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04] Skrillex – Bangarang (Big Beat/Atlantic, 2011)

[Break The Oath #04] Skrillex – Bangarang (Big Beat/Atlantic, 2011)

이모/포스트 하드코어의 아주 좋지 않은 예로 지금까지도 거론되고 있지만 그래도 힛트를 거차게 해 내며 10-20대의 우상밴드로 자리매김한 From First To Last 의 보컬리스트인 Sonny Moore 는 두장의 힛트 앨범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남긴채 음악적 견해차를 언급하며 밴드를 떠났다. 대단한 사건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소로웠으면 가소로웠다. Sonny 라는 이름으로 낸 그의 첫 작품 Gypsyhook EP (2009) 은 음악성 차이로 인한 탈퇴라는 거창함과는 멀은, 여전히 비웃을 수 밖에 없는 “이모/포스트 하드코어의 아주 좋지 않은 예” 였고, 그 평가의 앞머리에 “여전히” 혹은 “더욱 구린” 이라는 수식어를 굳이 애써 붙여주며 응징을 하고 싶을 정도로 음악적으로 정말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자신이 이름을 또 다른 자아인 Skrillex 로 바꾸고 디제이셋을 매만지기 시작한 그 뒤의 그에 대한 평가는 꽤나 달라진 인상이다. 딱 짤라 말하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영 좋지 않았던 과거의 레벨을 돌이켜 본다면 장족의 발전과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첫번째 덥스텝계의 슈퍼스타” 가 되느냐 마느냐의 레벨에 놓인 2012년도의 최고의 유망주로써 상당히 뜨끈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것이 사실이다.

디제이셋을 잡은 Sonny Moore 는 이모적인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 한 후 Skrillex 라는 이름으로 장안의 화제, 덥스텝 테크노를 구사한다. 풀렝스 없이 그동안 4장의 EP 를 냈는데 거둔 상업적/음악적 성장 및 피드백이 꽤나 괜찮은 편이다. 그의 창피한 음악적 과거를 거론 하더라도 꽤나 주목 할 만한 가치가 있을 정도로 말이다. 두번째 EP Scary Monsters And Nice Sprites (2010) 가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49위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꽤나 높은 차트 순위를 기록했고, 평가도 꽤나 좋았던 점은 바로 그 예이다. 이 시점에서 꽤나 라이브 활동에 매진하는데, 의외로 빠르게 덥스텝 바닥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본격적 풀렝스 작업에 들어가면서 덥스텝 음악으로는 거의 첫번째 빅스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언론들이 꽤나 많아지게 되었는데… 현재 그는 첫번째 풀렝스 제작에 본격적으로 들어 간 상태. 그 와중에 나온 최근 EP 이자 4번째 EP 인, 빌보드 앨범차트 14위라는 엄청난 성적을 남기기도 한 Bangarang 은 마지막 중간점검이자 풀렝스에 대한 예고편으로 맹활약 하는 작품이다.

Bangarang 은 Skrillex 의 또 한번의 발전을 시도하기 시작한 터닝 포인트적인 EP 다. 예전의 3장의 EP 에서 덥스텝을 수련했다면, Bangarang 에서는 사파인 덥스텝 뿐만 아니라 비교적 정통파인 하드코어 테크노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에 손을 대기 시작 했으며, 이론상으로는 조금 힘들지만 이 두가지를 제대로 믹스 해 보려는 사운드적인 탐구, The Prodigy 와 Justice 와 같은 롸킹한 테크노 제작에 대한 노력과 개성 확보에 대해 꽤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결론내는 테크노는 솔직히 높은 레벨의 그것은 아니다.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와 하드코어코어 테크노에 대한 것들에 손을 대 보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공존 시키려 노력하기는 하지만, 결과물은 겉핥기 레벨보다 좀 더 진전 된 정도이며, 흐름이 다이내믹 하기는 하지만 롸킹한 테크노 스타들에서 느낄 수 있는 천부적 감각에 비해선 꽤나 개성과 영감이 작아 보인다.

하지만 B급 컬쳐적인 맛을 제대로 내고 있다는 점은 무시하기는 힘들다. 이모/포스트 하드코어 밴드를 한 경력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기타 리프와 같은 감각의 심플하면서도 멜로디를 가진 노이지한 애드립을 여기저기에 엑센트로 주던지, 분위기를 고조 시킬 때 그럴싸한 드럼루프를 반복적으로 돌려대기 보다는 건반으로 찍어 낸 멜로디 라인을 찬스 때 마다 아낌없이 팍팍 집어 넣으면서 바로 분위기를 고조 시켜 버리는 방법은 분명 락 음악의 전개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며, 그런 감각으로 만들어 낸 멜로디 라인이나 비트 엑센트는 꽤나 유치하지만 흥분을 유도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큰 효과를 내고 있기에 그냥 저냥 무시 할 수도 없다. 재능적인 비트를 찍는 부분은 약하지만, 건반으로 심플한 멜로디를 만들고 적재적소에 배치 해 내는 데코레이션 감각으로 꽤나 그럴싸한 롸킹한 테크노를 만드는 후보정 감각은 만만치 않다. 7곡 정도의 습작이고 예고편이지만, 음악적 터닝포인트로 손색이 없는 새로운 개성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 했다고 할 수 있다. 덥스텝이자 덥스텝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중간 결산이 매우 좋다. 그 진정한 결과물은 2012년에 나올 그의 첫 풀렝스에서 확인이 가능 할 듯. 새로운 테크노 빅스타를 미리 체크 해 볼 수 있는 EP 임에 틀림이 없으리라고 믿는다.

- Mike Villain


Bangarang