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lica – Beyond Magnetic (Warner, 2012)

Metallica – Beyond Magnetic (Warner, 2012)

St. Anger (2003) 는 혁신적 사운드를 천명 했지만 과도하게 긴 러닝타임에 비해 극심하게 단순/부족한 연주 패턴으로 인해 청자를 돌아 버리게 만들었었던 앨범이고, Death Magnetic (2008) 자신들의 옛 명성을 누구보다도 더 먼저 나서서 복제하며 더 이상 보여 줄 것임이 없음을 인증하며 음악적으로 장렬히 자폭한 앨범이었다. 아무리 많은 Metallica 팬들이 그 두 앨범을 팔아주고, 그래도 다른 쓰래셔보다 몇차원 위에 존재라는 이유로 두 앨범에 어거지적인 찬사를 하고, 결국 논란이 있어도 옹호파/증오파 모두가 이들의 앨범을 반드시 샀었다는 점에서 도출되는 “여하간 Metallica 가 승리하게 되어 있음” 이라는 결과가 있어도 그 말은 꼭 해야만 한다. 그들은 음악적으로 늙어갔고 결국 죽었다. 그들의 업적 전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애써 최근 두장을 옹호 해서는 안된다. 그 두장에서 부린 “과도한 에고” 와 그에 어울리지 않다 못해 사람 꼭지를 돌아 버리게 만드는 “처참한 결론” 이 있기에 그렇다. 이해를 못하겠다면 메탈 밴드로써의 여전한 다이하드함도 보여주는 동시에, 내가 역사에 길이 남는 아티스트니까 내 꼴리는데로 하겠다 역시 신물나게 보여주는, St Anger 의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필름인 Some Kind Of Monster 를 보면 이해가 빠를거다. 이들은 음악적으로 갱생의 여지가 없다. 최근에 제대로 증명 되었다. “Metallica 식의 재앙 트릴로지” 가 완성 된 Loud Reed 와의 합작 앨범인 Lulu (2012) 를 들여다 보면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자. 당연한거 가지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것도 그림 안 나오잖냐.

하지만 이런 비아냥 거리는 관점을 전폭 수정해야만 하는 비통한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Death Magnetic 세션 당시에 녹음한 곡들이자, 최종 앨범 수록에는 빠졌던 곡들 중 4곡을 모은 서비스 차원의 EP 앨범인 Beyond Magnetic 이 발매 된 것이다. 이 4곡은 그저 서비스가 아니다. 서비스로 온라인 판매 음원으로 2011년에 발표 했다가, 2012년에 화끈한 성원하에 CD 로 발매 된 것은 이유가 있다. 이 4곡은 Load (1996) 부터 행해졌던 Metallica 의 과오를 모두 청산하는 동시에 다시금 Metallica 하면 떠올릴 수 이는 음악적 위대함을 아낌없이 재현 해 낸 앨범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완벽적으로 말이다. 다시는 들을 수 없는것만 같던 것들이 모두 펼쳐진다. 7-8분대 러닝타임에 걸맞는 완벽한 기승전결, 적절한 수위의 급격한 구성미의 변화, 심플함과 멜로딕함을 모두 갗춘 박진감 넘치는 다양한 패턴의 기타 리프, Kirk Hammett 이 주도하며 다시금 불을 뿜는 초기 Metallica 식 솔로잉, James Hatfield 특유의 뛰어난 보컬라인 제작/소화 능력, 테크닉적으로는 별거 아니라고 판명 났지만 귀신같은 타이밍에 때려주는 엑센트 센스가 여전히 위대한 위력을 발하는 Lars Ulich 의 드럼질 등 Metallica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모두 말이다. Death Magnetic 에서도 그렇지 않았냐고? 아니다.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같은 시기에 만들어 졌어도 말이다. 그저 재탕만을 했던 Death Magnetic 과는 달리, Beyond Magnetic 은 좀 더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 했다는 느낌이 제대로 느껴지는 가공 할 만한 야심작이다. 남겨진 곡들을 선별 했다고 하는데, 그걸 거짓말로 치부하고 긴급 전략회의를 거쳐 새롭게 만든 곡이라고 하는게 더욱 더 그럴싸하지 않나 싶을 정도? Load/Reload 앨범, St. Anger 앨범에서 시도한 것들을 어느정도 적절하게 이용하며 빈티지 Metallica 에 적용 시키며 진정한 발전적 형태의 것을 보여준다. 느슨한 하드락 코드의 감성적 보컬라인이라던지, 중반기 까지 보여지던 과도하게 부풀린 드라마틱한 흐름을 배제하고 심플하고 건조한, 직선적인 박진감으로 전체적 분위기를 잡고 있다는 점, 그것이 Metallica 가 남긴 위대한 음악적 업적에 제대로 융화되며 매우 뛰어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진정한 의미의 현대적 Metallica 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한 Load/Reload/St. Anger 가 과도하게 자신들의 에고를 들이 대면서 처리해서 그렇지, 적절한 수위로 사용하면 나름 쓸만한 아이디어임에 틀림이 없다는 점을 재발굴 시켜주며 그 앨범들이 음악적 실패로 끝났지만 그래도 좋은것들이 있었다는 점도 증명 해 주기에 나름 의미가 깊다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앞서서 표현한 Metallica 의 위대함과 그동안 진 업보들이 4곡만에 박살이 난다. Metallica 는 쓰래쉬 4천왕 중 탑인 동시에, 2위와의 격차가 엄청나게 큰 클래스가 다른 밴드인 동시에, 메탈 세계를 넘어서 세기의 팝 천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밴드임을 보여 주었던 밴드다. 90년대 중반부터 그런 모습이 보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는 음악적 갱생이 될 수 없음도 보여줬다. 4곡이다. 단 4곡에 그런 문제점을 모두 박살낸다. Load 부터 Death Magnetic 까지는 분명 실패다. 돌이 킬 수 없다. Beyond Magnetic 역시 결과적으로 그렇다. 그런데 Beyond Magnetic 은 돌이키고야 만다. 4곡만으로 말이다. 역시 세기의 아티스트이다. 다시금 느낄 수 있는 무서운 작품이다. 2012년에 새 앨범을 낸다고 한다. 기대는 여전히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해 낼 수 있다고도 생각된다. Beyond Magnetic 이 그렇게 만든다. 인식의 변화… 아니, 세뇌를 해 버리게 만든단 말이다.

- Mike Villain


Hate T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