 대응밖에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상업적으로 흔들리자 70년대에 있었던 밴드의 첫번째 와해만큼의 안좋은 임팩트를 지닌 사건들이 일어났다. 주요 멤버들의 탈퇴네 아니네를 거론하며 밴드를 들날날락 거렸고, 그 행위는 몇년째 계속 되었다. 한 멤버 입에서는 탈퇴다, 또 다른 멤버 입에서는 아니다, 어쩔때는 해산이다, 저쩔때는 아니다… 뭐 이렇게 가쉽성 루머는 계속 흘러 나왔다. 앨범은 커녕 투어조차 잘 행해지지 않았다. 결국 밴드는 긴가민가 한 상태로 7-8년을 보냈다. 그리고 최근 2년간 밴드를 재정비 하고 (하지만 그동안의 흔들 거림이 너무 심해서 내일 해산해도 이상하지도 않은 상태이기도 했다…) 투어와 레코딩에 전념했다. 그렇게 8년만에 앨범 Music From Another Dimension! 이 2012년 11월에 등장하게 된다.

Music From Another Dimension! 은 서서히 내리막을 걷다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Aerosmith 의 행보와 딱 들어 맞는 앨범이다. 아리까리한 팀 내의 미래와 마찬가지로, 음악 내용 역시 매우 매우 아리까리 하다. 이 앨범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느슨한 느낌의 Aerosmith 풍 하드락이 적당히 함유되어 있는 그냥 뭐 그런 사운드” 정도가 될 것이다. Steven Tyler 의 매력적인 톤과 Joe Perry 의 멜로딕한 느슨함과 그루브는 여전하지만, Aerosmith 의 음악적 탄탄함의 여전함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70년대를 능가하던 90년대 의 위용이 없다” 라고 시원하게 말 하련다. Pump 앨범부터 시작된 올드한 맛과 90년대의 그 어떤 얼터너티브한 음악과 비교해도 패기 하나만큼은 꿀리지 않던 화끈함과의 조화는 엿을 바꿔 먹었던지, 노망나서 어디다가 다 흘리고 왔는지는 알 바 아니지만 여하간 없기는 제대로 없다. 이 정도면 완전 배신인 동시에 몰락의 증명이다. 투자 한 만큼은 상업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음악적 결과물 만큼은 베테랑 다운 능숙함과 90-2000년대를 살아 남기 위한 마음가짐조차 다르게 보였던 대단한 락앤롤 패기를 담은 Nine Lives 와 Just Push Play 에서 멋진 결과조차도 기대 해서는 안되는 레벨이다. Bon Jovi 의 후기처럼 좀 더 모던하고 파퓰러 가는건 좋다. 하지만 Aerosmith 가 그동안 보여준 올드하면서도 현대적인 조화를 통한 음악적 패기, “즉 음악으로 너희를 설득 시켜서 음반에 돈을 쓰게금 만들고야 말겠어” 가 없다. 그것이 Aerosmith 의 90-2000년대의 생존비결이었다. 살아 남기위해 청자의 취향에 맞추는 느낌의 적당히 모던하고, 고만고만한 파퓰러함을 담은 심심 & 느슨한 곡들만을 들려 주는데 이건 뭐… 할 말이 없다. 작곡력도 엄청나게 떨어졌다는 점 역시 아주 볼만(?) 하다. Aerosmith 는 실력과 패기가 있던 밴드였다. 신보엔 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3곡 정도에서는 명성의 반타작 정도 하는 곡들이 있다는 것? 그것이 위안거리냐고 묻는다면… 그 위안거리 밖에는 찾을 수 없었다고 그 질문자를 붙잡고 울고 싶다. 몇년간의 병신같은 밴드 상태가 이 앨범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앨범이 잘 안되고, 투어도 잘 안되고, 밴드는 더 안 좋아지고… 그만 이야기 하자. 또 한번의 밴드 개박살에 의한 상심이나 준비하는게 어떨까? 그렇게나 가망이 없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라고 딱 잘라 말하겠다. Music From Another Dimension! 는 최악이기 때문이다. 밴드 역사상 1-2위를 다툴 정도로 말이다. 들어보고 생각 해 보도록 하자. 난 Night In The Ruts 에서의 악몽이 되 살아나더라구…

- Mike Villain


Legendary Chi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